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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아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만 동료 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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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아
작품등록일 :
2021.09.26 17:14
최근연재일 :
2021.10.14 08:3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282
추천수 :
1
글자수 :
125,029

작성
21.10.0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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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12화 _ 두근두근 첫 데이트!

DUMMY

평일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고, 토요일의 날씨는 화창했다.

약간은 쌀쌀했던 3월의 날씨도 오늘을 기점으로 풀린다고 하더니, 확실히 오늘은 날씨가 좋았다. 토요일이라 사람이 많을 걸로 예상했는데 그리 북적거리지도 않았다.

나는 약속장소인 신촌역 2번 출구에서 앞에서 아린이를 기다렸다.

현재 시각은 11:32.


[원래 11시 30분 약속 아니었나요? 아린씨가 좀 늦네요.]


“아까 출발한다고 연락 받았으니까 때 되면 오겠지.”


[한일씨, 원래 이렇게 자비로운 사람이었나요?]


“무슨 소리야? 나는 항상 이랬어.”


[하, 그렇다고 치죠. 그럼 아린씨에게 언제 도착 하냐고 문자라도 보내보는 게 어때요?]


“야, 아직 겨우 2분 지났어. 괜히 연락하면 보채는 것 같잖아. 그냥 기다릴래.”


솔직히 말하면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매일 학교에서 보던 여자애를 평소랑 다른 장소에서 만나는 것뿐인데, 이상하게 긴장됐다. 그래서 30분이나 일찍 와서, 오늘 데이트 코스를 돌아보기도 했고.

너무 긴장한 거 티나?


[당연하죠, 이제 아셨어요?]


“......”


[노력은 가상하다고 해드릴게요.]


“......”


큐로를 무시하고, 휴대폰 카메라로 왁스가 잘 됐는지, 옷은 이상하지 않은지 마지막으로 점검을 했다. 그 때,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다.


우우웅.


[유아린.]


나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 한일아! 늦어서 미안. 방금 지하철에서 내렸어. 이제 계단만 올라가면 돼. 늦어서 정말 미안.”

“아, 아니야! 나도 방금 왔어. 천천히 와!”


그리고 통화를 끊었다.


[30분 전이 방금인가요?]


“......시끄러. 오늘은 업무 하러 안 가냐?”


잠시 후에 계단 아래에서 올라오는 아린이가 보였다.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내가 좀 늦었지?”

“아니야, 5분도 안 늦었는데, 뭘. 나도 방금 왔어.”


아린이는 검은색 트렌치 코트를 위에 걸치고 있었다. 안에는 흰색 와이셔츠를 입고, 베이지색 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정말 천사같이 예뻤다.

평소에는 아예 화장을 안 하고 다녔는데, 오늘은 살짝 화장한 것 같았다.

화장 때문에 더 예뻐진 외모보다, 나를 만나기 위해 그녀가 화장을 하고 나왔다는 사실이 더욱 가슴 뛰게 만들었다.

그녀가 웃으며 물었다.


“왁스 했네?


내가 웃으며 물었다.


“괜찮아?”

“응, 잘 어울려. 그럼 라멘 먹으러 갈까? 배고프다~”


그렇게 우리는 라멘 집으로 이동했다.

신촌역 2번 출구에서 별로 멀지 않은 장소였기에, 금방 도착했다. 미리 예약도 해놨었고.

라멘 집에 들어서자 일본 음악이 들렸다. 우리는 입구의 키오스크에서 ‘이치란 라멘’을 두 그릇 시키고 자리로 이동했다.

내부는 오래된 검은색 목재로 만든 것 같은 느낌이 났고, 주방에서 요리하는 사람들은 일본 스시 집에 온 것처럼 차려입고 요리를 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일본 느낌을 내려고 인테리어에 신경 쓴 게 느껴졌다. 구석구석에는 유명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피규어도 배치되어 있었다.


“와, 여기 진짜 분위기 있다. 진짜 일본에 온 것 같아.”

“그치? 여기는 그런 컨셉으로 만든 곳이래. 음식도 엄청 맛있어. 중학생 때부터 안경원이랑 가끔 왔었어.”

“아~ 경원이랑은 정말 친한 것 같아.”

“유치원 때부터 친구였으니까. 거의 악연이지, 뭐.”


우리가 그렇게 시시덕거리며 대화를 하고 있는데,


“주문하신 이치란 라멘 나왔습니다.”


우리는 약간 뿌연 국물에, 반숙 달걀, 차슈와 다양한 재료가 올라가 있는 라멘을 받았다.

아린이 그걸 받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우와! 엄청 맛있어 보여!”

“여기 진짜 맛있어. 한 번 먹어봐.”

“응응, 너도 맛있게 먹어!”


면을 한 젓가락 집어서 입에 넣었다.

그래! 역시 이 맛이지!

우리는 대화도 잊고, 음식을 먹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라멘을 다 먹고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영화관으로 향했다.


* * *


[타앗! 인베이더놈들, 이거나 먹어라! 에엑스 부우메에라앙!]


거대한 강철의 거인, 엑스카이저가 자신의 가슴팍에 붙어 있던 방열판을 잡아 던졌다.

그러자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아간 방열판은 이내 한줄기의 부메랑으로 화해서 기형의 생물 인베이더를 가르고 지나간다.

투콰앙! 키에에엑! 괴성을 지르며 몸을 비트는 괴물. 그때 엑스 1호의 조종사 유찬이 2호, 3호의 조종사인 테와 카이에게 소리쳤다.


[테, 카이! 마무리다! 액션빔이다!]

[좋아, 간다!]


엑스 카이저가 되돌아온 엑스 부메랑을 붙잡아 다시 자신의 가슴팍에 끼웠다. 그러고는 그곳으로부터 강렬한 녹색의 빛을 끌어 모으며 역동적인 자세를 취했다.

영화를 보고 있는데, 옆에서 아린이가 작게 속삭이듯이 말했다.


“......좋아, 가라 액션빔!”


그녀의 명령에 따르기라도 하듯 액션빔을 발사하는 엑스카이저. 인베이더는 이 액션빔에 의해 속수무책으로 녹아내렸다.

또다시 아린이가 작게 중얼거렸다.


“......액션빔을 버틸 수 있는 적 따윈 없어!”

“......”


나는 당장에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간신히 참았다.

여기서 내가 웃으면 분명 민망해하겠지?


그래, 이 엑스카이저라는 영화가 최근 버블유니버스에서 제법 인기가 있다고 들었다.

솔직히 기대한 것에 비해 좀 유치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린이는 재밌게 보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하지만......


“아앗! 말도 안 돼! 액션빔을 맞고도 죽지 않다니! 액션빔은 인베이더들의 세포 입자를 파괴시키는 놈들의 천적 중의 천적일 텐데!”


이, 이렇게까지 열광적으로 좋아할 줄이야!

방금 목소리는 조금 컸었는지, 몇몇 사람들이 아린이를 보고 킥킥 거리며 웃고 있었다.

아린이도 그걸 눈치 챘는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 고개를 숙였다.


“......”


나는 그런 아린이를 잠깐 동안 보고 있다가,

주변에 들으라는 듯이, 아린이보다 더 큰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 인베이더들이 뭔가 연구하던데 그거 때문이 아닐까? 액션빔 방어 코팅 장치를 만들었다던가?”


그리고 아린이를 보고 웃었던 사람들을 노려봤다.

그들은 큼큼 거리며 시선을 피했다.

옆에서 아린이가 작게 말했다.


“......고마워.”


나도 작게 답했다.


“아니야.”


그리고 우리는 다시 영화를 감상했다.

그 후의 내용은 엑스카이저가 어찌어찌 인베이더를 물리치고, 인베이더 대왕이 나왔다가, 합체기로 이 녀석도 물리치는 내용. 특별할 것도 없지만, 웅장한 CG와 장엄한 BGM 때문에 그냥저냥 킬링타임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영화관을 빠져나오며 아린이는 손부채를 자신의 얼굴에 부쳤다.

곤란하다는 듯이, 눈을 찡그리며 웃었다.


“미안해, 나 때문에 부끄러웠지?”

“아니, 영화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나도 공포영화 볼 때는 소리 지르고 그래.”

“정말?”

“그럼, 영화에 몰두하는 게 나쁜 건 아니잖아?”


아린이는 나를 보고 배시시 웃더니,


“아까 도와줘서 고마웠어. 답례로 커피는 내가 살게.”


라고 했다.

커피숍에 들어서서 2층에 올라오니, 창가 쪽의 전망 좋은 자리가 하나 비어있었다.

여기에 앉으며 신촌역 지상이 다 내려다보인다.

우리는 잠깐 동안 창밖을 내려다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린이가 뭔가 생각난 듯이,


“아, 한일아 어떤 동아리 들어갈지 정했어?”

“동아리?”

“응, 4월부터 7, 8교시는 동아리 활동으로 대체되잖아. 그 전까지 동아리도 결정해야 하구.”


그러고 보니, 이전 생에서는 이맘 때 쯤에 독서부에 들었었다.

한 주에 한 편씩 독후감을 써야하는 게 귀찮기는 했지만, 그래도 다른 동아리들보다는 덜 귀찮았으니까. 부원들도 착했고.


하지만, 이번엔 동료랑 같은 동아리에 들어가야 한다.

상태창에는 ‘동아리’ 기능도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있는 기능은 다 활용해야겠지.


동아리.


▷ 명칭 : -

▷ 등급 : -

▷ 임무 : 1. 동료와 함께 동아리에 가입해보세요.


▷ 동아리 효과

F : 동아리 인원수에 따라 능력치가 변한다.


독서부는 지난 생에 해봤고, 딱히 내키는 동아리도 없었기에, 아린에게 물었다.


“너는 어느 동아리 할 지 정했어?”

“응. 나는 괴담 동아리 들어가려고.”

“괴담 동아리?”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되물었다.

내가 잘못 들었나?

아린이가 괴담 동아리를?

무서워서 좀비영화도 못 보는 애가 어떻게?

그런 내 반응을 보고 민망하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나도 처음에는 무서운 동아리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학교 커뮤니티에서 보니까 이름만 그렇지 실제로는 다양한 활동을 하는 동아리더라고. 작년에는 만화 공모전도 나가고, 자전거 대회도 나갔었데.”

“아, 그래?”

“응,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이것저것 해보고 싶어서. 너는 어떤 동아리 들어갈 거야?”

“그럼 나도 괴담 동아리 들어가야겠다.”

“......어?”


나는 혹시나 아린이가 오해할까봐, 부연 설명을 더했다.


“내가 가진 능력 중에 동아리라는 게 있는데, 이걸 활성화하려면 동료랑 같이 동아리에 들어가야 돼.”

“어? 아, 아~ 그런 거야? 난 또 뭐라고.”


안도하는 건지, 아쉬워하는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가 말했다.

다음 주에 같이 괴담 동아리에 가보자고 얘기를 마치고 우리는 헤어졌다.

집으로 가는 길에 큐로가 말을 걸어왔다.


[권한 이상의 힘을 사용했던 건에 대해 청문회에 참석해야 해요! 한동안은 이렇게 대화도 못하겠네요.]


“......괜찮은 거야?”


[너무 걱정 마세요! 청문회 한 번 안 해본 직장인이 어디 있나요?]


원래 직장인은 청문회 같은 거에 자주 참석하는 건가?

직장 생활을 안 해봐서 모르겠다.

그래도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하나뿐이었다.


“힘내, 큐로. 내가 도울 수 있는 건 도울게.”


[네, 감사해요.]


그리고 일요일 아침이 밝았다.

그날은 내 마음처럼 날씨도 흐렸다.

하늘은 당장에라도 눈물을 흘릴 것처럼 어두웠다.

안경원 동네의 교회까지 가야 하다니......

아, 나도 울고 싶다. 진짜로 가기 싫다.

집에서 나가려는 데, 엄마가 말했다.


“아들, 우산 가져가~”

“어.”


나는 검은색 장우산 하나를 챙겨서 집을 나왔다.

아직 비가 오지는 않는다.

안경원에게서 5분 단위로 카톡이 오고 있다.


[한일아, 지금 오고 있는 거 맞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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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제22화 _ 공룡의 시대! (1) 21.10.11 41 0 11쪽
21 #제21화 _ 웹툰 작가 오동훈군. 21.10.10 43 0 11쪽
20 #제20화 _ 괴담 동아리. (4) 21.10.09 41 0 11쪽
19 #제19화 _ 괴담 동아리. (3) 21.10.08 50 0 11쪽
18 #제18화 _ 괴담 동아리. (2) 21.10.07 41 0 11쪽
17 #제17화 _ 괴담 동아리. (1) 21.10.06 42 0 11쪽
16 #제16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3) 21.10.05 41 0 11쪽
15 #제15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2) 21.10.04 44 0 11쪽
14 #제14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1) 21.10.03 41 0 11쪽
13 #제13화 _ 비 오는 날, 교회에서. 21.10.02 55 0 11쪽
» #제12화 _ 두근두근 첫 데이트! 21.10.01 43 0 11쪽
11 #제11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4) 21.10.01 42 0 11쪽
10 #제10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3) +2 21.09.30 44 0 11쪽
9 #제09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2) 21.09.30 43 0 11쪽
8 #제08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1) 21.09.29 45 0 11쪽
7 #제07화 _ 각성! ???F 스킬. 21.09.29 51 0 13쪽
6 #제06화 _ 데이지 향이 나는 방. (2) 21.09.28 54 0 11쪽
5 #제05화 _ 데이지 향이 나는 방. (1) 21.09.28 67 0 11쪽
4 #제04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3) 21.09.27 59 0 11쪽
3 #제03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2) 21.09.27 61 0 11쪽
2 #제02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1) +2 21.09.26 79 0 12쪽
1 #제01화 _ 용사는 안 되냐? 21.09.26 12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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