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몬] 무쌍 시리즈

무쌍(無雙) Continue -14-

옛 네이처 스피릿츠(NSp) 지역.

유리의 가부몬(파피몬)이 워가루루몬(워가루몬)으로 진화하여 우정의 문장의 수호자인 디지타마몬(디지타몬)과 싸운 지 하루가 지났다. 그의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한 아스카와 레이븐(카라텐몬), 선택받은 아이들과 파트너 디지몬들은 앞으로의 일을 의논하기 시작했다.

“디지타마몬. 다음 문장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어?”

“예. 다만 여기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염려 안 해도 돼. 「공간전이」를 써서 이동하면 되니까 좌표를 알려줘.”

거리가 멀기 때문에 그것을 염려하는 디지타마몬에게 괜찮다는 식으로 말하는 아스카. 결국 디지타마몬은 문장이 있는 장소를 알려줬고, 아스카는 가방에서 지도를 꺼내 위치를 확인했다.

“이곳에 문장이 있다는 거지?”

“그렇습니다.”

“자, 식사도 마쳤겠다. 슬슬 이동해볼까?”

“가기 전에 값을 지불해야지.”

“아차. 내가 그걸 깜박할 뻔했군.”

레이븐의 말에 아스카는 손뼉을 맞부딪치고는 가방에서 보물 몇 개를 꺼냈다. 숙박비 및 식사비로 지불할 것으로, 현금으로 따지면 충분하다 못해 지나칠 정도의 양이라 디지타마몬은 처음에는 받기를 거부했다. 그렇지만 아스카의 설득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는 금고 속에 넣었다.

“그럼 가볼게.”

“안녕히 계세요.”

“부디 몸조심하시길.”

디지타마몬과 인사를 나눈 아스카와 레이븐, 선택받은 아이들과 파트너 디지몬들은 「공간전이」를 통해 다음 문장이 있는 장소로 이동했다. 그들이 사라지고 나서 혼자 남게 된 디지타마몬은 내부를 청소하고는 다음 손님이 오기를 기다렸다.

*

한편 다음 문장이 있는 장소에 도착한 아스카와 레이븐, 선택받은 아이들과 파트너 디지몬들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곳은 예전에 「그녀」의 첫 번째 시련인 올림푸스 12신과 대련을 했던 장소였다.

우연히도 여기에 다음 문장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몇몇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말을 할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이런 말을 하지 않았던가? 세상에 우연은 없다. 있는 것은 필연일 뿐······.

어쨌거나 그들이 한 발짝 앞으로 나서는데, 리나의 목걸이가 빛을 내며 문장이 자동으로 끼워졌다. 그것은 디지털 월드의 안정을 바라는 자<호메오스타시스>가 홀로그램으로 보여준 문장 중에 하나인 사랑의 문장이었다.

“세 번째 문장이로군. 이제 남은 것은······.”

[휘익-!]

아스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불에 타오르는 쇠사슬이 날아왔다. 하지만 아스카가 펼친 투명한 방어막에 막혀 튕겨져 나갔고, 쇠사슬은 제자리로 되돌아갔다.

“웬 놈이냐?”

“나는 사랑의 문장의 수호자인 데스메라몬(데드메라몬)이다!”

[데스메라몬. 완전체 화염형 디지몬]

“디지타마몬이야 그렇다 쳐도, 너는 수호자로 보이지 않는데?”

“내가 이래 보여도 마음은 따뜻한 디지몬이다!”

얼굴에 철가면을 쓰고, 상반신을 쇠사슬로 휘감은 메라몬의 진화 계통 디지몬은 스스로를 사랑의 문장의 수호자라고 칭했다. 겉모습만 봤을 때에는 악당 같은 데스메라몬을 보고 아스카가 한 마디를 하자 그는 주먹으로 가슴을 치고 반박을 했다.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해보면 알겠지.”

“저희가 한 번 나서볼게요.”

“조심하도록 해.”

원래라면 리나와 피요몬이 나서야 하지만, 데스메라몬의 말을 신뢰할 수가 없어서 우선 신이치와 아구몬, 유리와 가부몬이 먼저 나서기로 했다.

[아구몬, 초진화! 메탈그레이몬!]

[가부몬, 초진화! 워가루루몬!]

“너희들을 상대하는 것으로 내가 사랑의 문장의 수호자라는 사실을 입증해내겠다! 우오오오오-!!!!!”

「헤비메탈 파이어」

「기가 디스트로이어」

「카이저 네일」

데스메라몬이 기합을 지르고 난 뒤에 체내의 중금속을 녹여 화염으로서 내뱉었다. 이에 맞서서 메탈그레이몬은 가슴의 해치에서 유기체 미사일 2개를 발사했고, 워가루루몬은 양팔의 날카로운 손톱을 휘둘렀다.

원래라면 메탈그레이몬과 워가루루몬이 우세를 점해야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대등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선택받은 아이들과 파트너 디지몬들은 모두 의아해했지만, 아스카는 침착한 반응을 보이며 눈을 감았다.

데스메라몬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묘한 기운을 느낀 것이다. 그리고 리나가 소유한 사랑의 문장에서 비슷한 힘이 느껴지자 한숨을 내쉬고는 염동력을 사용하여 메탈그레이몬과 워가루루몬을 뒤로 물러나게 했다.

“여기까지 하도록 해.”

“아스카 씨?”

“데스메라몬의 말은 사실이야. 그는 사랑의 문장의 수호자가 맞아.”

“···아스카?! 설마 네가 그 아스카란 말인가-!!!”

“맞아. 내가 그 아스카야. 지금은 타치바나 아스카이지만.”

디지몬 엠페러의 부하인 데비몬(데블몬)처럼 자신의 이름을 듣고 경악하는 데스메라몬에게 말을 하는 아스카. 어쨌거나 데스메라몬이 사랑의 문장의 수호자라는 사실에 메탈그레이몬과 워가루루몬은 진화를 풀고 아구몬과 가부몬으로 되돌아갔다.

“그렇다면 제가 나서야겠네요.”

“다시 한 번 말하는 거지만 조심해야 해.”

“예. 가자, 피요몬!”

“응!”

[피요몬, 진화! 버드라몬!]

아스카의 충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인 리나는 피요몬을 버드라몬으로 진화시켰다. 버드라몬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데스메라몬을 응시했고, 데스메라몬 역시 버드라몬을 바라보다가 몸에 휘감을 쇠사슬을 풀어 휘둘렀다.

날카로운 기세로 날아오는 쇠사슬을 이리저리 피하면서 공중에서 공격을 하는 버드라몬. 그러나 성숙기 디지몬의 공격은 완전체에게 통하지 않았다.

「메테오 윙」

“그 정도로는 어림없다!”

「히트 체인」

버드라몬이 날개를 펄럭여서 유성과 같은 화염 덩어리를 날렸지만, 데스메라몬이 휘두르는 불타는 쇠사슬에 막혀 산산이 흩어져버렸다. 버드라몬의 공격이 막힌 후에 데스메라몬은 쇠사슬을 공중으로 던졌다. 그러나 버드라몬은 공중을 비행하여 피했기 때문에 데미지를 받지 않았다.

“이 상태라면 버드라몬이 먼저 지쳐버릴 거야.”

“지금 상황을 타파할 방법은 딱 한 가지밖에 없어.”

“진화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응. 신이치도, 유리도 했는데 리나라고 못 하겠어?”

아스카와 레이븐의 대화를 듣던 리나는 마음이 뿌듯해짐을 느끼면서도 버드라몬이 걱정되어 싸움에 시선을 떼지 못했다.

한참 동안 공격과 반격을 반복하던 중에 데스메라몬이 쇠사슬로 버드라몬의 다리를 휘감고는 힘껏 잡아당겼다. 극히 짧은 찰나의 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래서 버드라몬은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못한 채 지상으로 추락했다.

“버드라몬!”

“제법이었다만 아직 멀었군.”

지상에 부딪쳤을 때의 충격으로 버드라몬은 진화가 풀려 피요몬이 되었다. 리나는 황급히 뛰어가서 피요몬을 껴안았다. 그것을 본 데스메라몬은 쇠사슬을 다시 몸에 휘감고는 조용히 지켜봤다.

그 때였다. 리나가 소유하고 있는 문장이 빛을 일으키더니 피요몬의 상처를 치유했다. 그리고 빛이 디지바이스를 관통하면서 피요몬을 휘감았다.

[피요몬, 초진화! 가루다몬!]

[가루다몬. 완전체 조인형 디지몬.]

넓은 하늘을 마음껏 누빌 수 있는 날개와 거대한 매의 발톱을 지닌 디지몬으로 진화한 피요몬. 다시 한 번 싸울 수 있게 되자 데스메라몬은 쇠사슬을 풀었고, 가루다몬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간다!”

“와라!”

「섀도우 윙」

「헤비메탈 파이어」

진공의 칼날을 초속으로 연사하는 가루다몬과 체내의 중금속을 녹여 내뿜는 데스메라몬. 메탈그레이몬과 워가루루몬과는 다르게 대등하게 맞서는 두 디지몬은 밀고 밀리는 싸움 끝에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싸움을 포기한 것이 아니어서 데스메라몬은 쇠사슬을 휘둘렀고, 가루다몬은 몸을 회전시켜서 거대한 불길의 회오리를 발생시켰다.

「히트 체인」

「파이어 허리케인」

두 디지몬의 필살기가 충돌하면서 상쇄 현상을 일으켰고, 가루다몬은 빠르게 움직여 데스메라몬과 충돌을 시작했다. 육탄전을 벌이는 두 디지몬은 주먹과 다리를 주고받으며 싸움을 벌였다.

“합!”

“으랏차!”

기합을 지르며 서로를 공격하던 가루다몬과 데스메라몬은 다시 한 번 필살기를 사용했다.「섀도우 윙」과 「헤비메탈 파이어」가 충돌하면서 서로 폭발했는데, 그 틈을 노려 가루다몬이 주먹을 내질렀다.

생각지도 못한 공격에 데스메라몬은 얼굴을 맞고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신음을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가루다몬이 갈고리와 같은 발톱으로 목을 노리자 그대로 움직임을 멈췄다.

“졌다.”

“뭐라고?”

“네가 이겼다는 뜻이다. 즉, 너의 파트너를 사랑의 문장의 소유자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데스메라몬이 항복을 선언하며 리나를 인정하자 가루다몬은 발톱을 거두고는 진화를 해제했다. 싸움이 끝난 뒤에 데스메라몬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아무 말도 없이 어딘가로 떠나려고 했다.

“잠깐만!”

“왜 부르지?”

“다음 문장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줬으면 하는데.”

“옛 메탈 엠파이어(ME) 지역에 있다고 들었다.”

“고마워.”

다음 문장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준 데스메라몬은 이곳을 완전히 떠나버렸다. 아스카와 레이븐, 선택받은 아이들 및 파트너 디지몬들은 「공간전이」를 통해 옛 메탈 엠파이어 지역으로 이동했다.

다음 문장을 찾기 위해서 말이다······.

작가의말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