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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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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남녘
작품등록일 :
2020.09.20 16:37
최근연재일 :
2021.01.19 20:00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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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4,498

작성
20.10.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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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7.

DUMMY

“전략 그 첫 번째. 제안을 듣고 동의할 수 없다고 거절하기. 두 번째. 제안을 듣고 바로 위반하기.”


거울을 바라보며 그렇게 굳게 다짐하고 밖으로 나섰다.


“3시 30분······.”


나는 미리 나와서 어제 만난 그녀를 지하카페에서 기다리고 있다. 채윤의 반응과 놀림에 대응할 틈이 없을 정도로 긴장한 상태다.

그녀는 3시 59분에 들어와서 주문하고 정확하게 4시에 내 앞에 앉았다. 나의 전용 자리에 채윤 이외의 사람이 앉는 건, 상상조차 해보지 않은 일이었다. 심지어 그게 하루 만에 만나 사귀게 된 여자 친구라는 것도.

꿈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저 멀리서 채윤이 눈치를 보고 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현실이 분명했다.


“얘기를 시작해 볼까?”


차분한 목소리로 내 앞에 앉은 여성이 입을 뗐다. 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지금의 대화를 녹음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런 사사로운 것에 한눈을 팔 때가 아니다.


“그 전에 제시하신 제안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면 어떻게 하죠?”


내가 물었다.


“그럼 끝이지.”


그녀는 시원하게 답했다. 아쉬운 기색은 하나도 없었다. 그 말에 오히려 내가 앞에 놓인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쭉 빨아 목을 적셔야 했다.

어제와는 달리 그녀는 검은색의 스키니에 널널한 검은 항공 점퍼를 입었다. 무게 있는 색깔이 옷과 다르게 옅은 화장은 의외의 부드러운 느낌을 주었다. 옷과 얼굴의 묘한 차이가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반면에 빨강, 노랑, 파랑, 이상한 배합으로 이뤄진 옷과 꾸미지 않은 내 얼굴은 저절로 주눅이 들었다.

그녀는 여유로운 표정과 동작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조건을 거는 이유는 간단해. 나는 연애가 일종의 소비활동이라고 생각하거든.”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잠시 마른 입술을 적셨다. 그녀도 의외로 긴장을 하는 듯했다.


“돈으로 행복을 사는 것처럼. 나는 무난한 연애를 위해서 서로가 시간, 돈, 감정을 대가로 바쳐야 한다고 생각해.”

“맞는 말이네요.”

“돈도 계획적으로 사용하잖아? 그거랑 비슷한 거야.”

“얼마만큼 쓸지를 정하자는 거죠?”


그녀의 눈동자가 사선으로 올라간다. 고민할 때 짓는 표정이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조금 달라. 이건 낭비하지 않기 위해 걸어놓는 제한 같은 거지.”


일리가 있는 말이다. 어떻게 보면 연애는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경제 활동에 속할 테니까.

나는 어느새 그녀의 말에 푹, 빠져든다.


“내용은요?”

“첫째. 서로의 시간에 간섭하지 않기.”


그녀는 자신이 메고 온 가방에서 다이어리 하나를 꺼낸다.


“넌 계획성 있게 살고 있어?”


적당히 펼친 그녀의 다이어리가 내 손에 쥐어졌다.


“열어봐도 돼.”


거기엔 빼곡하게 그녀의 일과가 적혀있었다.

몇 시에 무엇을 하고, 어떤 공부를 하고, 어디를 가고, 누구를 만나고······, 빈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한 일과에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혔다.

오늘 일과에는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남자친구 될 사람 만나기.”라는 계획이 토익 공부를 밀어내고 새롭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가차 없는 두 개의 붉은 줄에 사형당한 토익 공부가 어쩐지 불쌍해 보인다.


“불쌍해 보이지?”


그녀는 마치 내 속마음을 꿰뚫어 본 것처럼 물었다.

나는 놀라 그녀를 바라보았다.


“오늘은 부득이하니까 상관없지만, 다음부터는 내 다이어리에 빨간 줄 따위가 그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줬으면 좋겠어. 물론 나도 네 시간에 방해될 만한 짓은 하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서로의 시간에 최대한 간섭하지 말자는 거죠?”

“그래. 그게 첫 번째 조건이야.”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괜찮네. 받아들여서 나쁠 것 없는 조건이야.

자꾸 생각이 이쪽으로 기운다.


“내 다이어리는 매주 너에게 공유할 게.”

“빈 시간에 제가 맞추면 되나요?”

“아니. 나에게 빈 시간은 없어.”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저희는 언제 만나죠?”


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그녀의 긴 손가락이 다이어리를 가리켰다.


“나는 하나의 활동에 최대 4시간까지 쓸 수 있어. 보통은 절대 쓰지 않는 최대 시간이지만, 너에게는 특별히 그 최대 시간을 할당해 줄게.”

“할당?”


이걸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네.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하지만 손가락 네 개를 펼쳐 보이는 그녀의 표정은 진지했다.


“그래 4시간. 나에게는 파격적이고 이례적인 일이야. 여태까지 그 누구도 이 정도의 시간을 할당해 준 적은 없어.”


그렇게 말하면 좋아해야 할 일인 것 같긴 하다. 표현은 다르지만, 어쨌든 깊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일 테니 말이다.


“어떤 날이든 상관없나요?”

“응. 내가 다이어리를 공유했을 때, 미리 알려주면 상관없어.”

“매일 4시간씩 이여도요?”


그 말에 우물과 같은 검은색의 깊은 두 눈동자가 커졌다. 나는 거기에 그대로 빠져버릴 뻔했다. 심장이 시끄럽게 두근거린다. 이러다 이 큰 소리가 그녀에게까지 들릴까 봐 나는 서둘러 고개를 돌려버린다.


“왜, 왜 그렇게 봐요?”

“그렇게 내가 보고 싶어?”

“그건!”


기세를 타고 그녀를 다시 바라봤지만, 역시나 무리다. 다시 고개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건 아니고요······. 그냥 그러면 어떤가 해서요.”


그녀가 등받이에 완전히 등을 기댄 채 팔짱을 꼈다.


“한 번도 안 해본 일이라 잘 모르겠지만, 일단 오케이.”

“그럼 제 계획에 그, 뭐냐.”


그러고 보니 서로 이름도 모른다.


“별이야. 한 별.”

“아, 네. 별 씨와 만날 날짜를 써서 보내드리면 될까요?”


그리고 후다닥 덧붙였다.


“저는 성운이에요.”

“그래. 그게 좋겠다. 네가 먼저 보내면, 그걸 보고 내 계획을 짜서 보내줄게.”


자연스럽게 내 소개가 묻힌 것 같았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이 사람 성격상, 궁금하면 무조건 다시 물어볼 테니까 말이다.


“두 번째는요?”


그 물음에 그녀는 몸을 다시 바로 하고 내 쪽에 있는 다이어리를 가져와 가방에 집어넣는다.


“두 번째는, 전화 금지.”


어떤 제안이든지 안 되겠다는 방향으로 얘기해서 알맞게 되돌려 놓자는 전략이, 이상하게 자꾸 지워져간다.

내가 돌려놔야 한다. 나는 그녀도 모르고, 그녀를 좋아하지도 않고, 고백할 정도의 그런 구름처럼 뭉글뭉글한 감정이 없으니까 말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전화 금지라니? 말만 들어도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이유지 않는가! 말하는 거다. 당장, 말하면 되는 거다.


“왜요?”


아, 이게 아닌데.

그녀는 나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얘기했다.


“문자만 이용했으면 해. 전화보다는.”


안 되지, 안 돼!

사귀는 사이가 전화할 수 없다니, 이건 내가 정말. 정말 티끌과도 같은 감정으로 그녀를 좋아하고, 사랑하게 돼도 용납할 수 없는 사항이다. 절대 거절해야 한다.


“근데 그렇게 하는 게 사귀는 건가요······?”


우선 이렇게 딴지를 거는 것으로 시작해 보자.


“물론이야. 전화하지 않을 뿐이지, 문자는 자유롭게 해도 돼. 다만, 내가 바쁘고 다른 계획을 하는 중이라면 답장은 없을 거야.”


집에 남겨진 반려동물의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은 말이었다. 적어도, 만에 하나라도 그녀와 계속 사귀게 된다면·········.


“왜 그렇게 얼굴이 빨개?”

“제가 언제요!”


그건 착각입니다.

어찌 됐든, 그런 상황이라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문제다. 나는 결심했다. 두 손을 꽉 움켜쥐고 당당히 말해본다.


“아무래도···”


당당히!


“이 제안은······”


거기까지 말했을 때, 그녀가 말을 끊고 들어온다.


“잘·········.”


그걸 다시 끊고 내 할 말을 할 수 있었지만, 미세하게 떨리는 그녀의 목소리가 불안하게 이어졌다. 나는 차마 그녀의 말을 끊을 수 없었다.


“잘 있을 거라고 믿는 거야.”


나는 그녀의 두 손이. 서로의 엄지가 불안함을 위로하듯 교차하는 걸 보았다. 그게 마치 ‘괜찮아, 괜찮아.’ 하고 서로를 두드려주는 모습으로 보였다.

하지만 돌연 그녀는 덤덤한 표정을 짓고 빠르게 말했다.


“감정 소비를 최대한 줄이는 거지. 걱정하면 그 시간만큼 소비하는 거니까. 그리고 계획을 보내놨어도 최소한 무얼 한다고 말해줄 테니까 걱정은 하지 마. 너는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는 성격인 거 같은데······.”

“네.”

“그럼, 오히려 걱정은 내가 해야 하지 않아?”


틀리지 않은 말이다.

내 계획은 처참히 그녀의 말에 패배했다. 완전히 무너졌다. 어쩌면 그녀의 말 때문이 아닌, 내 마음 때문일지도 모른다. 상대방의 마음은 생각하지도 않은 채, 꼬투리를 잡아 헤어지려고 했던 내가 그저 처참해보였다.

이 사람이 얼마나 진심이고, 어느 정도로 진지하게 나를 대하고 있는 게 느껴진다.

반면에 고백한 난······.


“그리고 전화는 중간에 끊기면 서운하잖아. 너는 모르겠지만, 난 그래. 중간에 끊기면······.”


시선이 아래로 떨어진다. 자신의 불안한 엄지손가락을 내려다본다.


“좀 그래, 전화는.”


그런 목소리와 얼굴을 한다면, 받아들이지 않을 수가 없잖아.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처참해서 그녀의 시선이 나에게 닿지 않는 지금 몰래 입술을 꽉 깨문다.


“알겠어요.”


내 대답에 그녀는 옅은 미소를 품고 앞에 놓인 아메리카노로 부드럽게 목을 축였다. 잔에 담긴 얼음 세 개가 부딪히는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세 번째. 마지막이야.”

“말씀하세요.”

“치밀하게 세운 계획일수록 틀어질 가능성은 높아. 완전히 하루의 계획을 모두 이루지 못할 수도 있어. 시간을 초과할 수도 있고.”


나는 이제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헤어지려는 생각 따위는 이미 파문시킨 지 오래다.


“보통 난 그런 날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

“아무것도 못하는 게 아니고요?”


내가 묻자 그녀는 깃털처럼 가볍게 웃었다.


“맞아. 아무것도 못해. 계획이 없어졌으니까.”


그녀의 얼굴이 조금 붉어진다.

그리고 그 붉어진 모습을 내가 잠시 바라볼 수 있을 정도의 망설임 뒤로, 그녀가 말했다.


“그럴 땐 꼭 나랑 있어 줘야 해.”


그 말들은 하나의 거미줄처럼 나를 휘감는다.

벗어날 수 없다. 기브 업(give up)이다.


“조금, 부끄럽네?”


그녀가 솔직한 감정을 털어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자리에서 턱을 괸 채로 얼굴을 붉히고 있는 그녀만이 보였다. 기다란 손가락들이 턱선, 볼, 광대, 코, 부끄러움으로 옅게 붉어진 그 작고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를 완벽하게 감쌌다.

숨이 턱 막힌 건 그때다. 동시에 자연스럽게 탁자 위로 올라와 있던 그녀의 오른손을 붙잡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뭐, 뭔 생각을 하는 거야!

나는 서둘러 머리를 흔들어 불순한 사념들을 내쫓았다.


“거절하는 거야?”


그 말에 나는 화들짝 놀라 마음에 있는 말을 생각 없이 내뱉고 만다.


“아뇨, 그 반대에요!”

“그래?”


그녀가 너무 예쁘게 싱긋 웃는다. 나는 두 손과 두 발 모두 들어 그녀에게 말하고 싶었다.

사랑에 빠졌다고 말이다.

하지만 동시에 두려움에도 풍덩 빠졌다고 말하고 싶었다. 지금 느끼고 있는 내 마음이 과연 그녀와 동일한 무게인지, 또 내가 정말 현실적으로 그녀를 좋아하고 있는 건지 말이다.


“여기까지가 제안이야. 아마 우리가 헤어지는 날은 이걸 어겼을 때겠지. 어때? 괜찮아?”

“상관없어요!”


그래도 나는 서둘러 답했다.


“오케이.”


붙잡고 싶었던 그녀의 오른손이 녹음을 위해 내려놓았던 핸드폰을 쥐었다. 녹음이 종료되는 알림음이 경쾌하게 울린다.


“이 파일은 너한테도 보내줄게. 헤어지고 싶을 때는 내가 방금 내건 제안을 어기고 이걸 내밀면 돼, 편하게. 그러면 힘들게 싸울 일도 없을 거야.”


그녀는 그러면서 나에게 자신의 핸드폰을 내민다. 핸드폰은 전화번호를 입력할 수 있는 화면을 띄운 채였다.

뭐지?


“번호.”


아아!


“번호!”


나는 서둘러 핸드폰을 받아 전화번호를 입력했다. 자신의 휴대폰을 돌려받은 그녀는 곧바로 내 핸드폰에 전화를 걸었다.


“알아서 저장해. 안 볼 테니까.”


나는 앞머리를 약간 헝클어트렸다.

새로운 연락처라고 쓰인 핸드폰 화면은 재촉하듯 ‘성’이라는 칸에 작대기를 깜빡이고 있다. 나는 그녀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성에다 한을 썼다. 그리고 그 밑 이름 칸에 별을 써넣어 본다.


‘한 별.’


이건 좀 그렇지? 너무 밋밋하지?

나는 성을 지웠다. 그리고 이름 옆에 하트 이모티콘을 조심스럽게 붙여본다.


‘별♥’


하트도 좀 그러네.

결국, 하트는 지우고 가운데가 가득 찬 별 모양 이모티콘을 ‘한별’이란 단어 양쪽에 붙여 저장했다.


“저장했어?”

“네.”

“그래?”


그녀는 자신의 핸드폰을 바라봤다. 나도 그녀를 따라 핸드폰을 바라본다.

다섯 시.

그녀의 다이어리에 적힌 계획보다 세 시간 일찍 끝난 시간이었다.


“세 시간 남았네? 난 여기서 헤어져도 상관없어. 원래 계획을 살려내서 하면 되니까.”


나도 상관은 없었다. 글도 써야 하니까. 그런데 차마 목에 무엇인가 꽉 막혀 말이 나오질 않는다.

내가 아무 말도 없자, 그녀 쪽에서 먼저 움직였다.


“할 말이 없으면 가볼게. 약속한 대로 문자하고.”

“아, 아뇨!”


나도 모르게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잡고 싶었던 오른손이다.

그녀가 나를 돌아보았다. 그 눈을 보자 막상 하고 싶은 말들이 모조리 가시넝쿨에 묶인 기분이다.


“더 있다 가요!”


이러기만 해도 온몸이 쿡, 쿡 쑤시니까.


“언제까지?”


마른 침을 잠깐 삼켰다.


“·········여덟 시까지요.”


그 말에 그녀가 지은 표정은 내가 잘못 봤을 수도 있다. 나는 분명 미소라고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하기에는 입꼬리가 너무 애매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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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 21.01.11 22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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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 21.01.05 16 0 20쪽
25 25. 21.01.04 18 0 15쪽
24 24. 20.12.30 18 0 14쪽
23 23. 20.12.29 19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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