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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아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만 동료 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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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아
작품등록일 :
2021.09.26 17:14
최근연재일 :
2021.10.14 08:3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298
추천수 :
1
글자수 :
125,029

작성
21.10.05 08:37
조회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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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제16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3)

DUMMY

“응?”


샬롯 선배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되물어왔다.

나는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아마 저 석고상은 가까이에 있는 적을 먼저 공격하는 것 같아요. 아까만 해도 더 무방비하게 있는 저보다, 가까이에 있는 선배를 먼저 공격했던 것처럼.”

“그러고 보니.”

“제가 한 번 막아볼게요.”

“하지만......”


샬롯 선배는 대답이 없었다.

그래, 나도 안다.

이 계획이 터무니 없이 위험하다는 것 정도는.

석고상을 해치우더라도, 내가 무사하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것은.

잠깐 침묵하고 있다가, 샬롯 선배가 입을 열었다.


“아니야. 역시 다른 작전을......”

“할게요.”

“정말 괜찮겠어?”

“네, 할 수 있어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샬롯 선배와 석고상 사이에 자리를 잡고 섰다.

이제 내가 더 가까우니까, 날 공격하러 오겠지.

언제, 어떻게 공격해오더라도 막아낼 수 있도록 골프채를 앞으로 내민 자세로.

최대한 긴장을 끌어올리며, 석고상에 집중했다.

뒤에서 샬롯 선배가 말했다.


“......내가 3초를 셀게, 그 때, 눈을 감으면 돼.”

“네!”

“하나!”


그리고 죽음의 카운트가 시작됐다.


“둘!”

“후우......”


마음을 가다듬는다.

샬롯 선배가 외쳤다.


“셋!”


나는 질끈 눈을 감았다.

정면? 왼쪽? 아래?

그것도 아니면 위?!


어디냐!


눈을 감아서 보이지는 않지만 무언가가 움직이는 소리,

그리고 바람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왼쪽!


나는 재빨리 골프채를 왼쪽으로 돌리며 막는 자세를 취했다.

팔 하나정도는 부러질 각오로!


근데 전혀 의외의 상황이 펼쳐졌다.

석고상은 나를 무시하고 지나쳤다.

그리고 그대로 샬롯 선배에게 돌진했다.

급하게 눈을 떴지만, 몸을 돌리기엔 늦었다.

석고상이 나보다 훨씬 빠르다!


안 돼!


번쩍!


그것은 마치 번개와도 같았다.

몸 안에서 휘몰아치는 기운이 느껴졌다. 온몸이 뜨거워지며 눈앞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 같은 강렬한 힘의 소용돌이를 느꼈다.


“우, 우오오오!”


지킨다!


▷ 이름 : 강한일

▷ 레벨 : 4

▷ 직업 : 수집가

▷ 스킬 : 수집E ???F




▷ 스킬 : 수집E ???E


▷ 스킬 ??? 효과

F : 마력이 담긴 골프채, 골프복 세트를 소환한다.

E : 골프채를 잘 던질 수 있게 된다.


석고상의 손가락이 샬롯 선배의 이마에 구멍을 내기 직전, 나는 석고상에게 힘껏 골프채를 던졌다.


휙- 휙- 휙-


골프채는 무서운 속도로 회전하면서, 석고상에게 날아갔다.

석고상의 손이 샬롯 선배의 머리를 관통하기 전에, 골프채가 석고상의 손에 맞았다.

그걸로 손의 궤적이 틀어졌고,


탕!


총성이 울렸다.

석고상의 이마에는 십자가 모양의 구멍이 뚫렸다.

모두 찰나에 벌어진 일이다.

석고상은 그대로 힘없이 땅에 쓰러지며, 머리부터 모래처럼 바스라지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샬롯 선배도 긴장이 풀렸는지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가쁜 숨을 내쉬었다.

나는 그녀에게 달려가서 부축했다.


“선배! 괜찮아요?!”

“응...... 어떻게 이기긴 한 거 같은데. 방금 어떻게 한 거야?”

“그냥 골프채를 던진 건데요.”

“뭐?”


그녀는 황당하다는 듯이 웃으면서 일어났다.


사아아......


석고상이 완전히 사라진 이후에는 천막의 지붕부터 모래처럼 흩어지기 시작했다.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천막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우리는 캠프 파이어의 야영지 같은 곳의 중심부에 서 있었다.

저 멀리 동쪽 산맥 사이로 해가 뜨기 시작하는 게 보였다.

예쁘다.


이제 곧 원래 세계로 돌아가게 되겠지.

우리는 가만히 그렇게 해가 뜨는 걸 보고 있었다.

보스를 쓰러뜨렸는데도,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까지 제법 시간이 길었다.

쥬얼시드는 원래 이런가?

분위기가 어색해지는 거 같아서 괜히 아무 말이나 꺼냈다.


“선배 수녀 할 생각은 없어요?”

“응? 갑자기 무슨 소리야?”

“수녀 복이 엄청 잘 어울리셔서요.”


샬롯 선배는 황당하다는 얼굴로 나를 봤다.

그래, 나도 개소리였다는 거 안다.

그래도 나는 능청스럽게 말했다.


“그냥 어색해서 아무 말이나 해봤어요.”

“뭐?”


선배는 그 얘기를 듣고 빵 터져서 한참을 웃었다.

이게 웃긴가? 혹시, 이게 말로만 듣던 그 아메리카 조크라는 건가?

그녀는 눈물까지 흘리며 웃다가 내게 말했다.


“나는 수녀 할 생각은 없어. 수녀는 순결을 지켜야 하잖아?”

“......네?”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 되물었다.

샬롯 선배가 말을 이었다.


“나는 순결 같은 거 지킬 생각 없거든. 내 첫사랑한테 줄 거야.”

“아, 아니. 선배 무슨 농담을 그렇게......”

“농담처럼 들려?”


나는 얼굴을 홍당무처럼 붉히며 당황했다.

아니, 이 선배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녀와 눈을 못도 마주치고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데, 선배는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서로의 가슴이 닿을 정도로 가까워 졌다. 라일락 향기가 났다.

선배의 금발이 내 왼쪽 어깨에 닿았다.

그녀가 내 왼쪽 귀에 대고 장난치듯 속삭였다.


“관심 있으면 도전해 보던가?”

“......!”


다리의 힘이 풀려서, 그대로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그와 동시에 주위 공간이 지지직거리며, 일그러졌다.

뒤죽박죽으로 일그러지는 주변의 모습에 속이 메스껍다고 느껴질 즈음에, 변화가 끝났다.


[E급 쥬얼시드 ‘은밀한 꼭두각시의 회동’을 정복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아까의 공사 현장이었다.

그리고 샬롯 선배는 땅에 떨어져있는 푸른색의 보석을 주우며 나를 내려다봤다.


“이게 쥬얼시드야. 예쁘지?”

“예, 뭐......”


그것보다 선배가 훨씬 예쁘시기는 하지만요.

뒷말은 삼켰다.

그리고 푸른색 보석은 빛으로 바뀌더니. 곧 선배의 몸으로 흡수되었다.

그녀는 나를 내려다보며 웃었다.


“계속 앉아 있을 거야?”

“가시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엉덩이를 털었다.

그리고 그녀를 따라서 공사장에서 벗어났다.

선배는 구석에 세워놨던 오토바이를 끌고 나왔다.


“어디 살아?”

“신설동역 근처요.”

“근처네. 타, 집까지 데려다 줄게.”


내가 그녀의 허리를 잡았을 때, 오토바이는 출발했다.

샬롯 선배에게서는 상큼한 라일락 향기가 났다.

아까 싸울 때 땀을 많이 흘리셨는지, 땀 냄새도 살짝.

샬롯 선배는 땀 냄새도 좋구나 라는 마음과 동시에, 내 땀 냄새가 그녀에게 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교차했다.


“선배, 땀 냄새 날수도 있는데 괜찮아요? 아까 제가 땀 엄청 흘려서.”

“괜찮아. 나도 많이 흘렸는데, 뭘.”

“선배는 어디 살아요?”

“나는 미아사거리쪽.”

“아, 교회 근처네요?”

“응, 가까워서 거기 다니는 거야.”


우리는 그렇게 대수롭지 않은 얘기들을 하면서 이동했다.

공사장부터 신설동역까지는 워낙 가까웠기에 금방 도착해버렸다.


“그럼 다음에 봐~”

“아, 선배 잠깐만요!”

“응?”


아린이에게 주려고 샀던 사탕을 꺼내서 샬롯 선배에게 줬다.

어차피 아린이는 사탕을 싫어한다고 하고, 나도 사탕을 안 좋아하니까.


“오늘 화이트 데이잖아요. 물론 오늘 엄청 많이 받으셨겠지만.”

“......처음이야.”

“네?”

“아니야, 고마워.”


그녀는 웃으며 그런 말을 남기고 사라져 버렸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린이에게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아린아, 나 한일인데. 아파트 놀이터로 잠깐 나올 수 있어?”

“왜?”

“줄 게 있어서.”

“금방 나갈게.”


그리고 나는 편의점에서 고급 초콜릿을 사서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아린이네 아파트 단지 내의 놀이터로 향했다.

놀이터에는 사람이 없었다.

어디에 앉아서 기다릴까 둘러보다가, 그네를 탔다.


“상태창.”


▷ 이름 : 강한일

▷ 레벨 : 5

▷ 직업 : 수집가

▷ 스킬 : 수집E ???E


▷ 스킬 수집 효과

F : 동료의 수에 따라 능력치가 변한다.

E : 동료를 만날 확률이 증가한다.


▷ 스킬 ??? 효과

F : 마력이 담긴 골프채, 골프복 세트를 소환한다.

E : 골프채를 잘 던질 수 있게 된다.


또 레벨 업 했네.

이제 나도 5레벨이구나.

요즘은 거의 하루에 1레벨씩 올리고 있는 것 같다.

이 기세면 졸업할 때쯤은 999레벨이 되어 있는 거 아니야?

마왕도 원펀치로 끝내버리고 말이지.

나는 피식 웃고는 다시 상태창을 살폈다.


‘E : 골프채를 잘 던질 수 있게 된다.’


효과 설명 자체는 눈물 날 정도로 구렸지만,

그래도 이제 작은 것에 만족하는 법을 배우려고 한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샬롯 선배의 목숨을 구하고, 석고상을 쓰러뜨리게 해 준 스킬이니까.

솔직히 이번 임무에서는 조금 용사 같지 않았나?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조금은 올랐다.


“동료 도감.”


▷ 이름 : 샬롯

▷ 레벨 : 8

▷ 직업 : 엑소시스트

▷ 스킬 : 성기사D, 신앙E


▷ 스킬 성기사 효과 D : 모든 마력을 사용하여, 약속? 승리? ?을 소환한다.


샬롯 선배는 또 레벨이 올랐었다.

8레벨이라니!

성기사 스킬 레벨도 하나 올랐고.

이제 조금은 따라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은 갈 길이 먼 것 같다.

내가 그렇게 상태창을 보고 있는데, 흰 색 반팔티에 편해 보이는 핫팬츠를 입은 아린이가 나왔다.


“안녕.”

“응, 갑자기 불러내서 미안.”

“아니야, 그 선배와의 일은 잘 해결됐어?”

“응, 샬롯 선배는 진짜 대단하더라. 내가 할 게 거의 없었어.”

“......그래?”


아린이는 어쩐지 기운 없이 대답했다.

오늘 컨디션이 별로인가 보다. 빨리 선물주고 집에 가야지.

가방에서 쇼핑백을 꺼내서 그녀에게 내밀었다.

아린이는 얼떨떨하게 그걸 받으면서 물었다.


“이게 뭐야?”

“화이트 데이 선물.”

“어? 선물?”

“열어봐.”


아린이가 쇼핑백을 열자, 흰색 나이키 운동화와 고급 초콜릿이 나왔다.

놀란 눈으로 운동화를 보고 있는 그녀에게, 볼을 긁적이며 말했다.


“전에 보니까 구두 신고 뛰어다니는 게 불편할 거 같더라고. 카드들을 봉인할 때는 그거 신고하면 좋을 거 같아서.”

“한일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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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제22화 _ 공룡의 시대! (1) 21.10.11 41 0 11쪽
21 #제21화 _ 웹툰 작가 오동훈군. 21.10.10 43 0 11쪽
20 #제20화 _ 괴담 동아리. (4) 21.10.09 42 0 11쪽
19 #제19화 _ 괴담 동아리. (3) 21.10.08 52 0 11쪽
18 #제18화 _ 괴담 동아리. (2) 21.10.07 41 0 11쪽
17 #제17화 _ 괴담 동아리. (1) 21.10.06 43 0 11쪽
» #제16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3) 21.10.05 42 0 11쪽
15 #제15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2) 21.10.04 44 0 11쪽
14 #제14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1) 21.10.03 41 0 11쪽
13 #제13화 _ 비 오는 날, 교회에서. 21.10.02 55 0 11쪽
12 #제12화 _ 두근두근 첫 데이트! 21.10.01 43 0 11쪽
11 #제11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4) 21.10.01 43 0 11쪽
10 #제10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3) +2 21.09.30 45 0 11쪽
9 #제09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2) 21.09.30 44 0 11쪽
8 #제08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1) 21.09.29 46 0 11쪽
7 #제07화 _ 각성! ???F 스킬. 21.09.29 51 0 13쪽
6 #제06화 _ 데이지 향이 나는 방. (2) 21.09.28 54 0 11쪽
5 #제05화 _ 데이지 향이 나는 방. (1) 21.09.28 67 0 11쪽
4 #제04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3) 21.09.27 59 0 11쪽
3 #제03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2) 21.09.27 62 0 11쪽
2 #제02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1) +2 21.09.26 80 0 12쪽
1 #제01화 _ 용사는 안 되냐? 21.09.26 13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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