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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특급코끼리
작품등록일 :
2023.10.09 18:52
최근연재일 :
2024.01.30 21:00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1,756
추천수 :
7
글자수 :
312,961

작성
23.12.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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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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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1화-새로운 거래처(1)

DUMMY

오늘은 이상하게 짬뽕이 너무 먹고 싶어 사람이 많은 시간대라도 상관없다는 심정으로 저녁시간 피크때 십룡성에 당당하게 한 자리를 차지했다. 나 빼고는 혼자 온 사람이 없어 나혼자 4인 테이블을 차지했는데 기다리는 사람도, 서빙하는 직원들도 나를 힐끔힐끔 처다 보며 눈치 주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물러날 내가 아니지.


“상우야~ 조금만 늦게 오면 안될까?”


이 바쁜 시기에 경수 형님이 나와 나에게 부탁한다. 정말 미안해하다는 얼굴로.


“너무 짬뽕이 생각나서 왔는데...”

“내가 다음엔 1인 혹은 2인 자리도 만들테니까 한 번만 양보 좀 해줘라.”


모르는 사람의 가게였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았을 테지만 여긴 경수 형님의 가게니까 할 수 없이 가게를 나왔다.


“짬뽕 하나도 내 마음대로 못 먹나...”


그냥 오늘은 나의 욕망을 접고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누군가 몸을 세게 부딪힌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프지 않고 기분도 나쁘지 않았는데... 어깨를 조금 부딪힌거 가지고 왜 저렇게 난리지?


“괜찮아요 하하. 그쪽도 괜찮으세요?”

“네 다치신 곳은 없으세요?”

“네네 정말 다행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땀까지 삐질삐질 흘리며 사과하는데 더 미안해진다.


“그럼 살펴가세요~”

“네! 정말 죄송합니다. 조심히 가세요!”


끝까지 나에게 공손하고 사과한다. 이세계로 와서 저렇게까지 공손했던 사람이 있었나?


다음날, 어제의 기억을 잊고 배송을 후딱 마치고 회사에 일찍 들어왔는데 사장방 문이 열려있었다. 누가 있나 들여다보니 사장이 의자에 기대어 눈 감고 있었다. 자는가 싶어 문 닫고 나가려는데.


“왜?”

“조용히 주무시라고 문 닫으려 했죠.”

“안잔다.”


그러면서 눈 뜨고 자세를 고처 앉았다.


“벌써 다 돌고 오셨어요?”

“그럴 리가.”


오늘 사장은 아토리 왕국 다른 도시에 있는 우리 회사 영업소를 돌아보는 날이다.


말라에 있는 택배 길드는 이전 세계로 따지면 본점이고 다른 도시에 있는 길드는 분점 또는 지사라고 보면 된다. 포털을 이용해 본점의 지하센터로 모든 분점에서 오는 택배들을 모아 분류하여 배송 갈 곳으로 보낸다. 바로 해이즈와 슬라임들이 지하센터에서 하는 일들이 이것이다.


아토리 왕국에서 회사 건물 지하에 포털을 여는 조건을 걸었는데 절대 사람은 통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처음 포털을 열었을 때도, 지금도 포털을 통해 사람이 통과한 적은 비상시밖에 없었다. 그중 한번이 내가 배르마에서 잡혔을 때였고. 비상시 외에 사람이 통과하도록 허가 해줄 때가 있는데 바로 오늘처럼 사장 혼자 다른 도시 영업소를 돌 때다. 길드 일을 위해서 포털을 이용하는 것도 있지만 포털 점검도 허가를 내준 이유이기도 했다.


“다른 지사 사람들은 잘 지내고 있어요?”

“뭐 평소랑 같지. 문제 생기면 해이즈 통해 바로바로 연락 오는데.”


만약 다른 도시 지사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곳에 있는 슬라임을 통해 해이즈에게 알려주고(슬라임은 포털 통과가 가능하다) 사장에게 전달한다. 그러면 사장은 다시 해이즈를 통해 영업소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


“근데 이번엔 허가가 빨리 떨어졌네요. 크로스에게 부탁해도 일주일은 걸렸는데.”

“이번에 나만 가는 거 아니다.”

“예?”


사장이 소리 죽여 말한다.


“이전 마족일 때문에 크로스가 몇몇 사람들을 포털에 태울 거야. 난 그걸 미리 다른 도시 길드 관리자들에게 말하기 위해 가는 거고.”


어쩐지! 아직 지사들을 돌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마족 사건 때문에 아토리 왕국에서 포털을 이용하기로 했구나.


“이러다 계속 사용하는 건 아닐지 모르겠네요.”

“그건 아닐 거야. 마법사 탑에도 포털을 열어놨다는데... 아무래도 크로스의 사람들이 포털을 이용하려면 거기 보단 우리 포털이 눈에 띄지 않으니까.”


크로스가 은밀히 움직이기 위해 포털 통과 허가를 빨리 내준거구만 엘프를 죽인 자와 뼛조각을 빨리 회수해야 하니까...


대부분 말라 백성들은 우리 회사 지하에 포털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리고 보통 포털이라고 하면 엄청난 마력이 소비되는 마법이라고 알려져 있기에 도시 한복판에 포털 여러 개가 열려있을 거라고 일반 사람들은 상상조차 못한다. 헌데 도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포털을 동시에 여러 개 열 수 있는 마법사가 있다는 걸 알게 된 궁중 마법사들이 크로스를 통해 해이즈를 데려오려 했지만.


“해이즈가 스스로 나가겠다고 하면 보내줄게.”


라며 사장이 거절 아닌 거절을 해버렸다. 물론 해이즈에게 물어봤지만.


“아토리 왕국을 다 쓸어버리면 내가 갈 곳도 없어지니까 해결되는 거지?”


무시무시한 말을 하며 확실한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난 다시 간다.”

“벌써요?”


사장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후딱 해치우고 돌아와야지. 당분간 크로스도 없는데.”


택배 길드 일과 같이 하며 마족 일을 마무리 짓는 게 어렵다 생각했는지 크로스는 사장에게 휴가를 달라고 했다.


“완전히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다 싶으면 돌아오겠습니다.”


사장은 길드 일은 신경 쓰지 말고 마족 일에 온전히 힘을 쏟아 부으라고 해줬다.


“그나저나 그놈 일 잘하지 않아요? 크로스 공백을 메우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 자리를 잡은 것 같은데요?”


그냥 떠나는 게 너무 마음에 쓰였던 크로스는 왕국 우정국에서 사람 하나를 보냈다. 처음에 나와 사장은 우정국에서 사람을 보냈다고 해서 아주 의심스러워 했는데 크로스는 우정국에 있는 자기 사람이라며 우리의 걱정을 덜어주는 편지도 함께 보냈다. 그래도 사장은 못 미더웠는지 나보고 배송도 나가지 말고 자세히 지켜보라고 했고 계속 지켜본 결과 어중이떠중이는 아니었고 우정국의 스파이(?)는 절대 아니었다.


“뭐... 일은 잘하긴 하지?”


크로스가 자리 비운지 한달이 되어 가는데 이제 사장도 조금씩 그를 인정하고 있었다.


“그럼 다녀오세요.”

“어어~”


사장이 다시 지하로 내려간다. 나도 사장방을 나와 점심을 먹으려 갈려는데 뒤에서 누가 부른다.


“혀~~엉님~~”


크로스 대신 온 우정국 사람인 마테우스는 다 괜찮은데 나에게 너무 살갑게 다가온다. 아주 부담스럽게.


“마스터는 다시 가셨어요?”

“응 방금 다시 들어가셨다.”


생글생글하게 웃으며 다가온다.


“왜, 왜??”

“누가 마스터를 찾아오셨는데 뭐라고 말씀 드릴까요?”

“타이밍 한 번 기가 막히네.”


하긴 오늘은 타이밍이 맞더라도 사장이 시간을 못 냈을 거다.


“오늘 마스터를 보려면...”


두 군데를 도는데 오전이 걸렸고 오후에는 3곳을 더 가야 하는까...?


“오늘은 뵙기 힘드시겠는데?”

“그런가요?”


과하게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지금 마스터를 만나고자 하시는 분은 ‘바르자’에서 오신 분인데요?”

“바르자?”


거긴 어디야?


“혹시 어딘지 모르세요?”

“응.”

“정, 정말요?”


당당하게 모른다고 말하자 마테우스가 살짝 당황했다. 거 모를 수도 있지 그렇게 모자란 사람처럼 보냐?


“바르자는 작은 도시 국가인데요 아토리 왕국에서 멀지도 가깝지 않은 곳에 있는 곳이예요. 그리고 산세도 험한 곳이라 외세 침략도 받기 힘든 곳이기도 하고요.”

“응응.”


솔직히 관심 없다. 어디에서 왔던 마스터를 만나러 왔다면 우리 회사와 거래를 하고 싶다는 뜻일 테니까.


“그 손님에겐 내일은 안되시냐고 물어봐. 오늘 마스터가 진짜 바쁜 날이라고.”


하필 멀리서 찾아와서 이런 날을 고르다니. 찾아온 사람에겐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잠깐! 이걸로 얘를 살짝 놀려볼까?’


장난 칠 생각에 입가에 저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마테우스!”

“네!”

“너 우리 길드에 들어온 지 얼마나 됐지?”

“3주하고 4일 됐습니다.”

“그럼 이제 네가 판단하고 일을 맡을 때가 되었구나!”

“네?”

“지금 부마스터가 아주 중요한 일로 인해 부재중이지만 그를 대신해 온 네가 있으니까 이번 일은 네가 맡도록 해라.”

“제, 제가요?”


아이고 저 당황한 표정 봐라~ 쩔쩔 매는 모습을 보니 갑자기 귀여워 보이기까지 한다.


“만약 일이 틀어진다면 마스터께서 네게 책임을 물을 것이니까 어중하게 할 생각하지 말고!”


점점 심각해지는 마테우스의 분위기가 심각해져 간다. 살짝 놀려주려고 한 말이니이쯤 해서 그만둬야 겠...


“네! 해보겠습니다.”

“어???”


갑자기 마테우스의 눈빛이 초롱초롱하게 빛난다.


“비록 택배 길드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왕자님... 아니아니아니 부마스터의 부재를 메꾸기 위해 왔지만, 저 마테우스 이 택배 길드를 위해 이 한 몸 불사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아부 멘트인데? 이 자식 이세계인 맞나?


“저기 마테우스~! 진정해!”

“감사합니다! 외부인인 저에게 이런 큰 기회를 주셔서!”


이미 내 말을 들을 생각을 안 하네. 마테우스가 인사 후 급히 누군가에게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 말 걸고 이젠 응접실로 변한 사장방으로 안내한다. 어? 잠깐 저 사람은...?


“이분이셔?”


둘이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마테우스를 잡고 물었다.


“네! 오늘 아침 일찍 오셔서 기다리고 계셨어요.”


낯익은 사람은 나에게도 꾸벅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바르자에서 온 상인 길드 마스터인 발리오스라고 합니다.”

“네 반갑습니다.”


어제 저녁 길에서 지나가다 나와 몸을 부딪힌 사람이다. 그때도 주눅 든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어제보다 더 주눅 들어 보였다. 그리고 한 도시의 상인 길드 마스터면 삐까번쩍한 옷차림에 사람도 여럿 거느리며 거만한 태도를 가진 자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발리오스님은 그것과 아주 거리가 멀었다.


“아~ 제가 처음이니까 형님께서 좀 도와주시려고요?!”


또 다시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압박한다. 솔직히 지금 이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말려야 하는데 발리오스님이 우리 길드를 찾아온 이유가 더 궁금했다.


“그래, 같이 들어가자.”


마테우스의 부담스러운 눈빛이 계속 날 찌르고 있지만 애써 무시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바르자라면 말라나 다른 아토리 왕국 도시에서 거리가 좀 있는 곳인데 어째서 저희 길드를 이용하시려는 거죠?”

“헉 벌써 부터 본론을 말씀하시는 거예요?”


마테우스가 옆에서 속삭이는데 무시한다.


“사실... 저희가 지금 많이 어려운 상황이라.”


강압적으로 물어본 게 아닌데 발리오스님의 태도는 마치 죄인 같았다.


“발리오스님, 저희는 지금 바르자의 상황이나 발리오스님께서 계시는 상인 길드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질문하는 거예요. 너무 그렇게 겁 먹지 않으셔도 됩니다.”


내가 할 말을 마테우스가 웃으면서 말한고 발리오스님의 주눅듬이 살짝 누그러진 느낌을 받았다.


“아, 네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이번에도 저자세였지만 상대에게 굽힌다는 느낌보단 진심으로 우리 쪽을 생각해 주는 사과처럼 느껴진다.


“무슨 일 때문에 저희를 찾아오셨습니까?”

“저희 왕국은 도시 국가로서 국력은 대륙의 어떤 나라보다 약합니다. 하지만 나라로 들어오는 길이 만만치 않아 많지 않은 군사로 외세의 침략을 방어할 수 있었습니다. 성벽 안에 농경지가 있어 수성전을 시작하면 적이 지칠 때까지 싸울 수 있는 여력도 충분합니다. 그렇기에 힘으로 우리나라를 굴복 시키는 게 불가능하다고 깨달은 주위 나라들이 방향을 틀어 외교와 무역으로 우리 바르자와 교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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