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6
-미움
모진 맘 사려먹고 홀로 서기 하였더냐
옛 주인 무정함을 알아채고
독립선언 하였더냐.
산 중턱에 자리 잡고 갈잎 긁어모아
보금자릴 꾸몄더냐.
그래도 지붕은 속수무책이었더냐
한파 몰아쳐서 펄펄 눈 날리던
오늘 낮에는
다리를 덜덜 떨면서
산마루에 선 너의 모습
그 눈엔 외로움이 서렸더랬지
원망이 서렸더랬지
밤새도록 짖는 뜻은 무엇이었더냐
가득 먹은 동정에 체하였더냐
배부르니 새삼 춥더냐
배부르니 새삼 외롭더냐
버리고 떠난 주인이 몹시도 밉더냐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감히
사람의 증오심을 움직일 순 없는 것을……
*우리 집 뒷동산에 자리 잡았다고 해서, 너는 바둑이가 우리집 개가 되었다고 마음 놓았겠지만, 바둑이에게 물어보아라. 사람보다 나은 지조를 개는 가지고 있다. 주인이 자기를 버렸다고 해서 그 이웃을 자기 주인으로 삼는 일은 바둑이 평생에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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