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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 축복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우주최강 슬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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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축복
작품등록일 :
2021.05.04 23:45
최근연재일 :
2021.10.04 23:30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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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73
추천수 :
170
글자수 :
26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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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3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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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5. 블랙홀과 소나기

DUMMY

[ 마그마우 항성계 ]


오리온자리 중심에 자리한 쌍성계 블랙홀. 이 두 녀석이 뿜어낸 거대한 제트로 황량한 사막과도 같던 마그마우 항성계는 이제 그 어느 곳보다 특별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거센 폭풍우가 지난 후 갑자기 바람 한 점 없는 잔잔한 바다가 드러나듯, 블랙홀이 뿜어내던 거센 자기장 폭풍도 나긋한 봄바람 마냥 잠잠해졌다.


그리곤 갑자기 쏟아지기 시작한 빗방울이다.


수증기는커녕 공기조차 없는 우주공간. 하지만 지금 하얀 빗방울들은 소나기처럼 마그마우 항성계를 적시고 있다. 빠르지 않은 속도 때문인지 항모의 방어막을 뚫고 함선을 두드리는 빗줄기. 그리곤 이내 강착원반을 향해 강물처럼 흘러들고 있다.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 물질들이 채 미립자로 분해되기 전에 분출된 모양. 상대적으로 무거운 질량에 제트의 가장자리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다시 블랙홀로 빨려 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빗줄기를 향해 날아드는 생명체들. 황금모함에 남아있던 블랙벌이다. 꽃가루가 휘날리는 거대한 밤나무 주변의 꿀벌들처럼. 쏟아지는 빗방울 사이를 정신없이 헤집고 다니는 녀석들이다.


수백 만 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블랙홀의 소낙비. 그 비를 튕겨내며 황금모함을 향해 다가서는 푸른 불꽃. 시온이다. 화면을 가득채운 그녀의 모습. 1년 여 만의 재회이건만 왠지 낯설게만 느껴지는 캐리어다.


깨달았다. 더 이상 예전의 그녀가 아님을. 이제는 지구만이 아닌 은하 전체를 통 털어 가장 특별한 존재임을. 그 만큼 거리감이 느껴지는 캐리어다.





[ 지구 / 재단 이사장실 ]


새벽. 지저귀는 새들 소리와 감미로운 클래식 선율.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긴 가인 이사장. 문이 열리고 방안으로 들어선 사령관이다.


“수고했네. 사령관”

“부르신 이유가............”


“걱정 말게. 아직은 아니야. 그 아이에 대해 말 해 줄 수 있겠나?”

“시온 소령 말씀입니까?”


“자네 손에 컸다 들었네.”

“강인한 여자입니다. 제가 모셨던 분처럼 말이죠.”


“모질라는 진심이겠지?”

“네. 꼭 누구처럼 요.”


“하긴 그이를 영락없이 빼닮았으니.”

“어느 정도 진척은 있는 건가?”


“맥락도 없이 밀어붙이는 게 안쓰러운 상황입니다.”

“자네 보기엔 어떤가? 맺어질 거 같은가?”


“아시지 않습니까? 그 진심을 외면할 여인이었다면 고백이나 했겠습니까? 시온 역시 여린 녀석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필요할 테죠.”

“마그마우로 보낼 함대는 언제쯤 준비가 될 예정인가?”


“선발대는 항모 800여기가 3개 군단으로 나눠서 출발했습니다. 다만 상주인원 모집에 어려움이 있어서, 본대 구성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M.A.H 증후군 때문인가?”


“아무래도..........”

“킬리언과 마그마우 중간 영역에서 테라포밍이 가능한 행성을 찾아보게. 안된다면 군사적 요충지를 거점행성으로 요새화하고.......”


“킬리언 행성에도 재건부대를 보내야 하지 않습니까?”

“지난 한달 간 새롭게 등록된 항모만 1,500기가 넘네. 조만간 가용 항모 수는 2만기가 넘어설 거야. 킬리언 행성으로 보낼 항모는 충분하니 걱정하지 말게.”





[ 마그마우 항성계 / 황금모함 ]


시온을 둘러싼 대원들. 반갑게 인사하는 아임유와 무휼. 하지만 정작 캐리어는 다가서질 못한다.


“소령님 너무 한 거 아니세요. 어쩜 이제 서야.”

“미안해 중위. 나 좀 바빴어. 어이 얼뜨기. 승진 했네?”

“소령님..............”


울먹이는 무휼.


“소위 진급한다고 교육중이에요. 진급과정이 약간 구린 것 같은데........... 어떡하죠. 소령님?”

“뭐 든든한 빽 이라도 있나보지. 왜? 내가 확 뒤집어 버릴까?”


“근데. 그 빽 이 좀 거시기해요. 이사장 아들이라나. 뭐라나?”

“어~이. 이사장 아들. 봤으면 인사라도 좀 하지?”


“반갑네. 그리고 나 대령 달았네. 자네보다 상관이야.”

“그래서. 경례라도 할까?”


“뭐. 하고 싶다면야?”


뚜벅뚜벅 다가서는 시온. 캐리어의 눈앞에서 멈춰 섰다.


“다시 한 번 말해봐? 경례를 원하나?”


잡아먹을 듯 노려보는 시온. 그런 시온을 말없이 주시하는 캐리어. 예전 같으면 바로 꼬리를 내렸을 녀석이다.


“시온 소령. 환영하네.”


뭔가 달라졌다. 예전의 모질라가 아니다. 어딘가 모르게 단단해진 느낌. 시온의 경례를 기다리는 캐리어다.


“...................”

“아이고 왜들 이러신데. 지금 오리온자리 전 생명을 구한 영웅님을 모셔놓고? 자 이쪽으로......... 뭐라도 드셔야죠? 배고프시겠다. 뭐해요. 중위님............”

“자........ 자..........”


어색한 분위기를 무마해보려는 무휼. 아임유도 거들기 시작했다.


“아. 배고파. 그래 뭐 좀 먹자고. 너무 힘을 썼나봐.........”


돌아서는 시온. 그녀답지 않다. 하지만 딱히 부딪힐 이유도 없다. 우선은 이 배의 선장에게 신세를 져야 하는 처지니 말이다.





[ 황금모함 / 장교식당 ]


허겁지겁 스테이크를 물어뜯는 시온. 그녀를 바라보는 아임유와 무휼.


“히야........... 역시 지구인은 지구의 음식을 먹어야 해. 이 육즙. 정말 감미롭다니까!!!!”

“천천히 좀 드세요. 히스마인도 초식동물 이예요?”


“무슨 소리야? 뜬금없이?”

“소령님은 모르시는 구나? 킬리언들은 육식을 못하는 초식동물이래요. 어떻게 풀만 먹고 그렇게 못되게 굴었는지.”


“저놈들도 이상해. 고기를 물에만 익혀먹더라고........ 건강에 안 좋아서 그렇다나. 뭔 놈의 건강 타령만 그렇게 하는지 아우~~~~”

“그러고 보니. 이제 여왕님 되신다면서요? 난 소위 다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너무 잘 나가시는 거 아니 예요?”


“안 할래. 여왕. 난 거기 안가! 그까짓 거 개나 줘버리라고 해.”

“무슨 소린가? 이제 겨우 불꽃을 되살려 놓고?”


언제 왔는지 시온 뒤로 다가온 히스마탄과 캐리어. 시온의 뒤를 쫒아온 모양이다.


“...................”


심통 난 표정의 시온. 히스마탄을 보고도 외면하는 그녀다.


“그동안 서운했다면 이해하게........... 자네를 의심해서가 아니라...........”

“왜? 여기서도 강제로 벗겨가시게?”


“자네가 약속하지 않았었나? 동료들이 올 때까지 안 된다면 돌려주기로 말이야.........”

“난 그런 말 한 적 없어. 당신 혼자 결정하고 통보 한 거지.”


“미안하네. 하지만 이젠 알지 않나? 모르캉이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선택받은 자만이 주인이 될 수 있다고 한 건 당신이야. 왜? 아직도 증명이 필요해?”


“물론 충분히 증명했네. 그러니 이젠 나와 함께 가야지. 히스마인으로...........”

“내가 왜? 당신들 일은 당신들이 알아서 해. 난 생각 없으니까.”


“이보게 시온. 이러는 법이 어디 있나? 날 도와주겠다고 하지 않았나?”

“내가 필요 없다고 한건 당신들이야.”


“우리를 도와주기 싫다면 모르캉이라도 돌려주게. 다른 주인을 찾아 볼 테니..............”

“무슨 자격으로? 주인이 싫다는데...........”


“온당 있어야 할 곳에 가는 걸세. 자네가 아니라도 모르캉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여인은 또 있을 거네.”

“어디가 있어야 할 곳인데?”


“어디긴 어딘가? 히스마인의 왕궁이지, 히스마인의 여왕이 있어야 할 곳 말이야.”

“이 녀석 생각은 다르던데? 고향으로 가고 싶데............ 그래서 도와주겠다고 했어.”


“.................”


창백해진 히스마탄. 그녀가 알고 있다.


“나는 좀 더 식사를 해야겠으니. 잘 가시오. 대사.”





[ 황금모함 / 함장실 ]


심각한 표정의 히스마탄. 그리고 캐리어다.


“제가 알아야 할 게 있습니까?”

“.................”


“말씀해 주셔야. 도울 수도 있습니다.”

“어머님도 같은 말씀을 하셨었지............ 고향에 가고 싶어 한다고............. 그런데 그럴 수가 없으셨나봐. 모르캉이 곧 히스마인이니까.”


“..............”

“히스마인의 9개 왕국은 그 위대한 힘을 차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전쟁을 이어갔네. 하지만 언젠가부터 모르캉이 거부하기 시작했어. 의미 없는 전쟁을 한 셈이지. 그래서 모르캉 스스로가 여왕을 선택하도록 한 거야.

그리고 천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네. 이젠 그 위대한 힘이 아니라 모르캉 자체가 왕국을 하나로 묶게 된 거지. 하지만 지난 50여 년간 왕국은 분열하고 또 분열하고 있네. 왕국을 다시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존재는 오직 모르캉 뿐이란 말일 세............”


“고향이라면 어딜 말하는 겁니까?”

“은하 중심이겠지. 규소와 탄소 같은 기본원소마저 뉴-티클로 존재하려면 말이야.”


“역시 모르캉도 뉴-티클 이었군요. 시온이 간다는 곳도 그럼?”

“은하 중심일 테지. 우리라고 도전해보지 않았겠나? 그곳에 가면 엄청난 뉴-티클을 얻을 수 있을 텐데 말이야.”


“.................”

“갈 수 없었어. 아니 어쩌면 있었을지도 모르지............ 돌아온 이가 없을 뿐. 센타우루스 자리에 거점행성을 만드는데 천년이 넘게 걸렸네. 은하 중심으로 갈수록 문명은 고도화됐고, 소위 말하는 신족이라 칭하는 자들 세상이었으니까.”


“히스마인도 11번째 신족이라 들었습니다.”

“웃기는 소리지. 이런 변방에서나 통하는 소리고. 우리도 그저 전해들은 이야기네. 은하 중심 근처엔 가보지도 못했으니. 은하중심 그곳엔 7개의 신족이 있다고들 하네. 3개의 고대신족과 4개의 신흥신족이 더 많은 뉴-티클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전쟁을 벌이면서 말이야.”


“............”

“사실 센타우루스자리의 그 어떤 문명도 신족이라 칭할 수 없는 거지. 뉴-티클에 기반 한 문명이 아니니까. 은하중심엔 뉴-티클만으로 이루어진 세상이 존재한다고 하네. 이곳과는 전혀 다른 세상일 테지.”


“....................”

“마치 마법과도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곳............ 그 곳이 바로 은하중심이야.”


“...............”

“은하중심 근처까지 도달한 문명이 스스로를 8번째 신족이라 칭하면서 그들의 제후국에 9번째 신족 칭호를 허락하고, 이들이 다시 10번째, 11번째 신족을 양산하는 거야. 센타우루스에만 8번째 신족이 10개는 넘을 거라 하더군. 어디 가서 신족이란 소리 말게. 천 년 전에나 지껄이던 이야기니..........”


“그럼 은하중심에나 있을 뉴-티클이 어떻게?”

“5천 년 전 호비니인 여왕이 모르캉을 입고 나타나 히스마인 왕국을 만드셨어.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진 그 분이 어쩌면 신족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고 있네. 모르캉을 입고 있는 모습밖에는 본적이 없으니 말이야.”


“시온을 말려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은하중심으로 갈수록 뉴-티클은 많아지고 문명은 고도화되지. 센타우루스 자리만 해도 과학과 마법이 공존하는 세상이야. 그곳에선 우리들도 미개인 취급을 받는다네. 오리온자리와 궁수자리의 격차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걸 세”


“하지만 멈추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위험한 거야. 뉴-티클에 한 번 맛을 들인 문명은 멈출 수가 없거든. 불꽃을 향해 날아드는 불나방처럼.......... 시온도 마찬가지 아닌가? 모르캉의 고향? 그건 핑계일 뿐........... 더 많은 뉴-티클을 얻고 싶은 거겠지......... 자넨 멈춰야 하네........... 욕심이 과하면 결국 파국을 면할 수 없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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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 오리온 항성연합 21.08.30 186 2 11쪽
25 25. 마그마우의 본거지 21.08.23 265 2 11쪽
24 24. 시온의 무의식 21.08.16 359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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