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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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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7.0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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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66,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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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4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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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44. 푸른 눈의 장의사

DUMMY

미야가 한 손 검을 뽑아 들고 전투 자세를 유지한 채 천천히 다가간다.

그 뒤를 레이피어를 만들어내 손에 쥐고 있는 앨리스가 따라붙는다.

두 사람밖에 없었지만... 꽤 먼 거리에서 피렌이 활로 조준하고 있었으며, 앨리스의 그림자에는 춘향이 몰래 숨어 있었다.

주변 엄폐물이 없어 그림자 속에 숨어야 하는 건 조금 불편했지만.. 그래도 충분한 기습이 될 것이리라.

“ 조심해 미야. “

“ ..네... 조심 안 하셔도 돼요..! “

“ ..긴장도 조금 풀어. “

“ ....네....!! 긴장 안 하셔도 돼요..! “

...긴장했나 보다.

평소에 싸울 때는 전혀 긴장 없이 싸우는 것으로 봐서는 지금 이 긴장도 괜찮아질 것이다.

아마 이곳에 오기 전 아리나와 피렌이 믿고 맡겨버린다는 말을 들어버렸기 때문에 오는 긴장감이리라.

미야가 참 귀엽게 느껴진 앨리스는 살며시 미소지었다.

그런 앨리스의 미소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집중력을 쏟아 넣던 미야가 충분히 가까워 졌다고 생각하고 제자리에 멈췄지만, 상대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 ....앨리스님.. 아무런 반응이 없는데요..? 어떻게 하죠..? “

어떻게 보면 지능이 높은 앨리스에게 질문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하필 말을 잘 못 하는 앨리스였기에 뭐라 답을 해주기도 곤란했다.

그렇게 난감하게 있는 도중에 구해준 것은 그림자에 숨어 있던 춘향이 아닌

눈앞의 검은 사람 형체의 무언가였다.

“ ..?! “

“ 기다려. 미야. “

순간 움직이는 검은 사람에게 검을 휘두르려 했으나 앨리스가 저지한다.

그 눈앞의 검은 사람은 들고 있던 한쪽 손을 내리더니 미야의 발밑을 가리킨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그 앞의 바닥을 가리킨다.

시야를 돌리려는 건가 싶어 미심쩍었지만, 곁눈질로 바닥을 살펴보니..

그곳에는 글씨가 쓰여있었다.


‘ 공격할 의사 없음. 공격하지 않기를 희망. ‘


무언가 미묘~하게 어색한 문장이었지만..

이곳의 글자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행성마다 언어가 조금씩은.. 아니 아주 많이 다를 수도 있기에 그런 부분은 넘어가도록 하자.

물론 이것 또한 함정일 가능성이 있지만

만약 진짜 공격할 의사도 없고 싸울 생각도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네이렌에게 환영이다.

아마 저 검은 형태의 사람은 싸우는 것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아 붉은 눈은 아닌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기에 앨리스가 레이피어를 내리고 한발 다가간다.

“ 공격.. 안 할게. “

그 순간 아주 미세하게 머리가 움직이고 다시 멈춘다.

마치 고민하는듯한 느낌이 들더니 이내 천천히 머리를 들어 올렸다.

“ ...푸른 눈....? “

붉은 눈은 봤어도..

푸른 눈은 처음 본다.

“ ...[요청]... 공격.. 하지 말아주었으면.. 함... 공격 의사.. 전혀 없음. “

그 순간 앨리스의 레이피어와 미야의 한 손 검에도 힘이 들어간다.

분명.. 붉은 눈과 같은 기계다.

그러나 푸른 눈을 하고 있었으며 믿기 힘들지만 공격 의사가 없다고 한다.

그런 순간적으로 변한 분위기도 눈치챘는지 다급하게 양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자신이 해가 없다는 것을 알린다.

“ [간절] 공격하지 않음. 나를. ‘ 우리 ‘ 를 공격하지 않아 주었으면 함. 부탁. “

...지금까지 만난 붉은 눈들과는 너무나도 다르다.

굳이 말을 들어볼 필요도 없이 부숴버릴까 고민됐지만..

앨리스는 어째서 입을 움직였는지 모르겠다.

“ ...이유는? “

“ [간절] 이 기체가 없다면 수많은 기체가 길을 잃고 쓸쓸한 최후를 맞이함. 부탁함. 공격할 마음 없음. 생각 없음. 연산하지 않음. “

그 검은 인간.. 아니.. 기계는 끝까지 자신이 무해하다고. 공격하지 않는다고 정말 ‘ 간절히 ‘ 말하고 있다.

정말... 지금까지 알고 있던 붉은 눈이라는 녀석들을 생각하자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아니.. 이 녀석은 푸른 눈이라고 불러야 할까?

“ ..앨리스님. 어떻게 할까요? “

..그러니까 그런 질문을 하필 앨리스에게 한다는 것이 문제인데 말이지..

앨리스는 아직 지금 상황으로는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어떤 선택을 하든 너무 많은 경우의 수가 의미가 없는 수준이었던지라 먼저 행동하기가 난감했다.

춘향에게 말해봤자 일단 부숴버리고 생각하자고 할테고...

앨리스는 미야를 바라보며 전방의 경계를 풀어버리고 일부러 빈틈을 보여주듯이 말한다.

“ ..어쩌면 좋을 것 같아? “

뭔가 확실하게 답을 내줄 줄 알았던 미야가 살짝 당황했지만, 다시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생각해본다.

여기서 공격한다면 지금 당장의 위협은 없애버릴 수 있다.

다만 미야의 마음속에 걸렸던 것은 ‘ 우리 ‘ 라고 표현했었던 것이다.

즉, 혼자가 아니다.

물론 거짓말일 수도 있지만..

함정일 가능성도 있다.

상대가 공격해주지 않겠다고 할 때 경계하며 물러나는 것이 가장 좋은 판단이라고 생각했다.

“ ..물러나죠. “

“ 틀렸어 아가야. “

순간 앨리스의 그림자에서 검은 머리의 붉은 눈이. 춘향이 튀어나온다.

멀리서 지켜보던 피렌도 춘향의 모습을 보고 주위를 더 수색하고 난 뒤에 안전하다고 판단해 바람을 두르고 앨리스의 옆으로 다가왔다.

“ 여기서 물러나면 이 녀석이 돌아가서 다른 녀석들과 무슨 짓을 벌일지 몰라. “

“ 네..? 그..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죽인다면... “

“ 물론 그것도 안 되지! 함부로 손댔다간 우리가 큰일 날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

물러서는 것도 함선을 만들고 있는 카린의 위치가 들키기에 함부로 물러설 수 없다.

그렇다고 여기서 전투를 벌이기에는 ‘ 우리 ‘ 라는 표현을 쓴 것이 너무나도 수상하다.

게다가 이 녀석은 붉은 눈도 아니고..

처음 보는 푸른 눈이지만 적어도 공격할 의사는 없어 보인다.

“ ...의문.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

한참을 생각하던 중 앨리스가 묻자 푸른 눈은 대화해줄 의향이 있다고 판단했는지 살짝 들뜬 모습으로 빠르게 답한다.

“ [기쁨].. 같은 기체를 묻어주고 있었음. “

“ ...묻어? “

“ [권유] 따라올 것. 보여주고 싶음. 지금부터 일어남. 해치지 않음. 오해하지 않기를 희망. “

푸른 눈은 자신이 곧 움직일 테니 절대 놀라지 말고 오해하지도 말고 절대 공격할 일 없다고 신신당부한다.

보자마자 공격하는 경우를 많이 겪어 온 모양이다.

앨리스는 대답 대신 레이피어를 꽃잎으로 바꿔 없애버린다.

그러자.. 푸른 눈은 안심한 듯이 인사한다.

“ [기쁨] 믿음에 감사. 진심. “

앨리스와 춘향은 살며시 눈살을 찌푸리며 푸른 눈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붉은 눈은 앨리스의 꽃잎을 보자마자 분석해 마나라는 힘을 변이 에너지로 취급했다.

그런 변이 에너지의 신비한 힘을 탐내서 어떻게든 채집하기 위해 공격해왔었다.

지금 앨리스는 일부러 레이피어를 꽃잎으로 변화시키며 푸른 눈의 반응을 떠본 것이었으나

푸른 눈은 그저 안심하기만 할 뿐 달려든다거나 꽃잎을 바라본다거나 하지도 않았다.

변이 에너지에 관심이 없다.

...저 푸른 눈은..

붉은 눈과 다른 것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 ..[기쁨] 무사히 오늘을 넘길 수 있어서 행복함. 돌아왔음. 낯선 손님. 이곳에 온 것을 환영. “

한참을 나아간 미야와 앨리스, 춘향과 피렌은 아무것도 없는 울퉁불퉁한 땅에서 갑자기 멈춰 선 푸른 눈을 보고 당황한다.

“ 여기가 뭔데? “

“ ....질문. 여긴.. 어디? “

“ [대답] 인간의 언어로 무덤. 더 안쪽에 묻지 못한 기체들 다수. 보기 불편하면 들어오지 않아도 무관. “

뭐... 이 정도까지 왔으면 위험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리고 여기까지 걸어왔는데 더 안쪽을 보지 않는다는 건 너무하지 않나.


춘향은 주위를 둘러본다.

뭐.. 무덤이라고 하기엔 조금 많이 어이없을 만큼 그냥 질 나쁜 땅이었지만 기계가 인간의 무덤이란 걸 자세히 알 리가 있나.

여기까지만 따라 하려고 하는 것만 봐도 노력한다며 콧방귀를 뀌어 줄 만했다.

그러나 왠지..

음..

뭔가가 춘향의 마음을 살며시 갑갑하게 만들었다.

물론 춘향은 이 느낌을 알고 있다.

먼 과거.

가레드가 만들어놓은 소중한 사람들의 무덤에서 함께 기도했을 때가 떠올랐다.

“ 참나.. 기계한테서 그런 감정이 있을 리가 없는데 말이지? “

춘향은 아무런 상의 없이 저 푸른 눈을 따라 더 깊은 곳으로 향한다.

여기까지 왔는데 더 들어가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 피렌도 미야를 이끌고 앞으로 나아간다.

“ 흐음.. 일단. 피렌은 의심하고 있을 테고? 앨리스는 이미 알고 있지? 귀여운 아가를 위해서 설명을 해주자면 말이야? 저 푸른 눈은.. “

“ 붉은 눈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라는 거죠? “

신나게 설명하려던 춘향의 손가락이 공중에서 멈춘다.

“ ....이유는? “

“ 붉은 눈은 인간의 감정을 배워서 학습했어요. 그리고 저 푸른 눈도 붉은 눈과 같은 방식으로 말하고 있죠. 붉은 눈이 기계였듯이 저 푸른 눈도 기계라 한다면.. 저 푸른 눈이 가진 감정은 어디서 왔을까 라는 걸 생각해 봤어요. “

...

춘향의 입꼬리가 점점 내려간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이제는 라티안도, 피렌도, 아리나도 지식이 꽤 많이 늘어나 버리는 바람에 춘향이 설명해주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러는 와중에 미야라는 귀여운 생물이 나타나준 덕분에 설명해주는 것을 좋아하는 춘향은 미야를 볼 때마다 참 즐거웠다.

그런데..

그런 미야가 스스로 생각해서 춘향과 똑같은 답을 내놓아버렸다.

“ 칫... 라티안을 스승으로 삼을 정도면 멍청해야 하는 거 아냐? 왜 그렇게까지 생각할 수 있는 건데? “

“ ...네? 제.. 제가 잘못했나요? “

“ ..괜한 심술이야. 미야 신경 쓰지 마. 네 생각은 정확했어. “

아직 의심일 뿐이기는 하지만

주의해서 나쁠 것은 없겠지.

그리고 만약 미야의 생각대로라고 해도 지금의 푸른 눈이 붉은 눈처럼 위협적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 [기쁨] 이 기체는 상체가 온전히 남아있음. “

푸른 눈을 따라 걸어 나아가던 춘향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곳에서는 흙빛 모래 대신 딱딱한 고철 덩어리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 ..이게 다 시체라는 거야? 그걸 너 혼자 묻어주고 있었고? “

“ ...[긍정] 우주에서 떠도는 나와 같은 존재들을 이곳을 고향 삼아 편히 쉴 수 있도록 묻어주는 중. 전부 활동을 멈춘 기체. 위험하지 않음. “

주변에 보이는 고철 덩어리들을 조립해보자면.. 약 200대가량의 인간 모형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저만한 수의 붉은 눈을 상대하라고 하면 그건 조금 거절하고 싶다.

“ 이걸 어떻게 할 건데? “

춘향의 가벼운 질문에 푸른 눈은 한 기체의 상체를 두 손으로 조심스레 들어 올려 평평한 곳에 두고 적당한 땅 위에서 손을 들어 올렸다.

“ ...[알 수 없음] 공격하는 것 아님. 오해 금지. “

그리고.. 네이렌이 잘 아는 붉은 눈의 공격 방식처럼 푸른 눈의 손이 열린다.

-지이이이잉

손에서 새어 나오는 푸른 빛은 사방으로 퍼져나가다 점점 하늘 높이 정렬해 나가다 마치 빛을 조절하는 것처럼 점점 줄어들더니 손에서부터 짧은 광선 검 하나가 만들어진다.

푸른 눈은 그렇게 만든 짧은 검으로 땅을 녹여가며 네모난 공간을 만들고 평평한 곳에 두었던 부서진 기체를 안에 넣었다.

“ [기쁨] 더는 떠돌지 않고 이곳에서 편하게 쉬기를 바람. “

그렇게 다시 축축하고 기분 나쁜 흙을 그 위에 덮어 아주 살짝 볼록한..

마치 울퉁불퉁한 땅처럼 만들어놓았다.

나름 볼록한 형태를 만든 것으로 보아 인간의 무덤을 따라 한 듯 보이지만.. 너무 어설프게 따라 해버린 모양이다.

이곳을 지나오면서 보았던 고르지 못한 땅들은 전부..

푸른 눈 나름의 무덤이었던 것이다.

“ 이야~... 웬만한 인간보다 낫네. 어이. 너 이름은 뭐야? 이름은 있긴 해? “

“ [알 수 없음] 식별 번호를 잊어버림. 본 기체는.. [ ] . “

흐음..

이름도 없는 건가.

제이엘이나 메디트는 붉은 눈인데도 불구하고 이름이 있었기에 당연히 있을 줄 알았다.

“ 좋아! 너 이름은 이제 장의사... 음.. 그래! 대충 영어로 하면 간지나니까! 네 이름은 이제부터 언더테이커다! “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는 춘향 자신도 잘 알지 못했다.

그냥..

가레드의 모습과 겹쳐 보이면서 이 수많은 무덤에 대한 의미가 춘향의 마음을 건드렸기 때문일까.

이 이름도 없는 푸른 눈에게 이름을 선물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이 무덤에 쌓여있는 모든 기체가 자신을 묻어준 이 녀석을 기억하기를 바랐다.


작가의말

움직일 때마다 쌈박질만 하는 코난같은 존재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싸우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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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 350. 우리는 23.11.10 244 0 13쪽
358 349. 통성명 23.11.09 243 0 15쪽
357 348. 그래봤자 기계덩어리 23.11.08 244 0 13쪽
356 347. 정신 좀 차려라 23.11.07 242 0 13쪽
355 346. 새롭게 개척해나갈 길 23.11.06 243 0 13쪽
354 345. 기계도 인간도 같은 마음 23.11.05 242 0 14쪽
» 344. 푸른 눈의 장의사 23.11.04 241 0 13쪽
352 343. 죽은 땅의 낯선 손님 23.11.03 242 0 13쪽
351 342. 재정비 23.11.02 244 0 13쪽
350 341. 도마 위의 다르시 23.11.01 241 0 15쪽
349 340. 우주 미아 23.10.31 242 0 13쪽
348 339. 와씨 진짜 죽는 줄 알았네 23.10.30 242 0 15쪽
347 338. 진화의 개척자 23.10.29 244 0 14쪽
346 337. 범죄자의 끝 23.10.28 243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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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 334.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23.10.25 244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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