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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 축복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우주최강 슬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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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축복
작품등록일 :
2021.05.04 23:45
최근연재일 :
2021.10.04 23:30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31,662
추천수 :
170
글자수 :
263,554

작성
21.10.0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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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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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50. 갇혀버린 이야기

DUMMY

[ 아스트라페 / 황금모함 / 함장실 ]


심각한 표정의 캐리어 그리고 무휼이다. 며칠 째 나타나질 않는 시온 때문이다. 화가 단단히 난 모양. 시온의 갑작스런 돌진에 당황한 캐리어지만 나름 싫지 많은 안던 상황. 하지만 이렇게 빨리 그녀가 돌아설 줄은 미처 몰랐다.


“어쩌실 거예요? 완전히 삐지신 거 같은데.”

“.....................”


“잘 생각하세요. 이제 며칠만 가면 타우포 항성계라고요. 거기가면 남자들이 없겠어요? 여기서야 함장님 말곤 대안이 없지만 거기는 다를 거라고요.”

“어떻게 하면 좋겠나? 걱정은 되지만 갑자기 또..........”


무휼의 말이 맞다. 시온은 그러고도 남을 위인이다. 여기선 임자 없는 남자가 자신뿐이라지만 타우포 항성계에만 가도 히스마인 남성들만 해도 차이고 넘칠게 뻔 한 상황. 엘린이 가능한 데 시온이라고 안 될 이유가 없지 않은 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하는 캐리어다.


“우선은 사과부터 하세요. 그래도 여자가 먼저............. 너무 하신 거예요. 자존심이 얼마나 상했을지 생각해보셨어요?”

“하긴 천하의 시온이..........”


“그러니까요. 남자답게 분위기를 리드해야지. 도망만 다니고....... 좋은 술 한 병 들고 가서 아무 말 말고 그냥 꽉 안아주세요. 그럼 된다니까요!”

“용서해 줄까?”




[ 아스트라페 / 황금모함 / 시온의 숙소 ]


초인종을 눌러보지만 대답 없는 시온. 걱정스러운 캐리어다. 잠금장치를 하지 않았는지 버튼을 누르자 자동으로 열리는 문. 온갖 운동기구로 가득한 거실로 들어서자 어디선가 들리는 신음소리. 놀란 녀석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충격적인 장면과 마주하고 말았다.


“시온 괜찮은가?”

“음~~~~~~~~음~~~~~~~~~~~”


얼어붙은 캐리어. 슈트를 입은 채 누워있는 시온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다. 혹시나 아픈 걸까? 잠시 망설였던 캐리어. 하지만 알아버렸다. 시온 그녀가 슈트와 교감 중이라는 걸. 그녀의 손이 그녀 자신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몰래 들어온 것도 아니지만 왠지 죄책감이 드는 녀석이다. 상상 속에서 셀 수도 없이 많은 날을 꿈꿔왔던 시온. 아름다운 그녀의 육체가 부르르 떨고 있는 모습을 두 눈으로 보고 있자니 지구에서의 아찔했던 그날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으~~~음.............. 언제 온 거냐?”

“문이 열려 있기에. 혹시 아픈 줄 알고.............”


녀석이 들어오는 소리에 잠에서 깬 듯. 자리에서 일어나 앉는 그녀다.


“일찍도 오셨군. 내가 애타게 찾을 땐 코빼기도 안보이더니............”

“미안하네. 나도 당황스러워서.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군. 문제가 해결된 모양이야. 그럼 난 이만.............”


안절부절 못하는 캐리어. 도망치듯 돌아서는 녀석의 뒤통수로 시온의 목소리가 날아든다. 멈칫하는 캐리어. 자신의 표정을 들킬까. 뒤도 안보고 사라지는 녀석이다.


“걱정 하지 마. 딴 놈하고 잔 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라니. 딴 놈하고 잔 건 아니라니.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야기들. 하지만 하나는 알아들은 녀석이다. 그녀가 굳이 변명을 하는 이유는 여지가 생겼다는 의미일 터.


너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으니 오해하지 말라는 소리로 들렸기 때문이다. 물론 녀석만의 착각일지 모른다. 하지만 녀석의 진심만은 전해진 듯. 실오라기 같은 희망에도 세상이 달라 보이기 시작하는 캐리어다.




[ 사흘 전 / 장교 식당 ]


식사 중인 무휼과 아임유. 엘린이 다가와 그들 앞에 선다. 잔뜩 멋을 부린 채 선글라스까지 낀 그녀다. 확성기에선 여전히 캐리어를 애타게 부르짖는 시온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잠깐 얘기 좀 하지.”

“무슨 얘기요. 식사 중이잖아요. 다음에 하면 안 돼요?”

“너 말고 중위. 저기 테라스에서 기다릴게.”


어색한 공기. 거대한 실내정원이 내려다보이는 테라스에 선 두 사람. 무휼 때문인지 서로 간에 가급적 말을 섞지 않던 엘린과 아임유다.


“무슨 일이죠?”

“저 소리 어떻게 좀 해야 하지 않겠어? 애들 듣는데 말이야.”


“애들은 무슨 애들?”

“남자는 다 애들인 거 몰라? 사고 치면 뒷감당은 다 여자 몫이라고”


“.....................”

“한번 하자. 한번 하자. 나도 그런 소리 잘 못하는데. 어쩜 저러는지 몰라.......”


“이해하세요. 상황이 그래서 그런 거니까.”

“아니 무슨 상황이고 무슨 이해야. 무휼은 저 소리 듣고 뭐라고 안 해? 내가 도와줄 수 있는데......... 이런 소리 안하냐고.........”


“.........................”

“남자들은 단순해. 얼마나 단순한지 몰라. 시온이 무휼한테 한번 하자. 그러면 안 넘어갈 거 같아? 자신 있어? 애들 사고치는 거 잠깐이야. 머리에 똥만 들어찬 인간들이 무슨 생각을 하겠어. 사고치고 나면. 실수니까 봐줄 거야?


“................. 딱히 방법이 없잖아요. 함장님도 저러시고............”

“내가 줄까하다가. 아무래도 중위가 나을 거 같아서 부른 거야. 혹시 모르니까. 이거라도 좀 보고 연습하라고 해.”


“이게 뭔데요?”

“뭐긴 뭐야. 좋은 거지. 좋은 걸로만 엄선해왔으니까. 효과가 있을 거야. 시온이라면 충분히 몰랐을 수 있으니까. 뇌파로 하는 거라며....... 굳이 실전경험이 아니어도 되지 않을까? 요즘 시청각자료들이 얼마나 좋은데.”


“아........... 시청각..........”

“자기는 필요 없어? 필요하면 나중에 따로 불러.”




[ 아스트라페 / 황금모함 / 통제실 ]


“무슨 일인가? 왜 갑자기 속도를 줄이는 건가?”

“모르겠습니다. 비상 제어장치가 가동된 이유를 확인해 봐야겠지만 우회할 수 없는 장애물이 확인된 모양입니다.”


히스마탄의 다그침에도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캐리어. 녀석 또한 당황스럽기 마찬가지다. 통제실 내부는 온통 붉은 조명으로 가득하다. 자동항법장치에 심각한 위험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충돌 30초전, 전 대원은 즉시 충돌에 대비하십시오.」


급격한 감속으로 서 있기도 힘든 상태. 서둘러 안전벨트를 결속하려 하지만 다급한 마음에 그 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충돌 10초전, 9, 8............」


카운트가 다 마무리되기도 전에 심하게 요동치는 함선. 알 수 없는 경계선을 넘나들고 있는 모양이다. 그리곤 강한 충격파........... 아스트라페의 불꽃이 무언가를 꽤 뚫고 지나치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 충격파가 좀처럼 중단되질 않는다.


‘기기기기긱...........기기기기긱................쿠쿠쿠구궁........’


단단한 천체는 아니지만 무언가 밀집된 공간을 통과하는 모양이다. 아스트라페의 불꽃으로도 막아내질 못한 입자들이 엄청난 속도로 충돌하며 함선 외부에서 폭발하기 시작했다.


다만 급격히 감속을 이어온 덕분에 점차 충격파도 줄어드는 모양새다. 어느새 광속을 벗어난 아스트라페가 마지막 충격파와 함께 멈춰서는 데 성공했다.


다시 안정을 찾은 통제실. 하지만 캐리어의 안색이 창백하다. 모든 빛이 사라진 우주에 홀로 남겨져서다. 별들로 가득한 우주. 그런데 아스트라페와 황금모함은 물론, 다른 함선들의 감지 장비를 통해서도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어떠한 정보도 확인할 수가 없다.


갑자기 눈과 귀가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이다. 두꺼운 안개 속에 파묻혀 버린 느낌. 그렇다 미립자 성운 속의 한복판에 갇혀버린 지구인들이다.


이 거대한 은하에서도 가장 위험한 천체 중 하나로 불리는 미립자 성운. 강한 반발력으로 쉽게 뭉쳐지지 않고 넓게 퍼져나가는 게 일반적인 미립자의 성질이다. 하지만 특정한 조건하에서는 갑자기 점성을 띈 액체처럼 서로를 잡아당기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워낙에 희귀한 현상이라 은하계 전체에서도 아주 극소수의 지역에서만 관측되는 천체. 발생 원인도 유지되는 조건도 알려진 게 거의 없다. 다만 반물질과 연관됐을 거라는 추측이 존재 할 뿐이다.


어디선가 유입된 반물질이 일반 입자와 접촉해 폭발하는 것을 막는 일종의 방어수단이라는 게 이론의 요지다. 만일 그 이론이 맞는 다면 지구인들은 지뢰밭 한가운데 서 있는 셈. 그것도 스스로가 가공할 폭탄을 짊어진 채 말이다.


“어떻게 된 건가? 뭘 좀 알아낸 게 있는 건가?”

“아무래도 미립자 성운 같습니다.”


캐리어의 답변에 미간을 찡그리는 히스마탄. 그 역시 비슷한 생각인 모양이다.


“도대체 하필이면 이 순간에............”

“그러게 말입니다. 방법이 없을까요?”


“미립자 성운이 맞는다면 내부에선 불가능하네. 그 어떤 감지장비도 제 기능을 못 할 테니....... 그러게 왜 은하중심엔 간다고들..........”

“우선은 역추진으로 벗어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우리가 직선으로만 움직였단 보장이 있나? 괜히 움직였다가 반물질과 접촉하는 순간, 우리는 소멸해 버릴 걸 세.”

“하긴 감속과정에서 경로는 이미 여러 번 움직였을 테니까요. 그렇다고 이대로만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기다려야 하네. 무조건 기다려야 해. 내가 이리로 오고 있다는 걸. 부관들이 알고 있네. 그들이 찾아주길 기다려야 해.”

“외부에서 발견하면 방법이 있는 건가요? 그렇다면 제 동료들에게 텔레파시로 도움을..........”


“뉴트리노도 감지 못하면서 뭘 어쩌겠다는 건가? 괜히 더 위험한 상황만 만들지 말고 기다리게.......”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 거죠?”


“낸 들 알겠나? 지금이라도 포기하는 건 어떤가? 자네들이 은하중심에 가길 원치 않는 모양이야. 어쩌면 이 성운도 은하 중심의 비밀을 지키려는 에너지가 만들어 냈을지 모르는 일이네? 히스마인에는 이런 속담이 있지. 길을 잘못 택한 게 아니라. 때를 잘못 택한 거라고........”

“아직은 때가 아니란 말씀인가요?”


“물론 아닐 수 있지. 하지만 어쩌겠나? 혼자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길을 시작해 버린 걸........ 자네들의 이야기를 원하는 에너지가 많아져야만 길도 열린다는 소리네.”

“그럼 언제쯤이나.............”


“어쩌겠나. 혼자서는 이곳을 빠져 나갈 방법이 없으니 기다리는 수밖에........ 자네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질 때까지........ 그날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기다리겠습니다. 전 꼭 가고 싶습니다. 은하 중심에........... 기다려야 한다면 기다리겠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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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 마그마우의 본거지 21.08.23 264 2 11쪽
24 24. 시온의 무의식 21.08.16 359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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