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S.elephant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에서도 택배합니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특급코끼리
작품등록일 :
2023.10.09 18:52
최근연재일 :
2024.01.30 21:00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1,751
추천수 :
7
글자수 :
312,961

작성
23.12.01 21:00
조회
17
추천
0
글자
12쪽

37화-배송불가(4)

DUMMY

라니엘님의 질문에 나도 사장도 크로스도 선뜻 대답하지 않았다.


“왔다 갔나 보군요...”


라니엘님뿐만 아니라 그녀와 같이 온 엘프들의 얼굴도 같이 어두워졌다.

“무슨 일인지 여쭈어 봐도 됩니까?”


사장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라니엘님은 골똘히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실은 포르사론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라니엘님!!”


뒤에 있던 엘프 한 명이 기겁하며 그녀의 말을 막았다.


“안심하세요. 여기는 아토리 왕국의 왕족이나 귀족은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크로스 쪽을 본다. 라니엘님도 크로스가 왕족이라는 걸 알고 있나? 그런데 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거지?


“하지만!!”

“안심하십시오. 만약 고객으로 저희 길드를 찾아오신 거라면 보안은 철저히 유지 될 겁니다.”


사장의 말에 라니엘님을 막던 엘프의 기세가 약간 누그러졌다.


“계속 얘기하십시오.”

“우리 체계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불손한 일당들이 나라의 귀한 전리품을 가지고 도망 첬습니다. 당연하게도 그들을 쫒고 있고요.”

“전리품?”

“네.”


그럼 그 뼈가 전리품이라는 건데... 마왕군 군사령관의 허벅지 뼛조각이라고 했지?


“음...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시겠군요.”

“말하면 입만 아플 뿐입니다.”

“그러면 지금 라니엘님께서는 그들을 쫒고 있으십니까?”

“아닙니다. 전 대륙을 돌아다니면서 그들을 체포할 수 있게 각나라에 도움을 청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아토리 왕국 차례인가 보네.


“이제 제 질문에 답변할 마음이 드십니까?”


갑자기 라니엘님의 분위기가 강압적으로 바뀐다. 엄청나게 중요한 전리품인가 보네.


“어제 온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수신인이나 주소도 가르처 주지 않고 무작정 거대한 뼛조각을 특정인에게 배달해 달라고 우기길래 저희는 의뢰를 맡을 수 없다고 거절했습니다.”


어제 자리에 없었던 사장 대신 크로스가 말했다.


“그리고 오늘 마스터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으로선 다시 올 확률은 아주 적겠네요.”


내가 마무리 하자 방 안이 조용해졌다.


“그렇습니까...”

“네.”


라니엘님이 다시 원래 분위기로 돌아온다. 저번에 윈돌이와 대화를 하지 못하던 때처럼 몸과 함께 마음이 툭 처지는 것 같았다.


“아~~ 이제 어쩌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절망하는데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 같다.


“라니엘님 이만 일어나셔야 합니다.”‘


시간이 좀 지나자 다른 엘프들이 라니엘을 재촉했다.


“상우님! 저 좀 도와주세요!”

“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길래 바로 방을 나갈 줄 알았는데 나에게 가까이 붙어서 말한다.


“조, 조금만 떨어져서.”

“상우님과 정령님의 힘이 지금 필요한 때예요!! 부디 저희를 도와 주세요~!”


뜬금없는 말과 간절히 바라는 얼굴이 너무 가까워 부담스럽다.


“제, 제가 도와 드를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저희가 아는 것도 이미 다 말했고 죄송합니다 헤헤.”


제발 그냥 이대로 물러갔으면 좋겠는데 라니엘님은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었다.


“너무 해요! 우리가 이것 밖에 안되는 사이였어요?!!”

“무, 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황당무계한 말에 너무 놀라 라니엘님에게서 떨어지는데 이글거리는 눈으로 따갑게 날 노려보는 엘프 두 명이 보인다.


“아무 관계도 아니예요! 오해하지 마세요!!!”


험악한 엘프들과 달리 크로스와 사장은 아주 흥미롭게 처다본다. 사장은 입을 씰룩씰록 거리는데 중요한 이야기를 하던 자리라 그런지 날 놀리는 말을 넣기 위해 꽤나 애쓰는 중이었다.


“저, 저는요 지금 하는 일이 많아서 자리를 비울 수 없어요. 죄송하지만 라니엘님을 도와 드릴 수 없습니다.”


괜히 내 일도 아닌 일에 끼어들었다가 낭패를 본 게 한 달전이었다. 그로부터 다시는 업무와 관련되지 않은 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단호한 태도로 거절하는 나에게 라니엘님은 할 수 없이 방을 나갔다. 나머지 엘프 두 명도 날 죽일 듯이 처다 보며 유유히 나갔다.


“정말 안 도와줘도 돼?”


엘프들이 방을 나가자 사장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날 놀리고 싶어 얼마나 저 입이 근질거렸을까?


“미오아 왕국에 갔을 때 잠깐 본 게 다예요.”


사실만 말했지만 사장에게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냥 날 놀릴 구실이 생겼다는 게 가장 즐거운 것이다. 즐거워 하는 사장과 달리 크로스는 심각한 얼굴이었다.


“왜 그래?”

“왜 지금에서야 마왕군 군사령관의 뼈를 훔첬을까요?”

“그야 지금 필요했으니까?”


그러고 보니 그 뼛조각을 도난 당한 게 왜 큰일인지 묻지 않았다. 라니엘님이 무언가 말하려고 할 때 엘프들이 막아서 대단한 얘기를 할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대충 이런 일이 있었다는 얘기만 하셨을 뿐 구체적인 일은 설명해 주지 않았다.


“뭐... 이건 엘프 일이니까 우리는 신경 끄자. 만약 우리 도움이 필요하면 그때 말해줘.”


사장이 크로스에게 말했다. 크로스도 알겠다고 하며 엘프가 연속으로 찾아온 이상한 날이었지만 그렇게 하루가 마무리 되었다.


“오늘부터는 좀 편안한 날이 되겠지?”


평화로운 나날들이 이어지길 바라면서 절로 휫바람을 불며 회사에 도착했다.


“오늘 크로스 못 나온다.”


들어가자마자 사장이 불길한 말을 한다. 나에게 한 건 아니고 모든 직원들에게 한 말인데 회사 모두가 나와 같은 마음을 가졌을 거라 확신한다.


“큰... 일 같은 건 안 나겠죠?”

“그런 기대는 이제 버릴 때 안됐냐?”


크로스가 출근하지 않은 건 높은 확률로 왕궁에 급하게 불려 갔기 때문이다.


“위장한 왕자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인가?”


겉은 택배 길드 부마스터이지만 속은 그걸 이용하여 대륙의 정보를 모으는 정보국 수장이자 왕자.


“그래~ 나랏님이 부르면 가야지 별 수 있냐?”


크로스의 운명을 잠깐 걱정하다 나도 내가 배송할 물건을 챙기고 회사를 나왔다.


일은 빨리 끝났지만 왠지 회사에 들어가기 싫었다. 일부러 윈돌이의 도움을 받지 않고 내 발로 걸으며 배송했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건수가 적어 일찍 일을 마첬다.


“아... 분명 크로스가 좋지 않은 소식을 들고 올건데...”


크로스가 왕궁에 갑자기 들어갔다 나오면 좋은 소식을 들고오는 건 극히 드물었다.


“응?”


천천히 걸어가는데 내 위로 까마귀 한마리가 날아온다.


“저건 사장 까마귀인데...?”


까마귀는 날 발견하고는 빠르게 원을 그리며 돈다. 빨리 회사로 복귀하라는 신호다.


“불길한 예감은 진짜 빗나가지 않는구나.”


크로스가 이번엔 또 어떤 안 좋은 소식을 가지고 왔는지 기대(?)되었다.


“오셨어요?”


사장방에 들어가니 사장과 크로스, 그리고 어? 네가 여기 왜 있어?


“뭘 멀뚱히 있어? 문 닫고 들어와.”

“네...”

“흥~ 얼빠져 있긴.”


해이즈가 이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날 보며 콧방귀를 뀌고 다시 고개를 돌린다.


“다 모인 것 같으니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사장과 해이즈는 크로스에게 대강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들은 것 같다. 사장은 언제나 이런 일이 있을 때 심각하게 들었는데 해이즈도 엄청나게 심각한 표정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그러지?


“악마족이 다시 대륙에 들어온 것 같습니다.”

“악마...???”

“네 악마족. 혹은 마족이라 불리는 것들입니다.”


크로스가 분노하며 조용히 말한다. 테메이스 대륙과 마계의 악연은 아주 지독하다고 들었는데 한 나라의 왕자인 크로스가 이렇게 화를 죽여가며 말할 정도라니.


“오늘 불려간 것도 그것 때문에?”

“네.”

“마족들이 대륙으로 넘어올 수 있는 포털은 모두 막았잖아? 그리고 그들이 대륙으로 넘어오면 즉시 알 수 있는 결계도 대륙 곳곳에 처져 있을 건데...?”

“마계에서 포털을 연 게 아닙니다. 대륙에서 마계로 들어가는 포털을 열었습니다.”

“뭐?”


나 빼고 사장과 해이즈가 놀랜다. 이게 그렇게까지 놀랠 일인가?


“그, 그럼 마족이 연 게 아니라 대륙에 사는 누군가가 포털을 열었단 말이야?”

“다행히 포털이 열린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몇몇의 마족이 대륙으로 들어온 게 확인 되었답니다.”


크로스가 이를 뿌득뿌득 갈며 말한다.


“포털을 연 곳은 어딘데?”

“우리 국경에서 멀지 않은 곳입니다.”

“설마 아토리 왕국 국민이 그런 일이 벌였다고?”

“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 왕국 백성이 벌인 일은 아니었습니다.”


마계와 대륙의 연결이 끓어졌다고 하나 마계의 악마들의 잔재는 완전히 죽지 않았다고 한다. 마계와 대륙간의 대전쟁 후 악마를 숭배하는 집단이 각 나라에서 토벌 되었지만 대륙에서 완전히 그들을 도려내진 못했다. 가까스로 도망친 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숨어지내며 악마를 숭배하고 그들의 지배를 갈구했었다. 이번에 마계로 통하는 포털을 연 이들은 자신들의 나라에서 더이상 지내기 위태로워지자 아토리 왕국 근처로 활동 영역을 옮긴 자들이었다.


“또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마족들이 적어도 말라로 들어오진 않았다는 거야.”


해이즈의 말에 모두가 그녀의 입을 주목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스승님이 대륙의 모든 것들을 조심하라고 일러 주셨지만 특히 마계에서 대륙으로 넘어오는 것들을 주의하라고 하셨어요.”

“그럼 마족의 마력을 감지할 수 있는 거야?”


크로스의 물음에 해이즈가 거만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마족들이 말라로 들어왔다면 내가 말라 곳곳에 숨겨놓은 결계에 걸려 나뿐만 아니라 마탑의 마법사들이 알 정도로 마력이 퍼졌을 거야. 아직 그런 낌새도 없는 걸 보면 아직 마족들은 말라로 들어오지 않았어.”


회사 밖으로, 아니 지하 센터에서 나오기도 싫어하는 애가 언제 밖에 나가서 그런 걸 설치 했대...?


“그럼 말라는 걱정할 필요 없겠네.”


잠깐...? 이거 일이 이렇게 돌아가는 거면?


“설마 그제 온 엘프와 이번 일이 연관 되어 있는 건 아니겠죠?”


나의 물음에 사장과 크로스가 답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이번 일과 엘프를 연관지어 생각하고 있다.


“왜 마왕군 군사령관의 뼛조각을 가지고 탈출했는지 모르지만 그 엘프와 마족들이 대륙에 들어온 게 전혀 상관없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지.”


그런데 여기서 난 의문 하나가 생겼다.


“그 엘프가 가져온 물건... 정말 마왕군 군사령관의 뼈가 맞을까요?”


방안의 모든 이가 생각을 멈추고 날 본다.


“나라면 그렇게 중요한 물건이고 누군가에게 들켜서 안되는 물건이면 그게 무엇인지 굳이 가르처 주지 않을 것 같은데...”

“그것도 말 되네...”

“그 뼛조각 대륙의 물건이 아닌 건 확실해.”


내 의심에 해이즈가 반박한다. 하긴 그게 평범한 물건이면 해이즈가 막무가내로 물건과 함께 길드를 날려버리려고 하지 않았겠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해이즈가 벌인 일을 떠올리며 그녀의 확신에 찬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고민에 빠진다. 왜 뼛조각을 훔첬을까? 또 그걸로 뭘 하려고? 이것들을 알아내려면 회사에 홀로 찾아왔던 엘프를 찾아야 한다.


“일단 회사에 온 엘프를 찾아야겠네. 이건 왕국에서 추격자를 보냈지?”

“네. 그리고 제가 따로 엘프가 찾아달라는 드워프를 찾기 위해 사람을 보냈습니다.”

“아! 어떤 드워프에게 그걸 배달해달라고 했었지?”


난 그게 누구인지 모른다. 아마 크로스는 엘프랑 독대하면서 들었을 것이다.


“그게 누군데?”

“이름은 판데프. 하프드워프라고 합니다.”

“일찍 찾긴 글렀구나...”


이름과 종족만 가지고 어떻게 찾으라는 거야? 진짜 진상 중에 개진상이었네 그 엘프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세계에서도 택배합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죄송합니다 23.12.19 28 0 -
공지 33회부터 오전 11시 30분이 아닌 오후 9시에 올라옵니다~ 23.11.26 5 0 -
60 60-전환전(10)(완) 24.01.30 14 0 13쪽
59 59화-전환점(9) 24.01.30 8 0 11쪽
58 58화-전환점(8) 24.01.30 11 0 12쪽
57 57화-전환점(7) 24.01.26 13 0 12쪽
56 56화-전환점(6) 24.01.25 13 0 12쪽
55 55화-전환점(5) 24.01.24 14 0 12쪽
54 54화-전환점(4) 24.01.23 14 0 11쪽
53 53화-전환점(3) 24.01.22 15 0 12쪽
52 52화-전환점(2) 24.01.19 16 0 12쪽
51 51화-전환점(1) 24.01.18 16 0 12쪽
50 50화-새로운 거래처(10) 24.01.17 15 0 12쪽
49 49화-새로운 거래처(9) 24.01.16 14 0 12쪽
48 48화-새로운 거래처(8) 24.01.15 13 0 12쪽
47 47화-새로운 거래처(7) 23.12.15 13 0 12쪽
46 46화-새로운 거래처(6) 23.12.14 14 0 12쪽
45 45화-새로운 거래처(5) 23.12.13 17 0 11쪽
44 44화-새로운 거래처(4) 23.12.12 14 0 11쪽
43 43화-새로운 거래처(3) 23.12.11 15 0 12쪽
42 42화-새로운 거래처(2) 23.12.08 17 0 11쪽
41 41화-새로운 거래처(1) 23.12.07 16 0 12쪽
40 40화-배송불가(7) 23.12.06 18 0 12쪽
39 39화-배송불가(6) 23.12.05 16 0 12쪽
38 38화-배송불가(5) 23.12.04 16 0 12쪽
» 37화-배송불가(4) 23.12.01 18 0 12쪽
36 36화-배송불가(3) 23.11.30 16 0 11쪽
35 35화-배송불가(2) 23.11.29 17 1 12쪽
34 34화-배송불가(1) 23.11.28 18 0 11쪽
33 33화-빛과 어둠(5) 23.11.27 17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