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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아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만 동료 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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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아
작품등록일 :
2021.09.26 17:14
최근연재일 :
2021.10.14 08:3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306
추천수 :
1
글자수 :
125,029

작성
21.09.28 13:21
조회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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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제06화 _ 데이지 향이 나는 방. (2)

DUMMY

잘생긴 형이 이쪽을 돌아봤다.

굳어있는 아린이를 대신해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아린이 친구 강한일이예요.”

“어?”


잘생긴 형은 나를 한번, 그리고 아린이를 한 번 보더니,

알겠다는 듯이 씨익 웃었다.


“아, 그래. 난 유아린 오빠 유도진이야. 편하게 쉬다가. 유아린, 나한테는 집에 여자애들 데려오지 말라고 하고선.”

“그, 그거랑 이건 달라!”

“네네, 그러시겠죠.”

“야!”

“애들아 저녁 다 됐다, 와서 먹어!”


둘이서 싸움이 붙기 직전에 아저씨가 말씀하셨다.

그렇게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아린이의 가족과 같이 저녁을 먹게 됐다.

아린이는 뭐가 불만인지 입술을 내밀며, 잘생긴 형한테 따졌다.


“오빠, 오늘 축구부 회식 때문에 늦는다고 하지 않았어?”

“귀찮아서 그냥 왔어.”

“아니, 그럼 연락이라도 해줘야지.”

“내가 왜 그런 걸 너한테 보고해야 돼? 그냥 가기 싫으면 안 가는 거지.”

“이이익!”


둘이서 또 그렇게 티격태격하는데, 아저씨는 딱히 말릴 생각도 없어 보였다. 그저 허허롭게 웃고 계실뿐. 굉장히 화목한 가정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또 아린이의 저런 모습이 생소하기도 했다.

학교에서는 귀족집 아가씨 같이 도도한 느낌인데, 집 안에서는 그냥 말괄량이 소녀 같았다. 별 거 아니지만, 왠지 비밀을 공유한 것 같은 느낌에 기분이 좋았다.

아저씨가 내주신, 저녁 메뉴는 부대찌개였다.

겉보기에는 웬만한 식당에서 나오는 것보다 나아보였다.

내 접시에 한 국자 담아서, 한 입 먹어보니,

오오...... 오오오!


“맛있어요!”

“그래, 다행이구나. 종종 놀러오렴.”

“넵, 감사합니다. 아저씨.”


처음의 무서운 이미지와는 다르게, 아린이네 아저씨는 굉장히 부드럽고 따듯한 사람이었다. 그렇게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는 집으로 향했다.

데려다주겠다며 아린이도 나를 따라 나왔다.

사실 바로 옆 건물이니까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거절은 안 했다.

엘리베이터가 7층에 도착할 때 까지 우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문이 열릴 때 쯤,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오늘 저녁 정말 맛있게 잘 먹었어. 고마워.”

“뭘, 내가 요리한 것도 아닌데.”


띵동.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내가 먼저 탔다.

열림 버튼을 누른 채로, 그녀에게 말했다.


“너희 아버지 정말 요리 잘하시더라. 그럼 집에서 요리는 다 아버지가 하시는 거야?”

“응, 우리 엄마는 내가 어릴 때 일찍 돌아가셔서.”

“아...... 미안.”

“아니야, 솔직히 워낙 어릴 때라 기억도 안 나. 너희 집에서는 누가 요리해?”

“우리 집에서는 내가 다 해. 엄마는 일하느라 바쁘고, 아빠는 내가 어릴 때 돌아가셔서.”

“아...... 미안.”

“아니야, 솔직히 워낙 어릴 때라 기억도 안 나.”

“......”

“......”


잠깐 동안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던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웃음을 터트렸다.

1층에 도착하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나는 먼저 빠져 나오면서 아린에게 손을 흔들었다.


“여기서부터는 혼자 갈게. 1층까지 데려다 줘서 고마워.”

“응, 그럼 내일 보자~”


아린이도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줬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아린이네 집을 나와서, 내 방에 들어올 때 까지, 계속 가슴이 훈훈했다.

역시나 엄마는 아직 안 오신 것 같았다.

엄마 저녁식사나 만들어놔야지.


[이제 추가된 ‘동료 도감’도 확인해보세요!]


아, 맞다.

유아린이 동료로 추가됐었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 지볼까?


“동료 도감.”


▷ 이름 : 유아린

▷ 레벨 : 2

▷ 직업 : 카드캡터

▷ 스킬 : 조종F, 중력F, 비행F


▷ 스킬 조종 효과

F : 승용차의 차키가 없어도 조종 가능하다.

E : 승용차의 기름이 없어도 조종 가능하다.


▷ 스킬 중력 효과

F : 손을 대고 있는 물체의 중력에 약간 간섭할 수 있다.

E : 손을 대고 있는 물체의 중력에 많이 간섭할 수 있다.


▷ 스킬 비행 효과

F : 하늘을 느리게 날 수 있다.

E : 하늘을 빠르게 날 수 있다.


별 생각 없이 유아린의 상태창을 켰는데, 읽다보니 억울해졌다.

얘가 나보다 훨씬 더 용사 같잖아.

할 수 있는 것도 다양하고, 성장 가능성도 있어 보이고.

큐로에게 따지듯이 말했다.


“얘는 스킬이 이렇게 다양하고 좋은데, 왜 내 스킬은 이따위인데? 스킬만 보면 유아린이 세상을 구할 용사 같은데?”


[지금 당장은 그렇게 보일지 몰라도, 나중에는 한일씨가 훨씬 강해질 거예요. 아마도요!]


“......”


전혀 신뢰가 안 가는데.


[그리고 동아리 기능도 생기지 않았어요? 한 번 켜보세요!]


“......동아리.”


▷ 명칭 : -

▷ 등급 : -

▷ 임무 : 1. 동료와 함께 동아리에 가입해보세요.


▷ 동아리 효과

F : 동아리 인원수에 따라 능력치가 변한다.


내가 만드는 게 아니라, 그냥 동료랑 같이 가입만 하면 되는 건가?

생각보다 조건이 간단한 것 같다.

어떤 동아리들이 있는 지 찾아보고, 아린이랑 얘기해봐야겠다.


다음 날도 학교에 등교 했는데, 누군가가 내 어깨를 쳤다.

안경원이었다.

재킷을 아무렇게나 어깨에 걸치고 넥타이를 느슨하게 매고선 실실 쪼개며,


“어제 뭐했냐?”

“그냥 집에 있었는데.”

“누구 집에?”

“......!”


중요한 증거를 다 획득하고, 범인을 몰아세우는 형사처럼 여유로운 자세다. 이미 다 알고 왔다는 양, 놈은 기분 나쁘게 으스대고 있었다.

일단 주변을 둘러봤다.

다행히 우리 주위에는 정서윤 밖에 없었다. 쟤는 어차피 이런 얘기에 관심 없겠지.


“어디서 봤냐? 그리고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니까. 이상한 상상하지 마라. 소문은 더더욱 내지 말고.”

“내가 생각하는 그런 게 대체 어떤 걸까? 근데 난 솔직히 네가 무슨 일로 걔네 집에 갔을지 상상조차 안 돼. 설마 진짜 둘이 사귀거나......”


나는 재빨리 놈의 입을 막았다. 그리고는 녀석의 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나중에, 나중에 다 설명해줄게. 그러니까 이상한 말은 하지 마.”

“흠, 알았어. 일단 두고 보지.”


그리고 녀석은 의심의 눈초리를 뿌리며, 자리로 돌아갔다.

한숨을 내쉬면서 의자에 주저앉는 데, 뒤에서 여자애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서윤이었다.


“너 연애해?”

“너는 우주인, 미래인, 초능력자 말고는 관심 없는 거 아니었냐?”

“너 같이 평범한 애도 연애를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해서.”

“......구리다고는 안 해줘서 아~주 고맙다. 그리고 나는 평범한 애가 아니라 세상을 구할 용사야.”

“또 그 소리야?”


흥미 없다는 듯이, 정서윤은 창밖을 봤다.

쟤는 저런 무료한 표정으로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쉬는 시간이 되고, 정서윤은 또 자리를 비웠다.

얘가 자리에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 때, 유아린이 정서윤의 자리에 앉았다.


“앞으로 다른 동료들은 어떻게 찾을 거야?”

“막연히 동아리나 다른 교실을 찾는 걸로는 못 찾을 것 같아. 차라리 수집 스킬을 E등급까지 올려보려고.”

“응? 수집 스킬? 그게 뭐야?”

“내가 가진 스킬인데, F등급에서는 동료의 수에 따라 능력치가 변하고, E등급에서는 동료를 만날 확률이 증가하는 스킬이야.”


말하다보니 부끄러워졌다.

이런 걸 스킬이라고 가지고 있다니.

아린이는 놀라면서 말했다.


“그런 스킬도 있어? 엄청 좋은 스킬 같은데? 동료들이 자동으로 모이는 데, 모이기만 해도 강해지는 거잖아.”

“그런가?”

“응, 정말 좋아 보여!”


듣고 보니 그런 거 같기도 하고?

내 직업도 ‘수집가’로 되어 있으니, 동료들을 많이 모으다 보면 특전 같은 게 생길지도 모르고. 아린이 말을 들으니까 썩 나쁘기만 한 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우리가 그렇게 목소리를 낮춰서 대화하고 있는데, 뒷문으로 정서윤이 들어오는 게 보였다. 아린이는 이따가 얘기하자며 웃으며 자리로 돌아갔다.

학교 수업은 금방 끝났다. 특별히 하고 있는 동아리도 없고, 야자도 안 하기에,

나는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

아린이는 오늘 학원에 간다고 아까 먼저 갔다.

며칠 그녀와 같이 집에 갔다고, 아린이가 없으니 허전한 마음이 들었다. 집으로 가는 길은 평소보다 길게 느껴졌고, 시간도 더디게 가는 것 같다. 이어폰을 들으며, 옆에 6차선 도로가 있는 인도를 걷는 중이었다.


[한일씨, 오늘 하루도 잘 보내셨어요?]


왜 안 나타나나했다.

오늘도 바빴냐?


[그럼요! 한일씨가 학교에 있는 시간은 보통 저희도 업무 집중 시간이라 할 게 많아요. 아, 한일씨 레벨 업 한 거 알고 계셨어요?]


응? 레벨 업?


“상태창.”


▷ 이름 : 강한일

▷ 레벨 : 2

▷ 직업 : 수집가

▷ 스킬 : 수집F ???F


▷ 스킬 수집 효과

F : 동료의 수에 따라 능력치가 변한다.

E : 동료를 만날 확률이 증가한다.


▷ 스킬 ??? 효과

F : ???

E : ???


확실히 큐로의 말처럼 레벨이 올라있었다.

대체 언제?


[전에 비행카드를 봉인할 때 레벨 업 하신 거 같은데요? 그 이후로 상태창 열어보신 적 없으시죠?]


그러고 보니 그랬던 거 같기도 하네.

근데 수집F 스킬 옆에 있는 ???F 는 어떤 스킬이야?

효과 설명에도 물음표로만 나오는데.


[어? 그러게요? 어떤 스킬일까요?]


“......”


[이, 이럴 리가 없는데...... 자, 잠깐만요. 확인해보고 올게요!]


야! 네가 이걸 모르면 어떻게 해?!


강하게 불러봤지만, 큐로에게서 대답은 없었다.

얘네는 무슨 일을 이렇게 처리하는 거야?

내가 투덜거리며 집으로 걷는 속도를 올리는데,


오싹.


순간 소름이 돋았다.

이어폰에서 나오던 음악이 다음 음악으로 넘어가는 사이.

잠깐 동안 아무런 음악이 나오지 않는 순간.

주변이 너무 조용하다.


내가 고개를 드는 순간,


우웅.


마치 그런 소리가 들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어?”


그와 동시에 순식간에 세계가 잿빛으로 물들었다.

어둡다.

그렇게나 눈부셨던 석양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고, 하늘은 암회색 구름에 막혀 있었다. 구름인가? 어디에도 끊긴 선이 보이지 않는 평면적인 공간이 한없이 펼쳐져 주위를 그 그림자로 뒤덮고 있었다. 태양이 없는 대신 회색 하늘이 흐릿한 빛을 내뿜으며 세계를 암흑에서 구해주고 있었다.

스쳐지나가는 바람소리, 개 짖는 소리,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도 없다.

지구의 자전마저 멈춰버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엄청난 정적.


쿠웅.


그리고 멀찍한 곳에 무언가가 떨어졌다.

그건 키가 3미터는 넘어 보이는 피에로였다.

피에로는 흰자위가 없는 공허한 눈으로 하늘을 보며, 허수아비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

그걸 보고,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 X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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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제23화 _ 공룡의 시대! (2) 21.10.12 46 0 11쪽
22 #제22화 _ 공룡의 시대! (1) 21.10.11 41 0 11쪽
21 #제21화 _ 웹툰 작가 오동훈군. 21.10.10 44 0 11쪽
20 #제20화 _ 괴담 동아리. (4) 21.10.09 42 0 11쪽
19 #제19화 _ 괴담 동아리. (3) 21.10.08 52 0 11쪽
18 #제18화 _ 괴담 동아리. (2) 21.10.07 42 0 11쪽
17 #제17화 _ 괴담 동아리. (1) 21.10.06 43 0 11쪽
16 #제16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3) 21.10.05 42 0 11쪽
15 #제15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2) 21.10.04 45 0 11쪽
14 #제14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1) 21.10.03 42 0 11쪽
13 #제13화 _ 비 오는 날, 교회에서. 21.10.02 57 0 11쪽
12 #제12화 _ 두근두근 첫 데이트! 21.10.01 4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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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10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3) +2 21.09.30 45 0 11쪽
9 #제09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2) 21.09.30 44 0 11쪽
8 #제08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1) 21.09.29 46 0 11쪽
7 #제07화 _ 각성! ???F 스킬. 21.09.29 51 0 13쪽
» #제06화 _ 데이지 향이 나는 방. (2) 21.09.28 55 0 11쪽
5 #제05화 _ 데이지 향이 나는 방. (1) 21.09.28 67 0 11쪽
4 #제04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3) 21.09.27 59 0 11쪽
3 #제03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2) 21.09.27 62 0 11쪽
2 #제02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1) +2 21.09.26 80 0 12쪽
1 #제01화 _ 용사는 안 되냐? 21.09.26 13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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