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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 축복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우주최강 슬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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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축복
작품등록일 :
2021.05.04 23:45
최근연재일 :
2021.10.0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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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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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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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0. 블랙벌의 폭주

DUMMY

[ 사령관의 모함 / 함장실 ]


“놀랍군. 지구인인 자네가 불꽃을 만들어 낼 줄은 정말 몰랐는데.......”

“왜? 뭐가 잘 못된 거야?”


시종들을 물린 채 함장실로 자리를 옮긴 히스마탄. 그리고 사령관과 시온이다. 시온이 만들어 낸 불꽃을 본 시종들이 동요하는 걸 막기 위해서다.


“나의 어머님도 그리고 어머니의 어머님도 머리끝에 겨우 작은 불꽃을 만드셨을 뿐........ 3000년 전 샤로니아 여왕만이 겨우 어깨까지 불길이 내려왔고, 몸 전체가 타오르는 건 히스마인 왕국을 세우신 호비니인 여왕 이후 처음이란 말 일 세.”

“그럼 나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왕국을 통치하는 거야?”


“아마도....... 하지만 그전에 피피아와 일전을 치러야겠지.......”

“그래? 그럼 가자. 내가 처리해 줄게. 불꽃이 크면 힘도 쌘 건가? 이거 설마 하늘도 날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


시온은 벌써 은하계를 평정한 듯 한 표정이다. 내색하진 않았지만 너무도 탐내하던 슬라임의 슈트. 그녀의 전투력이라면 그야말로 천하무적의 병기로 거듭날 터였다.


“자네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모르캉은 전투용이 아니야. 그 보다는 훨씬 더 의미 있는 용도로 사용되지..........”

“싸우는 게 아니라고?”


시온의 표정이 복잡하다. 싸울 때 쓰는 게 아니면 도대체 뭣에 쓰는 물건이란 말인가.


“물론 일반 슈트와는 비교할 수 없는 힘을 지녔네. 하지만 전쟁의 승패는 백병전이 아닌, 함선간의 전투에서 판가름 나는 법. 사령관. 우리를 도와주겠나?”


고심에 빠진 사령관에게 도움을 청하는 히스마탄. 피피아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으로 방황해야했던 지난날. 어쩌면 하늘이 주신 기회일지 모른다. 아니 시온이 만들어낸 불꽃이라면 피피아 조차 어찌하지 못할게 분명하다.


“아직은 당황스럽습니다. 그리고 저희도 전쟁 중인 상태라........"


졸지에 신데렐라가 된 시온. 하지만 사령관은 몹시도 혼란스럽다. 히스마인과의 관계를 발전시킬 수만 있다면 마그마우도 쉽사리 전쟁을 벌이지 터. 그렇다고 히스마인 내부의 전쟁에 휩싸 일수는 없는 노릇이다.


자칫 지구를 더 큰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는 중차대한 문제.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는 사령관이다.


“전쟁에서 이겼다고 들었는데?”

“마혼 의장이 그렇게 말하던가요?”


“설마 마그마우와 전쟁을 치를 생각인가?”

“저희와 싸운 킬리언은 그저 마그마우의 꼭두각시일 뿐입니다. 이젠 그들이 직접 나설 차례니까요.”


“승산이 없을 텐데............”

“그래서 이곳에 왔지만, 아직은 저희를 인정할 생각이 없는 모양입니다.”


고심에 빠진 히스마탄. 그 역시 뾰족한 해답이 없는 모양이다.


“자네들이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마그마우는 강해. 우리도 전쟁보다는 외교로 문제를 풀고 있으니까........ 내가 도울 수 있는 건 없겠나?”

“지구인들은 결코 전쟁의사가 없습니다. 마그마우가 저희를 공격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저들 방식은 내가 조금 알지. 전면에는 나서지 않을 거야. 그 대신 제후국 중 하나를 부추기겠지. 아니면 벌써 시작했을 가능성도 높아........... 화해하는 것처럼 안심시키고 기습하는 게 놈들 방식이니 말이야.”

“역시. 그렇군요.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히스마탄의 표정을 읽은 사령관. 마그마우와의 전쟁이 벌어진다면 히스마탄 역시 큰 도움이 되진 못할 모양이다.


“광속비행은 탐지가 가능한가? 이미 놈들이 출발했다면 어떻게 할 셈인가?”

“엉성하지만 광속 탐지망이 가동 중입니다. 함대 규모가 이동한다면 포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번 호되게 당했던 터라 어느 정도는 막아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의연한 결의를 내비치는 사령관. 히스마탄을 우군으로만 생각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구인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있다 한들. 그건 히스마탄 개인의 문제일 뿐. 히스마인이라는 거대한 제국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마그마우의 편에 설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시온 이 친구만이라도 보내주면 안되겠나?”

“아직까지 이 친구를 대체할만한 인재가 없습니다. 그리고 시온이 간다면 은하 끝까지 따라갈 녀석이........”


시온을 바라보는 사령관. 그녀를 보낸다면 캐리어가 어떻게 나올지는 보나 마나다. 우선은 붙잡고 봐야 한다. 그리고 잠시 침묵이 흐른 뒤에야 입을 여는 사령관.


“저들과 외교적으로 풀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마그마우 문제만 해결된다면 저희도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겠습니다.”


킬리언 그리고 마그마우와의 일전을 남겨둔 상황에서 새로운 전쟁에 휘말린다는 것은 너무도 위험한 일. 하지만 히스마탄의 협조를 얻어내려면 그에게도 여지를 남겨두어야만 한다. 히스마탄 역시 알고 있을 터.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한다면 지구인들의 안전부터 도모해야 함을 말이다.


시온과 사령관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이미 인류는 거대한 전쟁과 직면한 상황. 모르캉의 불꽃이 타올랐기 때문이다. 그것도 역대 여왕들보다 더 큰 불꽃으로........... 이 같은 사실이 피피아에게 알려지는 건 시간문제. 가만히 앉아서 당할 그녀가 아니다. 다만 지구인들이 그 사실을 모를 뿐이다.


지금까지는 그저 찻잔 속의 작은 회오리. 하지만 앞으로의 전쟁은 인류가 감당하기엔 그 크기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태풍이다. 마그마그의 하수인에 불과한 킬리언 조차 힘겨워했던 지구인들. 그들이 맞닥뜨려야 할 상대는 마그마우보다 최소 100배 이상의 영역을 지배하는 거대 제국이다.


그것은 마치 울릉도를 이제 막 벗어난 작은 부족이 아시아를 평정하고 유럽으로 뻗어나가는 몽고제국과 마주한 상황. 동해안의 작은 부족국가 하나를 쓰러뜨렸지만 거대한 태백산맥에 가로막혀 그 너머의 세상은 상상조차 못하는 신세지만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몽고제국이 세상의 전부인 건 아니다. 그들 역시 잠깐 동안 반짝이고 사라지는 수많은 제국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또 모르는 일. 울릉도에서 시작한 그 작은 부족이 세상을 통일하지 말란 법도 없으니 말이다.


그 시간 황금모함 역시 거대한 폭풍과 마주하고 있었다. 블랙벌 녀석들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어서다.





[ 블랙홀 인근 / 황금모함 ]


“그게 무슨 소리야? 놈들이 왜 떠나?”

“몰라요. 빨리 좀 나와 보세요. 빨리요......”


피닉스들이 블랙홀 주변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마그마우의 함선들도 마찬가지다.


“몇 달은 더 있어야 폭주할거라고 하지 않았나?”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소령님이 그렇게 말해놓고선........”


“아니 나는 킬라이언이......... 킬리언들은?”

“저기 보세요.”


마그마우와 달리 킬리언들은 오히려 블랙벌 들을 향해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다. 킬리언 행성의 민간인들이 탈출할 시간이 필요해서다.


블랙벌들의 색깔이 달라졌다. 검은 외피에 붉은 반점이 가득하다. 폭주가 임박한 모양이다.


불현 듯 스치는 불안감. 캐리어가 염려했던 게 현실이 됐다. 애당초 킬리언은 그저 쓰고 버리는 카드. 어쩌면 지구인들 때문인지도 모른다.


킬리언과 영역다툼을 벌이는 지구인들과 굳이 전쟁을 벌일 생각이 없는 걸까? 그들의 필요에 의해서만 전쟁을 할 뿐. 킬리언을 위해 피 흘릴 생각 따윈 없는 모양이다.


원하면 가져라. 블랙벌이 휩쓸고 간 폐허라도. 킬리언을 대신하겠다는 지구인들의 요구에 대한 답변일지도 모른다.


“최대한 진출을 늦춰야 해. 나머지 함선에도 연락해 어서............”

“무슨 소리예요? 피닉스도 떠나는데 우리가 왜요?”


“조금만. 조금만 시간을 벌어주면 돼. 시간이 없어.”

“아. 이 양반 또 시작이야.”


지구인들의 함대가 공격에 합류하자 벌떼의 움직임도 일단은 잦아들었다. 하지만 행성처럼 뭉쳐있는 본진은 거센 물결처럼 일렁이기 시작했다. 이제 본격적인 폭주가 임박한 모양새다.


벌떼들의 2차 진출이 시작됐다. 본진의 겉면이 한 꺼풀씩 벗겨지며 날아오르는 블랙벌. 아니 붉은 점박이 벌들이다.


범고래 함선들이 녀석들을 상대하러 나섰지만 예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무언가에 홀린 듯 벌떼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두려움이 사라진 듯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직진만 고수할 뿐이다. 하지만 엄청난 양. 군집이라기보다는 거대한 해일이 밀려오는 듯한 느낌이다.


“범고래들은 일단 후퇴. 함포와 미사일로 시간을 번다. 아스트라페도 광속비행으로 대기. 블랙홀과 킬리언 행성 중간 영역이 공격지점이다.”


황금모함의 함장으로서 항모전단의 지휘권을 행사 중인 캐리어. 400여기의 항모를 필두로 5,000여기의 전함에서 발사되는 빔이 집중된다. 벌떼들로 이루어진 파도도 방파제에 부딪힌 것처럼 흩어지기 시작했다. 작은 무리로 쪼개진 벌떼들을 범고래와 킬리언 함선들이 더 작게 조각냈다. 하지만........


“함장님 저기........”


또 다른 해일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함선의 모니터를 새까맣게 덮은 벌떼들. 꿈에라도 볼까 무서운 영상이다.


“아. 도대체 뭘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이러다 우리까지 다 죽일 작정이에요?”


무휼의 다그침에도 정신없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캐리어. 항모전단 지휘와 벌집 안의 가짜 벌 조정을 병행하고 있어서다.


“거의 다 됐어. 이번 공격까지만 잘 막아보자고..........”

“저길 보세요. 어디 저게 막는다고 막아질 양인지!”


함선들의 집중포화가 무색하리만큼 견고한 장벽이 밀려오는 중이다.


“한번만. 이번 한번 만 더 막으면 돼. 남은 화력을 모두 쏟아!!!!!”


녀석들과의 거리가 좁혀질수록 빔의 위력도 강해지는 듯. 거대한 장벽에도 서서히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은 벌들이 지구인들의 함선을 뒤덮는 것도 시간문제다.


“처음부터 이걸 노린 게냐?”


팔팔라 장군. 그가 돌아왔다. 피닉스의 화염이 벌들을 녹이기 시작한다. 지구인들의 함포가 장벽을 부수면 피닉스와 범고래들이 남은 벌들을 사냥했다. 하지만 이 또한 오래가긴 힘든 상황이다. 시간이 갈수록 장벽의 두께와 크기는 커져만 가고 있어서다.


“고작 네깟 놈들 때문에..........”


팔팔라 장군은 부하들의 의미 없는 희생이 원통할 따름이다. 피닉스가 히스마인의 하사품이라면 킬리언은 마그마우의 하사품. 그들의 텔레파시 능력을 탐내는 행성들이 적지 않아서다. 오직 마그마우를 통해서만 이들은 각각의 행성으로 공급된다.


하지만 분수도 모르고 요구조건을 늘려가는 킬리언 이었다.


놈들의 근거지가 파괴 되면 나쁠 게 없는 마그마우. 공급이 제한적일 때 그 가치도 배가 되기 때문이다. 벌떼의 폭주는 지구인들 탓으로 돌리면 그만. 그런데 바보 같은 지구인들이 계획을 망쳐버렸다.


어느새 오리온 항성연합의 성간통신망을 도맡고 있는 킬리언들. 그들이 이곳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어서다. 그것도 오리온자리의 지배자 마그마우가 도망친 자리를 변방의 지구인들이 지켜내고 있는 그림으로 말이다.


마그마우의 권위에 먹칠을 하고 있는 셈. 전쟁의 패배보다 더 위협적인 상황이다. 팔팔라와 그의 부하들이 이곳에 수장되는 길만이 유일한 타개책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임박했다. 이제는 그 어떤 공격도 무의미한 상황. 행성이 파괴되듯 벌집이 와해되며 모든 벌들이 한꺼번에 날아올랐다.


모니터에 잡힌 붉은 점들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녀석들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줌을 축소하고 있지만 그 끝이 나타나질 않는다. 거대한 블랙홀조차 녀석들에 가려 그 형태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 조준점을 잃은 함선들이 사격을 멈추고 말았다.


그 어디를 조준해도 명중이지만 그 어딜 조준해도 무의미한 상황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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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블랙벌의 폭주 21.09.15 77 2 12쪽
29 29. 모르캉, 신성한 불꽃 21.09.14 77 2 11쪽
28 28. 배신의 이유 21.09.13 79 2 12쪽
27 27. 변덕스런 심판관 21.09.06 92 3 12쪽
26 26. 오리온 항성연합 21.08.30 185 2 11쪽
25 25. 마그마우의 본거지 21.08.23 264 2 11쪽
24 24. 시온의 무의식 21.08.16 359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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