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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특급코끼리
작품등록일 :
2023.10.09 18:52
최근연재일 :
2024.01.30 21:00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1,750
추천수 :
7
글자수 :
312,961

작성
24.01.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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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화-전환점(7)

DUMMY

대륙에서 앨러모스의 역할은 언제나 방관이었다. 상우를 이 세계로 부르기 10년 전 앨러모스는 대륙이 불타오르고 혼란에 빠진 꿈을 꾸었다. 초월적인 존재인 앨러모스가 꿈을 꾼다는 건 곧 예언이었다. 하지만 정확히 그것이 언제 어디서 누군가에 의해서 일어나는지 알 수 없었다. 방관이 일이었던 앨러모스는 자신들의 가신과 수호자들에게 경고했지만 불안함은 지워지지 않았었다.


처음에는 병수를 불러와 자신의 가신을 통해 드루이드의 힘을 주어 그 능력으로 온 대륙을 감시할 수 있게했다. 힘을 받은 병수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성과를 보여주었고 아토리 왕국 왕자의 도움까지 받아 감시의 폭을 대폭 늘릴 수 있었다.


그래도 앨러모스는 불안했다. 준비를 더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대륙의 방관자이자 인간들에겐 신적인 존재인 드래곤들의 도움을 받아볼까 했지만 전쟁으로 인해 생긴 감정의 골은 아직도 깊었다.


많은 고민 끝에 앨러모스는 방관하면서 개입하는 한 번도 해보지 않는 방식으로 예언을 막기로 했다. 그때 고른 사람이 상우였다. 세계의 틈을 열어 그를 불렀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병수와 가이아를 상우가 있는 곳으로 보내어 그를 돌보도록 했다. 상우가 달린트의 집에서 그에게 심한 반기를 들기 전까지 앨러모스의 계획은 틈도 없이 완벽했다.


앨러모스는 처음에는 하필리아가 다크엘프라는 걸 몰랐다. 다크엘프가 마지막으로 나타난 건 약 80년 전이었다. 하프시온에 큰일이 일어났었고 엘프들의 사회가 무너지기 직전 나타났다 다시 자취를 감춘 걸로 알려져 있었다.


실비언에서 하필리아를 처음 마주했을 때 희미하지만 앨러모스는 하필리아에게서 마족의 마력을 느꼈다. 그것은 앨러모스로 하여금 예전에 자신이 꾸었던 꿈을 떠올리게 하였고 하필리아에게 집착하게 만들었다.


하필리아가 말라로 들어와 상우에게 도움을 청했을 때 앨러모스는 그제야 그녀에게서 절대 양립할 수 없는 두 마력(대륙의 마력과 마계의 마력)을 느끼고 하필리아가 다크엘프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그녀라면 자신이 꿈에서 보았던 광경을 충분히 실현 시키고도 남을 것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무슨 일을 꾸미는지 모르지만 그녀가 대륙을 해하는 어마어마한 일을 꾸미고 있다는 걸 의심을 넘어 확신하던 앨러모스는 절대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상우가 하필리아와 함께 떠날 때 은밀히 자신의 마력을 말라 주변에 뿌려 가이아에게 도움을 청했다. 앨러모스의 마력을 느끼고 그가 도움이 필요하단 사실을 알아차린 가이아는 병수에게 알렸고 둘은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되었다.


“마도사 아도니스와 다크 엘프 하필리아. 도대체 네놈들은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거냐?”

“마족들과의 전쟁에서도 얼굴을 내비치지 않던 존재가 고작 엘프 두 명이 모였다고 모습을 드러내다니.”


하필리아는 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


“너희들이 날 끌어냈다. 말해라! 너희는 도대체 무슨 일을 벌이려는 거지?!!”


앨러모스는 자신이 예전에 꾸었던 꿈이 다시 선명하게 떠올랐다. 눈앞의 두 엘프만 막으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아도니스에게 뼛조각을 받아 동족에게 받은 오해를 끈을 것이다.”

“거짓말 하지 마라!!”


앨러모스가 마력을 한꺼번에 분출 시키며 감정을 드러냈다.


“아도니스 너는 대륙에 마계로 통하는 문을 열었었고 마왕군의 간부를 불러왔었다! 그것도 모자라 대륙의 인간들을 이끌고 마계까지 처들어 갔었다!”


가이아와 병수는 앨러모스의 격한 모습에 같이 긴장했다.


“다크 엘프...”


가이아는 과연 자신의 힘이 하필리아에게 미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한 번도 만난 적 없고 마족과 엘프의 창시자라면 앨러모스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강할지도 몰랐다.


“어떡하지?”


아도니스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대로 포기하고 싶어?”


하필리아가 단호하게 되묻는다. 아도니스는 앨러모스와 하필리아를 번갈아 보며 굳은 결심한 후 말했다.


“아니! 절대로!”

“그러면 하던 대로 준비해!”


그리고 하필리아가 마력을 방출했다.


“흐아아아!!”

“윽!”


병수는 하필리아에게서 나오는 마력의 기운이 마치 바늘로 온 몸을 찌르는 것 같았다.


“넌 지금까지 잘해주었다. 가이아가 널 부른 이유가 있겠지만 넌 전투에 참여할 필요 없다. 나중에 이 인간을 잘 돌봐주면 된다.”

“병수 넌 물러서 있어라.”


앨러모스와 가이아가 힘들어하는 병수에게 물러나라고 했다. 그들 옆에 서있고 싶었지만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윈돌이도 엄청 힘들어 했다. 괴로워하며 이러저리 날뛰고 있었다.


“꼬마야, 너도 저 인간이랑 같이 이곳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라.”


윈돌이는 앨러모스의 말을 듣자마자 쏟살 같이 자리를 떴다.


“죄송합니다.”


병수도 서둘러 마력이 미치지 않는 거리까지 물러났다.


“허억허억...”


겨우 숨을 고를 수 있을 거리까지 간 곳에서 전투가 벌어질 곳을 바라보니 아주 먼거리까지 와있었다.


“상우야... 허억...”


상우가 아닌 앨러모스가 그의 몸을 조종하고 있었지만 외형은 자신이 아끼는 동생이자 직원이었다. 부디 큰 일이 없기를 바랬다.


하필리아가 대륙도 마계의 마력도 아닌 마력을 방출하니 등 뒤에서 각각 검은색과 붉은색의 날개가 나왔다.


“저게 다크 엘프의 본 모습입니까?”

“대륙의 것도, 마계의 것도 아닌 마력. 전혀 다른 한 쌍의 날개. 너의 모든 것이 세상과 척지고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하필리아!”


자신의 예언을 막기 위해 하필리아를 제거해야 된다고 생각하던 앨러모스는 그녀의 모든 것이 싫어졌다.


“우고스!”


앨러모스는 자신의 창을 꺼내었다.


“얕보지 말고 전력을 다해라 가이아.”

“알겠습니다.”


가이아와 앨러모스가 동시에 하필리아에게 달려들었다. 한편으론 가이아는 의문이 들었다. 어째서 정령왕은 자신과 같이 싸울 것을 명령했는지 정령왕 혼자 다크 엘프를 상대하면 자신은 무언가를 꾸미는 다른 엘프를 상대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


하필리아는 허리에서 단검 한 쌍을 꺼내어 마력을 둘렀다. 그녀의 무기와 앨러모스의 창이 부딪힐 때마다 엄청난 파장이 나왔다. 하필리아는 그러면서도 가이아의 공격도 잘 피했다.


“하필리아가 질리는 없어!”


하지만 말과 다르게 아도니스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불안함이 지배했다. 그는 벌벌 떨었지만 빠르게 젤드리단의 뼈와 자신이 준비했던 마법 재료들을 모아두고 그 위에 마법진을 그리고 있었다.


“제, 젠장! 여기는 어떻게 하더라!”


수십번 그렸던 마법진이었는데 워낙 마음이 급하다보니 틀리고 막히는 부분이 생겼다.


그런 아도니스는 하필리아는 힐끔힐끔 보고 있었다.


‘시간이 더 필요하겠군.’


“섀도우 스피어 레인.”


하필리아가 주문을 외우자 작은 검은 창들이 앨러모스쪽에 쏟아졌다.


“흥 겨우 이런 걸로.”


앨러모스는 자신의 창으로 작은 창 비를 막아냈지만 그 작은 틈에 하필리아는 가이아의 옆을 잡아 그의 옆구리를 찌르려고 했다.


“이런 걸로 안 당한다!”


하지만 자신있는 외침과 다르게 예상보다 빠르게 들어온 하필리아의 단검이 그의 옆구리를 찔렀다.


“크윽!”


찔리자 마자 피했기에 상처는 깊지 않았다.


“아직 싸울 수 있지?”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약간의 고통을 느꼈지만 상처를 보자 하필리아에 대한 분노가 확 커졌다.


하필리아는 단검에 묻은 가이아의 피를 닦지 않고 오히려 손바닥에 모아 바닥에 뿌리며 주문을 외웠다.


“젠장... 노리는 게 저것이었나?”


하필리아가 부른 주문이 소환술인걸 알아차린 가이아가 뒤늦게 후회했다.


“나와라.”


하필리아의 부름을 들은 검붉은 형태의 가이아가 땅에서 솟았다.


“알면 알수록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군요 다크 엘프는.”

“방심하지 마라.”


그 말을 하고 앨러모스는 곧바로 앞으로 향했다.


“가라.”


하필리아의 명령을 받은 가짜(?) 가이아가 진짜에게 달려들었다.


앨러모스와 하필리아의 무기들이 무딪힐 때마다 다시 파동이 크게 일었고 좀 전보다 그들의 싸움은 더욱 격렬하게 이어갔다. 그런데 하필리아는 앨러모스가 자신에게 가까이 올 때마다.


“깨어나라.”


라는 말을 속삭이듯 말했다. 처음에 앨러모스는 하필리아가 또 다른 수작을 부리는 줄 알고 살짝 뒤로 물러나며 조심스럽게 공격했다.


“깨어나라!”

“큭!”


앨러모스가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며 떨어지면 하필리아는 큰 소리로 말했다.


‘다른 소환수를 부르는 것 같진 않은데...? 혹시 나에게 최면 같은 얕은 수를 걸고 있나?’


의심은 커져 말도 안되는 가설까지 불렀다. 그러다 다시 하필리아가 다가와 공격할 때 이번엔 다른 말을 했다.


“너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


그말을 들은 앨러모스는 두 가지를 깨달았다. 한 가지는 하필리아와 아도니스의 목적이었고 또 다른 한 가지는.


“그렇게 속삭인다고 내가 재운 인간이 다시 깨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필리아가 말을 거는 대상은 자신이 아니라 무의식에 잠겨 있는 본래 몸의 주인이라는 것이었다. 그녀의 목적을 안 이상 앨러모스의 창은 거칠 것이 없었다. 다시 적극적인 공격으로 하필리아를 압박하며 우위를 선점하려 했다. 둘은 오직 창술과 단검술로만 맞섰는데 이는 서로가 서로에게 마법을 쓸 틈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챙!


날카로운 무언가가 부러지는 소리가 공간을 지배했다. 하필리아의 단검 2개중 하나가 부러졌다.


“끝이다!”


드디어 이길 수 있는 틈이 보이자 앨러모스가 창을 꽂으려는 순간 그의 창끝이 하필리아 가슴 정중앙에서 멈추었다.


“왜...어째서...?”


하필리아를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그의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설마... 아니야 그럴 수 없어!!”


일어날 리 없다는 일이 일어났다고 인정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앨러모스는 하필리아가 아도니스를 보며 지은 미소를 보았다.


“젠장 설마...?”


그제야 아도니스가 가이아와 병수가 걷었던 결계를 다시 첬다는 걸 알아차렸다.


“다시 돌아와라. 네가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도록 도와줄게.”

“닥처라!! 아악!!”


앨러모스가 괴로워하며 우고스를 손에서 놓자 정령왕의 창은 사라졌다.


“앨러모스님!!”


가이아는 곧장 앨러모스쪽으로 가고 싶었지만 눈 앞의 적을 아직 제압하지 못했다. 자신의 피와 하필리아의 검붉은 마력에 의해 만들어진 가짜는 예상외로 너무 강했다.


‘도대체 이 마력은 뭐지??’


결코 적지 않은 세월을 살면서 다양한 적들을 만났었다. 심지어 마계의 고위 마족들과도 싸워 힘들지 않게 이겼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의 적을 소환한 하필리아의 가늠할 수 없는 능력에 한 번도 느낀 적 없던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다.


“크윽! 들어가라! 아직은... 네가 나올 때가 아니다!”


그때 마지막 일격을 날리듯 하필리아가 상우의 목에 마법진이 그려진 종이를 붙였다.


“이 모든 건 너희들이 자초한 일이야. 너희들이 이제까지 대륙을 방관했기 때문에, 너희들이 우리를 그저 관상용 인형으로만 생각하며 지켜봤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너희도 잘못이라는 걸 한 번 뼈저리게 느끼며 고통을 느껴라!”

“아악악!!”


비명을 지르고 앨러모스가 빙의한 상우 몸의 힘이 쭉 빠지며 축 처지며 하필리아에게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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