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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특급코끼리
작품등록일 :
2023.10.09 18:52
최근연재일 :
2024.01.30 21:00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1,752
추천수 :
7
글자수 :
312,961

작성
24.01.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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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5화-전환점(5)

DUMMY

“미오아 왕국의 일로 온 게 아니니까 안심하세요.”


라니엘님이 내 걱정거리를 미리 차단한다.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돌릴 때 자리를 권유하시길래 그녀 반대편에 앉았고 사장도 내 옆에 앉았다.


“저기... 단둘이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

“아... 그렇습니까... 죄송합니다... 허허허.”

“어차피 라니엘님과 나눈 대화는 마스터에게 다 말할 거예요.”

“그게... 좀...”

“아냐 내가 나갈 게 둘이서 대화 나눠.”

“내가 다시 말하기 귀찮아서 그래요. 그냥 앉아 계세요.”


엘프와 둘만의 비밀을 가질 만한 일을 저지른 적 없다. 그리고 분명 또 골치 아픈 일을 들고 왔을 것 같단 예감이 들기에 사장을 붙잡았다.


“실비언엔 무슨 일로 가셨나요?”


왜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을까?


“실비언엔 저 대신 상우가 가야 할 일이 있어 갔습니다.”


나 대신 사장이 대답한다. 그도 무언가 불안함을 느낀 것 같았다.


“그렇군요...”


심각하게 무언갈 물어보는 것처럼 하더니 잠시 입을 다문다.


“무엇 때문에 그러세요? 실비언에 무슨 일이 있길래 제가 거기로 간 걸 물어보시죠? 아니지... 제가 거기 간 걸 어떻게 아셨어요?”


말투는 공손했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만약 엘프가 날 감시한 거라면 그냥 넘어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너무 기분 나빠 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저희 쪽에서 감시하는 인물이 실비언에서 목격 되었는데 거기서 상우님도 같이 봤다는 보고를 받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본 거예요.”


날 감시한 게 아니라 자신들이 지켜보는 인물을 보다 날 발견했다라... 그리고 엘프에게 감시 받는 인물이라면 딱 한 엘프가 떠오른다.


“혹시 그 인물이 하필리아입니까?”


바로 돌직구를 달렸더니 라니엘님이 깜짝 놀랜다.


“어, 어떻게...”


라니엘님이 제대로 말 하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혹시... 그녀와 무슨 얘기를 나누셨나요?”

“특별한 건 없었습니다. 저택이 넓으니 돌아다니다 길을 잃어버릴 수 있으니 주의해라. 엘프라도 인간들이 먹는 음식은 다 먹는다. 딱 그 2개가 다입니다.”

“그렇습니까...”


살짝 실망한 것 같다.


“무슨 일인지 우리에게 설명하기 어렵습니까?”


답답한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 사장이 부드러운 어투로 물었다.


“마왕군 군사령관 젤드리단의 뼛조각 기억하십니까?”

“네 물론이죠.”


지금도 그 뼛조각을 찾기 위해 크로스는 회사와 궁을 왔다갔다 하고 있다. 회사에 오더라도 회사 일보단 첩보국 수장의 일을 우선으로 하고 있기에 마테우스가 여전히 그의 자리를 메꾸고 있었다.


“그 뼛조각을 가져간 사람의 유력 용의자가 하필리아님입니다.”

“네??”


하필리아가 젤드리단의 뼛조각을 가지고 있다고? 잠깐 동안 너무 놀라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 그럴 리가 없습니다. 만, 만약 뼛조각을 가지고 있다면 거기서 나오는 마계의 마력을 저나 저와 같이 있는 정령이 느끼지 못했을 리가 없습니다.”

“그녀에게 조력자가 한 명 있습니다.”


그러면서 라니엘님은 누군가가 그려진 종이를 보여주었다.


“이름은 아도니스. 엘프의 귀족이지만 오래 전 하프시온을 향해 반란을 일으켰던 마법사입니다. 그리고...”


라니엘님은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이자는 과거에 젤드리단을 대륙으로 소환했을 만큼 아주 뛰어난 마법사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아마 뼛조각에서 나오는 마계의 마력을 통제하는 방법을 알려주었을 겁니다.”


어마어마한 이야기들이기에 머리에 속속들이 박힌다. 놀람의 연속이었다.


“그 정도의 마법사라면... 그럴 수도 있겠군요.”


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윈돌이가 마계의 마력을 감지할 수 없었던 이유를 수긍했다. 어? 잠깐 그러면 정령왕이 자기 뜻대로 나를 조종할 수 없었던 것도 이자의 도움을 받아서 그랬나? 하지만 달린트님의 저택엔 하필리아 말고 손님이 없었는데?


“이자는 본 적 없습니다.”


라니엘님의 질문하기 전에 먼저 답했다.


“역시 그렇습니까...?”“지금 이 자들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겁니까?”


내 질문에 라니엘님이 입을 다문다. 비밀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 같은데 난 반드시 답을 들어야 했다. 정령왕이 하필리아에게 집착한 이유를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라니엘님! 만약 이 엘프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뼛조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건 우리들만의 일이 아닙니다. 아토리 왕국에 도움을 청하고 달린트님을 찾아가야 합니다.”

“라니엘님... 혹시 아토리 왕국을 찾아오신 이유... 아토리 왕국의 허락, 아니 후에 벌어질 일에 대한 침묵을 약속받기 위해 오셨습니까?”


라니엘님은 사장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허락이 아니라 침묵이라고?


“전혀 가능성 없는 얘기라는 거 알고서 오신 거죠?”


갑자기 사장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다.


“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해볼 수 있는 건 해봐야 한다고...”

“달린트님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고 하시면서 아토리 왕국의 협조를 구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셨습니까?”


경수 형님만큼 사장에게도 달린트님은 각별한 분이신가 보다. 달린트님에게 무슨 일이 생길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생기자 사장도 살짝 격앙되어 라니엘님을 몰아붙인다.


“만약 달린트님께 무슨 일이 생긴다면 아토리 왕국에서는 절대 가만 있지 않을 겁니다.”

“이건 아토리 왕국도 관련된 일이 잖아요? 아토리 왕국에서도 젤드리단의 뼛조각을 찾고 있잖아요?”

“설마 그게 달린트님의 저택에 머물고 있는 엘프와 관련되어 있다고 한들 달린트님과 꼭 관련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분은 이유를 막론하고 사정이 어려운 사람을 외면하지 않으시니까.”

“한 때 아토리 왕국의 백성을 대표하시던 분이셨는데 자신으로 인해 아토리 왕국에 피해가 생긴다면 그것보다 그분에게 괴로운 일이 있을 까요?”


백성을 대표하는 사람? 설마 아토리 왕국의 국왕이었어?


“아토리 왕국에 무엇이 좋고 나쁜 것인지는 달린트님께서 가장 아실 겁니다. 그리고 그분도 바보가 아닙니다. 아토리 왕국 뿐만 아니라 대륙에서 일어난 일들을 모두 알고 계실 겁니다. 그리고 엘프가 위험 인물로 찍은 자를 자신의 집에 아무 이유 없이 들이실 분도 아닙니다!”

“마스터! 이건 대륙의 평화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점점 둘의 언성이 높아지는데... 왜 결정도 못 할 두 분께서 대립하는 거지? 사장님? 당신은 그냥 택배길드 마스터잖아? 왜 그렇게까지 열을 올리며 아토리 왕국을 대변하는 건데?


“이번 일은 저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달린트님에게 위협되는 일이라면 왕궁에 들어가 무조건 막을 겁니다. 저 뿐만 아니라 이곳 말라의 모든 상인들을 동원해 막을 겁니다. 물론 왕가에서도 절대 허락해 줄 리가 없을 것이지만!”

“크윽...”


라니엘님이 별다른 대꾸를 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토리 왕국의 정치인들을 만나기 전에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게 있나 싶어 찾아왔는데 잘못 온 것 같네요. 이만 가보겠습니다.”

“멀리 안 나갑니다.”


라니엘님이 씩씩대며 나가자 난 사장에게 물 한잔 따라주며 물었다.


“도대체 달린트님이 어떤 분이시길래 그렇게까지 화를 내시며 말씀하세요?”


어쩌면 크로스를 돌아오게 할 수 있는 기회일 텐데 사장은 그걸 방해했다. 사장뿐만 아니라 아토리 왕국이 나서 보호하는 달린트님의 정체가 몹시 궁금했다.


“너 테메이스 대륙의 역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냐?”

“거의 제로라고 봐야죠?”

“자랑이다!”

“딱히 숨길 일도 아닙니다.”


비아냥을 정면으로 맞섰지만 사장은 개의치 않고 말했다.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최근이라고 해도 100년이 넘었지만 마계와의 대전쟁을 종결 시킨 4명의 영웅들이 있는데 달린트님은 그 4명의 영웅 중 한 명의 후손이다.”

“그 정도면 아토리 왕국뿐만 아니라 대륙에서도 함부로 건들 수 없는 사람이잖아요?”


역시 엄청난 사람이었구나. 그래서 그 오만방자한 엘프들도 아토리 왕국의 눈치를 보고 있었구나.


“아마 우리 왕국에만 허락을 받으러 온 게 아닐 거야. 대륙에서 입김이 센 나라들을 돌아다니면서 동의를 구했을 텐데. 절대 허락 받을 수 없는 일이지.”

“그런데 라니엘님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것 또한 문제 아닐까요?”

“달린트님은 자신이 대륙을 구한 영웅의 자손이라는 걸 자랑스럽게 여기시는 분이시다. 자신의 선조가 목숨 걸고 지킨 대륙의 평화를 해치는 일을 만약 그 하필리아라는 엘프가 꾸미고 있다면 절대로 가만히 계실 분이 아니야.”


하지만 사장의 설명만으론 그가 달린트님을 열을 내면서까지 비호한 이유가 되지 못했다. 분명 저번에 달린트님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했었지?


“달린트님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셨나 봐요? 우리가 지금 아토리 왕국에 산다고 하더라도 그분이 아무리 대륙 영웅의 자손이라고 해도 사장님이 그렇게까지 열을 내면서까지 변호하시는 걸 보니까...”

“나 뿐만 아니라 경수는 물론이고 말라에 등록된 상인들은 모두가 달린트님의 도움을 받았다. 그분은 자신이 대단한 가문의 일원이라는 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셨어. 그리고 우리에게 가장 큰 선물을 주셨는데 바로 왕궁의 눈치 보면서 장사하던 상인들만의 길드를 만드신 것이었어. 달린트님 덕에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내면서 이전보다 나은 환경에서 장사를 할 수 있게 되었지.”


이 정도면 달린트님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고 각 잡고 라니엘님과 싸울 만 하네.


“그래도 라니엘님은... 엘프는 포기 안 할 것 같은데요?”


그때 사장이 밖을 나갈 채비를 한다.


“크로스한테 가시게요?”

“엘프들은 지금 자신들의 자존심 때문에 무엇이 중요한지 망각 하고 있어. 크로스가 알아서 하겠지만 그래도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선 말해야지.”


급하게 나간 사장은 그날 밤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난 돌아오면 나에게 무슨 일을 시킬 것 같은 예감이 들어 회사에 대기하고 있었다.


“오늘은 안 들어오려나 보네.”


슬슬 지겨워 기다리는 걸 포기하고 나도 집으로 가려고 할 때 누군가 들어왔다.


“마침 가려고 했는데 오셨네... 어??”


낯설지 않은 실루엣이었지만 사장은 아니었다.


“하... 하필리아님????”


불과 몇 시간 전 얘기하던 대상이 눈앞에 나타났다.


“부탁이 있다.”


부탁이 있다는 그녀의 말을 들었지만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마땅한 대응이 떠오르지 않아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이봐?”


눈 앞에서 손가락을 튕기면서 부르자 그제야 난 그녀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어... 저...”


하필리아에게 ‘지금 엘프뿐만 아니라 인간들까지 당신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을 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그렇게 얼어 있을 필요없어. 라니엘이 무슨 말을 하고 갔는지 대충 알지만 그녀의 말은 대부분 거짓말이야.”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다.


“예를 들면요?”

“내가 젤드리단의 뼈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 같은 거.”


최대한 내 표정을 숨겨야 했지만 차마 그러지 못했다.


“내가 아무리 없다고 해도 엘프들은 내 말은 들어주지 않을 거야.”


잠시 슬픈 목소리로 혼잣말하듯이 말했지만 곧바로 본래 음성으로 나에게 물었다.


“날 도와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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