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나름

네? 제가 아이돌이라고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이나름
작품등록일 :
2021.05.22 04:52
최근연재일 :
2021.10.31 20:40
연재수 :
147 회
조회수 :
85,677
추천수 :
2,917
글자수 :
936,046

작성
21.06.26 19:25
조회
472
추천
16
글자
12쪽

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6)

DUMMY

자기 자리로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의 뒤를 쳐다본다.


내가 어떤 배우랑 비슷할 수는 있겠지.


나도 사람인데, 비슷한 사람이 없을 리가 없었다.


커버 곡 2라운드가 촬영 시작한다고, 다들 바쁘게 대기실로 향하는 모습에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빨리 와!”

“네!”


이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면 드라마나 보면서 얼마나 재밌는지 봐야겠다.


설날에 쉬면서 볼 계획을 세우며 대기실에 앉아서 우리의 차례를 기다렸다.


‘··· 뭔가 부족한데.’


첫 무대인 아스테로이드는 너무 무난한 무대를 보여준 탓일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자본의 문제인 건지는 몰라도 배경이 빈 느낌이라서 이번에도 꼴등을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와아아···.”


다음 무대인 스콜을 보니까 상태가 더 별로라 꼴등은 안 하겠단 생각이 들었다만.


그냥 스콜답게 비트를 바꿔서 나왔으니 마이웨이에 대한 리스펙은 없었던 거다.


스콜보다 마이웨이 팬덤이 더 컸던 것 같은데.


‘알아서 하겠지.’


2년이나 선배인 스콜이 2년 후배인 마이웨이 인지도보다 못하다는 사실은 치욕스러울 테니 더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진짜 인기가 끝이구나.


“와, 진짜 표정 연기 잘한다.”


마이웨이의 무대를 보면서 했던 생각이었다.


비슷한 노래라고 했던 것 같은데, 전혀 달랐다.


물론 마이웨이가 춤이 과격한 춤을 추지 않기에 한정적인 것도 있었다.


스콜도 춤보다 노래 비중이 높았고 그래서 둘은 그루브가 있는 곡으로 색이 겹친 것이 아닐까 싶다.


“멋있다···.”


스콜의 무대가 먼저 앞에 한 탓일까 마이웨이가 스콜의 무대를 하는데, 본래의 스콜 무대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들의 장점이 표현이라는 생각을 했던 마이웨이가 빛났다.


밋밋한 부분을 몸짓으로 혹은 노래로, 표정으로 표현을 할 수 있는 부분을 다 표현해냈다.


‘저러니까 완전 다른 노래 같은데.’


분명 스콜의 노래에서 많은 변형은 없고 분위기 톤의 차이가 났지만, 정말 잘 어울렸다.


딱 마이웨이가 했으면 떴을 노래 정도?


아까 인기가 끝이라는 말을 취소하고 싶었다. 능력 차이였다.


이쪽이 훨씬 능력치가 높았던 거였네.


- Rain oh, rain 아직도 비가 내려···


무대가 끝나고 애처롭게 바라보는 민규의 눈빛이 카메라에 잡히자 방청객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온다.


마치 무대를 연기 무대라도 보는 것인지 무대 위에 있는 주인공인 민규에게 순식간에 몰입하게 만든다.


‘능력이면 능력이다···.’


저런 사람이 배우를 해야 하는데, 아이돌을 하고 있을 뿐이지.


다음 무대로 올라오는 폭풍전야가 보였다.


여유로운 표정으로 올라가 대형을 잡는데, 어디서 본 대형이었다.


그러니까 저거 엄청 많이 봤는데.


-Boom Boom Boom Uh, Crazy!


강렬한 비트와 신스가 돋보이는 Electro Trap 장르의 곡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던 장르가 맞긴 했다.


애초에 할 수 없었던 장르였기도 했다.


‘저거 V.I.V 노래잖아···.’


스타일이 다르고 팬덤이 싸우기도 좋은 곡이니 안 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걸 바로 할 줄은 몰랐다.


싸움을 조장하는 건가? S.P 엔터가?


-우리의 Party 끝나지 않는 Tonight 다 뛰어 흔들어 봐

-Uh oh oh 조금 더 미치도록 난리나 날 봐


오늘의 기사 1면은 먹고 들어가겠다.


V.I.V가 언급되면 우리도 같이 언급될 텐데.


이거 괜한 싸움에 끼어든 것이 아닐까.


-Tonight 나와 같이 Crazy Party!


끝을 알리는 노래가 끝나자마자 손뼉을 쳤다.


일단, 이 싸움에서 피하려면 박수가 답이라는 걸 우리 멤버들마저도 알아서 다행이었다.


뿌듯해하는 얼굴을 보니 얼굴에 그대로 주먹을 꽂고 싶어진다.


지금이라면 웃는 얼굴에 침을 뱉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 뭘 잘했다고 웃으시는 건데요···.’


그는 내 속마음을 듣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이었기에 그저 계속 웃고 있을 뿐이었다.



* * *



무대에 조명이 들어오고 우리가 선택한 건 아스테로이드의 곡 중에 수록곡으로 활동했던 노래였다.


타이틀은 너무 우리가 소화해내기엔 무리가 있었다.


우주라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만큼 컨셉에 잡아먹혀서 우주복 같은 스타일링에 초능력을 과시한 노래였으니까.


‘우주 몽환 초능력자라니··· 그걸 어떻게 소화해?’


그래서 선택한 노래가 미니 앨범 2집 3번 트랙의 Universe로 결정되었다.


도입부에 기타 소리가 들려오고 노래가 어둡지 않게 균형을 잡힌 곡으로, 어째서 이 노래가 타이틀이 아닌 건지에 대해 의문이었다.


적어도 컨셉에 지배당한 곡보단 나았는데.


-널 지켜줄 asteroid 빛나진 않아 아름다운 나의 Universe

-어둠을 걷어내 난 너의 Spaceship


도입부가 잔잔한 것과 달리 점점 빨라지는 비트하며, 하이라이트에 강한 고음보다 많은 음의 변화를 조심해야만 했다.


잘못하면 음 이탈이 나기도 좋은 데다가 곡의 변화까지도 있어서 노래는 하나인데, 2개인 것 같은 구성이었다.


-시련이 와도 괜찮아 넌 누구보다 빛처럼 반짝여 나의 Universe


곡의 분위기가 바뀌는 부분에 편곡으로 힘을 실어서 그런 건지 노래가 지루하지 않았다.


춤을 추기 위해서 분위기를 조금 바꾸는 식의 편곡과 함께 댄스가 더 화려하게 잘 보이는 무대였다.


그걸 위해서 댄서들을 많이 뽑은 것도 있었고.


-어둠을 걷어낸 Universe···


끝나고 난 뒤에 반응이 그리 크지 않을 걸 알고 있었다.


애초에 신인이 지라고 만든 승부였기도 했다.


신인끼리 붙어놨는데 화력이 크다면 그게 이상한 거다.


그게 드라마고 영화겠지.


‘이번 편은 어쩔 수 없겠다.’


아쉽게도 다음 스테이지를 노려야 할 것 같다.


저기 집착 어린 눈으로 보고 있는 첸시를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멤버들의 사이에서 걸어간다.


다가오지도 못하고 보고 있는 첸시를 지나치자마자 떨어져서 대기실로 발걸음을 빨리 옮겼다.


“첸시랑 사이가 안 좋아?”

“네?”


당황한 얼굴로 진을 본다.


그렇게 티를··· 내긴 했는데, 그 정도로 티를 냈음에도 첸시는 달라붙는 건가?


“아니, 너무 거리 두길래.”

“맞음, 뭔가 사이 안 좋아 보임.”


하나와 진의 말에 어색하게 웃었다.


내 대답이 그리 중요한 건 아닌지 다시 평소와 달리 찢어져서 내 옆엔 하나가 정한 옆에 진이 앉았다.


-지금부터 자체 투표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종이에 자신보다 못한 그룹의 이름을 적어주세요. 투표는 다 같이 있는 곳에서 개봉하도록 하겠습니다.


1화가 방영되기도 전인데도 자극적이라는 말을 받을까 봐 미리 바꾼 것에 웃음이 나왔다.


그런다고 이 포맷을 없애지 않는 이상 없어지지 않는 악플이었다.


그냥 당당하게 나가서 다들 조작하고 뇌물 받아먹은 거로 구속이나 되었으면 좋겠다.


-가장 많은 감점을 받은 팀은···


집계된 건지는 몰라도 뜸을 들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저렇게 가져가면 조작하기도 쉬울 것 같은데.


-오늘 무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3표를 받은 마이웨이입니다.

-나머지 1표는 스콜에게 향했군요. 아쉬운 일이네요···.


보고 있던 전방에 있는 TV에서 긴박감 넘치는 얼굴로 말을 질질 끌었다.


-60초 뒤에 보시죠.


그리고는 컷 사인과 함께 다 같이 앉는 스튜디오로 향했다.


꼭 모여서 이런 이야기를 왜 듣고 있어야 하는 건지를 모르겠다.


아까 대기실에서 했으면 더 빨리 될 텐데.


“프로그램의 배경과 이미지 때문에 뭔 고생이야···.”


스태프들의 원성이 나온다.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일이지만, 하기 싫은 것이 사람이니 그러려니 했다.


나도 지금 일하러 왔지만, 일하기 싫어 죽겠는데 스태프들은 오죽할까.



* * *



차를 타고 가는 시간만큼 이토록 머리가 아플 수가 없었다.


어떻게 된 걸까.


뭐가 문제였을까.


“왜 그렇게 심란해? 2등 한 건 좋은 거잖아?”

“··· 네, 좋죠.”


결과로만 말하자면 2등을 했다.


2등을 그것도 압도적인 차이로 1등이 폭풍전야가 되었기도 했다.


다른 건 다 좋은데 신인이라서 당연히 등수가 떨어져야 할 한 그룹도 올랐다는 점이다.


‘아스테로이드가 3등이라니···.’


아스테로이드 소속사에 돈이 많았나?


무대를 그렇게 잘한 편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조작사건으로 나중에 제대로 고소를 먹을 방송국에서 아스테로이드를 3등으로 올렸다.


‘킹덤 전쟁을 검색해도 기사는 이상이 없던데···.’


초록 창에 기사는 대부분이 S.P 엔터의 것들이었다.


방영도 안 하는데, 이렇게 다 스포를 해버리면 어쩔 것이며 뭘 알고 쓰는 글인지도 모르겠다.


[핫이슈]방연 전, ‘킹덤 전쟁’에서 선배 이기는 후배들의 대거 등장······ 폭풍전야도 잡히기 직전!

[별별 급상승]‘킹덤 전쟁’ 막내들이 판을 뒤집다! 인기가 없어도 뒤집기가 되는 프로그램이 될 것.


자신들을 올려치기 하는 건 고마웠고 다 알겠는데, 나도 그게 의문이다.


왜 신인들이 지금 다 잡아먹고 있는 것인지.


‘3라운드 찍을 때쯤이면 방영이 되겠지.’


많은 화제를 안아야 하는 것이 맞는데, 이렇게 되니까 이제 슬슬 5등을 할 차례인 것 같다.


그것도 되게 잘했는데, 5등 하는 장면을.


스포가 되었어도 재밌는 장면을 연출해야 하는 상황에 뻑뻑한 두 눈을 꾹꾹 눌렀다.


“이럴 땐 고기 먹자 고기!”

“와아악!!”


고기에 환호하는 어린 중생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누군 지금 이렇게 심란한데, 자꾸 고기를 외치니까 자꾸만···.


“··· 돼지고기 먹으면 안 되는 형이 있으니까 소고기로 먹어요!”


돈이 많아도 다이어트만 이어지는 아이돌의 삶에 고기는 빼놓을 수 없는 행복이었다.


회사에서 사준다고 하는데 안 먹을 수는 없었다.


그걸 거부하면 죄악이지.


“아! 난 돼지고기가 먹고 싶은데!!”


진의 절망 섞인 목소리가 들려오고 정한의 낯이 하얗게 질린 것이 보였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건강에 안 좋다는데 먹이는 건 오래오래 굴리지 못할 거다.


“소고기도 맛있다···.”


오랜만에 먹는 고기에 진은 눈물을 글썽인다.


나 역시 소고기는 입안에 들어오는 고기가 사르르 녹아내렸다.


이게 고기야? 아이스크림이야?


돈 많이 벌면 비싼 고기를 쌓아놓고 먹어야지.


현실로 돌아가기 전에 당신의 몸으로 고기를 포식할 테니까 돌아와서 배가 미치도록 불러도 용서해주길 바란다.


“더 먹어, 많이 먹어.”

“그럼 8인분 더 추가요.”


싱긋 웃는 하얀은 고기를 씹어 삼켰다.


주변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멤버들은 고개를 저으면서 자기네끼리 속삭인다.


“대체 왜 고기랑 채소만 먹는 거임···?”

“··· 하얀이가 원래 식단에 철저한 편이잖아.”

“나도 본받아야 하는데.”


하나와 유현의 말이 오가는 도중에 정한은 진지하게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말을 하진 않았지만, 그 순간에 진이 몸을 멀찍하게 떨어뜨렸다.


“밥 더 먹을 거니까 말리지 마요.”


밥을 열심히 먹는 진의 모습은 절대 하얀과 정한처럼 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가 보였다.


“님 아무도 안 뺏어 먹음··· 천천히 드셈.”

“나중에 되면 소고기 압수할지도 몰라, 너도 먹어.”

“··· 밥 추가여.”


서먹했던 사이는 어디로 가고 동시에 밥을 밀어 넣는 모습이 보인다.


유현이 피식 웃으면서 바라봤지만, 여전히 정한은 밥을 밀고 고기로 탑을 쌓으며 먹었다.


“고기, 채소··· 체크.”


유현은 자신의 친구지만, 정한도 특이하단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네? 제가 아이돌이라고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0 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9) +1 21.06.29 429 14 14쪽
59 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8) +2 21.06.28 443 14 14쪽
58 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7) +1 21.06.27 453 13 15쪽
» 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6) 21.06.26 473 16 12쪽
56 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5) +4 21.06.25 458 18 14쪽
55 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4) +2 21.06.24 497 15 12쪽
54 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3) +1 21.06.23 497 16 13쪽
53 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2) +1 21.06.22 526 17 14쪽
52 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1) +1 21.06.21 568 17 15쪽
51 19살 새하얀 +1 21.06.20 619 16 15쪽
50 이해할 수 없는 가족 21.06.20 624 17 15쪽
49 이현의 재발견(4) +1 21.06.19 593 23 16쪽
48 이현의 재발견(3) +4 21.06.18 610 21 13쪽
47 이현의 재발견(2) +2 21.06.17 626 29 13쪽
46 이현의 재발견(1) +2 21.06.16 684 24 14쪽
45 아까운 인재 21.06.15 719 22 13쪽
44 견승주와 새하얀 (7) +4 21.06.14 751 25 13쪽
43 견승주와 새하얀 (6) +4 21.06.14 748 27 16쪽
42 견승주와 새하얀 (5) +1 21.06.13 707 24 14쪽
41 견승주와 새하얀 (4) +2 21.06.12 704 24 15쪽
40 견승주와 새하얀 (3) +3 21.06.11 699 25 15쪽
39 견승주와 새하얀 (2) +1 21.06.10 696 24 14쪽
38 견승주와 새하얀 (1) +2 21.06.10 706 29 18쪽
37 라이브 방송 +1 21.06.09 669 24 16쪽
36 희망 타임 라디오 21.06.09 686 18 16쪽
35 루시드 드림 21.06.08 711 20 19쪽
34 조작과 함께 합니다 (7) +2 21.06.08 707 28 15쪽
33 조작과 함께 합니다 (6) +1 21.06.07 668 24 13쪽
32 조작과 함께 합니다 (5) +1 21.06.07 687 26 16쪽
31 조작과 함께 합니다 (4) +2 21.06.06 660 22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