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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 축복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우주최강 슬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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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축복
작품등록일 :
2021.05.04 23:45
최근연재일 :
2021.10.04 23:30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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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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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29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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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4. 파동의 원인

DUMMY

[ 마그마우 항성계 ]


방어막을 지나 함선에 달라붙은 몰로 장군과 동료들. 그들이 어떻게 오리온자리의 파괴자로 명성을 떨쳤는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다. 근접한 그들에게 더 이상 함포공격은 무용지물. 빠르고 민첩한 움직임으로 함선의 주요 장비들을 파괴해 나갔다. 특히 방어막과 관련된 부분이 집중 공격 대상. 모함의 방어막이 하나 둘 벗겨지기 시작했다.


“뭐하나?”

“하지만 장군!”

“우린 걱정 말고. 어서!!!!”


모로모로의 함선을 피해 지구인들이 일제히 빔을 쏘아댄다. 방어막이 사라지자 지구인들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된 팔팔라의 모함. 본체의 방호능력만으로 버티던 함선이 균형을 잃기 시작했다. 서둘러 함선에서 벗어나오는 모로모로의 비행선들. 하지만 섬광과 함께 폭발하는 팔팔라의 모함.


자폭스위치를 누른 듯하다. 폭발 충격에 영향을 받은 듯 궤도를 잃고 블랙홀로 빨려가는 모로모로의 전투함들. 전력을 다해 탈출을 시도하지만 좀처럼 전진하지 못하는 함선들이다.


“오르카!!!!!!!”


범고래 함선들이 빠르게 전진하며 모로모로의 함선들을 하나 둘 낚아채기 시작했다. 그러나 더 이상 전진하기 어려운 듯 주저하는 범고래들. 아직도 두 기의 함선이 블랙홀의 경계에서 필사의 사투를 이어가고 있다.


“함장. 수고했네. 사령관에겐 고마웠었다고 전해주게..........”


몰로 장군이다.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지구인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 함선의 추진력이 블랙홀의 중력을 이기지 못하는 듯 점점 빨려 들어가는 몰로 장군의 함선. 녀석의 마지막 인사를 듣던 아임유가 다급히 소리친다.


“함장님. 격납고!!!!!!!”

“황금모함 전진. 7번 격납고 개방!!!!”


녀석이 알아들었다. 아임유의 다급한 외침을. 격납고 안에 있던 블랙벌 무리가 빠르게 쏟아져 나오더니 몰로 장군과 또 한기의 함선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그리곤 유유히 황금모함의 격납고를 향해 돌아오기 시작한다.


아임유와 애벌레의 교감이 상당히 진척됐던 모양이다.


“휴............. 죽다 살았네.”


긴장이 풀린 무휼이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다행이야. 다행이야. 중위 수고했네. 수고했어.”


캐리어도 나머지 대원들도 주저앉기 일보직전.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 무슨 일이야?”


히스마탄. 그가 화면에 모습을 드러낸다.


“아. 걱정 마십시오. 다행히 막아냈습니다. 제가 곧 그리로 가겠습니다.”

“뭘 막았다는 건가? “지금 상황을 보고도 모르나?”


“마그마우의 공격이 있었지만 다행히 막아냈습니다.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전투가 벌어졌다는 건 나도 아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왜 블랙홀이 요동치느냐고 묻는 거네.”


“네? 무슨 말씀인지?”

“블랙홀 말이야. 블랙홀!!!!”


놀란 캐리어가 블랙홀 탐지화면을 모니터에 띄운다. 하지만 블랙홀의 외형과 관련 데이터는 정상범위 안이다.


“함장님. 블랙홀의 움직임이 이상합니다.”


때마침 연결된 아미트와 티엔. 화면속의 표정이 심각하다.


“무슨 말인가? 자세히 말해보게.”

“아무래도 방금 전 폭발 때문인 것 같습니다. 파동 변화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데이터 상으론 큰 변화가 없지 않나?”

“5분 동안의 수치가 지난 한달 간의 변화폭과 비슷합니다. 문제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침묵이 이어진다. 캐리어도 히스마탄도, 아미트와 티엔도, 그리고 통제실의 모든 대원들도...........


「삐삐삐삐...................」


모니터에 띄워놓은 탐지화면이 붉은 색으로 변하고 위험을 알리는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한다.


“대사님. 대사님은 혹시?”

“이렇게 될 줄 모르고 그 위험한 일을 벌인 건가? 애초에 제 정신이 아니고서야!!”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어떻게 말인가? 지금 도망가도 살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데........”


“파동의 원인을 혹시 알고 계신다면 알려 주십시오? 뭔가 방법이 있지 않겠습니까?”


티엔 소령. 죽을 때 죽더라도 이유는 알고 죽을 생각인 모양이다.


“누군가?”

“티엔 소령. 과학장교 입니다.”


티엔과 히스마탄의 통신을 연결한 캐리어. 3각 통신이 진행 중이다.


“역시............. 자네들. 아무것도 모르고 일을 벌였군.”


절망적인 표정. 돌아서는 히스마탄이다. 그의 뒷모습만이 모니터에 비춰질 뿐이다.


“말렸어야 했는데. 내 잘못이야. 지구인들에게 희망을 걸다니.”


이어지는 침묵. 삐삐삐삐.......... 경고음이 적막감을 더해줄 뿐이다.


“어차피 충돌을 피할 수 없다면, 실험이라도 해보고 싶습니다.”


티엔 소령. 녀석은 아직도 포기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캐리어는 묵묵부답.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서다.


‘기~~~~~~~익. 기~~~~~이익’


블랙홀이 드디어 요동치기 시작했다. 마치 생각할 시간 따윈 의미 없다는 듯. 거세게 몰아치는 자기장 분출에 함선도 어딘가에 부딪힌 것처럼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그리고 그 충격강도는 서 있기도 힘들만큼 거세질 따름이다.


“대사님. 저희에게 가르침을 부탁드립니다.”


캐리어의 읊조림. 히스마탄에게 부탁하기도 염치없는 듯 혼잣말처럼 내뱉는다.


“뭘 말인가? 뭘 가르치면 이 상황을 막을 수 있단 말인가? 날 좀 가르쳐 주게. 난 도저히 모르겠으니 말이야.”


폭발하고 만 히스마탄. 좀처럼 감정기복이 없던 그다. 하지만 지금 그는 매우 분노했다. 시온을 필두로 한 지구인들에게.........


“자. 아마 이것조차 모를 테지? 그때 봤던 탐지기들도 다 가짜일 테고.........”


히스마탄이 전송한 홀로그램 영상은 블랙홀의 입체 구조. 두 개의 블랙홀 화면은 비슷하지만 강착원반을 토대로 한 지구인들의 영상과 달리 블랙홀 내부의 이미지도 포함되어 있다.


블랙홀 내부에서 요동치는 회오리. 믹서를 돌리면 내부의 액체가 회전하면서 만들어내는 회오리와 비슷한 형상이다. 파동의 원인도 중심에서 벗어난 채 회전하고 있는 회오리 때문. 두 개의 회오리 중 하나가 유독 큰 회전반경을 그리며 돌고 있다.


“어떻게 블랙홀 내부를...........”

“아니 뉴트리노 입자도 검출 못하면서 무슨 배짱으로..........”


유령입자라고도 불리는 뉴트리노(중성미자). 질량이 거의 없어 물질과 반응하는 빛과 달리 상호작용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덕분에 블랙홀의 중력에서도 탈출이 가능한 모양이다.


“이제 곧 분출이 시작될 테니 최대한 멀리 벗어나게. 혹시라도 살 수 있을지 모르니........”

“블랙홀 내부에서 제트가 분출되는 거라면............ 쌍성계라 문제가 되겠군요.”


‘기이익~~~~~긱긱. 끼~~~~~~이익’


자기장 분출에 일제히 블랙홀에서 멀어지는 함선들. 마그마우 행성에서도 도시를 벗어나려는 비행선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간다. 폭발이 임박한 모양이다.


“제트 분출로 가벼워진 블랙홀이 곧 잡아먹힐 거야. 그때 충격파로 오리온자리 생명체는 대부분 소멸할거고. 모두 자네 덕분이네. 지구인들의 무모한 욕심 때문에..........”

“남은 한쪽도 분출을 촉진할 순 없을까요? 인위적인 요인으로 빨라진 거 라면요!”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말인가? 또 미사일을 쏠 텐가? 그런다고 한번 깨진 균형이 돌아올 거 같은가?”


분노에 찬 히스마탄. 원망해봤자 소용없다는 걸 알지만 끓어오르는 분노를 가라앉히기 어렵다.


“저걸 풀면 되잖아? 저게 막고 있는 거 아니야?”


시온 그녀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내용을 대충 이해하고 있는 모양.


“자네가 어떻게? 그 불꽃은? ............... 참 기구한 운명이군. 하필 이럴 때 다시 피어나다니.”


시온의 슈트가 다시 불꽃을 내뿜고 있다. 처음보다 더 커다란 푸른 불꽃이 온몸을 휘감고 있다. 하지만 의미 없다는 듯 외면하는 히스마탄.


“두 개가 같이 분출하면 되는 거 아니야? 저 놈들 둘이 동시에!!!!”

“시온 자세히 말해주겠나? 우리 눈엔 안 보이는 데 자넨 뭐가 보여?”


외면하는 히스마탄과 달리 시온의 반응에 희망을 거는 캐리어. 위기의 순간 빛을 발하는 그녀의 능력을 잘 알아서다. 그렇다. 시온 그녀가 다시 불꽃을 피워내는 이유는 위기를 직감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본능은 지금 매우 위험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무리 용을 써도 듣질 않던 시온의 뇌파는 폭주 중. 마치 엘린 그녀에게 슈트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위기감처럼 말이다.


“아니 저 하얀 선들이 안보여? 왜 나만 보이지?”

“하얀 선? 하얀 선들이 보인다고?”


히스마탄이 돌아섰다. 설마 하는 눈치. 하지만 이내 확신으로 변했다. 그녀의 불꽃이라면 가능하고도 남음이다.


“마치 빛줄기처럼 하얀 선들이 블랙홀을 감싸고 있어. 그런데 저기랑 여기랑 다 비슷한데. 이쪽은 거의 끊어질 것 같은데. 저쪽은 그대로잖아. 저 쪽도 저 선을 끊어야 할 것 같은데? 방법이 없어?”

“자네 불꽃. 자네 불꽃으로 그 선들을 자를 수 있네. 할 수 있겠나?”


“어떻게? 이걸 입으면 우주에서도 괜찮아?”

“물론이야. 하지만 조심하게........ 원반 너머로는 절대 끌려가선 안 되네. 절대 무리하면 안 된다고?”


어느새 함선 밖 우주로 나간 시온. 어찌된 일인지 자세도 잡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그녀다.


“뭐하는 건가? 흰 선들이 보인다며? 중력장이 보인다면 그 선들을 잡고 이동하면 될 거 아닌가?”

“아니? 그런데.......... 이 녀석들이 자꾸 감겨..........”


시온과 히스마탄의 대화가 통신선을 타고 황금모함에도 전달되고 있다.


“제발 힘을 빼고 뇌파로! 뇌파를 쓰란 말 일 세!!!!!!! 거미줄 다루듯 다뤄야 한다고 했어. 손만 대도 끊어질 듯 아주 가녀린 거미줄처럼 말이야”


‘끼~~~~~~~~~~~~~~~~~~~익’


어느새 블랙홀의 진동은 극에 달한 듯. 잠잠하던 블랙홀마저 덩달아 요동치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는 시온. 침착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살 수 있다. 다시 눈을 뜬 시온. 눈앞의 작은 선 하나를 조심스럽게 잡아당긴다.


‘슈~~~~~~~~~~~~웅’


아광속에 맞먹는 속도로 돌진하는 시온. 이대로라면 블랙홀에 정면으로 충돌하고 말 터. 눈을 감고 잡은 선을 살며시 튕겨낸다. 이번엔 다시 반대 방향으로 빠르게 날아가는 그녀다. 히스마인과 지구인들의 눈엔 게임기안의 핀볼처럼 정신없이 우주를 누비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점점 잦아드는 그녀의 움직임. 어느덧 요령을 터득한 모양이다.


‘피~~~~~~~~~융~~~~~~~~~~~~~~~“


블랙홀의 제트가 분출했다. 몇 십만 년에 한번인지 아니면 몇 십억 년에 한번 인지. 지구인들의 지식으로 가늠조차 하기 어려운 블랙홀의 분출을 눈앞에서 목도하는 캐리어와 일행들. 하지만 그 경이로운 광경을 눈앞에 두고서도 시선은 오로지 한 여인을 향해 있을 뿐이다.


두 개의 블랙홀 사이에 다다른 시온. 그녀가 두 개의 거대한 야수들 사이에서 위태로운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황금모함의 시야에도 들어온 시온.


광학 줌에 잡힌 그녀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마치 허공속의 투명 천을 이용해 플라잉요가의 고난도 자세를 연출하는 듯 여인은 너무도 매혹적이다.


이미 폭발해버린 야수와 그 마저 집어삼키려는 또 하나의 괴물. 이 둘 사이에서 한 마리 나비처럼 나풀거리는 가녀린 여인. 전사의 모습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자태다.


그녀의 실루엣에 심장이 터질 듯 끓어오르는 이는 비단 캐리어만이 아닌 듯. 모든 걸 집어삼키려던 블랙홀마저 주체할 수 없는 흥분에 폭발해버렸다.


꾹꾹 눌러왔던 욕망을 거대한 분수처럼 쏟아내 버린 검은 짐승. 녀석도 이내 아름다운 시온의 춤사위에 온수해지기 시작했다. 두 마리 맹수들을 어린양처럼 조련시킨 시온 가이야.


그녀의 푸른 불꽃이 적막한 우주를 더 숨죽이게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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