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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특급코끼리
작품등록일 :
2023.10.09 18:52
최근연재일 :
2024.01.30 21:00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1,749
추천수 :
7
글자수 :
312,961

작성
24.01.18 21:00
조회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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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51화-전환점(1)

DUMMY

“오늘도 바르자 국왕을 만나고 오셨습니까?”


사장이 물었다.


“응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다시 의논하자고 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왔지.”

“다행이네요. 바르자 재건까지 도와주다니 두 나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겠네요.”


사장의 두 나라의 미래가 기대됐는지 활짝 웃으며 말한다. 프돌린님은 살짝 들뜬 상태로 말을 이었다.


“기차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어.”

“벌써요?”


개량된 총말고도 기차는 미오아 왕국의 크나큰 자산일 건데 그걸 교류가 전혀 없던 나라와의 첫 만남에서 까버렸다고?


“그렇지! 바르자 위치상 미오아 왕국과 기차로 연결된다면 엄청난 시너지가 발생할 거니까?!!”


사장은 아주 좋아했다. 진심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미오아 왕국에게 도움을 요청한 건 그들이 나에게 빚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그들이 바르자 주위에 있는 다른 나라들을 제외하고 대륙에서 가장 빨리 바르자에게 병력을 보낼 수 있는 나라였기 때문이었다.


미오아 왕국과 엘프가 대립하고 있는 땅의 위치가 바르자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그리고 거기엔 미오아 왕국과 연결된 기찻길과 역이 있었고 그곳에서 바르자로 오는 길에는 주인 없는 땅들이 대부분이었기에 대규모의 군대가 지나가는데 아무런 걸림돌이 없었다.


이런 이점 덕분에 미오아 왕국의 기차는 바르자나 미오아 왕국 양쪽에 득이 된다. 바르자는 기차로 통해 주위 나라의 압박을 조금 덜 받을 수 있고 미오아 왕국은 기차로 대륙으로 통하는 교통의 중심지가 된다는 바돌린 국왕의 뜻도 실현 시킬 수 있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좋은 반응을 얻진 못했어. 조금 더 양국의 교류를 이어가고 나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고 하더군.”

“매번 다른 나라의 침범을 받았던 바르자예요. 큰 도움을 받았다고는 하나 미오아 왕국도 바르자를 침범하면 어떡하지라는 의심을 떨처 버리긴 힘들 거예요. 하지만 기차를 눈으로 직접보면 아마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나와 사장은 보려면 언제든 볼 수 있는 기차지만 아마 이 곳의 사람들에게 기차는 정말 미지의 존재일 것이기에 기차를 처음 보는 바르자 사람들의 반응이 내심 궁금해졌다.


“그럼 난 이만 가볼게 우리 애들이 얼마나 이 도시에 도움 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야하니까.”

“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뭘 이런 걸 가지고. 크크크.”


프돌린님은 사장과도 인사 후 나가셨다. 미오아 왕국 병사들은 수인들에 의해 파괴된 집과 도시 시설의 보수도 같이 도와주고 있다. 군인들이지만 대장장이의 나라에서 온 만큼 그들의 솜씨는 바르자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로부터 며칠뒤, 어느 정도 바르자 사람들이 심적으로 안심되었다 생각한 사장은 바르자 국왕과 택배길드 설립에 관한 얘기를 나누고 결국 설립허가를 받았다.


“비즈니스 얘기를 하러 와놓고 빈손으론 절대 돌아갈 수 없지!“


솔직히 난 그냥 기다리고 있어도 바르자에서 해줬을 것 같은데 사장이 괜한 억지를 부린 것 같았다.


그래서 사장은 혼자 이곳에 좀 더 남고 난 혼자 말라로 돌아가기로 했다.


“저 다리 불편한데 그냥 이번 한번만 포털로 들어가면 안돼요?”

“응 안돼.”


성벽을 나와 바르자에 올 때와 마찬가지로 거대한 매 한 마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타고 왔던 매였다.


“꼭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절 보내야겠어요?”

“너 다리 해이즈가 치료해 주기로 했다며? 그러면 길드로 돌아가서 치료 받는 게 훨씬 낫잖아?”

“여기서 포털 열면 어차피 해이즈가 올건데 그때 받으면 되죠.”

“아직 길드 건물도 못 구했는데 포털 열기는 개뿔. 그냥 빨리 가 임마!”


그렇다고 한쪽다리 못 쓰는 날 보고 혼자 매등에 올라타 가라니. 그러다 떨어지려면 어쪄려고... 아... 차라리 윈돌이랑 돌아간다고 할까?


“이거 크로스에게 꼭 전해주고.”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바르자 국왕의 서신과 길드 설립에 필요한 것들이 적혀있는 종이를 건네며 말한다.


“매 등에서 떨어지지 않으면 고민 좀 해볼게요.”


끝까지 원하는 답을 들려주기 싫었다. 난 그렇게 사장만 남기고 바르자 사람들과 프돌린님의 배웅을 받으며 말라로 돌아왔다.


****


“왜 나왔냐? 조금 더 쉬라니까.”

“해이즈에게 발 상태 좀 보여 주려고요.”

“그, 그렇지?”


내가 말라로 돌아오고 나서 2주 뒤에 사장이 말라로 돌아왔다. 비록 해이즈에게 바로 치료를 받았다고는 하나 바르자에서 있었던 일이 보통이 아니었기에 사장은 나에게 한 달이라는 휴가를 주었다.


자기가 쉬라고 해놓고 일하러 온게 아니라니까 왜 실망하는 건데? 사장에게 얼굴을 비춘 뒤 곧바로 지하 센터로 내려가니 해이즈는 기다렸다는 듯 하던 일을 멈추고 내 다리 상태를 봐주었다.


“어때? 아직도 네 발이 아닌 것 같아?”

“조금 나아지긴 했는데 그래도 어색해.”


말라로 돌아오자마자 해이즈는 원상태로 돌아간 내 발목을 힐로 치료해 주었다. 말끔하게 치료된 건 좋았는데 다친 다리가 내 다리가 아닌 것 같았다. 걷거나 뛰어봐도 아프지 않았다. 다만 마치 다친 다리를 자르고 그자리에 새로운 누군가의 다리가 붙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상상력이 너무 풍부하네.”


치료받은 다리에서 느낀 점을 말하니 해이즈는 코웃음치며 한심하게 봤다. 약간 열받아도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정말 그렇게 느꼈으니까.


“아직도 이질감이 많이 느껴지면 다시 다리 절단했다가 붙여줄까?”

“네가 그런 말 하면 전혀 농담으로 안 들리거든?”

“난 농담으로 한 말 아닌데?”

“다 봐줬으면 이만 간다.”

“치료는 진작 끝났어. 앞으로 아프지 않으면 오지마.”

“알겠어 이제까지 봐줘서 고맙다.”

“고마우면... 맛탕...”

“뭐?”


마지막에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맛탕이라고 한 것 같은데 맞나?


“맛탕... 사다줘.”

“아...”


그게 뭐라고 부끄러워하며 말하지?


“알겠어. 오늘이라도 시간 되면 사다 줄게.”


해이즈는 몸을 홱하고 반대쪽으로 돌렸다. 저건 분명 자신이 기쁘다는 걸 숨기려고 한 짓이겠지? 가끔 이럴 때는 귀엽게 보인다.


난 1층으로 올라와 사장방을 노크하고 들어간다. 그런데 거기에 마침 경수 형님이 계셨다. 잘됐다 같이 가면서 맛탕 좀 만들어달라고 해야지.


“어~ 다리는 좀 괜찮냐?”

“네 해이즈가 이제 자기 안 찾아와도 된다고 하네요.”


난 경수형님에게 목례를 한 후 말했다.


“그래? 그럼 언제부터 다시 나올 거냐?”

“다음 주부터 나올게요.”


뻔히 이번 주까지 휴가인 거 알면서 괜히 물어본다. 일손이 크게 부족해 보이진 않지만 올해는 유난히 자주 쉬는 느낌이 들어서 나도 더 쉬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네가 못 따라 가면 어떻게 해야돼?”

“우리 직원 중 한 명이 대신 따라 가야지.”


경수형님이 재촉하며 사장에게 묻는다. 무슨 얘기지? 내가 멀뚱멀뚱 두 사람을 번갈아 보자 사장이 말해준다.


“경수가 한 번씩 출장요리를 가는데 매번 내가 같이 따라갔거든? 그런데 이번엔 내가 도저히 자리를 비울 수 없잖아?”


아~ 한 번씩 출장 간다고 경수 형님이랑 같이 안 보이더만 그 일 때문에 경수 형님이 회사에 오셨구나.


“지금 사장님이 길드에서 빠지는 건 절대 안 되죠?!”


바르자에서 날 먼저 말라로 보내고 사장은 2주 동안 혼자 고군분투 했지만 결국 완전히 택배길드를 설립하진 못했다. 마무리 단계만 남겨두고 있다고는 하나 자리를 비운 사이 말리에서도 밀린 일이 많아 사장은 이틀에 한 번꼴로 회사에서 자며 일하고 있었다.


“출장 요리를 가신다고요?”

“응! 우리는 너희와 다르게 우리 가게는 내가 없어도 충분히 잘 돌아가거든.”

“이번에만 바쁜 거야.”


사장이 살짝 발끈하며 말한다.


“상우야, 네가 같이 따라가면 안 되냐?”

“저요???”


경수 형님이 물었다.


“전 지금 쉬고 있는 중인데요?”

“진짜 아무런 일 아니야. 내가 아공간 가방을 가지고 갈 수가 없어서 그래.”


아공간 가방은 우리 회사와 아토리 왕국내에서도 지정된 인원들만 가지고 다닐 수 있었다. 우리 회사야 설립 때부터 택배를 위해 아공간 가방을 취급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아공간 가방이나 배낭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있을 정도다.


“그 정도의 일이면 배송 기사 한 명 아무나 보내면 되잖아요?”


난 사장에게 말했다.


“흠...”


사장은 잠깐 고민하더니 도리어 나에게 물었다.


“진짜 네가 갔다 오면 안 되겠니?”

“네??”

“같이 가자! 내가 맛있는 거 많이 만들어 줄게.”


사장에게 ‘너 지금 뭐하세요’라는 말이 나올 뻔 했다. 아주 띠껍다는 얼굴로 사장을 계속 봤지만 그는 흔들림 없었다.


“나도 아시는 분이고 우리 길드에도 도움을 많이 주셨던 분이야. 내가 못가더라도 실례가 되지 않는 선의 사람을 보내야 되는데 너만큼 우리 길드에서 오래 일한 기사가 없잖아.”

“아오 진짜...”


길드에 도움을 많이 주셨던 분... 참 사람 난감하게 만드네.


“너 다리도 불편하니까 바르자 갈 때 탔던 매 타고 다녀와.”

“매? 하늘 나는 새??”

“네, 하지만 우리가 아는 매랑 달리 몸집이 아주 커서 등에 사람도 태울 수 있어 빠르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어요.”

“등에 타??”


빠르다는 장점은 못 들었는 갑다. 경수 형님이 매우 불안에 떤다. 이 양반 고소공포증 있나?


“그렇게 겁 먹지 않아도 돼. 내가 특별히 엄선한 애들이니까 안전해. 너도 타봤으니 알잖아?”

“털도 푹신푹신하고 앉아 가는 자리도 괜찮아요.”


사장과 바른 말만 주고 받았지만 경수 형님의 불안함은 전혀 가시지 않았다.


“안돼! 절대 안돼! 반드시 걸어 갈 거야!”

“걸어간다고 하면 쟤가 같이 안 갈걸? 그렇지?”


대답 대신 고개를 크게 끄덕인다. 난 이미 마음을 내려놨다. 내가 아니면 갈 사람도 없고 사장의 체면도 생각해야 하기에. 대신 내가 가야하는 조건은 명확해야 했다.


“당분간 오래 걷는 건 사양합니다.”

“야이 나쁜 놈들아! 너희들 일부러 그러는 거지!”

“빨리 갔다 빨리 오면 너도 좋잖아? 새타고 하늘을 날아서 가면 금방 왔다 갔다 하니까 딱 한번 눈감고 갔다와.”

“야야야야!!”


아직 거대한 새 등을 타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수 형님은 소파에 가만히 있었다.


“빨리 배낭 하나 가져가서 경수네 가게에 들렸다 내일 아침 바르자 갈 때 만났던 곳에서 만나자. 야! 정신차려! 내말 들었지? 아니다, 넌 내일 나랑 같이 만나서 나가자.”

“걸어서 갈 거야!”

“쟤 다리로 걷는 건 무리라고!”

“그럼 다른 기사 보내주면 되잖아!”

“아오! 억지 좀 그만 부려! 안 그래도 머리 터질 거 같은데!”


사장이 징징대는 경수 형님에게 폭발하자 드디어 경수 형님의 패닉 상태가 풀린다.


“지금 상우 말고 너 따라 떠날 기사 없어! 빨리 가게 가서 짐이나 챙겨!”

“하아...”


경수 형님은 한숨을 크게 쉬고 축 처진 어깨로 사장방을 나갔다.


“그렇게 챙길 건 많이 없을 거야. 그냥 경수가 챙기라는 것만 가방에 넣어.”

“네 알겠습니다.”


난 곧바로 내 배달 전용 아공간 가방을 챙겨 경수 형님과 같이 십룡성으로 갔다.


작가의말

최종장입니다 마무리 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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