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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 축복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우주최강 슬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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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축복
작품등록일 :
2021.05.04 23:45
최근연재일 :
2021.10.04 23:30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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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80
추천수 :
170
글자수 :
263,554

작성
21.09.2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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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8. 마그마우의 뒷덜미

DUMMY

[ 황금모함 ]


분주히 움직이는 통제실. 지구인들의 함대는 12기의 아스트라페에 연결된 140여기의 항모 전단. 마그마우의 본거지를 향해 엄청난 광속으로 비행 중이다. 킬리언 행성계에 있던 400여기 항모 중 나머지 260여기 보다 3배 이상 빠른 속도. 아스트라페의 자기장 불꽃 덕분이다.


이들의 가장 큰 장애물은 광속비행 중 부딪히게 되는 미립자들. 대기 중의 공기가 음속 이상의 속도에서 엄청난 저항을 일으키듯, 아주 희박하게 존재하는 미립자들이지만 광속비행 중에는 그 엄청난 속도 때문에 접촉하는 빈도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지팡이 모양의 아스트라페가 뿜어내는 엄청난 자기장 불꽃 덕분에 아스트라페의 몸통에 붙어 비행하는 항모전단은 어마어마한 속도에도 미립자들과의 충격파에서 자유로운 상태다.


“마그마우 사령부에서 신원확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단거리 대신 마그마우 행성에서 한참 벗어난 지점을 목표로 비행하고 있지만 마그마우 사령부의 감시망에 포착된 모양이다.


“무시하게. 남은 거리와 시간은?”

“3.3광년 예상시간은 5일입니다.”


마그마우의 광속 탐지능력의 정확성은 미지수. 하지만 신원확인 메시지라면 굳이 응할 이유가 없다. 매뉴얼에 충실한 마그마우의 시스템 상 아직까지 지구인들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블랙홀 근처까지 광속비행을 유지한다면 얼마나 단축되지?”

“현재 속도를 유지한다면 3일 안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광속까지 감속하려면 최소한 12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블랙홀의 중력을 감안한 시간인가?”

“아닙니다. 거기 까지는........”


“블랙홀에 접근 할 때까지는 최대한 감속 없이 비행한다. 그래야 놈들이 대응하는 시간도 늦어질 거야. 후발대는 언제쯤 도착하지?”

“한 달 이상 거리가 벌어진 상태입니다.”


“도착하는 즉시 함선 아스트라페는 2기만을 남기고 돌아가 후발대를 지원하고 나머지 함선들은 일제히 방어시설을 공격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게........”

“네 함장님.”

“도착하면 놈들이 벌떼처럼 달려드는 거 아니 예요?”


“걱정 말게 무휼. 정찰조의 보고대로라면 블랙홀 반대편은 거의 감시 위성 몇 기가 고작이니까?”

“함정일수도 있잖아요? 놈들 특기가 함정이라면서요.”


“있겠지. 함정이야. 당연히..........”

“그런데. 너무 느긋한 거 같아 왠지 불안한데........... 대문 앞을 그렇게 허술하게 해놨을 리가 없잖아요!!!”


“대문이 아니라 쪽문이겠지. 허술한 게 아니라 철옹성이고..........”

“사령관님도 블랙홀을 통과해서 갔다면서요?”


“지구인들이 겁먹게 시험한 거야. 히스마탄 대사나 다른 종족들은 다른 항로를 이용했으니까. 그리고 블랙홀 맞은편은 행성 마그마우로 가는 모든 항로가 요새라고 하더군.”

“그러니까요. 뒤편만 허술할 리가 없잖아요.”


“앞은 탁 트인 초원이고 뒤는 깎아지른 암벽이 가로막은 성이 있다고 치세. 자네는 그 성을 지키기 위해 어디에 방어력을 집중시키겠나?”

“당연히 초원 쪽이죠. 하지만 샛길도 확실히 막을 거예요. 아무리 샛길이어도. 방심하면 큰일이니까.”


“그렇지. 그렇다면 샛길의 어딜 막겠나?”

“예?”


“산 넘어 샛길이 시작하는 쪽과 성으로 들어오는 입구 둘 중에 말이야.”

“둘 다 중요하죠. 그래도 전 산 너머에 병력을 배치할래요.”


“이유는?”

“그거야. 일단 들어온 놈들은 몰아내기도 어렵고.......... 혹시나 그 길로 나가야 할 수 도 있잖아요.”


“음........... 그러고 보니 자네 말에 일리가 있어. 난 반대로 생각했거든...... 효율성 면에서 산 너머에는 정찰병만 세우는 게 났다고 말이야. 샛길 중간 중간에 함정을 만들면 그 안에 들어온 적들은 독안에 든 쥐. 설령 샛길을 통과하더라도 성안에서 공격하는 게 훨씬 유리하니까.”

“에이 뭐야. 작전이 너무 허술한 거 아니 예요? 그리고 산 너머냐 아니냐가 뭐가 중요해요. 어차피 샛길은 막힌다는 소리잖아요.”

“아무튼 자네 말대로 작전을 좀 더 다듬어야겠어.”


무언가에 몰두한 듯 어디론가 사라지는 캐리어다.


“아니 저 양반은 맨 날 저래............”





[ 황금모함 회의실 ]


아담한 회의실. 아임유가 열심히 설명하고 있지만 싱글벙글 그녀만 바라보는 무휼이다.


“지금 뭐하는 거지? 교육받는 태도가 영 거슬리네?”

“중위님. 전 열심히 듣고 있습니다.”


“교재를 봐야하지 않나. 내 얼굴 그만 보고?”

“아. 제가 가는귀가 먹어서 그래요. 입모양을 보면 더 잘 들리거든요.”


“난 교육태도 엉망인 놈은 정말 싫은데......... 아무래도 수업은 여기까지만 하지. 함장님껜 내가 말씀 드릴 게.........”


화면을 닫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아임유. 더 이상 수업을 이어갈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전 거짓말하는 사람이 제일 싫은데........... 중위님은 특별히 용서해 드릴게요.”

“이봐. 중사. 그만해. 나 자네한테 관심 없어.”

“알아요. 저 싫지 않다는 거. 그런데 겁나는 거죠?”


잠시 고민하던 아임유가 다시 자리에 앉는다.


“내가 겁먹은 거처럼 보이나?”

“아니요. 화난 사람처럼 보여요. 그런데 왜 당황하면 화내는 사람들 있잖아요. 내가 왜 이러지? 왜 자꾸 바보처럼 굴지? 뭐 이런 느낌?”


“.................”

“전 반대예요. 당황하면 막 웃음이나요. 그래서 많이 두들겨 맞았죠. 전 연애경험도 없어요. 사실 키스는 한 번 해봤는데. 그게........... 의도치 않게 당한 거라. 바로 기절해서. 기억도 잘 안 나고....... 중위님도 딱 모태솔로 느낌인데.......”


“영창이 그리웠나 보군. 상관 모독죄로 보내달라면 얼마든지..........”

“다른 건 잘 모르겠는데. 자꾸 웃음이나요. 중위님만 보고 있으면........ 비웃거나 만만하게 보는 걸로 오해하실지 모르는데.......... 저도 제 감정이 잘 조절이 안 되서 그래요. 그것만 알아주세요. 저도 이런 감정이 처음이라......”


“중사. 나도 한 마디만 할게. 나 좋다는 사람. 나 역시 밉지는 않아. 그런데 무휼 자네 행동은 나를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져.......... 여기는 군대야. 행동을 조심해주길 바래. 함장님께는 교관을 바꾸는 선에서 말씀드릴 테니. 앞으론 조심하길 바랄게......”


< 바랄께......... >

왠지 여지가 느껴지는 그녀의 마지막 어휘. 무휼은 직감적으로 알아챘다. 닫혀있던 그녀의 마음에 조금은 더 가까워졌음을 말이다.




[ 지구 / 재단 이사장실 ]


이른 새벽. 이사장과 사령관. 그리고 가인 이사 세 사람이 마주섰다. 그 먼 우주를 날아온 사령관을 두고도 이사장은 도통 말이 없다. 그저 창밖을 한참 동안 바라볼 뿐이다. 새벽을 여는 새들의 소리가 점점 더 요란해진 후에야 입을 여는 이사장이다.


“바로 출발하는 건가?”

“이사장님은 남으실 겁니까?”


“예전 같지 않아. 가야 또 어딜 가겠나? 이번엔 제대로 막아주겠지. 안 그런가? 사령관”

“네. 반드시.”


“그래. 더 할 말 없으면 어서 출발하게..........”

“그렇게 급하게 찾으시더니. 고작 얼굴 보시려고 부르신 겁니까? 누님.”


“얼굴 보니 됐어. 안심해도 될 것 같아.”

“시온 소령은........”


“아니. 그 문젠 내가 알아서하지.”

“............. 쉽지 않으실 겁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자네마저 그럴 텐가? 적어도 자네는...........”

“어차피 이기지 못할 싸움. 이사장님이라도 품어주시는 게...........”


“알잖나. 그 양반이 어떻게 이사장이 됐는지. 둘 중에 하나는 내 뜻대로 해야지.........”

“결국 이사장님에 대한 원망만 커질 텐데요.”


“자네한텐 그렇게 말하던가? 아닐세. 어찌나 울던지....... 질투가 다 납디다. 서두르게. 빨리 가야 빨리 잡지.”





[ 마그마우 항성계 / 황금모함 ]


광속 비행 중. 전투가 임박한 듯 통제실 전체가 긴장감에 쌓여있다.


“광속해제 30초전. 아직까지 적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방어막은 최대로, 광속에서 벗어나는 대로 일제히 공격한다.”


“5, 4, 3, 2, 1”


광속을 벗어나자마자 함대의 광선포가 마그마우의 방어 위성들을 향해 일제히 뻗어 나간다. 급격한 감속이 진행 중이여선지 중심을 잡기 어려운 대원들. 다행히 적의 함선은 보이질 않고 있다.


“정면에 적 함대 발견. 모함은 없고, 전투함 3척과 전투기 100여기가 블랙홀 사이를 빠져 나오고 있습니다.”

“전투기들은 무시. 전투함에 함포를 집중시킨다.”


항모 140여척이 일제히 뿜어대는 함포에 마그마우의 전투함은 순식간에 자취를 감춘다. 나머지 전투기들 역시 집중포화에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블랙홀과 블랙홀 사이의 통로를 에워싸고 있는 항모 전단. 통로 건너편 마그마우의 함대가 멈춰 섰다. 함선이 지나올 수 있는 좁은 통로에 들어서는 순간. 지구인들의 빔에 녹아내릴 것이 자명해서다. 지구인들의 항모 역시 마찬가지. 거대한 두 개의 블랙홀을 사이에 두고 마그마우와 지구인들의 함대가 대치 중이다.


“됐어. 일단 놈들의 뒷덜미는 잡았으니. 여길 지켜내 보자고....... 블랙홀을 우회하는 함선들이 없는지 확인하고, 2기의 아스트라페는 블랙홀 범위 밖에서 광속비행. 나머지는 후발대를 서둘러 합류시키도록...........”

“함장님 말이 맞았네요. 저런 바보들......... 왜 여길 비워뒀지?”


“그러게 말이야. 이제 놈들을 진흙 밭으로 끌어들이기만 하면 되는데.........”

“뭘 어떡해요? 우리도 저길 지나가질 못하는데.......... 여기를 백날 지켜봐야. 아무 의미 없잖아요.”


“자네라면, 코앞에 적들이 진을 치고 있는데 잠이 잘 오겠나?”

“그럼 어떡해요. 잘 지키면 되지.”


“나 같으면 하던 일 멈추고 집 앞에 웅크리고 있는 도둑부터 잡을 거 같은데...........”

“설마 지구로 향한 적들이 돌아올 거라 생각하는 거예요? 예이. 그건 너무 오버다. 그렇게만 된다면야........”


“물론 병력을 돌리기엔 너무 늦었지. 그 대신 후발대는 이쪽으로 향할 거야. 우리가 여길 지키고 있는 한. 더 이상 지구로 향하는 추가병력은 없다는 소리지.”

“그런데. 그게 쉽나요. 항모 140척에 후발대가 와도 400척 정도잖아요. 더군다나 여기는 마그마우 본거지인데. 녀석들이 엄청 강하다면서요.”


“그래서 여길 진흙 밭으로 만들어 보려고........... 일단 히스마탄 대사에게 우리가 왔다는 걸 알리고 협상 중재를 요청할 생각이네.”

“드디어 시온 소령님을 뵙는 건가? 1년도 한참 지났네요. 벌써!”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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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 마그마우의 뒷덜미 21.09.23 5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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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 오리온 항성연합 21.08.30 186 2 11쪽
25 25. 마그마우의 본거지 21.08.23 265 2 11쪽
24 24. 시온의 무의식 21.08.16 36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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