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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 축복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우주최강 슬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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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축복
작품등록일 :
2021.05.04 23:45
최근연재일 :
2021.10.04 23:30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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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76
추천수 :
170
글자수 :
263,554

작성
21.08.1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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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4. 시온의 무의식

DUMMY

[ 시온의 무의식 ]


어린 시온이 울고 있다. 자신의 부모님들을 향해 매질을 하고 있는 군인들. 그리고 그 군인들을 다그치는 사제. 엘린이다. 그러고 보니 낯익은 장소. 지구에 있는 우주선이다.


“감히 나를 능멸해? 너희들을 본보기로 삼을 것이야.”


가이야족. 토템신앙의 일종으로 신성한 바위산을 숭배하는 민족이다. 그 바위산에 지구의 여신이 잠들어 있다 믿는 이들. 외계인들의 침공에 앞서 대부분의 인류가 지구를 떠났음에도

꿋꿋이 바위산을 지키고 있던 그들이다.


바위산 아래 매장된 황금을 캐기 위해 재단이 갱도를 뚫자. 숨어 지내던 가이야 족이 재단을 습격했다.


그리고 잡혀 들어온 가이야족 수장 시온의 어머니. 그리고 가족들이다. 이들을 처벌하기 위해 총독이 직접 나섰다. 엘린 그녀를 통해서 말이다.


“그만해~~~ 이 마녀야!”


어린 시온이 당돌하게도 총독을 향해 커다란 머리핀을 집어던졌다. 총독의 이마에 상처를 내고 떨어진 머리핀. 이마에 맺힌 핏방울을 손으로 닦아 맛을 보는 총독이다.


비릿한 피 냄새에 억눌러왔던 광기가 살아난 듯.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병사의 허리춤에서 단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곤 천천히 시온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부디 구원해주소서..........”


쓰러져 매질을 당하던 시온의 어머니가 엘린을 향해 뛰어들었다. 병사들조차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한 듯 막아서질 못했지만 눈도 깜짝하지 않고 단검을 쑤셔 넣는 엘린. 아니 총독이다.


“엄마!!!!!”


시온도 엘린을 향해 달려가려 한다. 하지만 그녀를 붙들고 있는 병사들에 의해 움직일 수가 없다.


“기다리렴. 금방 보내줄게........”


환하게 웃는 엘린. 그리곤 녀석의 칼날이 시온의 눈앞에 다가왔다. 뿌옇게 변해버린 시야. 무언가 그녀의 얼굴을 파고들지만 전혀 아프질 않다. 그저 역한 피비린내에 속이 울렁거릴 뿐. 어느새 저항할 의지조차 잃어버렸다.


갑자기 우주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공격을 받고 있는 모양. 주변이 시끄럽다. 발자국 소리. 폭발음 소리. 비명소리가 들려오지만. 가까이선지 아니면 아주 먼 곳인지 가늠할 길이 없다.


서서히 잠들어가는 시온. 그 때 누군가 그녀를 안아들었다.


최만수다. ‘아 녀석이었군............’ 시온도 이제야 알았다. 사령관과 함께 자신을 구출한 사람이 바로 최만수임을. 녀석이 자신만 살려두고 떠났던 이유를........


“미안해 시온. 정말 미안해..........”

“이제 내가 널 죽여도 원망하지 않겠지?”


무의식의 세계에서 두 여인이 마주했다.


“하지만. 저게 내가 아니란 걸 너도 알거 아냐.”

“외계인의 꼭두각시 역할 만으로도 죽을 자격은 충분해.”


“내가 좋아서 이일을 하게 된 줄 알아? 나도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작하게 된 일이야.”

“과연 그럴까? 사제로서의 특권을 즐긴 건 아니고?”


“몰랐다고, 접신 중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당사자는 모른단 말이야...........”

“너 같으면 살려줄 수 있겠어? 네 가족과 너 자신을 갈기갈기 도륙 낸 살인마를? 너는 꼭 그러길 바라마. 하지만 난 아니야.”


“그럼 너도 죽어........ 여기서 나와 함께 죽자고......... 어차피 깨어나면 날 죽일 거 아니야.”

“그러시던가!”


“아니면. 사령관도 같이 죽여.”

“이젠 너까지 사령관 타령이냐?”


“꼭두각시 역할로 죽어야 한다면. 날 그렇게 만든 인간들부터 죽여야지. 너도 알잖아. 사제단을 누가 만들었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나를 누가 그 무시무시한 공포 속에 몰아넣었는지. 사제의 특권? 네까짓 게 뭘 알아? 7살짜리 아이가 외계인의 소굴에 홀로 남겨진 심정이 어떤 건 지...........”

“그게 사령관님과 무슨 상관이야?”


“너 바보니? 사령관이 재단의 친위대장 이었던 걸 몰라서 그래? 외계인과 소통해보겠다고 만들어낸 조직이 사제단이란 말이야. 나를 선발한 사람이 바로 사령관이고........”

“거짓말이면 정말 곤란한데............”


“사실이라면.......... 살려주긴 할 거야?”

“사제단에 합류한 게 7살이었다고?”


“아니? 그 이전 일거야. 내가 자란 고아원 자체가 사제를 양성하는 기관이었으니까..........”

“............”


“풀어? 말 어? 지금쯤 밖에선 신나들 하고 있을 텐데.............”

“왜?”


“기억 안나? 방금 전까지 우리가 뭘 하고 있었는지?”

“아. 이. XXXXXXX야. 빨리 안 떨어져?”


“싫어.......... 슬라임이 올 때까진 더 있을 거야.”

“사령관님께 확인해서 사실이면 살려준다. 됐냐?”


“.................”

“어서 빨리........ 이 XXXXXXXXXX야. 진짜로 죽여 버리기 전에...........”


여전히 부등 켜 안은 채 깊은 교감을 나누는 두 여인. 드디어 입술이 떨어졌다.


“아.............”


육체의 쾌감이 이제야 그녀의 중추신경을 마비시킨 듯 온몸을 부르르 떠는 엘린이다. 두 사람을 연결하던 케이블이 끊어지자 엘린 위로 뻗어버린 시온. 간신히 몸을 틀어 빠져나오는 엘린이다.


격렬했던 순간의 흔적들이 여기저기 남아있다. 엘린은 그저 풀어헤쳐진 옷자락을 여미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소곳이 자리에 앉는다.


다행히 동굴 안에는 캐리어와 버블뿐이다. 뒷수습은 시온이 알아서 할 터다. 일어서자마자 칼부터 뽑아드는 시온이다.


“시온. 괜찮은 거야?”

“뭐가 괜찮은데? 버블. 무슨 일 있었어?”

“아뇨? 저는 이제 막 정신이 들어서.......”


“어이 모질이..............”


나지막이 읊조리는 시온. 매우 위험하단 신호다. 시온의 칼날이 캐리어의 어깨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다. 마치 녀석의 목덜미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것처럼.........


“시온 왜 그러나? 이 칼 좀.......”

“설명하기 복잡한데........ 지금 누구라도 한 놈은 죽여야 할 거 같아서......... 난 그게 자네가 아니었으면 하는데...........”


“왜? 무슨 일 있었나? 나도 쓰러졌다가 이제 막 정신이 들어서........ 자네가 왜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어.”

“혹시나 말이야........... 나중에라도 이상한 소리 들리면 각오해. 그게 누구건 여기 있는 사람 모두 죽는다. 알지?”





[ 킬리언 항성계 / 회담장 ]


“정신 바짝 차리게 무휼. 긴장하지 말고.”

“함장님이나 정신 차리세요. 뭐예요? 아까부터........”


왠지 초초해 보이는 캐리어. 무언가 잘못되고 있는 모양이다. 마그마우족의 함대를 본 순간 부터다. 고작 20여척. 모함도 한기에 불과하다. 너무도 적은 숫자. 아무리 피닉스가 많다고 해도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천하의 마그마우. 12번째 신족이라 자칭하는 그들이다. 지구가 속한 오리온자리 암의 모든 종족이 두려워한다는 절대강자. 지구인들을 짓밟아 온 킬리언 조차 그들의 수많은 제후국 중 하나일 뿐이다. 아무리 지구인들을 얕잡아 본들 고작 20여척의 함선만 준비했을 리가 만무하다.


무언가 다른 수를 준비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그게 무엇인지를 알아야만 대비책도 마련할 수 있을 터. 하지만 이대로는 속절없이 당하기만 할 뿐이다.


킬리언의 함대도 모함급은 채 30여기가 넘질 않는다. 전투함을 포함 1,000여기 수준이다. 캐리어의 예상과는 너무도 판이한 규모다.


반면 지구인들의 함대는 12기의 아스트라페. 항모만도 400여기가 넘는다. 전투함까지 포함하면 5,000여기가 넘는 대부대다.


그나마 동원할 수 있는 항모 4천여기 중 10%에 불과한 숫자. 여기에 전쟁으로 흩어졌던 항모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어 지구인들의 항모전단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쟁 이전에 1만 여기에 달했던 항모의 숫자를 감안하면 현재는 배 이상 늘어난 규모일 터다.


드러난 모습만으로 자만했다간 언제든지 위험과 직면할 수 있음을 잘 아는 녀석. 그래서 더욱 초조한 캐리어다. 놈들의 의중을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회담장 안에는 전투복과 무기 반입이 금지되어 있네.”


회담장 입구에서 부하들에게 무기를 건네주는 몰로 장군. 캐리어와 무휼도 따라한다. 투명한 재질의 돔을 씌워놓은 듯한 회담장은 축구장 크기 정도의 작은 우주선. 각각의 구역은 해당 종족의 대기환경에 맞게 조절되고 있다.


3개의 원을 따라 수행원들이 들어갈 수 있는 규모가 정해진 듯하다. 외부의 원은 크지만 중간 원은 더 작고, 중심부의 원형 테이블이 있는 공간은 아주 협소한 공간이다. 각각의 공간은 열린 공간처럼 보이지만 통로를 제외하고는 투명한 벽에 막혀 있다.


“먼저 가서 기다리지.”


몰로 장군이 테이블 의자에 앉자. 캐리어와 무휼, 아임유도 함께 들어간다. 하지만 무휼과 아임유을 향해 뒤로 빠지라는 듯한 표정의 장군. 그제야 중간 원에 자리하는 두 사람이다.


캐리어가 자리에 앉자. 비행선에 대기하던 킬리언들도 입장하기 시작했다. 그들도 마찬가지로 무기를 내려놓고 각각의 구역별로 인원이 배치된다. 중간 지점까지 들어온 인원은 단 3명. 두 명은 여성, 한명은 남성인 듯 보인다.


“우와 엄청 난데요?”

“조용히 하세요. 다 들리면 어떡해요.”


인류에게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킬리언. 그들의 모습에 무휼은 할 말을 잃었다. 인류를 고통 속에 빠뜨렸던 외계인의 모습치고는 너무도 온순해 보이는 외모 때문이다.


초식동물. 딱 초식동물의 모습이다. 강인한 모습의 모로모로족과는 전혀 다른 킬리언의 외모. 특히 여성임을 짐작케 하는 엄청난 볼륨의 킬리언들은 커다란 눈망울을 연신 깜빡일 뿐이었다.


다만 테이블에 앉은 남성 킬리언은 옆으로 돌출된 눈매 때문인지 괴팍스런 성미가 고스란히 드러나 보였다. 킬리언의 지배자 킬라이언이다. 자신들이 지배했던 지구인들과 마주앉아 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불쾌한 모양이다.


그가 자리에 앉자, 마그마우 비행선의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뚜벅뚜벅 걸음을 재촉한다. 수행원 한명만 대동한 채 움직이고 있는 이 남자가 바로 팔팔라 장군이다.


그가 남자라는 사실을 지구인들은 단번에 알 수 있다. 너무도 익숙한 모습. 피부색과 얼굴 형태가 조금 다를 뿐이지 슬라임과 판박이다. 커다란 머리에 비해 너무도 왜소한 몸통. 힘차게 걷고 있지만 왠지 안쓰러울 정도다.


마그마우족의 여성도 어떤 모습일지 대충 짐작 가는 그림. 수행원 역시 남성인 듯 보였다.


“제가 실례를..............”


캐리어는 이제야 깨달았다. 몰로 장군이 자신에게 의전을 양보했음을 말이다. 하지만 몰로 장군은 알고 있다. 이번 회담의 주역은 자신이 아닌 지구인들임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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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 변덕스런 심판관 21.09.06 93 3 12쪽
26 26. 오리온 항성연합 21.08.30 186 2 11쪽
25 25. 마그마우의 본거지 21.08.23 265 2 11쪽
» 24. 시온의 무의식 21.08.16 36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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