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네카아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만 동료 수집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네카아
작품등록일 :
2021.09.26 17:14
최근연재일 :
2021.10.14 08:3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302
추천수 :
1
글자수 :
125,029

작성
21.10.10 17:01
조회
43
추천
0
글자
11쪽

#제21화 _ 웹툰 작가 오동훈군.

DUMMY

아린이는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응, 아까워서 못 신고 있다가 오늘 처음 신고 왔지~”

“그럼 일단 신고식부터......”

“......좋은 말로 할 때 그 발 치우지?”


나는 식은땀을 찔끔 흘리며, 도로 발을 치웠다.

아린이가 내 쪽으로 쭈욱 다리를 뻗으며 물었다.


“잘 어울려?”

“그럼, 누가 사준 건데. 사이즈는 잘 맞아?”

“응, 너무 좋아.”


활짝 웃는 아린이의 얼굴을 마주보기 힘들어서, 시선을 피하며 볼을 긁적였다.

아린이가 말했다.


“근데 우리 반장, 부반장 됐으니까, 얘들한테 먹을 거라도 돌려야 하는 거 아니야?”

“응? 요즘도 그런 거 해야 하나?”

“뭐, 의무사항은 아닌데...... 나는 하고 싶어.”

“그럼 하지 뭐. 뭘 사주는 게 좋을까?”


우리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첫 교시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아린이는 웃으며 자기 자리로 돌아갔고,

뒤에서 정서윤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정도면 인정할 수밖에 없겠네.”

“뭐가?”

“아니야.”


싱겁기는.


오후에는 며칠 전에 치렀던 학력평가 결과가 나왔다.

우리 학교는 상위 50명까지는 복도에 공지하는데, 의외에 이곳에 익숙한 이름이 많았다.

2층은 1학년들만 쓰므로, 2학년, 3학년에 대한 순위는 공지되지 않았다.

3월 학력평가 1학년들의 순위는 다음과 같았다.


[3월 학력평가 1학년 순위]


1. 반장훈.

2. 유아린.

.

.

9. 강한일.

.

.

21. 정서윤.

.

.

48. 안경원.


아린이가 공부를 잘 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전교 2등이라니.

대단하네.

정서윤과 안경원도 놀랍다. 항상 학교에서 잠만 자는 정서윤이 21등이고, 안경원 같이 허술해 보이는 놈이 48등이라니.

그럼에도 역시 가장 놀라운 건 내 성적이다.

이전 생에서는 전교 9등은커녕 50등 안에 들어본 적도 없었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해 본 사람과 1학을 이제 막 시작하는 애들과는 이정도 차이가 있다는 건가?

내가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있는데,


“강한일! 무슨 짓을 한거야?!”


어디선가 뛰어온 안경원이 내 어깨를 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나는 녀석들 진정시키며 물었다.


“뭐가?”

“어떻게 9등이나 한 거야?! 너 중학교 때는 나보다 공부 못했잖아!”

“......”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안경원한테 이런 말을 들으니까 기분 나쁘군.

나는 최대한 상냥하게 녀석의 어깨를 두드려 주며 웃었다.


“경원아, 넌 이제 나한테 안 된다. 쯧쯧, 젊은 놈이 노오오오력이 부족해!”

“크헉!”


경원이가 심장을 부여잡고 쓰러지고,

다음에는 아린이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한일아, 너 공부 되게 잘했구나!”

“응? 네가 나보다 훨씬 성적 높잖아.”

“어? 아, 그렇긴 한데. 왠지 이미지에 비해서 되게 잘하는 것 같......”

“......”


아린이는 자신이 말실수 했다고 생각했는지 멈칫하며 입을 닫았다.

나는 대체 학교에서 어떤 이미지였던 걸까?

아린이가 얼굴을 붉히고, 손을 꼼지락거리며 말했다.


“그...... 기분 상했어? 미안해.”

“아니야, 솔직히 이번엔 운이 좋았지, 뭐. 난 전혀 신경 안 써.”


나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을 이었다.


“하하, 괜찮아. 괜찮아. 아~ 나 같은 놈이 좋은 성적 받으면 안 되는 데 말이야~ 다음 시험은 내가 책임지고 망칠 테니까 걱정 마!”

“하, 한일아!”

“하하, 나는 전혀 기분 상하지 않았으니, 걱정 말라구!”



* * *



그렇게 아린이를 한참을 더 놀리다가 용서해줬다.

사실 딱히 기분 나쁘지도 않았었고.

동아리 시간에, 동아리 부실에 와보니, 선배들은 아직 오지 않았었다.

아린이가 가방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선배들은 아직이네?”

“응, 연락해볼까?”

“아냐, 때 되면 오시겠지.”


나도 아린이 옆자리에 앉았다.

석양이 들이치는 동아리 부실은 은근히 분위기가 있었다.

아린이는 가방에서 ‘레쓰비’ 캔 커피를 하나를 꺼냈다.

전에도 저거 먹는 것 같던데.

맛있나?


내 시선을 느꼈는지, 아린이는 그걸 내게 건네며 말했다.


“마실래?”

“응? 너는?”

“나는 하나 더 있어.”


그렇게 말하면서 가방에서 레쓰비를 하나 더 꺼내 보이며 웃었다.

......너, 레쓰비에 진심이구나.

나는 그녀에게 캔 커피를 받았다.


“고마워.”


한입 마셨다.

음, 역시 그렇게 맛있는 지 잘 모르겠는데.

아린이도 캔 커피를 한 잔 마시고는 물었다.


“어제 선배랑 같이 갔던 괴담은 잘 퇴치했어?”

“아? 그거...... 진짜 장난 아니었지.”

“그, 그렇게 무서웠어?”


아린이가 벌벌 떨면서 되물어 왔다.

나는 장난기를 담아서 물었다.


“궁금해?”

“아? 어?”

“나랑 샬롯 선배가 그 빌라에 앞에 도착했는데 말이지, 시작부터 뭔가 이상한 거야. 분명 아무도 안사는 곳인데 주차장에......”

“아, 하지 마! 진짜 하지마! 너, 하기만 해봐!”


아린이는 얼굴을 붉히며, 내 팔을 잡고 흔들었다.

우리가 그러고 있는데, 누군가 동아리 부실 문을 두드렸다.


“부장이야, 들어갈게.”

“......!”

“......!”


우리는 무슨 죄지은 사람처럼 화들짝 놀라서, 재빨리 떨어졌다.

그것과 거의 동시에 부실 문이 벌컥 열렸다.


“아~ 덥다. 둘 다 와 있었구나?”


샬롯 선배였다.

그녀는 교복 상의를 벗으면서 부실로 들어왔다.

나는 당황해서 급히 시선을 돌렸다.


“우, 우왓!”

“샬롯 선배 안녕하세요. 한일아, 선배는 교복 안에 라이더 복을 입고 계셔. 기대했다면 아쉽겠지만?”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아린이는 나에게 한방 먹였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샬롯 선배는 확실히 교복 상의 안에 라이더 복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치마를 벗고 있다.


“......!”


안에 바지를 입고 있다는 걸 알아도 왠지 부끄러워져서 또 고개를 돌렸다.

샬롯은 교복을 대충 가방에 쑤셔 박고는 소파에 드러누웠다.

그리고 창문의 차양을 내리더니, 행복한 표정으로 소파에서 뒹굴었다.


“아, 여기 누워있는 게 제일 행복하다니까. 내 방 침대는 이 느낌이 안 나.”

“선배, 오늘 동훈 선배는 안 와요?”

“어, 걔 지금 마감에 치이고 있어서 그냥 오늘 오지 말라고 했어.”

“마감이요?”

“응, 걔 작년에 네이버 웹툰 공모전에서 우승해서 작가로 데뷔했거든.”

“......네?”


동훈 선배가 웹툰 작가라고?

아니, 왠지 이미지가 잘 어울리긴 하지만, 고등학생이 작가라니.

하물며 작년에 공모전에서 우승까지 했었다니.

듣고도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옆에서 아린이가 물었다.


“무슨 작품을 쓰시는데요?”

“제목은 정확히 기억 안 나는데...... 무슨 세계라고 했던 거 같은......”


아린이와 내가 동시에 소리쳤다.


“학생의 세계!”

“학생의 세계!”

“아, 너희도 알아?”


아린이가 흥분해서 대답했다.


“그거 엄청 유명한 웹툰이잖아요! 특히 청소년기의 학생들의 심리 묘사를 잘했다고 평이 좋은 만화인데, 그거 작가가 남자다니, 동훈 선배가 그 작품의 작가였다니!”

“뭐, 나름 유명하다고 듣긴 했는데...... 나는 웹툰을 안 봐서 잘 모르겠네.”


우리는 이후로도 동훈 선배에 대해서 조금 더 얘기하다가 헤어졌다.



* * *



다음날도 동아리 부실로 왔다.

아린이는 오늘 장화은 선생님이 부르셔서 못 온다고 했고, 샬롯 선배도 안 계셨다.

동훈 선배만이 소파에 누워서 쉬고 있다가, 나를 보고 인사해왔다.


“여어~ 한일군.”

“안녕하세요, 동훈 선배. 마감은 잘 끝나셨어요?”

“응, 어떻게든 끝내긴 했다는. 뭐, 주간 연재에서 끝이라는 건 없긴 하지만.”

“응, 걔는 지방에 퇴치할 게 있다고 내려갔어. 오늘부터 주말 내내 거기에 있을 것 같더라.”

“응, 걔는 지방에 악령 퇴치하러 갔어. 오늘부터 주말 내내 거기에 있을 것 같더라.”


샬롯 선배는 내 생각보다 제법 유명한 영능력자인 모양이다.

지방에서도 퇴치 요청이 오는 걸 보면.

그럼 오늘은 동훈 선배랑 둘이서만 동아리 실에 있는 건가?

선배는 어제 마감 때문에 무리하셨는지, 지금도 엄청 피곤해보이셨다.


“선배, 방해 안 할 테니 편히 쉬세요.”

“응, 고맙다는.”


동훈 선배는 그리고 다시 눈을 감고 쉬기 시작했다.

나도 오늘 수업에서 배운 책을 꺼내서 복습을 시작했다.

솔직히 공부에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있었는데, 막상 전교 9등을 해보니까, 오히려 더 잘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특히, 다른 과목보다 수학이랑 과학은 미리미리 예습 및 복습을 해둬야 한다.

그렇게 한 시간 반쯤 공부를 했을 때 일까?

오늘 해야 할 복습을 끝냈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해서 동아리 상태창을 점검했다.


“동아리.”


▷ 명칭 : 괴담 동아리

▷ 등급 : E

▷ 임무 : 3. 동아리 부원들과 유대를 쌓아보세요.

1) 유아린(완료)

2) 샬롯(완료)

3) 오동훈


▷ 동아리 효과

F : 동아리 인원수에 따라 능력치가 변한다.

E : 정기적인 활동비가 생긴다.


동훈 선배와 유대를 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서로 같은 관심사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내가 곰곰이 생각에 빠져있는데, 동훈 선배가 내게 말을 걸었다.


“오이~ 한일군. 오늘 학교 끝나고 뭐하냐는?”

“예? 딱히 할 건 없어요. 그냥 집에서 쉬려고 했는데, 왜요?”

“그럼 오늘 내 작업실에 놀러 오는 거 어떠냐는?”

“작업실이요? 그래도 돼요?”


거절할 만한 이유는 전혀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어떻게 하면 동훈 선배와 친해질 수 있을지 고민 중이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가 바로 생길 줄이야.


“응, 어시 한 명 작업실에 있는데 괜찮지?”

“그럼요, 오히려 제가 방해되는 건 아닐까요?”

“아냐, 어제 마감 끝내서 오늘은 여유 있어.”


원래 동훈 선배가 이렇게 외향적인 사람이었나?

좀 더 개인적이고, 내성적인 선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의 선배는 왜인지 모르게 적극적이었다.

동훈 선배가 말했다.


“그럼 이제 가자.”


우리는 동아리 실을 벗어났다.

선배의 작업실은 성신여대 입구 쪽이라고 한다.

학교부터 걸어서 10분이면 도착하지 않을까?

우리는 별로 대화할 틈도 없이 작업실 건물에 도착해버렸다.

선배의 작업실은 성신여대 번화가에 위치한 건물 중 하나였으며, 2층이었다.


딸랑.


유리문에 달려있는 종이 울리고, 나는 선배의 작업실에 들어섰다.

커텐이 쳐져 있는데다가, 불이 꺼져 있어서 내부가 잘 보이지는 않았다.

선배가 형광등 스위치를 키려고 하는데, 폭죽 터트리는 소리가 났다.


팡!


“동훈 오빠, 생일 축하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 혼자만 동료 수집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5 #제25화 _ 월야환담 진월희. (1) 21.10.14 43 0 11쪽
24 #제24화 _ 공룡의 시대! (3) 21.10.13 41 0 13쪽
23 #제23화 _ 공룡의 시대! (2) 21.10.12 46 0 11쪽
22 #제22화 _ 공룡의 시대! (1) 21.10.11 41 0 11쪽
» #제21화 _ 웹툰 작가 오동훈군. 21.10.10 44 0 11쪽
20 #제20화 _ 괴담 동아리. (4) 21.10.09 42 0 11쪽
19 #제19화 _ 괴담 동아리. (3) 21.10.08 52 0 11쪽
18 #제18화 _ 괴담 동아리. (2) 21.10.07 41 0 11쪽
17 #제17화 _ 괴담 동아리. (1) 21.10.06 43 0 11쪽
16 #제16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3) 21.10.05 42 0 11쪽
15 #제15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2) 21.10.04 44 0 11쪽
14 #제14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1) 21.10.03 41 0 11쪽
13 #제13화 _ 비 오는 날, 교회에서. 21.10.02 57 0 11쪽
12 #제12화 _ 두근두근 첫 데이트! 21.10.01 43 0 11쪽
11 #제11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4) 21.10.01 43 0 11쪽
10 #제10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3) +2 21.09.30 45 0 11쪽
9 #제09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2) 21.09.30 44 0 11쪽
8 #제08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1) 21.09.29 46 0 11쪽
7 #제07화 _ 각성! ???F 스킬. 21.09.29 51 0 13쪽
6 #제06화 _ 데이지 향이 나는 방. (2) 21.09.28 54 0 11쪽
5 #제05화 _ 데이지 향이 나는 방. (1) 21.09.28 67 0 11쪽
4 #제04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3) 21.09.27 59 0 11쪽
3 #제03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2) 21.09.27 62 0 11쪽
2 #제02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1) +2 21.09.26 80 0 12쪽
1 #제01화 _ 용사는 안 되냐? 21.09.26 132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