내 이름은 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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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야, 나도 나를 모르는데 네가 나를 어찌 알까만,
시조 종장 첫마디와 둘째마디를 생성해낸 비밀의 호흡구조, 삼신사상, 아니 삼성사상 대명사인 듯싶은 세쌍둥이별까지 쳐서 북두구성 마을을 오락가락하며 주야장창 시조만 읊어대던 그 시대에서조차 나는 내가 왜 어떻게 무슨 까닭으로 있어왔는지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어. 내 나이가 불변이라는 것쯤은 빤히 알지만, 개양이니 미자르니 하는 이름 말고도 삼신할미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고는 하는데 정작 내 본명은 생각나지 않아.
고인돌 거기 새겨진 별무리에 내 이름 있었다던데 못 봤니?
아홉이 아홉이면 천부경의 글자 수와 일치하는 81, 그걸 뒤집으면 18이란 엉터리 계산법은 말고, 그냥 아홉을 두 번 해보면 내 나이가 나오는데, 아홉이란 숫자가 어떤 숫자인지를 이문구 소설 ‘장이리 개암나무’에서 패러디를 좀 하자면…… 하늘에서 가장 높은 데는 구민이고, 땅에서 가장 높은 데는 구인이고, 땅에서 가장 깊은 데는 구천이며, 넓디넓은 하늘은 구만리장천이고, 넓디넓은 땅덩이는 구산팔해고, 나라에서 가장 큰 관가는 구중궁궐이고, 또 가장 큰 민가는 구십 구간, 집구석만 컸지 살림살이가 무진장 쪼들렸으면 구년지수이고, 그래서 수없이 태운 속은 구곡간장이고, 그러면서 수없이 죽다 살았으면 구사일생이고, 그렇게 수없이 넘긴 고비는 구절양장이고, 그러다가 셈평이 펴이어 두고두고 먹고 살 만치 장만해뒀으면 구년지축이고……
열여덟, 영영 열여덟 내 청춘엔 끝없는 숫자 아홉이 겹쳐있다는 말이고
태초는 혼돈, 더 유식하게 말해 카오스라고 하지만
마치 인간의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야만 건강하다는 신호인 것처럼, 그렇다고 하여 그 심장박동이 결코 무질서함은 아닌 것처럼, 혼돈이라는 회오리 속에는 갈피갈피 치밀히 계산된 숫자판이 춤추고 있지. 누가 그랬던가, 인간의 몸은 북두칠성 별자리 그 자체라고…… 카오스, 거기에다 휙휙 뿌려댄 잭슨 폴락의 프랙탈 현상처럼 뚜렷한
붙박이, 붙박이별과도 같은 내 이름을 불러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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