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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 축복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우주최강 슬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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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축복
작품등록일 :
2021.05.04 23:45
최근연재일 :
2021.10.04 23:30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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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61
추천수 :
170
글자수 :
263,554

작성
21.09.19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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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34. 시작된 희망

DUMMY

[ 킬리언 행성 / 킬라이언의 왕궁 ]


“이렇게 찾아주시니 영광입니다. 사령관”

“미안하오. 아직은 그대들과 웃으며 마주하는 게 힘들 것 같소.”


경직된 사령관. 그런 그를 이해한다는 듯 끄떡이는 킬라이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들에 의해 짓밟혀온 이들. 그저 벌레만도 못한 존재로 취급했던 지구인들이다. 하지만 이제는 역전된 상황. 우선은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몸을 잔뜩 낮춰야만 하는 녀석이다.


“배상 문제를 논의하기엔 아직은 이른 시기라 생각됩니다.”

“물론이오. 하지만 전쟁 재발을 막기 위한 군사조치는 시행할 생각이오.”


“어떤?”

“이곳에 군대를 주둔 시키겠소.”


생각보다 빠른 전개에 당황스런 표정의 킬라이언. 지구인들의 속마음을 도저히 알 수 없는 녀석이다.


“............... 마그마우의 승인 없이 군대를 배치하는 건 전쟁의 빌미가 될 겁니다.”

“상관없소. 어차피 그들은 전쟁을 멈추지 않을 테니.”


“함대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까? 굳이 행성 내부에까지 군대를 배치해 전쟁터로 만드시려는 겁니까?”

“그대들처럼 행성을 파괴할 수는 없으니 그러오.”


고개를 끄떡이는 킬라이언. 지구인들의 속셈을 알겠다는 표정이다. 직접 행성을 파괴할 수 없으니 전쟁터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심산일 테다. 그러나 쉽게 감정을 드러낼 수 없는 킬라이언. 우선은 화를 누그러트리기 위해 노력한다.


“............. 지구인들에겐 적합지 않은 환경입니다. 다시 한 번 재고를 부탁드립니다.”

“그대들이 동의한다면 군대가 정주할 수 있도록 환경을 복원할 생각이오. 물론 시간은 많이 걸리겠지만...........”


“............ 아예 행성을 빼앗겠다는 말입니까?”

“빼앗겠다면 빼앗기겠소?”


“그럼 도대체?”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킬라이언. 지구인들의 의중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이다.


“공포 대신 희망을 심어 달라고 하더이다. 전쟁 대신 공존을 꿈꿀 수 있게. 난 여전히 회의적이지만 말이오.”

“누가 말입니까?”


“보지 않았소. 모질라 대령.”

“그 보다는 사령관의 의중이.......?”


“앞으로 재단을 이끌어갈 녀석이라...........”

“그럼 그가?”


“당신들로부터 지구를 지켜낸 자의 아들이요.”

“그렇군요. 몰랐습니다. 그의 아들이 우리 종족을 도왔을 줄은........”


“나는 이제 이사회에 가서 그의 제안을 보고할 생각이오.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군.”

“무엇을 말입니까?”


“말하지 않았소. 행성복원. 동의한다면 이사회에 보고할 것이고, 아니라면 하지 않겠소.”

“마그마우와 지구. 둘 중에 하나를 택하란 말씀입니까?”


“배신하란 소리는 아니오. 하지만 의심이 심해 질 테니. 신중해야 할 거요.”

“.............”


“결정하기 힘들다면 일어나겠소. 늦으면 안 될 결혼식이 있어서..........”

“그거 아시오. 사령관?”


“...............”

“희망은 이미 심어졌다는 걸 말이요. 마그마우가 곧 지구를 공격할 겁니다.”


“.............”

“선봉에 설 제후국을 물색하고 있으니 말이요. 그런데 다들 나서질 않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번엔 마그마우의 지배력이 약화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 때문에 말입니다.”


“............”

“연합회의에 참석하셨다지요? 어떠셨습니까? 모두가 찬양과 충성 맹세뿐이지요? 하지만 속마음들은 다를 겁니다.”


“..............”

“앞으로는 질서와 평화를 말하지만 뒤에서는 갈등과 반목을 부추기는 게 그들입니다. 서로를 싸우게 만들어야 감히 도전할 생각을 못하니까요. 그래야 또 비싼 값에 무기를 사들 일 거구요. 악순환의 연속임을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는 게 제후국의 현실입니다.”


“...........”

“그런데. 마그마우도 도망친 블랙벌떼를 해결하고, 우리 행성까지 재건하겠다고요? 제가 그들이라면 지구인들을 결코 용납할 수 없을 겁니다. 그들의 통치방식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위험인자니까요.”


“결론을 말하시오.”

“마그마우는 아주 강하고 또 교활하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오리온 항성연합에 속한 이들은 마그마우에 대항하려는 지구인들을 결코 돕지 않을 겁니다.”


“......................”

“다만 열심히 응원하고 있을 겁니다. 겉으로는 힘들겠지만 마음속에선 진심으로 말입니다.”


“.................”

“우리 킬리언은 지구의 군대가 행성 내에 주둔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반대합니다. 하지만 사령관께서 제 여식을 볼모로 잡고 있다면 저 역시 방도가 없습니다.”


“...........”

“제 여식을 지구로 보내겠습니다. 부디 평화의 메신저로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대가 원한다면 악역은 내가 맡겠소. 다만 지구보다는 모질라 그 친구에게 보내는 게 나을 것 같구려. 아직까진 지구인들의 가슴에 앙금이 많이 남아 있으니. 녀석이라면 괜찮을 게요.”

“네 그리하도록 하지요.”


“그리고 이걸 전해주라고 하더이다.”

“이게 뭡니까?”


“재건부대와 전투부대를 구분해 운영할 생각인가 보오. 혹여나 배신하게 될 경우 민간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싶은 모양이지. 이런 게 무슨 의미가 있을 진 모르지만 말이오.”


킬라이언이 건네받은 자료엔 함선에 표시된 마크와 역할 등이 담겨져 있다. 민간인의 탑승여부와 의료선 등 비전투목적의 함선들에 대한 설명 등도 표시됐다. 마그마우의 강요로 불가피한 전투가 발생하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은 피해보자는 의미일 터다. 고개를 끄떡이는 킬라이언.


“이해했습니다. 어떤 심정으로 저희를 돕는지 말입니다. 그저 우리 백성들이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 황금모함 ]


“무휼!!!!!! 무휼!!!!!! 큰일 났네. 큰일!!”

“아 또 왜요? 뭔 사고를 또 쳤기에 이 호들갑 이예요.”


모처럼 휴일을 만끽하고 있는 무휼에게 들어온 캐리어의 긴급호출이 들어왔다. 잔뜩 긴장된 모습이 영상으로 전송된다. 표정만으로도 사태의 심각성을 가늠할 수 있을 정도다.


“균이 사라졌어. 검은 균 말이야. 트로피카에서 가져 온.........”

“예? 죽었다면서요?”


“죽은 게 아니었나봐. 하얀 균까지 잡아먹고는 사라졌어. 실험장비까지 녹이고 탈출 할 정도면 전보다 더 위험해졌을지 몰라. 어떡하나. 무휼~~~ 어떡해?”


두려움 가득한 캐리어의 목소리. 무휼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녀석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이는 아임유. 그녀가 위험하다.


“거기가 어딘데요? 방송부터. 방송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니 예요?”

“그래 일단 사람들부터 대피시켜야겠어. 함장실과 붙어있는 연구실이야. 통제실에는 내가 연락할 테니. 빨리 좀 와주게. 빨리”


무휼이 관제구역에 도착했을 땐 이미 아수라장. 적색램프가 깜빡이는 가운데 통제실 직원들이 대피하느라 여념이 없다. 정체불명의 위험에 공포심은 더욱 극대화된 상황이다.


“무휼 여기야!”


캐리어가 손을 흔든다. 하지만 무휼의 눈에 녀석 따윈 안중에도 없다. 아임유 그녀가 위험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피경보에 모두가 사색이 된 채 뛰고 있지만, 통로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그녀. 처음엔 그저 고양이와 장난이라도 치는 줄 알았다.


“중위님. 위험해요. 만지면 안 돼~~~~~~”


몸을 날린 무휼. 그녀가 만지려고 하는 건 고양이가 아닌 검은 균사체다. 마치 고슴도치처럼 가시가 돋아있지만 녀석이 틀림없다.


“어~~~ 무휼 여기서 뭐하는 거야?”


아임유가 몸을 가볍게 틀자 바닥으로 슬라이딩하는 무휼. 그녀의 손엔 고슴도치처럼 생긴 녀석이 들려있다. 마치 잠든 아기고양이처럼 얌전한 모습이다.


“중위님. 녀석이 검은 균이라고요. 만지면 위험해요!!!!”

“어? 뭐가 위험해? 귀엽기만 하잖아.”

“중위. 괜찮나? 무휼 말이 맞아. 사람들을 녹여 버린다고..........”


캐리어도 놀란 듯 아임유를 제지한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그녀. 오히려 캐리어와 무휼을 타박할 뿐이다.


“뭐예요? 이 녀석이 더 놀랐잖아요? 다들 물러서세요. 어서!”


침착한 그녀의 행동에 무휼과 캐리어도 안정을 찾은 듯. 하지만 여전히 긴장한 모습이다.


“우선. 녀석을 바닥에 내려놓고 격리시켜야 해. 중위. 이건 명령이야. 다른 사람들의 안전이 더 중요해. 어서!!!”

“알았어요. 함장님. 어디로 가면 되죠? 제가 이동시킬게요.”

“우선 안전구역으로 이동하지.”


격리장치가 마련된 안전구역 내 연구실로 들어선 아임유. 바닥에 균사체를 내려놓는다.


“이제 자네도 천천히 나오게......... 놈이 겁먹지 않도록 천천히.........”


아임유가 연구실 밖으로 나가려 하자. 그 사이 정이 들었는지 그녀를 따라 붙는 녀석이다. 쉽게 떨어질 것 같지 않은 모양새다.


“안 돼. 넌 당분간 여기 있어야 해. 알았지?”


아임유의 제지에도 떨어지지 않으려는 균사체. 그녀가 억지로 떼어놓으려 하자. 갑자기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는 녀석이다.


‘츠츠츠츠츠츠츠츠츠츠’


마치 검은 성게가 몸집을 크게 보이려는 듯 부풀린 자세. 알 수 없는 소리까지 동반했다.


“안 돼. 기다려!!”


여전히 침착한 아임유. 다시 한 번 다독이듯 제지한다. 하지만 오리려 더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는 균사체다. 무언가 잔뜩 화가 난 듯 몸통을 뒤덮은 가시가 반짝거리기 시작한다.


“얌마!!!!!!”


화통을 삶아먹은 듯. 아임유가 소리친다. 놀란 녀석. 유리벽에 붙어 바들바들 떨고 있는 고슴도치다. 그녀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진 모양이다.


“그러게. 좋게 말할 때 들어야지. 그래야 착하지. 기다려~ 언니가 뭐 먹을 것 좀 찾아볼게 알았지?”


문을 닫고 나오는 아임유. 모두들 할 말을 잃어버렸다.


“함장님. 어떻게 된 거예요?”

“자네 괜찮나?”


“보셨잖아요. 아무렇지도 않은데 다들 호들갑은..........”

“중위님이 못 보셔서 그래요. 놈들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잘은 모르겠지만. 두려워하고 있었어요.”

“뭐가 말인가?”


“먼지라고 해야 하나요? 사람들이 뛰면서 일어나는 먼지 때문인 것 같아요.”

“사람들한테는 무해하지만 녀석에겐 위협적인 균이 있나보군.”


“그런데 죽은 게 아니었어요?”

“내가 방심했어. 여러 단계의 성장과정을 거치는 모양이야. 산소가 풍부해지니 버섯처럼 자실체로 변한 것 같아.”


“그래서 저놈이 위험하다는 거예요. 아니에요?”

“조금 더 연구해 봐야겠어. 하지만 극한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우선은 여러 균들이 어우러진 환경에선 안전할 거 같아. 물론 방심은 금물이지만 말이야”


“그럼 제가 돌봐도 되는 거죠?”

“아직은. 조금만 시간을 주게.......”


“저렇게 귀여운 아가를........ 참 몹쓸 양반들이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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