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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의 서재입니다.

멀고도 가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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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남녘
작품등록일 :
2020.09.20 16:37
최근연재일 :
2021.01.19 20:00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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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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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수 :
204,498

작성
20.12.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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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23.

DUMMY

“여기야, 여기!”


별이 나를 향해 손짓했다. 쫙 펴진 그녀의 손바닥을 보자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 거렸다. 며칠 전의 꿈같던 일들이 현실처럼 생생히 떠올라서였다.

내가 얼굴이 벌게진 채로 쭈뼛대며 앞에 앉자 그녀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리고 내 이상한 행동의 원인이 자신의 손바닥에 있다는 걸 알아채고는 배시시 웃어 보인다.


“왜? 손잡고 싶어?”

“아니거든요!”


나의 분명한 부정이 그녀에게는 어떻게 작용된 건지, 그녀는 내 손을 덥썩 잡아버린다.

나는 그대로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싫어?”


그렇게 물으면 더욱더 나는 할 말을 잃는다.

때마침 그녀가 미리 주문을 해 놓은 마실 것과 허니 브래드가 나와 나를 구원해 줬다.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바뀌고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됐다.


“오늘은 왜 여기에요?”


그녀가 주문해 준, 허니 브레드를 제법 고급스러운 포크와 나이프를 이용해 조각내며 물었다.


“여기, 별로야?”


그녀는 내가 잘라준 포크로 찍어 먹으며 물었다.


“그건 아닌데 조금 의외여서요. 문자 받았을 땐 놀랐어요.”

“너 또 지하 카페 가고 있었지?”

“네.”


내가 웃으며 답했다.

그녀가 나의 미소에 맞춰 웃어줬다.


“늘 가던 데가 아니긴 하지. 그래도 예쁘잖아. 너랑 이런 카페로 와보고 싶었어 오늘은.”


그녀 말대로 이곳은 제법 괜찮은. 아니 꽤 좋은 카페였다.


“여기가 꽃집이랑 겸하고 있는 곳이거든?”


그런 그녀의 말을 따라 움직이는 내 시선들에, 이름이 알고 싶어지는 아름다운 꽃들이 속속히 걸린다.

초록빛 잎사귀와 정의 내릴 수 없는 색들에 의해 단순 검고 하야기만 한 내 눈동자가 색소로 물 드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여긴 자몽에이드랑 라임에이드가 유명해.”


꽃을 닮은 자몽 에이드와 잎사귀를 닮은 라임 에이드가 각각 그녀와 나의 앞에서 기포를 피어 올린다. 보기만 해도 갈증이 돈다.


“오늘은 토익이나 뭐 그런 거 안 해도 돼요?”

“응. 아 맞다.”


그녀가 핸드폰을 켜서 나에게 텅 빈 계획표 사진 하나를 보내준다.


“내가 이거 안 보여줬지?”

“이게 뭐에요?”


보내준 사진을 바라보며 내가 물었다.


“내 계획표.”

“원래 있던 애들은 다 죽었네요?”

“응. 안 좋아하는 건 다 죽였어. 이제 내가 좋아하는 걸로 채워 보려고.”


그녀가 턱을 괴었다. 라임 에이드를 한 모금 마시고 잘라 놓은 빵 조각을 입에 넣는 행동까지 나는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똑같이 따라해 본다.

이유는 없었다. 자연스럽게 그리했다.

그녀는 그런 나를 흘끗 바라보다가 말한다.


“올해까지 꼭 찾을 거야.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

“면접은 어쩌고요?”


내 물음에 그녀가 삐죽, 얄밉게 입술을 내민다.


“몰라. 될 대로 되라 해.”

“부모님은 뭐라고 안 해요?”


그녀의 눈이 가늘어진다. 그러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 아무래도 면접 때와 부모님을 설득하던 때를 회상하는 듯했다. 회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녀의 표정은 석고상보다도 더 딱딱하게 굳어갔다.

그 표정이 너무도 섬뜩해서, 나는 그녀가 무슨 대답을 해주든 더 캐묻지 않기로 다짐한다.


“남이 볼 나를 만드는 건 이제 지쳤어.”


피그말리온이 사랑한 조각상처럼 그녀의 얼굴이 딱딱한 조각을 깨고 생기를 되찾았으면 싶었다.

그래서 난 조금 용기를 내본다.

하지만 그 용기가 무색하게 그녀는 스스로 딱딱하게 굳었던 얼굴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시선을 움직여서 금세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뒤바꾼다.


“그건 그렇고 오늘 영화도 볼 거야.”


그녀가 가방을 뒤적이더니 이미 끊어 놓은 표를 보여준다.


“근데 이 근처에 영화관이······ 있나요?”

“응! 네임드 영화관이 아니라서 넌 모를 걸? 내가 여기 찾으려고 얼마나 애쓴 줄 알아?”


“애썼다.”는 말에 위화감이 든다. 그녀가 나를 위해 애써준다는 게 이렇게 기분이 이상할 줄은 몰랐다.


“되게 이상해요.”

“뭐가?”

“별씨가 이러는 거. 싫지는 않은데 좀 무섭네요. 뭔가 게임 접기 전에 아이템 다 주는 사람 같아요.”

“무슨 비유가 그래?”


그녀가 웃음을 터트렸다. 그녀의 두툼한 니트는 움직일 때마다 먼지를 날렸는데, 빛을 받은 그 먼지들이 터져버린 웃음 같다.

그녀는 웃음 덩어리들과 함께 조금씩 숨을 고르며 묻는다.


“됐고, 볼 거지? 영화.”

“당연하죠.”


작은 영화관에 걸 맞는 작은 스크린. 그리고 어깨가 닿는 작은 의자. 그리고 눈으로도 숫자를 헤아릴 수 있을 정도의 적은 사람들. 투박한 음향과 어우러진 스크린 속 영화를 품은 그 공간이 작은 블록이 되고 있다는 걸 느낀다.

블록 속에 소중히 담겨진 그녀와 내가 가벼운 어깨의 마찰에 놀라고 웃는다.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얼굴을 붉히기도 한다. 그 달싹달싹 거리고 불안하기 짝이 없는 분위기의 속에서 영화관의 큰 소리와 눈이 부신 화면보다도 나는 조용히 내 귓가에서 속삭이는 그녀의 말을 더 크게 들었다. 어둠에 가려진 그녀의 모습을 더 자세히 바라보았다.


“손. 잡을래?”


덕분에 함박눈이 떨어지는 것보다 작은 그녀의 속삭임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나를 향해 손바닥을 펼쳐 놓고 내가 돌아보기를 기다렸다는 듯,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반사적으로 시선을 피했지만, 손은 뻗어 그녀의 손바닥에 나의 손바닥을 맞댄다. 자연스럽게 끼워진 깍지의 속에서 나는 그녀의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건 그녀도 마찬가질 거라는 생각에 분명 난 꼴사나운 표정을 짓고 있을 터였다.


“오늘 재밌었어요.”

“그렇지? 꼭 네가 나 연주회 데려다 줬을 때 같지 않았어?”

“그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그녀가 “피-”하고 바람 소리를 낸다. 그 소리는 피리 부는 소년의 피리처럼 내 시선을 잡아 당긴다.

시답지 않은 대화들. 발걸음 보다 더 가벼운 말들이 간지러움을 태우는 강아지풀이라도 되는 지, 서로의 얼굴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대화는 방향성도 없이 별의 집으로 향하는 골목길을 따라 이어질 뿐이다.


“문자할게.”


그녀가 문 앞에서 밝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흔들었다. 문이 닫히고 그녀가 계단을 올라 하얀 운동화가 사질 때까지.



* * * *



책상에 앉았다.

핸드폰이 그걸 알기라도 하는 듯, 몸을 부르르 떤다.


“잘 들어갔어?”


별이었다.

나는 답장을 보낸다.


“방금 들어왔어요.”

“그래? 그럼 이제 씻으러 가나?”

“그래야죠.”


“확인.”이라는 답장을 보고 나는 미소를 품는다. 몸은 헤어졌어도 여전히 이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씻고 온 이후에도 그녀와 간간이 문자를 주고받으며 나는 책상 한켠에 놓인 다이어리를 끌고 왔다. 별과 만나면서부터 작성하기 시작한 다이어리였다.

다이어리를 살피니 벌써 2월이 끝나가고 있었다. 나는 오늘 날짜인 18일에 적힌 예정들을 가만히 앞에 꽂힌 빨간 펜을 이용해 지워나가기 시작한다.


별씨 만나기.

이건 체크.

운동.

이건······ 이따 할까?

글쓰기.

이건 별씨 만나기 전에 미리 해놨고.

새 글 구상.

지금 하면 되고. 내일은·········.


별 다르지 않은 계획이 쭉 쓰여 있다. 착실하게 계획을 세워왔던 것들이 잘 이행되는 걸 보면 무척이나 뿌듯하다. 이 뿌듯함이 사라지기 전에 얼른 A4 용지를 가져와 새로운 글을 구상해 본다.

판타지가 좋을 것 같다. 이번엔 영웅이나 용사의 이야기 보다는 그들과 맞서는 몬스터들의 이야기도 나쁘지 않지 않을까 싶다. 이 생각은 “몬스터들은 악인가?”로 이어진다.

의자가 내 몸을 싣고 빙글 돌아간다.


“만약 악이면 몬스터를 악으로 만드는 게 있지 않았을까?”


고민을 품고 있는 마왕과 몬스터를 악으로 삼아 권력을 유지하려는 무리. 그 무리에게 이용 당하는 용사와 모험가들. 한 번 생각을 시작한 이야기는 차곡차곡 머리와 종이 안에 가득 채워진다.

그러다 문뜩 나는 다이어리를 가져와본다. 그리고 내일 할 목록에 새로이 하나를 추가한다.


별씨와 가까워지기.



* * * *



가끔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이 무척이나 멀다는 게 믿기지 않을 때가 있다. 그리고 그게 서로 수억 광년 거리로 떨어져 있다는 것도 믿기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어릴 때는 비행기를 타서, 혹은 정말 작정하고 높은 계단을 쌓아 올린다면 저 별에 닿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지금은 이론적으로라도 그들의 까마득한 거리를 알고 있지만, 나는 정말 가끔 그것을 꼭 쥐는 상상을 하곤 한다. 그런 상상은 특이하게도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그 상상을 하기 위해 꿈을 꾸었다.


“어때?”


별은 이번에 새롭게 시도 중인 그림 그리기를 나에게 자랑했다. 열심히 샤프와 검은 볼펜을 놀려 그린 습작들이 내 눈에 빼곡하게 다가왔다.

그녀는 집에 이젤을 하나 사 놨고, 거기에는 자신의 야심작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언제쯤 완성 되는 데요?”

“내일이면 다 그릴 걸?”


그림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야심작이 기대될 만한 습작들인 건 사실이었다.


“되게 잘 그리시는데요?”


그래서 난 솔직한 감정을 말했다.


“그래? 다음엔 음악도 해보려고.”

“악기 같은 거요?”

“이왕이면 플롯? 이번에 꽁꽁 아껴두었던 생활비 다 써보려고. 그때는 그냥 막연하게 모았는데, 이런 날을 위해선가 싶어.”


나는 그녀에게 습작이 그려진 그림을 돌려주었다.


“블로그라도 해보지 그래요? 이거저거 하는 거면요.”

“블로그?”

“기록 같은 느낌으로요.”


그녀가 눈을 깜빡인다.

그런 그녀보단 그림에 더 시선을 둔 채로 나는 한 번 더 말했다.


“이대로 두면 번지고 이상해 질 것 같아요.”


깜빡이는 눈이 반짝인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툭 뱉은 말이었는데, 그녀는 상당히 만족한 얼굴을 지어보였다.


“좋네. 블로그. 한 번 해 볼게.”


나는 노트북에 손을 올렸다. 오늘은 글을 조금 써볼 생각이다. 그녀가 면접에 떨어졌던 그날 이후로 전혀 글에 손을 데지 못했었다.


그날의 일이 나에게도 적잖이 충격이여서, 절대로 로맨스를 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글에서 완전히 정이 떨어진 느낌이다. 그녀를 모델로 한 달달한 로맨스의 소설을 켜면 눈앞이 깜깜해졌다. 커서가 깜빡이는 것도, 이제껏 써온 검은 글씨들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흰 배경. 하얀 바탕의 내가 채워야하는 그 여백이 숨 막힐 정도의 업무로 다가오는 순간, 나는 참지 못하고 노트북을 덮고 만다.

하지만 오늘은 기필코 써야한다. 공모전이 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반 개월. 완결도 나지 않은 이 글을 다 쓰고 탈고하기엔 무척이나 촉박한 시간이다.


“잘············있을 거라 믿는 거야.”


내 소설 속의 별이 말했다.

잘 있을 거라 믿기엔 소설 속 그녀는 내가 글을 쓰지 않는다면, 평생 우울하고 말 거다. 그녀의 기분을 풀어줄 남주인공은 여전히 방구석에 처박혀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얼른 그녀에게 힘을 줄 남주인공을 데려와야 한다. 하지만 정작 내 손은 움직이지 않는다.


“글 쓰는 건 어때?”


그 물음에 퍼뜩 정신이 들어 별을 바라봤다.


“네?”

“글 쓰는 거 괜찮아? 표정이 안 좋아 보여서.”


이렇게 각자 할 일이 있을 때, 그녀가 나를 관찰해 준적이 있었나?


없었던 것 같다. 그걸 깨닫자 기분이 묘했다. 그리고 순간 확 부끄러워져서 얼굴을 가렸다.


“왜, 왜 그래?”


오히려 그녀가 당황해서 묻는다.


“제 얼굴·········.”


목소리가 작아진다.


“보고 있었어요?”

“응.”


빙그레 웃는 그녀는 거짓이 없다.


“원래 안 그러셨잖아요······.”


그녀의 눈을 마주할 수가 없다. 노트북, 여백에 깜빡이는 커서처럼 내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너는 항상 그랬잖아.”

“그건······.”

“그래서 나도 해봤어.”


그녀의 입술이 한 번 꿈틀 움직인다.


“이거 뭔가 되게···. 음······.”


무언가 담아내는 것처럼.


“눈 같아.”

“눈이요?”


이상한 말.


“응. 푹신푹신하고, 기분 좋아. 보기도 좋고. 근데 손에 쥐면 금방 녹아버려. 널 바라보는 게 딱 그래.”


또다.


나는 벽에 부딪힌다.

아름다운 미소를 담은 그녀의 모습. 그녀가 보여주는 사랑. 그녀의 감정. 그 모든 걸 더 이상 상상할 수가 없다. 솔직한 그녀의 표현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글에 담아낼 수가 없다.


늘 보여주던 패턴과 표정의 움직임. 모든 게 새로웠다.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설렜다.


“모르겠어요·········.”


이 무지(無知)가. 이 불안감이 처음이라 확신이 없다.


“내 말이?”

“네.”


그녀는 잠시 말을 아낀다. 그리고 다시 입을 뗀다.


“너는 날 보면서 어떤 생각 했었는데?”

“저는······.”


조금 더 보고 싶다.

제대로 좋아하고 싶다.


후회만 남는 과거들처럼······.


“신기한 사람. 우주에서 운석을 맞아 뒤 돌았을 때, 발견한 사람. 그런 사람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더 이상해.”


그녀가 웃는다.


“우리 내일은 젠가 하자.”

“또요?”

“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항상 너랑 같이하고 싶어.”


그러면.


“제가 좋아하는 게임도 같이 해요.”


그녀의 눈이 커진다. 그러다 눈처럼 녹아내린다.


“좋아.”


가끔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이 무척이나 멀다는 게 믿기지 않을 때가 있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그렇다. 특이하게 상상이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느낌. 그래서 나는 상상이 현실인 줄 알고 계속해서 꿈을 꾼다. 별을 붙잡기 위해서.

하지만 결국 난, 그날도 글을 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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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 21.01.18 27 0 19쪽
30 30. 21.01.13 17 0 18쪽
29 29. 21.01.12 17 0 20쪽
28 28. 21.01.11 22 0 15쪽
27 27. 21.01.06 15 0 19쪽
26 26. 21.01.05 16 0 20쪽
25 25. 21.01.04 18 0 15쪽
24 24. 20.12.30 18 0 14쪽
» 23. 20.12.29 19 0 14쪽
22 22. 20.12.28 17 0 20쪽
21 21. 20.12.23 17 0 14쪽
20 20. 20.12.22 18 0 19쪽
19 19. 20.12.11 17 0 18쪽
18 18. 20.12.09 17 0 18쪽
17 17. 20.12.07 23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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