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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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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7.0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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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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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 재정비

DUMMY

다르시를 앞에 두고 열띤 토론을 펼친 춘향과 윌리의 말을 들은 재판관.. 아니.. 아리나는 다르시와 함께하기로 판결을 내렸다.

그렇게 결정지은 이유는 바로 시간 때문이다.

성운 추적자가 되기 위해 훈련도 하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밥도 얻어먹고

함선이 부서져 버려 어느 행성에 내리지 않는 이상 수리할 수도 없어서 정처 없이 떠도는 우주미아 신세가 되어 잊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네이렌은 이 은하에서 할 일이 많았다.

은하끼리 부딪치는데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은하의 중심부에는 붉은 눈이 자리 잡고 있으니 그 붉은 눈이 우리 은하에 절대 우호적일 리가 없었다.

심지어 아직 네이렌은 고래 사냥에 있어서 아직 중형 고래를 잡아본 경험밖에 없었기에 이 은하에서 가장 큰 에너지를 가진 고래를 잡으려면 멀고도 멀었다.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생각한 아리나는 결국 다르시에게 도움을 요청해 조금이라도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그런 아리나의 결정에 춘향이 삐질까 봐 걱정했지만 어떤 식으로 흘러가든 그것은 전부 네이렌 전원이 만족하고,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을 찾기 위한 토론이었기 때문인지 바로 입장을 바꿔 다르시를 어떤 식으로 써먹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참 고마운 동료다.

“ 그래서 뭘 할 줄 아는데? “

“ 에에.. 저기.. 그.. 이 발은 조금.. 치워주시면.. 헤헤.. “

...음.. 고마운 동료다.

춘향이 밀어붙이는 바람에 자리에서 뒤로 물러나다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진 다르시의 머리 옆에 더 뒤로 가지 못하게 발로 막아버린 채로 마치 협박하듯이 노려본다.

“ ..축하한다 춘향. 평화의 주시자를 그렇게 막 대하는 건 아마 네가 최초일 거다.. “

윌리가 진심으로 축하하며 춘향을 뒤로 밀어내고 다르시를 일으킨다.

“ 감사해요. 우선.. 이거.. 제대로 움직일 수는 있나요? 엄청 기괴한..? 모양이라 불안불안 하던데... “

물론 함선 형태의 우주선이 우리 은하에서도 흔하지 않듯 이곳에서도 정말 특이한 형태일 것이라는 건 잘 알고 있다.

거기다 수많은 폭격으로 부서진 곳을 카린이 창조를 통해 급한 부분만 덧대놓은 형태였던지라 솔직히... 빈말로라도 괜찮다고 부르기 힘든 수준의 함선이기는 했다.

“ 그 부분 때문에 저희도 살짝 난감하던 참이었어요. 수리를 할 수 있을 만한 안전한 곳을 찾아야 하는데.. 최대한 평화의 인도자들도 만나지 않을 수 있는 곳으로 알고 계신 곳이 있을까요? 상태가 이러니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요. “

“ 아리나 뭘 그런 걸 물어봐? 딱 봐도 난 아무것도 모르는 아가씨에요 하와와~ 하면서 그냥 책상에 앉아서 타일 개수나 셀 것 같은 애한테 말이야. “

음.. 어쩌면 춘향은 다르시가 은하의 인도자여서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아니라 예쁘고 몸매 좋고 귀엽고 성격도 성녀님 같은 느낌이라 싫어하는 걸까 싶은 느낌이 들었다.

아리나는 춘향에게 한소리 하며 진정시키려고 했으나 그때 다르시가 한 줄기 빛과도 같은 말을 한다.

“ 음... 알고 있지는 않은데... 찾아드릴 순 있어요! “

춘향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순간 눈을 빛내며 다르시를 바라본다.

이 막막한 우주 망명 생활에 목적지라도 정할 수 있게 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희망찬 느낌이리라.

“ 흥.. 우리도 찾고는 있긴 한데? 뭐 특별한 방법이라도 있나? “

춘향의 투덜거림에 다르시는 아주 예쁘게 웃으며 말한다.

“ 저는 ‘ 주시자 ‘ 인걸요? “





부서진 잔해를 넘어 카린이 덧붙인 광물을 밟다 넘어질 뻔한 것을 억지로 균형을 잡고 일어선 다르시는 뱃머리에서 우주를 바라본다.

“ 쓰으으으읍... 하아아아아~..... 우주에도 공기가 한가득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에요. 우주의 공기를 느끼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우주를 보고 싶은데.. 아쉬워요. “

“ 쓸데없는 말 말ㄱ 웁.... “

“ 아하하.. 여긴 신경 쓰지 마시고... 잘 부탁드려요. “

또 시비를 걸려는 춘향의 입을 강제로 틀어막은 아리나가 웃으며 살짝 고개를 숙이자 다르시도 아리나에 맞춰 예쁜 웃음을 지어주고는 다시 우주를 바라본다.

그리고.. 마치 혈관이 금빛으로 빛나는 것처럼 다르시의 몸이 빛난다.

특히나 얼굴 쪽.. 특히 눈으로 갈수록 그 빛은 강하게 빛나며 점점 공중에 떠오른다.

“ ...괘.. 괜찮은 거 맞아..? “

“ 뭐야.. 저거 뭔데.. “

그리고 다르시가 눈을 뜨는 순간

모두가 뒤로 한발 물러나며 전투준비를 마친다.

다르시의 눈이 붉은빛을 내뿜고 있었기 때문이다.

“ ..붉은 눈? “

“ 뭐야. 평화의 주시자는 붉은 눈이야? 그래서 인도자들이 죽이려 한 건가? “

먼저 공격해야 할지, 아니면 행동을 기다려야 할지 눈치를 살피던 와중에 다르시가 갑자기 아디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손을 들어 올린다.

“ ...저쪽. “

춘향이 여차하면 달려들려고 하는 가운데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피렌이 모두를 말린다.

“ ...응? 잠깐. 다들 기다려봐. “

그리고 활을 내리고 다르시의 손끝을 바라본다.

분명 아디나 쪽을 바라보고 있는 듯이 보였지만..

그 손끝은 미세하게 조금 옆을 가리키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 ...우릴 보는 게 아닌데? “

그리고 정말로 붉은 눈이 되어 공격한 것이 아니라는 듯이 다르시의 눈도, 몸도 원래대로 돌아온다.

“ 이 근처에는 저쪽에 아무도 없는 행성이 있는 것 같아요. 다만... 그렇다고 해서 확실하게 안전한 행성인지, 착륙할 수 있는 곳인지는 장담 못 해요. 가보시겠어요? “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태로 우주를 떠돌며 우연히 만나는 근처의 행성들을 보며 가도 될지 말지 정하는 것보다는 수천억만 배 나은 상황이다.

당연히 고개를 끄덕이고 아디나가 몰래 함선 뒤로 빠져나와 [VII. 전차(The Chariot)]를 사용해 마차를 타고 함선을 견인해 나아간다.




” 으음.. 여긴가..? “

깜빡했다.

가장 가까운 행성이라고 해도.. 우주는 굉장히 넓다는 것을.

다르시의 말을 듣자마자 패기롭게 이동하기 시작했지만,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날아간 끝에야 비로소 광물 덩어리처럼 보이는 회색의 둥근 행성을 발견했다.

마치.. 이미 죽어버린 땅처럼 녹색이라고는 조금도 있지 않은.

오시리스의 근처를 떠도는 달을 보는듯한 울퉁불퉁한 표면과 우주였기에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그 이상으로 무언가 조용한 느낌이 드는 행성이었다.

지금까지도 몇 번 이렇게 행성을 마주했지만, 피렌의 활을 통해 바라본 행성에서 희미한 불빛들을 보고 사람이 있다고 판단해 수많은 토론 끝에 도망치기도 하고, 행성처럼 보이지만 그냥 가스 덩어리가 뭉쳐 생겨난 행성이었던지라 그냥 무시하기도 하고 나아간 것에 비하면 이 정도에 감사해야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 음.. 확실히 사람의 흔적은 없네. 저기에 내리면 되겠어. “

“ 히히~ 제 말 맞죠? 저는 우리 은하 전체를 주시할 수 있답니다? 든든하죠? “

뭔가 뿌듯하게 허리를 펴고 웃는 모습이 너무 예쁘고 심각하게 귀엽.. 음...

“ 크흠흠... 아.. 아디나 부탁할게. 앨리스. 착륙할 때 충격에 대비해줘. “

-알았어~ 너도 다르시도 들어가 있어.

-응.

피렌은 억지로 시선을 회피하고 무전기를 통해 아디나에게 연락하자 아주 느렸지만, 천천히 함선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 에.. 왜 시선을 피하시는 거에요? 제가 뭐 잘못했나요? “

어딘가 이상한 피렌의 움직임에 다르시가 쫓아가서 눈을 마주치는 바람에 피렌은 억지로 다르시를 밀쳐낼 수밖에 없었다.

“ 아.. 아뇨.. 그... 아.. 안에 들어가 계시죠. 지금 함선은 균형 제어가 힘들어서 굉장히 많이 흔들릴 겁니다. “

이 사람은 남자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위험한 사람이라고 느낀 피렌은 자신의 뺨을 두세 번 때리며 먼저 앞장서서 조타실로 들어가 버린다.







-쿠쿠쿵....!!!!!!!

강력한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그나마 부딪쳤을 때 충격이 덜할 것 같았던 회색빛 모래사장 위에 함선이 떨어졌다.

아무리 앨리스와 아디나가 힘을 쓴다고 해도 이 거대한 함선이 이 행성의 중력에 의해 아무런 저항 없이 떨어지는 데에 모든 충격을 막아내기란 힘들었는지 모두가 공중에 한번 붕 떴다가 바닥에 처박혔다.

“ 으으으.. 아파.. “

“ 다들 괜찮아? “

물론.. 대부분은 몸의 균형을 잡고 제대로 착지했고 바닥에 온몸을 들이박은 건 아리나와 윌리, 그리고 다르시밖에 없었다.

“ 아으.. 아프긴 한데.. 뭐 어쩔 수 없지.. 우리가 키를 잡고 움직인 건 아니니까... 우선 다들 나가보자. 확실하게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으니까 정찰조를 편성해서 주위를 둘러볼 필요가 있을 거야. “

아리나가 미리 생각했던 대로 모두에게 말하자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모습을 보며 춘향이 손을 뻗어준다.

“ 킥킥.. 어느새 어엿한 길드장이 됐잖아? 머리 회전도 빨라진 것 같은데? “

“ ..놀리지 마. “



그렇게 모두가 각자의 짐을 챙기고 함선을 내려가 회색빛 모래사장을 밟자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 축축하네. “

“ 칙칙해. “

“ 땅이 좋진 않군.. “

발이 살짝 빠진다고 느낄 정도로 좋지 않은 땅이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은 땅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려주었다.

이 정도면 주위에 아무도 없겠다 싶었지만, 야생동물이나 망령 같은 사람이 아닌 다른 존재들은 존재할 수 있으므로 정찰은 빼지 않고 해야 한다.

“ 음.. 춘향. 피렌. 그리고.. 미야까지 셋이서 정찰조를 맡아줘. “

“ 그래! “

“ 넵 알겠습니다..! “

“ 미야. 가자. “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으며, 본대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몰래 접근해 상대를 암살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춘향.

바람을 두르고 움직이며, 활에 부착된 스코프를 통해 춘향보다도 훨씬 더 먼 곳을 정찰할 수 있는 피렌.

그리고 라티안과 비슷하다고 할 만큼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미야까지 정찰조로 보내고

만약 본대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 전위에서 버텨줄 라티안, 그리고 아리나와 아디나가 중위에서 든든하게 버텨주며, 후방지원을 앨리스가 한다.

그중에 비전투 인원이자 이렇게 나누는데 가장 중요한 인물인 카린은 손을 튕길까 말까 하다가 망설인다.

“ 저기.. 아디나. 나 해도 돼? “

물론 창조는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윌리에게는 어차피 들켰다고 쳐도 다르시의 앞에서 창조의 힘을 보여줘도 되는지가 걱정인가보다.

확실히.. 다르시는 주위를 둘러보며 조금 미안한 듯이 아리나를 흘깃흘깃 쳐다보고 있었다.

“ 그~.... 미안.. 해요. 아무도 없을 만한 곳을 찾기는 했는데.. 이런 곳은 자원도 없어서 우주선의 수리도 힘들겠..죠? “

..어쩔 수 없지.

아리나는 다르시의 팔을 붙잡고 카린에게서 등을 돌린다.

“ 음.. 다르시씨. “

“ 앗.. 네? 왜 갑자기..? “

“ 지금부터 저희가 하는 일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비밀을 지켜주실 수 있을까요? “

굉장히 수상하게 말했지만

창조라는 힘은 그 어떤 사람이 봐도 너무나도 매력적인 힘이었기에 아는 사람은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 무슨.. 일을 하시려구요..? 웁..?! “

혹시 본인을 어떻게 하려는 건가 싶어서 살짝 두려운 느낌이 들었는지 한걸음 뒤로 물러나며 자기도 모르게 주위를 둘러보려는 것을 아리나가 양손을 이용해 붙잡았다.

“ 날 똑바로 봐요. 지금부터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말아줘요. 알겠어요? “

“ 에... 에...? 뒤.. 뒤를 보면.. 어떻게.. 되는데요? “

아리나가 다르시를 넘어 살며시 앞을 바라보자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인지 눈치챈 아디나가 카린의 손목을 잡고 부서진 함선 뒤편으로 향한다.

“ ...경우에 따라선.. 우리가 함께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만큼 위험한 일이에요. “

솔직히 창조 자체를 숨길 수는 없다.

네이렌은 함선을 만들어 타고 가야 하는 입장이고

다르시는 은하의 인도자 중에서도 높은 지위이기에 여기까지 왔으면 계속 함께해야 한다.

그나마 숨긴다면...

창조를 누가 했는지를 숨길 수 있겠지.

“ 지금부터 저희는 아무것도 없는 이 땅에서 새로운 우주선을 ‘ 창조 ‘ 해낼 거에요. 못 믿으시겠지만.. 그것이 현실이에요. 이걸 절대적으로 비밀로 해주셔야 해요. 이해해 주실 수 있나요? “


작가의말

어.. 음.. 우리애들이 좀 유별난 능력이 많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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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 344. 푸른 눈의 장의사 23.11.04 241 0 13쪽
352 343. 죽은 땅의 낯선 손님 23.11.03 242 0 13쪽
» 342. 재정비 23.11.02 244 0 13쪽
350 341. 도마 위의 다르시 23.11.01 241 0 15쪽
349 340. 우주 미아 23.10.31 241 0 13쪽
348 339. 와씨 진짜 죽는 줄 알았네 23.10.30 242 0 15쪽
347 338. 진화의 개척자 23.10.29 244 0 14쪽
346 337. 범죄자의 끝 23.10.28 243 0 15쪽
345 336. 나는 쓰레기다 23.10.27 243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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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 333. 숨은 범인을 찾아라 23.10.24 246 0 13쪽
341 332. 풀려가는 실타래 23.10.23 24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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