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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특급코끼리
작품등록일 :
2023.10.09 18:52
최근연재일 :
2024.01.30 21:00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1,753
추천수 :
7
글자수 :
312,961

작성
23.10.16 11:30
조회
193
추천
2
글자
11쪽

1화-전선으로(1)

DUMMY

“어떤 곳으로든 물건을 보낸 다고 들었는데...”


들어온 사람은 허름한 차름의 노파였다. 어디서 본 듯한 인상이어서 나는 목례했고 사장은 아주 반갑게 맞이했다.


“아이고~! 어세오세요~ 여긴 어쩐 일이세요?”


사장은 곧바로 손님을 응대했고 나는 두 사람에게 접대용 차를 가져다 주었다.


“마스터 무슨 일이세요?”

사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노파는 2단 사각 도시락 통을 책상에 올렸다.


“이걸 아들에게 보내주셨으면 하네요.”

“아들이면... 혹시 지금 전선에 나가계시는 분 말씀하세요?”


아! 이제야 생각났다. 이 도시에서 가장 인긴 많은 과자점을 운영하는 사장님이다! 하나밖에 없는 자식이 전쟁터에 나가게 되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라는 우리 사장의 말을 언뜻 들은 기억이 난다.


나는 사장의 얼굴을 한번 보았다. 나와 눈이 마주첬다.


“마스터 죄송하지만 저희는 전선으로 물건을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방금 전까지 지었던 미소를 지우고 사장이 진지한 얼굴과 음성으로 노파에게 똑바로 말했다.


“하지만...”


노파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었다. 노파가 감정을 이기지 못하는 동안 나는 사장을 보았다.


‘설마 좀 울었다고 이런 일 맡으실 건 아니죠?’


나는 고개를 저으며 강하게 이번 일을 맡으면 안된다고 눈빛으로 의지를 날렸지만 사장은 교묘하게 그 순간을 피했다.


“돈은 얼마든지 지불하겠습니다 부디 아들에게 제 도시락만 전해주세요.”


다시 한번 노파는 고개 숙이며 부탁했고 사장의 얼굴은 여전히 무덤덤했다. 저런 표정은 결정하기 어려운 일을 수락할 때나 짓는 건데 설마...


사장은 다시 한번 나를 보았다. 나는 여전히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어차피 저거 맡으면 나 보낼거 잖아요? 이제 나도 좀 편한 일 좀 하자고요!’


“할 수 없네요 저희가 꼭 전해드리겠습니다.”

“가, 감사합니다 꼭 부탁... 으흑흑흑.”


‘아... ㅆㅂ 역시나.’


나는 사장이 수락한 순간 사장과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곧바로 시선을 돌렸다. 사장 수락에 노파는 다시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면서 사장의 손을 잡으며 연신 고맙다는 인사만 하다 떠났다.


“저거 나 시킬거 아니죠?”


과자 가게 사장이 떠나자마자 바로 물었다.


“너 말고 누가 따로 할 사람 있냐?”

“거 동향 사람이라고 너무 막부리진 맙시다.”

“동향은 개뿔! 넌 새꺄 부산 토박이라메!”

“ㅆㅂ 같은 대한민국 국민끼리 이러지 말자고요!”

“이새끼가 진짜? 뭐? 같은 대한민국 국민? 그럼 윗사람이 까려면 까야 하는 것도 알겠네?”

“그건 다른 얘기죠?”

“지랄하지 마시고요 내가 사장이니까 너는 그냥 내말에 토달지 말고 하.세.요.”

“아 몰라몰라 전쟁터로 보내는 사장 밑에서는 일 못하니까 나 짜르던가 아니면 직접하시던가 알아서 하세요.”


내가 회사를 나가는 시늉을 하자 사장이 말했다.


“야 너 이번 달 월급 안준다?!!”


그런 협박도 한 두 번해야 통하지. 나는 발걸음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야! 너, 너 거기 안서?”


너 같으면 서겠냐?


“너, 너! 지금 나가면 다시는 못 돌아올 줄 알아!! 야 거기서!!”


바라는 바다.


“너, 너 다른 일도 못하게 내, 내가 막을 거야!”

“그러시던가 말던가 나 더 이상 안할래요 그러니까 사장님도 다른 직원 알아보세요~”

“야이 미친 놈아! 빨리 안 돌아와?”

“이제 반말 그만 하시죠 한.병.수 사장님?”

“뭐? 저, 저 진짜 미친 놈이...”


사장 얼굴이 시뻘개져서 말도 제대로 못하는 틈을 타 나는 길드를 나왔다.


“맨날 나만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야. 그럴 거면 택배 기사를 왜 새로 뽑은 거야?”


가면서 혼자 궁시렁궁시렁 대면서 한편으론 사장에게 좀 세게 나갔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내가 반항을 했다고 해서 말까지 더듬으며 저렇게 화를 내는 경우는 없었다. 물론 이렇게까지 대든 적도 처음이다. 아무리 내가 일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매번 위험한 곳으로 날 보내니 어쩔 수 있나? 이렇게라도 해야지 게다가 이번엔 배달지가 전쟁터다. 사람이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곳인데 그런 위험한 곳은 절대 가기 싫다.


“하긴 이제까지 다녀봤던 곳 중에서 안전한 곳은 거의 없었지.”


도시내의 배송비는 적지만 그만큼 안전했다. 문제는 도시 밖으로 배달을 갈 때다. 요금도 올라가지만 위험도 역시 올라가긴 마찬가지였다. 도시밖에는 마물이며 도적들이 끊이지 않고 있으니까.


“아니야 그래도 전쟁터는 아니야!”


남들 일까지 덤탱이 쓰는 건 극구 사양이지만 한편으로 걱정 된다. 전쟁터에 갈 만큼 배짱있고 실력있는 택배 기사들은 우리 회사에 나말고는 없다. 이러나 저러나 빼도 박도 못하게 내가 그 자리에 계속 있었다면 과자가게 사장의 의뢰는 내 몫이었다.


술이나 진탕 마실 생각에 걸어가고 있는데 길드에 찾아왔던 과자가게 사장이 광장의 한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의 초점없는 눈으로 허공을 보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축 처진 모습을 보니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났다.


“하아 씨...”


나에게 할머니는 떠올리기만 하면 눈물부터 나는 존재였다.


‘선하게 남들 돕다 보면 언젠가 그 보답이 너에게 돌아오게 될거야 항상 착하게 살아야 한다.’


할머니의 유언장 마지막 부분이다. 하지만 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할머니 말을 잘 들으며 살아가고 있지 않다. 언제나 사람들에게 얕보이고 배신당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착한 사람들이었다. 할머니도 남들에게 손가락질 받지 않으며 살아온 걸 넘어 착하게 살았지만 돌아온 건 아무것도 없었다.


노파를 보자 떠오르는 할머니 생각에 가슴 한켠이 무거워진다. 그러다 점점 마음이 약해져 홀로 욕을 내뱉고 걸음을 왔던 길로 되돌렸다.


회사에 돌아왔을 때 나를 반기는 사장의 얼굴은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눈물도 약간 보였던 것 같은데 한동안 나를 와락 껴안은 바람에 자세히 확인은 못했다.


“그런데 도시락이라고 한 거 같은데 이거 무사히 전달할 수 있을 까요?”

“그게... 과자 종류같아.”

“설마 열어봤어요?”

“큰일 날 소리를?!! 안에 뭐가 들어있나 궁금해서 살짝 흔들어보았지.”

“그게 그거지 뭐...”

“그리고 너 나가고 나서 직원 한명 보내서 안에 내용물이 무엇인지 물어도 보았고.”


조금 더 투덜댔다면 사장한테 꼬투리 잡혔을 게 뻔했다.


“부서질 위험이 다분하지만 그건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했어 그러니 수긍했다고 하더라고 그렇지?”

“넵!”


서류 업무를 처리하던 직원이 고개들어 자신있게 대답하고는 금방 다시 고개를 숙여 하던 일을 마저 했다.


“배달 할 장소는 역시나 전쟁터?”


불길한 예감을 과감없이 말하자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아... 휴전 협정을 하니 마니 하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중인데 그냥 좀 기다려보시지 굳이...”

“뭐 결과는 뻔했으니까 오랫동안 시간을 끈 감이 없진 않지.”


지금 내가, 우리 회사가 있는 아토리 왕국은 대륙 내에서 강대국 축에 속하는 나라다. 국경은 3개의 나라와 맞닿아 있지만 그 누구도 함부로 국경을 넘어올 엄두를 내지 못하지만 동쪽에 있는 하켄 왕국이 왕이 새로 즉위하면서 보이는 성과가 필요했는지 겁대가리를 상실한 채 침공해왔다.


“그래도 배달지를 보니 아주 최전선은 아니야. 아들이 후방 보급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 같아.”

“그럼 굳이 제가 가지 않아도 되잖아요?”

“그게...”


사장은 인상 한 번 구긴 후 말을 이었다.


“2주 전부터 하켄 왕국의 군대들이 흩어져 게릴라 전을 펼치고 있다는 소식이야.”


이건 또 무슨 소리야?


“현대전이면 몰라도 아니 중세 판타지 시대에서 게릴라 전이라는 게 통해요?”

“실은 왕국에서도 꽤 애를 먹고 있다나봐 점조직처럼 공격하다 빠지기를 반복하는데 전면전 때보다 더 큰 피해를 입는 곳도 있대.”

“그럼 상황이 많이 안 좋은건데.”

“소수의 병력이 치고 빠지는 전략을 취하면 오히려 빈틈이 생겨 후방 부대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어. 그건 너도 군대 다녀왔으니 잘 알지?”


나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저 전면전 수준의 전선 상황이면 아무나 보내겠지만 이번 일은 위험함을 어느정도 감수 할 줄 아는 사람에게 맡겨야 돼.”

“후~”


결국은 나밖에 이일을 할 사람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살아는 있을 까요?”

“살아 있기를 바래야지. 죽은 사람에게 물건을 배달 할 순 없잖아?”

“우리 세계에서 택배 주인을 마주보고 전달하는 경우는 거진 사라지다 시피하잖아요?”

“그래? 나 때는 그래도 택배 기사가 주인에게 직접 물건을 전달했는데?”


어이 아저씨야 도대체 언제적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사장은 물건을 내 앞으로 슥 밀었다.


“부탁한다!”

“네네.”


어찌됐든 내가 해야 되고 하기로 마음 먹은 일은 완벽하게 수행해야 직성이 풀린다. 미루거나 귀찮아 하더라도 일을 시작하면 그때는 죽어도 맡은 일은 완수해야 된다. 락커룸으로 가 내 장비를 점검한다.


“정말 혼자 가도 되겠어요?”


회사 2인자격인 크로스가 어느새 탈의실에 와 물었다.


“같이 갈래?”

“아니 뭐 그런 건 아니고요.”

“물어보지를 말든가.”


나는 부츠에 단검 하나를 숨기고 모든 준비를 마첬다.


“조심하세요.”

“그래.”


물건을 아공간 주머니에 넣고 곧바로 목적지로 출발한다.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까진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이동한 후 인기척이 들리지 않은 곳으로 오자 마자 주위를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


“윈돌아? 사람들 안보이지?”


내 파트너이자 바람의 정령인 윈돌이가 주위를 빠르게 날아 살펴보더니 사람이 없다는 걸 확인해주었다.


“그럼 후딱 갔다오자~”


내말에 윈돌이는 나를 살짝 바닥에서 띄어줬고 난 허공에 발을 힘껏 찼고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몸이 앞으로 나아간다. 윈돌이의 이동마법은 단순히 나를 띄어주는게 아니라 몸을 중력의 영향력을 제로로 만들어 준다. 처음에는 이 마법에 적응하느라 엄청 애를 먹었다. 여기저기 부딪혀서 몸이 성한 날이 없었다. 하지만 윈돌이도 나도 서로가 노력하면서 최적의 상태를 발견했고 지금까지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전선에 다와 갈 때쯤 나는 마법을 풀고 걸었다. 너무 눈에 띄는 마법이기에 사람들 앞에선 쓰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들이 알게 되면 매우 피곤하게 될 것이니 철저히 숨기라는 사장의 당부의 말도 있었다.


“이 앞은 민간인은 출입 금지입니다. 무엇 때문에 오셨습니까?”


병사들이 길을 막았다. 뒤에 있는 다른 병사들이 각자의 무기를 들고 여차하면 나를 덮치겠다는 눈빛으로 처다본다.


“여기서 전선까지 얼마나 남았습니까?”

“돌아가십...”


자신의 말에 대답하지 않는 나에게 눈을 흘기며 더 뭐라하려고 하길래 나는 사장이 준 서신을 급하게 주머니에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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