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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 축복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우주최강 슬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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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축복
작품등록일 :
2021.05.04 23:45
최근연재일 :
2021.10.04 23:30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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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85
추천수 :
170
글자수 :
26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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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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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3. 처음 만난 친구

DUMMY

[ 킬리언과 모로모로 항성계 중간 영역 / 황금모함 ]


“시온은요?”


없다. 시온 그녀가 없다. 일 년 여 만에 재회한 사령관. 그리고 엘린과 슬라임. 하지만 시온은 이번에도 모습을 보여주질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도 않나? 마그마우 행성에 대기 중이네. 히스마인으로 떠나려는 걸 간신히 붙잡아놨어.”

“저도 가겠습니다.”


“나와 한 약속은 어쩌고 말인가? 우선 마그마우 함선들에 대한 보고부터 듣지.”

“............”

“이보게 모질라!”


아무소리도 들리질 않는다. 어쩌면 녀석은 지금 자신이 사랑에 빠졌다고 착각할지 모른다. 시온 그녀를 향한 외사랑. 하지만 녀석의 모습은 집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왜 하필 시온이죠? 슈트가 여성용이라면 엘린도 있고, 아니면 다른 대원들도 되는 거 아니에요?”

“자네가 정 이렇게 나온다면 나도 도리가 없네. 시온 그녀가 원하는 대로 히스마인으로 보낼 수밖에.........”


“................”

“히스마탄 대사에게 연락하게. 지금 출발해도 좋다고.........”


“팔팔라 장군의 함대가 킬리언 항성계 인근에 대기 중입니다. 피닉스 30여기. 모함 12척. 전투함 200여척 규모입니다.”


사령관의 협박이 통했다. 하지만 정신의 절반은 여전히 시온을 찾아 우주를 떠돌고 있는 모양이다. 여전히 세상 다 잃은 표정의 캐리어다.


“모함이 한 척 뿐이라 하지 않았나?”

“저희를 떠 본 것 같습니다. 아니면 한척의 모함만으로 저희를 묶어놓은 채 지구로 가려 했을 겁니다.”


“지구를 공격한다면 팔팔라만 움직이진 않을 거야. 다른 제후국도 동참시키겠지.”

“그래서 부탁드린 겁니다. 킬리언 행성복원.”


“그건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이사회에서 논의가 필요한 문제지. 아마도 반대가 만만치 않을 걸세. 그들에 대한 반감만큼이나............ 협조하리란 보장도 없지 않나?”

“오리온자리의 성간통신망은 사실상 킬리언을 통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협조는 어렵더라도 정보망을 구축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은 필요합니다.”


캐리어의 제안이 영 마뜩치 않은 사령관이다.


“자네가 직접 이사회를 설득해보는 건 어떤가?”

“진지하게 고민해봤지만 정치는 역시 아닙니다. 현장에서 제 역할을 충실하겠습니다.”


“당분간이야. 나도 그 이상은 버텨낼 자신이 없어. 그리고 자네 어머님이 이사장에 선출되셨네.”

“네? 어머님이요?”


“자네도 모르고 있었군.”

“어떻게 어머님이..........”


“자네가 이사장을 맡을 때까진 숙부들을 견제해야 할 테니까. 가인족 이사들의 전폭적인 지지도 있었고...........”

“하지만........”


“잘 해내실 거야. 타고난 싸움꾼이니.......... 나 역시 그녀와의 대련에서 이겨본 적이 없네. 단 한 번도 말이야. 강한 여자에게 끌리는 것도 집안 내력인지 참.........”

“...........”


“황금모함은 당분간 자네가 지휘하게. 난 자네 어머님이 찾으시니 말이야.”

“그 전에 부탁이 있습니다.”


“또 뭔가?”

“킬라이언을 만나 주십시오.”


“이미 다른 대원들이 만났다고 했지 않나?”

“제가 만나보고 싶은데. 솔직히 적개심을 감출 자신이 없습니다.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려면 우선 지난 전쟁부터 매듭지어야 할 것 같아서요.”


“설마 그들과의 전쟁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건가? 아니. 이제 겨우 1라운드가 끝났을 뿐이야. 방심하는 순간 언제든지 돌변할 수 있는 게 놈들이란 말일세.”

“하지만. 그들도 마그마우에 배신당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이 기회일지 모릅니다.”


“이보게 모질라. 내가 아직도 후회하는 게 뭔 줄 아나? 저들의 숨통을 끊을 기회가 있었을 때 밀어붙이지 못한 거야. 자네 아버님도 대화로 풀 기회를 찾고 계셨지. 하지만 그 때 피닉스가 나타난 거야.”


“.............”


“자네 마음은 잘 알아. 하지만 이건 전쟁이야. 상대를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는다고.”


어찌 보면 녀석보다 사령관의 상처가 더 깊고 클지 모른다. 하지만 무언가가 자꾸 녀석을 짓누른다. 캐리어는 알고 있다. 킬라이언의 사과가 진심이란 걸. 그럼에도 그 진심을 받아들일 용기가 없다는 게 녀석을 힘들게 하는 모양이다.


“놈들이 그랬듯. 저희도 군대를 주둔시키는 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거야 당연한 조치 아닌가.”


“이왕이면 파괴력이 강한 부대를 배치했으면 합니다.”

“요점을 말하게.”


“전투부대와 재건부대를 함께 보내는 겁니다. 저희도 경험해 보았지 않습니까? 공포로는 반감만 산다는 걸요. 저들은 모로모로와 마그마우에 이용만 당해왔습니다. 같은 방식으론 저들도 똑같이 배신할 기회만 찾게 될 겁니다.”

“불필요한 위험만 늘어날 뿐이야.”


“위험이 큰 만큼 보상도 크겠죠. 인류의 역사만 봐도 총과 칼만으론 평화를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문화라는 보다 강력한 무기가 작동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 일단 플랜을 마련해서 보내주게. 판단은 녀석을 만나본 후에 하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사령관님”

“버블의 결혼식에 늦게 되면 다 자네 책임이야.......... 주례를 보라고 어찌나 성화인지.............”


사령관이 떠났다. 항모 12척과 함선 아스트라페 한 기. 그리고 발칸과 함께. 드디어 무휼과 아임유를 가로막던 장애물이 사라진 셈. 하지만 무휼은 몰랐다. 아임유가 그동안 무휼을 존중했던 건. 발칸이 좋아하는 남자였기 때문이란 걸 말이다.





[ 모로모로 항성계 / 히스마탄의 함선 ]


“미안하지만 더 이상은 무리요”


히스마인 왕국에서는 한 실력 한다는 히스마탄. 하지만 시온의 상대론 어림도 없다. 각종 훈련 장비들은 이미 산산조각 난지 오래. 슈트의 파워를 감당해 낼 재간이 없어서다. 이대로는 거대한 함선도 뚫고 나갈 기세다.


“아니 뭐 사용법 정도는 알려줘야 하는 거 아니야?”

“뇌파로 조종하는 슈트니 오로지 그대 몫이요. 혹시 여인을 만난 적은 없소?”


“무슨 여인?”

“옛 문헌에는 여인이 나타나 교감을 이룬 후 다루기 한결 쉬워졌다고 하던데?”


“글쎄? 아 혹시 꿈에 나오는 건가?”

“그렇소. 꿈에”


“나쁜 게 아니었네? 난 또 귀신같은 건줄 알고 때려버렸는데.”

“.......... 그 이후론?”


“울면서 사라지더니......... 진작 좀 알려주지.”


무언가 벽에 막힌 히스마탄. 이대론 피피아의 상대가 되질 않는다. 오로지 완력에만 의존하려는 시온으론 말이다.


“모르캉은 모든 여인의 꿈이요. 여인이 나타나면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이시오. 그녀가 인도하는 대로..........”

“알았어. 다시 나오면 안 때릴 게. 그런데 기분 나쁘게 막 만지더라고. 겁도 없이........”


“잘은 모르지만. 모르캉과 교감 해야만 온전히 다룰 수 있을 거요. 함께 목욕도 하고, 마사지도 받고, 그러다 보면.........”

“이걸 입고 목욕해도 돼?”


“먹고 마시고, 씻고 모든 걸 슈트를 입은 채로 할 수 있소. 원하는 건 통과시키고 원하지 않는 건 막아낼 테니. 원하는 어떤 형태로도 변화하고 말이요.”

“설마?”


“그렇소. 모든 걸 할 수 있단 말이요. 원하는 모든 걸........”

“슬라임 그녀석이 어떻게 화장실을......... 아이 더러운 놈.”


도무지 말귀를 못 알아먹는 시온. 답답한 히스마탄은 돌아서고 만다. 그녀가 슈트와 교감을 이루는 건 오로지 그녀만의 몫이기 때문이다.


‘빠지직~~~~~~~~’


“근육이 아니라 뇌파로! 뇌파로 말이요. 그러다가 정말 함선이 폭발하면 어쩌려고......”


여전히 머리보단 근육으로 슈트를 조종하는 시온. 하지만 그 파워만으로도 함선의 벽체는 썩은 나무둥치 마냥 산산조각나기 십상이다.




[ 지구 / 재단 이사장실 ]


지난 40여 년간 지구인들이 자취를 감췄던 지구. 어느새 도시를 점령한 푸르른 자연. 그들 옆에 작은 도시가 내려앉았다. 해안가 얕은 바다에 항모에서 건조된 여러 개의 블록들을 연결해 만든 도시다. 그리고 이 중 한곳에 재단의 새로운 심장부가 마련됐다.


“누님. 반대만 한다고 될 일이 아니잖습니까?”

“녀석은 내가 잘 알아. 지어미 죽는 꼴 보지 않으려면.”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대로 두실 겁니까?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빨리.”

“임신했다는 건 거짓말이야.”


“하지만 누님.”

“못난 놈. 어쩜 그렇게 똑같은지.”


가인 이사장. 그녀는 놈이 어떻게 나올지 뻔히 알고 있다. 녀석의 아버지가 했던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녀도 마찬가지. 시어머니가 했던 방식대로 하면 될 터. 참 싫었건만 녀석을 붙잡아오려면 방법이 없다.


“우선 여론전부터 준비해줘. 아주버님들이 벌써 시작한 모양이야. 모질라와 관련된 영상자료를 최대한 확보하고.........”

“그건 벌써 사령관이........”


“사령관은 언제쯤 도착하지?”

“아무리 빨라도 석 달 이상은 걸릴 텐데요?”


“그건 정상 속도고. 두 달 안에 도착하라고 일러줘. 함선이 파괴되는 건 용서해도, 늦는 건 각오하라고 해.”

“누님?”


“올 거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도착하게 만들어!!”





[ 모로모로 항성계 / 몰로장군의 함선 ]


“이게 뭔가?”

“자기장 발생장치의 주파수 변동 데이터와 암호화 장치입니다.”


“이걸 왜 나한테 주는 거지?”

“지구인들이 갖고 있기엔 너무 위험한 물건이라 서요. 자기장이 코마에서 깨어나는데 효과가 있었다면, 반대의 경우도 가능할지 모릅니다. 다들 그런 건 아니지만. 분명 나쁜 맘을 먹는 이들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묻는 거 네. 그걸 지구인들이 갖고 있는 한, 우리가 함부로 할 수 없을 테니까.”

“그래서 망설이셨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혹여나 우리와 전쟁을 하게 된다면 아주 유용한 무기가 될 텐데? 그리고 복사본 정도는 만들어 놨을 거 아닌 가.”

“단언컨대 없습니다. 혹시 기록이 유출될지 몰라. 암호화장치는 별도로 만들었습니다. 설정을 바꾸시면 저도 알아낼 수 없을 겁니다.”


“언제든 우리를 이길 수 있다는 소리 인가? 그렇게 만만히 보는 건가?”

“저도 고민하지 않았던 게 아닙니다! 전쟁을 원하신다면 지구인들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겨낼 것입니다. 하지만 지구인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공격한다면 저는 모로모로와 함께 싸울 생각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

“그게 친구니까요. 이 광활한 우주에서 지구인들을 처음으로 친구로 대해 준 이들이 모로모로입니다. 전 이걸 들고 친구와 마주할 자신이 없습니다.”


“암튼 고맙네. 그리고 우리 동족들이 깨어나는데 자네의 공이 정말 컸어. 하지만 더 이상 다른 종족을 믿지 않네. 친구라고 했나? 내 생각은 다르네. 그땐 우리도 자네들도 처지가 비슷했지. 하지만 이젠 아니야. 자네들은 친구가 아닌 용병이 필요할 거야. 그렇지 않나? 마그마우와 싸워줄 용병. 그래서 여길 온 거 아닌가?”

“솔직히 조금은 섭섭합니다. 물론 이해는 하구요. 하지만 전 용병이 아닌 친구가 필요합니다. 워낙에 친구사귀는 게 서툴러서 그렇지....... 그리고 처지가 달라졌다고 친구가 아니라면, 처음부터 친구가 아니었을 거예요. 죄송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미안하네. 만일 지구인들과 마그마우가 전쟁을 벌인다고 해도 모로모로는 돕지 않을 걸세. 지금 우리는 그럴 여력이 없어.......... 대신 술 한 잔이 생각나거든 언제든지 찾아오시게 친구. 자네보단 사령관이 더 편하지만 말이야.”

“고맙습니다 장군. 기회가 된다면 사령관님과 함께 술 한 잔 꼭 올리겠습니다.”


사실이다. 캐리어는 그리고 지구인들은 친구가 필요했다. 이 넓은 우주에서 그래도 함께 어깨를 기댈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 그건 너무도 멋진 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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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 시온의 무의식 21.08.16 36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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