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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확립

[디지몬] 무쌍 시리즈

웹소설 > 자유연재 > 팬픽·패러디, 판타지

완결

유오원후
작품등록일 :
2018.10.18 20:15
최근연재일 :
2021.01.19 23:21
연재수 :
189 회
조회수 :
12,594
추천수 :
205
글자수 :
1,247,219

작성
19.02.2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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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무쌍(無雙) Phoenix Origin -01-

DUMMY

어느 공간.

어두컴컴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이곳에 한 명의 소년이 홀로 서 있었다. 소년은 무작정 앞으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 거기에는 두 명의 존재가 서로를 마주보면서 대치를 하고 있었다.

둘 다 어둠 속에 있어서 자세히는 보이지 않지만, 실루엣은 드러나 있었다. 한 쪽은 망토를 두르고 있었고, 다른 한 쪽은······.


“준(準), 일어나야지.”


허공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준이라고 불린 소년은 고개를 돌렸다. 동시에 환한 빛이 쏟아져 나오더니 장소가 바뀌었다. 꿈을 꾼 것이었다. 침대에 누워서 눈을 뜬 준은 앞에 있는 40대 초반의 여성을 바라봤다.


“···엄마.”


“또 꿈을 꾼 거니?”


“예.”


“하아~ 일단 일어나서 씻으렴.”


준은 어머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로 들어가 씻은 뒤에 옷을 갈아입었다. 그런 뒤에 1층으로 내려가서 주방으로 향했다.

주방에는 아버지로 보이는 40대 초반의 남성과 형으로 보이는 10대 후반의 소년, 그리고 어머니가 식탁에 앉아있었다.


“어서 오렴.”


“몸은 괜찮니?”


“괜찮아요.”


“그럼 자리에 앉아라.”


준이 식탁에 앉자 가족들은 식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상석은 비워져 있었다. 어째서냐면 그 자리의 주인이 디지털 월드에서 행방불명됐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이들 가족에 대해 밝히도록 하겠다. 아버지는 타치바나 유키토(橘雪兎), 어머니는 타치바나 유이(橘結)로 결혼 전의 성은 스즈하라(鈴原)였다. 그리고 두 소년은 유키토와 유이의 아들인 장남 타치바나 진(橘仁)과 차남 타치바나 준(橘準)이었다. 바로 타치바나 아스카(橘飛鳥)의 동생이자 올케이자 조카들이었다.

아스카가 디지털 월드에서 지드밀레니엄몬과 싸우고, 그가 일으킨 블랙홀에 몸을 던져 스스로를 희생한지 22년이 흘렀다. 현재는 2039년으로 유키토와 유이는 결혼하여 가정을 꾸렸고, 자식을 둘이나 낳아 잘 살고 있었다.


“잘 먹었습니다.”


“밥을 남겼구나.”


“더 이상은 넘어가질 않아서요.”


“많이 먹어야지 건강해지는데···.”


준은 유이가 서른 살에 얻은 아이인데, 몸이 허약한 편이었다. 사실 태어날 때 잠시 심장이 멎었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부모와 형은 준을 많이 걱정하면서도 애지중지 아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몸조심하렴.”


진과 준은 가방을 등에 메고 밖으로 나갔고, 유키토와 유이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둘을 배웅했다. 형제가 같이 걸어가다가 준은 초등학교로, 진은 고등학교로 가기 위해 헤어졌다.


“준!”


“아, 류이치(龍一)!”


학교로 가는 도중에 자신의 친구인 센고쿠 류이치(戰極龍一)와 만난 준. 흰색 브릿지가 들어간 꽁지머리를 한 10대 초반의 소년은 천재이지만, 그 누구도 류이치의 재능을 깨닫지 못했다.

딱 한 명··· 준만이 류이치의 재능을 눈치 챘고, 류이치는 자신을 인정해주는 준에게 마음을 열고 절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었다.


“몸은 좀 어때?”


“괜찮아.”


“오늘은 체육 과목이 있으니까 너무 무리하지 마.”


“알았어. 걱정해줘서 고마워.”


자신을 걱정해주는 류이치에게 감사를 표한 준은 환한 미소를 지어줬다. 어쨌든 간에 둘은 제시간에 학교에 들어갔고, 반으로 들어가 같이 수업을 들었다. 체육 시간에는 휴식을 취하고, 시간이 흘러서 모든 수업이 끝나자 준은 류이치와 헤어져서 집으로 향했다.

그러다가 급하게 뛰어오는 한 명의 아이와 충돌했다. 준은 신음 소리를 내며 뒤로 넘어졌다가 손으로 몸을 털며 일어나고는 앞에 있는 아이를 바라봤다. 갈색 머리카락과 선명한 피처럼 붉은 빛이 섞인 갈색 눈동자, 눈처럼 하얀 피부에 붉은 입술이 인상적인 아이는 꿈속에서 본 누군가와 닮았다.


“괜찮으세요?”


“응. 괜찮아.”


“죄송해요.”


아이가 땅바닥에서 일어나서 사과를 하자 준은 이를 받아들이면서 어째서 급하게 뛰었는지를 물어보려고 했다. 그 때, 등 뒤에서 5살 연상의 형인 진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형의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 다시 고개를 돌렸는데, 아이는 어느새 사라져있었다.

이에 준은 의아해하다가 진이 다가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묻자 얼떨결에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형에게 거짓말을 한 준은 내심 미안해하면서 진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


며칠 후, 밤.

집에 있는 자신의 방에서 자고 있던 준이 눈을 뜨며 서서히 일어나고 있었다. 두 눈의 초점이 흐린 것이 보통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짐작케 하는데, 준은 1층으로 내려와서 아스카의 방으로 들어갔다.

텅 비어있는 방에 들어선 준은 책상 서랍을 열어 아스카가 사용했던 회색의 디지바이스를 꺼냈다. 그 순간, 컴퓨터가 자동으로 켜지더니 디지털 월드로 이동하는 프로그램이 실행됐다.


[디지털 월드로 이동하시겠습니까?]


이런 메시지가 떠오르자 준은 멍한 눈동자로 회색의 디지바이스를 액정에 가져다 댔다. 동시에 컴퓨터 화면이 환하게 빛나더니 준을 흡수하듯이 빨아들였다. 잠시 후, 빛이 사그라지면서 준의 모습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현실 세계<리얼 월드>에서 디지털 월드로 이동한 준은 맨발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기운에 제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처음 보는 장소에 도착한 것을 깨닫고는 당황스럽다는 얼굴로 주변을 둘러봤다.


“여긴 어디지?”


보아하니 자신이 있는 곳은 동굴로 앞에는 한 개의 석상이 서 있었다. 자세히 보니 특이하게 생긴 쌍검을 쥐고 있는 용인(龍人)이었다. 호기심에 손을 살짝 갖다 대자 진동과 함께 석상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이내 완전히 부서져버렸다.


“아······.”


박살이 나버린 석상을 보고 놀란 준은 짧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그런데 석상이 있던 자리에 한 개의 알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왠지 모를 느낌에 준은 손을 갖다 대려다가 아까 전의 석상처럼 산산조각 날까봐 주춤거렸다.


“두려워하는 거니?”


“?!”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준은 몸을 뒤로 돌렸다. 거기에는 자신의 형과 비슷한 나이대의 소녀가 얼굴에 흰색의 대리석으로 만든 가면을 쓰고, 후드가 달린 검은색의 가죽코트를 입은 채로 서 있었다.


“···누구세요?”


“피닉스(Phoenix). 일단 여기까지만 알아두렴.”


“여기는 도대체 어디인가요?”


“디지털 월드. 현실 세계<리얼 월드>와 이어진 또 다른 차원이란다.”


“제가 어떻게 디지털 월드에 오게 된 거죠?”


“···그건 나도 모르지. 다만 타당한 이유가 있어서 오게 된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스스로를 피닉스라고 자칭한 소녀는 가면 안에 감춘 입을 열어 말을 했다. 그러고는 준의 등 뒤에 있는 알을 응시하며 다시 말했다.


“저 알은 디지타마라고 해서 이 세계에 거주하는 디지털 몬스터, 일명 디지몬이 태어난단다. 그리고 상황을 유추해 보건데, 네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아.”


“디지몬? 파트너요?”


“36년 전에도 『반신』인 디지털 월드의 안정을 바라는 자<호메오스타시스>가 다섯 명의 인간 아이들을 선택해서 디지털 월드로 이동시켰을 때도 다섯 디지몬을 파트너로 붙여줬어. 아마 네 경우도 그와 비슷할 거야.”


“아······.”


준이 할 말을 잃어버리자 피닉스는 흠하고 소리를 내며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준의 손에 쥐어져 있는 회색의 디지바이스를 보고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그러자 회색의 디지바이스가 움직임을 보이면서 준의 손에서 벗어났다.

깜짝 놀라서 피닉스를 바라보자 그녀는 디지바이스를 양손에 쥐고 정신을 집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불꽃이 일어나면서 디지바이스가 변화했다. 색은 은색으로 바뀌었고, 형태도 일종의 통신기처럼 바뀌었다.


“이것의 이름은 크로스로더(Xros Loader)라고 하지.”


크로스로더라고 칭한 디지바이스를 준에게 던져서 건네준 피닉스. 허둥지둥 받아서 수중에 넣은 준은 크로스로더를 이리저리 둘러봤다. 그러다가 디지타마와 마주치게 됐는데, 크로스로더의 액정에서 빛이 일어나더니 디지타마를 흡수하듯 빨아 당겼다.


“어떻게 된 거죠?!”


“단순히 수납된 거니까 당황하지 마. 꺼내려면 리로드라고 외치면서 디지몬의 이름을 부르면 돼.”


“저는 디지몬의 이름을 모르는데요?”


“시간이 지나서 알에서 부화하면 알게 될 거야.”


“그렇군요.”


“너는 여기에서의 볼일이 끝난 거 같으니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줄게.”


“정말요?”


“대신 내일 다시 와야 해.”


“······그러려면 부모님 몰래 와야 하는데요.”


“그럴 필요 없어. 언젠가 알 텐데, 미리 말해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잖아?”


피닉스의 말에 준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고민에 빠졌다. 그 사이에 피닉스는 워프 게이트를 형성하고는 준을 살짝 밀었다. 그런데 말이 살짝, 이지 약간의 힘이 들어가 있어 준은 가볍게 밀려 워프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럼 잘 가.”


워프 게이트를 닫고 준을 집으로 되돌려 보낸 피닉스는 석상이 있었던 자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힘이 모여들더니 하나의 검은색 구슬을 형성했다.


“그나저나 이런 곳에 있었다니··· 못 찾을 만도 하군요.”


혼잣말로 중얼거리던 피닉스는 웃음을 흘리다가 한숨을 내쉬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아무도 없는 동굴 안에는 오직 찬 기운만이 감돌고 있었다.


*


타치바나 가(家).

피닉스의 워프 게이트를 통해 집에 도착한 준은 잠시 멍하게 서 있다가 먼저 화장실로 향했다. 샤워기를 틀어놓고, 더러워진 맨발을 닦아내고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준은 마음을 진정시킬 겸해서 침대에 누웠다. 손에 은색의 크로스로더를 들며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밀려오는 잠을 참지 못하고 두 눈을 감았다.

크로스로더 안에 있는 디지타마가 살짝 흔들린 것을 깨닫지 못한 채로 말이다······.


작가의말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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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무쌍(無雙) Continue -19- 19.02.09 3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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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무쌍(無雙) Continue -17- 19.02.07 4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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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무쌍(無雙) Continue -15- 19.02.05 51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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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무쌍(無雙) Continue -13- 19.02.03 34 1 8쪽
107 무쌍(無雙) Continue -12- 19.02.02 4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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