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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특급코끼리
작품등록일 :
2023.10.09 18:52
최근연재일 :
2024.01.30 21:00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1,839
추천수 :
7
글자수 :
312,961

작성
23.12.1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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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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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4화-새로운 거래처(4)

DUMMY

“이렇게 먼 곳까지 직접 마스터께서 와주시니 어떻게 고마움을 표해야 할지 모르겠소.”


바르자의 왕은 우리를 아주 극진히 대접해주고 반겨주었다.


“이렇게 반겨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허허허.”


윗분들을 만나면 나오는 사장 특유의 웃음과 미소에 바르자의 왕도 넘어간 듯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일 이야기를 먼저 하기 전에 수인족들이 언제부터 말썽이었습니까?”

“크흠...”


수인족 이야기가 나오자 마자 왕뿐만 아니라 대전에 있는 바르자의 신하들조차 침울해졌다. 그때 화려한 갑옷을 착용한 꽤 높은 계급으로 보이는 군인이 말했다.


“이전부터 조짐은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그들의 존재를 알기 시작한 건 3~4달 전입니다.”

“보통 군사들로는 그들을 상대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네 그래서 바르자에 머물고 있는 모험가들과 외부에 있는 모험가들에게 의뢰를 했지만 그 수가 너무 많아...”


결국 모험가들도 전멸하고 말았다고 했다. 이정도면 내가 봐도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상인들뿐만 아니라 모험가들까지 바르자를 외면하게 되었는데 이러면 점점 대륙에서 고립되어 갈 수 밖에 없다.


“포털을 연다고 해도 그곳으로 사람은 통과할 수 없습니다. 이건 저희 길드의 규칙이자 아토리 왕국의 정책입니다.”

“그건 알고 있소이다. 그래서 일단 열고 나서 아토리 왕국과 협상할 계획입니다.”


협상? 무슨 협상? 사장도 살짝 놀란 것 같다.


“무슨 협상 말입니까? 혹시 포털을 택배가 아닌 사람을 보낼 생각이십니까?”


절대 안 될 일이다. 이런 일이 만약에 발생할 까봐 사람을 통과하는 걸 엄격하게 먹아왔다고 크로스에게 들은 적 있다. 한 번 사람이 통과하는 포털이 열리면 그다음부턴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나라들이 아토리 왕국을, 우리 길드를 찾아와 포털을 열어달라고 할 것이라고.


바르자의 왕 트리아는 거의 울다시피한 목소리로 호소했다.


“제발 우리 왕국을 좀 도와주시오!”

“도와 주십시오!”


왕이 말하자 제창하는 거의 모든 대신들이 제창하였다.


“죄송하지만 그건 도와 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바르자에서 택배길드를 세우시려는 의도가 포털을 이용한 새로운 길을 여시는 것이었다면 저희가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그럼 이만.”


사장이 인사 후 미련없이 돌아선다. 나도 그의 뒤를 따르려는데 어느새 무장한 병사들이 우리 앞을 막는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그대들을 이대로 보내줄 수 없소!”

“이러시면 서로 곤란해집니다. 지금 일은 잊겠습니다. 그냥 저희를 보내 주십시오.”

“포털을 열어라 그럼 무사히 보내주겠다.”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도 문다고 했던가. 물론 나와 사장은 아토리 왕국을 대변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왕궁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건 사실이다. 또 아무리 왕실과 연이 없다고는 하나 왕국에 하나 밖에 없는 길드의 장을 이런 식으로 위협하고 협박하는 건 정도에 어긋난 짓이다.


“뒷일... 감당 되시겠습니까?”

“어차피 포털이 없으면 우리 왕국은 끝이오. 안으로나 밖으로나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단 말이오!”


트리아님 뿐만 아니었다. 대전에 있는 모두가 같은 마음 같은 얼굴이었다.


“아토리 왕국에서 이를 가만 두고 보진 않을 겁니다. 나라를 더 큰 혼란에 빠뜨리는 결정은 멈추세요!”


사장이 소리첬지만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냥 우리가 이대로 잡히든가 포털을 열어 주던가 둘 중 하나를 해야 이 상황이 끝날 것 같다. 그런데 나쁜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만약 산 꼭대기에 있는 호수에 무슨 일이 생기면 바르자는 어떻게 될까요?“


내 말에 대전에 있는 모든 시선이 나에게 모인다.


”아토리 왕국은 포털을 여러개 운영하고 있는 마법사가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마력을 가지고 있는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 마법사입니다. 겨우 저희 때문에 바르자와 아토리 왕국간에 전쟁이 나지 않겠지만 정말 만~~~약에 전쟁이 일어난다고 하면 군사들을 이끌고 천연 요새로 둘러 쌓인 바르자와 정면으로 맞설 필요 없습니다. 그냥 마법사의 지시 받은 날렵한 한 사람이 호수에다 독을 푸는 거? 그건 아토리 왕국에선 일도 아닙니다.“


사장도 가만히 내 얘기를 들었다.


”저 호수, 아토리 왕국까진 미치진 못합니다. 하지만 호수에 무슨 일이 생기면 바르자 뿐만 아니라 주위 나라들까지 마실 물이 부족해집니다. 그때는 바르자 왕국에서 자랑하는 요새 같은 성도 버티지 못합니다. 그리고 더불어 주위의 나라들 또한 호수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아토리 왕국은 바르자뿐만 아니라 이 일대를 손쉽게 점령할 기회를 얻게 되겠지요. 저희 두 명의 목숨 값으로 아토리 왕국은 더 큰 이득을 얻게 될 수 있습니다.“

”크윽...“

”익...“


왕 뿐만 아니라 대전의 모두가 노려보기만 할 뿐 대꾸를 하지 못한다.


”제가 말한 모든 건 저희가 바르자에서 무사하지 못할 때를 가정해서 말해 본 겁니다. 꼭 일어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너나 할 것 없이 허탈해하는 한숨을 쉰다.


“협박이란 이렇게 하는 겁니다. 상대에게 다른 선택지를 주지 않게 밀어 붙이는 것. 그게 협박입니다.”


나의 마지막 말에 트리아님은 손을 들었고 그러자 병사들이 무기를 거둔다. 대전에는 조금 전보다 더 침울한 기운이 가득했다.


“그럼 우리 바르자는 어떻게 해야 한단 말입니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데...!!”


바르자 국왕이 눈물을 흘리며 울분을 토하자 여기 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린다.


“저희가 수인족 문제를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저희? 그럼 나도? 흐느끼는 소리가 잦아들고 웅성거리는 소리가 그 자리를 메운다.


“수인족이 없어지면 바르자의 모든 문제가 해결 됩니다. 그러면 포털도 굳이 필요 없을 거구요. 그렇지 않습니까?”


사장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대신들도 있었지만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의아해하는 이가 더 많았다.


“그들을 어떻게 상대하겠다는 겁니까? 지금 우리 병사들도 고전하고 있는데.”


트리아님 옆에 있는 군인이 말했다. 겨우 2명 가지고 어떻게 하겠냐는 눈빛이다.


“일단 성 밖에 나갔다 오겠습니다. 그들을 한 번 만나야겠습니다.”

“지금 성 밖으로 나가는 건 자살행위요!”

“그러면서 말라로 도망가려고 하는 것 아닙니까?”


군인은 왕과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누가 봐도 장군의 의심은 합당했다.


“그러면 여기 계시는 누군가가 저희와 함께 가시면 어떻겠습니까?”


그 말에 갑자기 대전이 조용해졌다.


“저희가 의심되고 믿지 못하시겠으면 저와 같이 가셔서 그곳에서 있었던 모든 일을 국왕께 보고하는 겁니다. 같이 가실 분 계십니까?”


여전히 조용하다. 대부분은 사장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고개를 푹 숙였다.


“택배 길드 마스터여. 지금 대신들이 그대의 뜻에 동조 못하는 이유는 그대를 의심하는 게 아니라 우리들은 밖에 나가서 수인족을 대면하는 게 곧 죽음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대들에 대한 의심을 거두길 원한다면 이쯤에서 그 얘긴 그만하는 게 어떤가?”


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트리아님 말에 동의했다.


“그럼 저희만 수인족을 찾아 가도 되겠습니까?”

“그 또한 허락 할 수 없다. 어쨌든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인데 사지로 나가겠다는 걸 가만히 지켜볼 수가 없네.”

“죽으러 가는 것이 아닙니다. 저들을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그건 우리도 여러번 시도했지만 번번히 병사들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군인이 말하며 말끝을 흐렸다.


“전 드루이드입니다. 동물뿐 아니라 생명의 소리를 가지고 있으면 어떤 존재들과 대화가 가능합니다. 수인족의 본거지에 처들어가는 무모한 짓은 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수와 그들의 목적을 알아야 그들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드루이드...?”

“드루이드라고?”


아무리 희귀한 능력을 가졌다고 한들 저렇게 대놓고 말하면 사람들이 믿겠나? 뭔가를 보여줘야지. 그때 군인이 왕의 귀에 무언가를 속닥이고 군인의 말을 들은 왕이 눈을 번쩍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성 밖에서 발리오스와 당신들이 어떻게 바르자까지 왔는지 본 병사들의 말에 의하면 아주 큰 새를 타고 내려왔다고 하더군.”


왕의 말에 약간 불신의 눈빛을 보내던 일부 대신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이제까지 보냈던 병사들이 무능했던 게 아닙니다. 아주 뛰어난 병사일지라도 수인족을 일일이 따돌리며 정찰하는 건 무리입니다. 저들의 신체 능력이나 감각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당신은 그런 수인들을 상대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네!”


사장은 당당히 말했다.


“지금 바르자는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인해 위기입니다. 더이상 뽀족한 수가 없다면 저희를 한 번 믿어보시는 게 어떠십니까?”


바른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바르자의 백성이 아니다. 바르자 입장에서는 사장의 행동이 반드시 바르자에 이로운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거란 확신을 할 수 없다. 물론 난 사장을 믿지만 과연 바르자의 윗사람들도 사장을 믿을까?


“좋소.”

“전하!”


옆에 있던 군인이 기겁하며 왕을 말린다. 나도 속으로 살짝 놀랬다. 쉽지 않은 결정을 이렇게 빨리 내린다고? 잠깐만! 이러면 나도 사장이랑 같이 움직여야 되는데??


“그럼 지금 당장 가겠습니다.”

“지금??”


조금은 쉬었다 가자!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아, 알겠습니다. 바멜 장군 저들에게 군사를 내어 주시오.”

“아닙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저희는 지금 싸우러 가는 게 아닙니다.”


인간을 사냥감으로 생각하는 수인족을 만나러 가는데 싸우러 가는 게 아니라고? 그럼 죽으러 가는 거냐 미친 양반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바멜 장군도 어이 없이 우리쪽을 본다.


“가자~”


사장은 나에게 말하고 바로 발길을 돌렸다.


“처음부터 수인족을 잡으려고 오신 거예요?”

“당연히 아니지 임마.”

“그럼 왜 그런 말을 하신 거예요? 사장님은 몰라도 난 위험에 빠질 수도 있는데.”

“쓸데없는 소리 한다. 아직 살 날이 창창한 놈이 죽길 왜 죽어?”

“모르죠? 직원을 사지로 내모는 사장이랑 같이 붙어 다니면 길던 명줄도 짧아 질수도.”


재수 없는 소리로 농담하는 걸 멈추고 진지하게 사장이 입을 연다.


“하늘을 날아 바르자까지 오는 길에 우리를 노리는 수인들이 느껴졌다.”

“수인족도 느낄 수 있었어요?”

“사람과 비슷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놈들 안에 있는 야생성은 절대 숨길 수 없거든.”

“그런데 아까 과거의 과오라고 하셨는데 수인들의 우두머리를 아세요?”

“그래... 아주 잘 알지.”


사장은 한숨을 푹 쉬었다.


“칼포드는 가이아처럼 영물의 자질을 갖춘 거대한 늑대였어. 나에게 드루이드 능력을 주신 ‘일레라’님의 마지막 허락만 있으면 영물이 되는 거였다. 하지만 칼포드는 수호자가 되기에 너무 포악한 성질을 가지고 있었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을 매번 과시하려 생명을 앗아가는 일을 서슴없이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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