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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 축복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우주최강 슬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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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축복
작품등록일 :
2021.05.04 23:45
최근연재일 :
2021.10.04 23:30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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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84
추천수 :
170
글자수 :
263,554

작성
21.09.2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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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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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40. 아니카의 저주

DUMMY

[ 황금모함 ]


말없이 캐리어만 바라보던 대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무휼로 향한다. 궁금해 미치겠으니 물어봐 달라는 뜻 일게다.


“음....... 음...... 뭐 하실 말씀 좀 없으세요?”

“뭘 말인가?”


“관객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 부족한 거 같은데.........”

“................... 아직은.............”


“표정을 보아하니 예상대로 흘러가는 모양인데.............. 잘되는 거 맞죠?”

“보지 않았나? 이미 9부 능선엔 올랐네. 남은 10%가 낭떠러지라 그렇지. 데이터 분석 결과는 아직 인가?”


화면으로 아미타와 티엔이 연결됐다.


“미미하지만 파동에 변화가 생긴 것 같습니다.”

“어떻게 말인가?”


“두 개의 블랙홀 중 하나의 파동이 이전과 다른 주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파동의 원인이 강착원반이 아닌 블랙홀 내부에서 기인하는 건 분명한 데. 그 이유를 전혀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건! ..............”

“뭔가? 얘기를 해보게”



“원자탄에 의해 내부에 변화가 생겼다는 겁니다. 더 이상 폭발을 이어가는 건 위험할 것 같습니다.”

“.............”


“지금까지의 변화가 더 심해질지 아니면 가라앉을지 알 수가 없습니다.”

“확인할 방법은 없겠나?”


“기다리는 방법밖에는...........”

“티엔 자네 생각은?”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주저하는 티엔의 표정을 눈치 챈 캐리어다.


“..............”

“할 말이 있어 보이는데 아닌가?”


“변화가 없는 블랙홀 쪽에 시험해 보고 싶은 방법이 있습니다.”

“그게 뭔가?”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상의 모델을 만들고 실험 데이터와 비교해보면 블랙홀 내부를 유추해 볼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시뮬레이션과 실제 데이터가 유사하다면 변화된 내부요인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한 번 더 무리수를 둬서 잘못된 걸 바로잡자는 소린가? 성공확률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나?”


“사실상 확률은 의미가 없는 도박입니다. 하지만. 성공한다면...........”

“안됩니다. 지금까지 변화만으로도 너무 위험합니다. 더 이상은 과학이 아닌 도박일 뿐입니다.”


아미타와 티엔의 주장이 극명히 엇갈리는 상황. 하지만 변수를 만들겠다고 도박을 자행해온 캐리어조차 쉽게 판단을 내릴 수 없는 문제다.


아슬아슬 마주보며 회전하는 두 개의 블랙홀. 간신이 유지되고 있는 이들의 균형이 무너지면 결국 하나의 블랙홀로 합쳐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리고 이 때 발생하는 X선과 중력파는 마그마우는 물론 500광년 떨어진 지구의 생명체들까지 소멸시키고 남을 만큼 강력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왜 이런 위험한 도박을 하시려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건 인류와 오리온자리의 모든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입니다. 저는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아미타의 완강한 저항. 사실 캐리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단순하네. 우리는 블랙홀을 파괴하러 온 거야. 저들이 지구를 파괴하러 떠난 것처럼...........”

“그래서 정말 파괴하실 건가요? 아니잖습니까?”


“물론 아니지. 그걸 저들도 알고 있고.......... 그래서 협상이 안 되는 거야. 지구가 파괴 되어도 큰 문제가 없는 저들과 달리. 여기를 파괴하면 지구도 온전하긴 어려우니까. 물론 극단적인 결과는 막을 수 있을 거야. 만일 지구를 파괴한다면 나도 주저 없이 이곳을 날려버릴 테니까. 저들도 우리도 고향별 없이 떠돌게 되겠지”

“그렇다면 여기서 멈추셔야 합니다. 욕심이 결국 화를 불러일으키는 겁니다.”


“하지만 전쟁은 멈출 수 없어. 지구에서도 이곳에서도........ 끊임없이 죽고 죽이는 과정이 반복되겠지. 그런데 말이야. 만일 블랙홀을 지금보다 살짝 불안정한 정도까지만 만들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단 5%의 가능성일지라도........... 마혼 의장이 그렇게 생각하게 된다면 말이야.”

“지구로 향한 병력까지 철수시키겠군요.”


“아마도......... 난 그럴 거라 생각하네...........”

“함장님이 생각이 정 그렇다면, 저도 돕겠습니다. 다만 최대한 안전한 범위 내에서 말입니다.”


“물론이네........... 다만 마혼 의장이 믿게끔 만드는 건 나한테 맡겨주게.......... 실제로 방법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부디 시늉만......... 시늉만 부탁 하네..........”


티엔과 아미타와의 화상연결이 해제되자 득달같이 달려드는 무휼.


“아니 그럼 지금까지 완전히 뻥카 들고 사기 치는 중이었어요?”

“뭐. 그렇다고 해야겠지.”


“아니. 난 또 뭐 대단한 비책이라도 있는 줄 알고 기대했는데..........”

“자네도 뭔가 있구나! 생각했지? 마혼 의장도 마찬가지일거야. 처음엔 저놈이 왜 저러나 싶다가도........... 조금씩 불안해지겠지.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 건 아닌가하고 말이야. 그리고 그 불안이 확신이 되면 게임이 끝나는 거고........”


“예이 설마. 함장님 생각대로 그게 쉽겠어요?”

“자네. 거래를 위해 처음 만날 때 누가 먼저 대화를 시작하는 줄 아나?”


“그런 규칙도 있어요?”

“간단해. 아쉬운 사람이 먼저 하는 거야. 보통은 호스트가 찾아온 손님에게 가볍게 화두를 건네지. 분위기가 어색하지 않도록 말이야. 그런데 중립적인 장소이거나 호스트가 역할을 안 하면 어떻게 되겠나? 결국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침묵을 깨기 마련이거든.”


“그래서 대사님 앞에서 둘 다 침묵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렇지. 난 아쉬울 게 없다. 무언가를 얻고 싶으면 당신이 나한테 맞춰라. 뭐 이런 거지”


“하지만 마혼 의장도 마찬가지였잖아요.”

“내가 먼저 박차고 일어났지 않은가? 그러니 내가 이겼지.”


“유치하기는 정말. 아니 그게 통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물론 통하지. 특히나 마그마우에게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동들이 마그마우의 언어니까. 의전이라는 핑계로 상대방을 깔아뭉개는 게 저들 방식이야. 마혼 의장의 행동이 당연해 보이나? 아니야. 저들의 기준에서는 정말 많이 참고 있는 거라고.......... 왜? 내가 저들의 뒷덜미를 움켜쥐고 있으니까”




[ 태양계 외곽 / 사령관의 함선 ]


통제실 모여 있는 대원들. 그리고 사령관과 버블이다.


“결혼 준비는 잘 되가나?”

“네. 사령관님 덕분에요. 지구에서 하고 싶었는데........”


“미안하네. 그래도 주례를 서겠다는 약속은 지킬 수 있게 됐으니 다행이야.”

“하긴 뭐. 오빠나 저나 하객도 없고. 항모에서의 결혼식도 나름 로맨틱하고요.”


“전쟁이 빨리 끝나야. 다른 대원들도 함께 할 텐 데. 어떤가. 예비신랑은 잘 해주나?”

“재활훈련 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결혼식 때까지는 꼭 두발로 걷겠다고 난리지 뭐예요.”


“잘 해주게. 자네만큼이나 그 친구도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테니..........”

“그럼요. 저도................”


대화가 중단됐다. 버블에게 성간통신망이 전송중인 모양이다.


“사령관님. 140광년 거리에서 마그마우 함대가 포착됐습니다.”

“경로와 속도는?”


“은하 원반 외부 상단에서 태양계 방향으로 하강 중. 300광속 미만으로 추정됩니다.”

“역시 우회경로를 택했군. 예상경로에 아스트라페를 추가 투입시키고, 인근 탐지망을 그 지역으로 집중시켜주게.”




[ 마그마우 항성계 / 황금모함 ]


홀로그램 화면을 띄워 놓고 작전회의를 진행 중인 캐리어와 대원들. 아미트와 티엔도 함께 있다.


“외형을 조금 더 키워주게. 안에 내용은 상관없어. 가능하다면 번쩍번쩍하게. 주파수 대역도 복잡할수록 효과적이네. 놈들이 쉽게 간파하지 못하도록 말이야.”

“외형이 커질수록 보호막이 약하면 오래 버티질 못할 겁니다.”


“항모 한척에 원심력 추진기가 몇 개 장착되지?”

“기본 모델이 44개입니다.”


“곧 후발대가 도착할 테니. 항모 2척에서 22개씩. 44개의 추진기를 지원하겠네. 12개는 하나씩. 32개는 추진기를 2개, 3개씩 연결해 모형을 만들어보게........”

“추진기 하나 크기만 2킬로미터가 넘습니다. 그걸 다 감싸려면........”


“감쌀 필요가 없지. 저 놈들은 그게 무슨 용도인줄도 모르는데........ 추진기 외부에 그럴 듯하게 붙여놓으면 될 거야. 추진기에서 발생되는 자기장만으로도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은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거고. 자기장 굴절장치까지 엮어놓으면 누가 봐도 탐지장비 같지 않겠나?”

“하긴 원리는 비슷하니까요. 그런데 여기까지 와줄까요?”


“와야지. 걱정 말게. 그건 내 몫이니까.”





[ 퀘럼 항성계 ]


피닉스는 보이지 않고 히스마인함대 20여기가 퀘럼의 함대와 전투중이다. 피피야의 문양이 새겨진 함선에 퀘럼 함대의 포화가 집중된다.


“무슨 소리야. 구조신호라니? 속임수야. 방심하지 말고 전 함선의 화력을 피피아의 함선에 집중해.”


별다른 저항도 없이 전진만하는 히스마인의 함대는 퀘럼의 공격에 무참히 파괴됐다. 더 이상 온전한 함선이 남아있지 않게 되자. 퀘럼의 수색대가 피피야의 파괴된 함선으로 접근해 잔해를 조사 중이다.


“저길 좀 보십시오.”


놀란 병사가 가리키는 곳. 말라비틀어진 시신. 전투용 슈트 안에서 꿈틀대는 벌레들과 녀석들을 잡아먹는 거미 형태의 괴 생명체. 온갖 흉측한 것들이 통제실에 가득하다.


“아니카. 아니카의 저주다. 어서 빨리..........”


겁먹은 병사들이 타고 온 비행선에 올라타는 순간. 퀘럼의 함대에서 쏟아지는 포화. 아니카의 저주가 퀘럼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함인 듯하다. 이미 파괴된 히스마인의 함선들을 향해서도 빗발치는 포화. 피닉스와 유사한 형태의 생명체가 화염을 내뿜으며 남은 잔해들을 모조리 불태워 버렸다.


신흥강자로 맹위를 떨치던 히스마인의 여왕 피피아. 그녀가 성스러운 행성 아니카의 저주로 사망했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센타우루스의 권력자들에게로 뻗어나갔다.


물론 마무시의 지도자. 마마스에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피피아의 기대와 달리 마마스는 그녀의 계략을 단 번에 눈치 챘다. 그의 결정은 속아주는 척. 행성 피포를 향해 진격하던 마무시 군대를 퀘럼과 벨가못으로 틀어버렸다.


피피아 그녀가 경계심을 늦출 수 있도록. 그리곤 마무시의 본대를 히스마인 행성이 있는 궁수자리 암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 피피아의 새로운 지휘함 ]


궁수자리 암을 향해 광속비행 중. 피피아와 쿠도매가 작전 회의 중이다.


“속아 줄까요?”

“쉽진 않을 거야. 그래도 할 만큼은 했으니 기다려 봐야지.”


“저는 못내 아쉽습니다. 전쟁을 피할 수 없다면 굳이 피포를 불태워야 했는지.”

“아니. 나는 더 한 것도 불태울 거야. 피포로 안 된다면 궁수자리 암의 행성들도 모조리.........”


“그래서 남는 게 도대체 뭡니까? 다 불태워버리면..........”

“그래야 놈들 스스로를 뜯어먹을 테니까.”


“설마. 그렇게 하면서까지 쫒아올까요?”

“고향별도. 병참부대도 없이 오로지 침략과 약탈로만 세력을 키워온 놈들이야. 지나간 자리에 남는 거라곤 흉측한 마무시들의 새끼가 태어나고 자라나는 번식장 뿐. 남아있는 유기체들이 모두 사라지면 그곳도 곧 잿더미가 되겠지만......... 놈들 속도로 궁수자리까지 온다면 최소한 1년 이상이야. 그러니 최단거리를 택하겠지. 행성 피포가 불타버렸고, 저들이 지나온 자리도 불탔으니 병참을 조달하려면 그 수밖에.......”


“하지만 그렇다고 멀쩡한 행성들을 계속 불태울 순 없습니다. 폐하”

“아니. 그래야해. 맞붙는 건 놈들이 타오를 뗄 감만 더 공급해 줄 뿐이라고........”


“언제까지 말입니까?”

“피닉스가 마무시를 압도할 수 있을 때까지...........”


“아이고. 제 생전에는 가능한 일입니까?”

“어쩔 수 없잖은가? 모르캉이라도 나타난다면 모를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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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 트랙터와 레이싱카 21.09.22 6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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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 마그마우의 본거지 21.08.23 265 2 11쪽
24 24. 시온의 무의식 21.08.16 36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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