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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아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만 동료 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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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아
작품등록일 :
2021.09.26 17:14
최근연재일 :
2021.10.14 08:3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296
추천수 :
1
글자수 :
125,029

작성
21.09.3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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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09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2)

DUMMY

나는 구멍으로 뛰어내리며, 골프채로 좀비의 머리를 내리쳤다.


퍼억.


“501호.”


쿵.


401호로 내려선 나는 다시 바닥을 내리쳤다.

이제 하나만 더 내려가면 아린이 있는 곳이다.


쿵.


그리고 301호로 뛰어내렸다.


“누, 누구세요?!”


거실에서 얇은 고성이 들렸다.

나는 급하게 소리쳤다.


“아린아! 나 한일이야, 공격하지 마!”

“하, 한일이야?”


배낭과 골프채를 구석에 내려놓고 방을 나섰다.

거실에 들어서자, 구석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아린이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이쪽으로 마법 지팡이와 카드를 들이밀고 있었다.

이미 몇 마리의 좀비들과 싸웠는지, 그녀의 교복과 마법 지팡이에는 제법 많은 피가 묻어있었다. 다치진 않았다고 했으니, 저게 아린이의 피는 아니겠지.


“응, 나야.”

“하아......”


그녀는 내 얼굴을 확인하고는 한숨을 내쉬며,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나는 재빨리 그녀에게 다가갔다.


“아린아, 괜찮아? 어디 아파?”

“......”


그 때, 갑자기 아린이가 내게 안겨왔다.

그녀에게는 데이지 향기가 강하게 났다.

피 냄새도 조금.

내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그녀가 말했다.


“잠깐만, 잠깐만 이대로 있어줘.”

“......어.”


아린이의 어깨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나는 말없이 아린이의 어깨를 살짝 손을 얹어주었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그 자세가 불편하다고 느껴질 때 즈음, 아린이가 내게서 먼저 떨어졌다.

그녀는 눈가를 한 번 훔치고는 내게 말했다.


“미안해, 나, 꼴사나웠지?”

“아니, 충분히 이해해. 나는 너무 무서워서, 펑펑 울고, 화장실에서 토하기까지 했는데.”

“하하, 진짜로?”


아린이는 웃음기 담긴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이제야 평소의 아린이 같았다.

근데 방금 내가 쓸데없는 말을 한 거 같은데.


“......지금 한 말은 잊어줘.”

“평생 기억해야지~”

“야!”


잠깐 동안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던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웃음을 터트렸다.

나는 괜히 퉁명스럽게 말했다.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 뿔난데.”

“그러면 토하다 웃으면 어떻게 돼?”

“......괜히 말했어.”

“하하하, 그 옷은 뭐야? 처음에 골프선수 좀비인 줄 알았고 공격할 뻔 했네.”

“......이게 내가 새로 얻은 스킬인데...... 너랑 말 안 할래.”

“하하, 화났어?”

“하나도 안 화났거든!”


잠깐 서로를 보고 웃고는,

우리는 아무 말도 안하고, 베란다 밖 하늘을 봤다.

이런 이상한 세상에도 보름달은 떠 있고, 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보였다.

밤하늘은 서울보다 여기가 낫네.

내가 이런저런 감상에 빠져있는데, 아린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 혼자 갇혀있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

“어떤?”

“그냥 마법소녀고 뭐고 다 포기하고 도망쳐 버리고 싶다는 생각. 내가 왜 이렇게 무서운 꼴을 당해야 하나 하는 원망. 이대로 아무도 없는 곳에서 쓸쓸히 죽어가는 건 아닌가하는 공포. 그 때는, 카드 때문에 피해 받는 사람들 같은 건 생각도 안 났어. 나, 되게 못됐지?”

“......”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들었다.

뭐라고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하나 생각하고 있는데,


“한일아.”

“어?”

“정말 고마워.”

“뭐가?”

“그냥. 전부.”


그녀는 나를 보고 가만히 웃고 있었다.

평소에 학교에서 보던 웃음과는 뭔가 달랐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긴 힘들지만.

달빛을 받으며 웃고 있는 그 모습이, 마치 전설상의 요정처럼 보여서 넋을 놓고 말았다.


[저기, 분위기 좋을 때 방해해서 죄송한데요!]


큼큼. 어, 큐로. 뭐 확인된 거 있어?


[네, 완벽히 분석된 건 아니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것들만 말씀드릴게요! 먼저, 이 결계는 엄청나게 넓어요. 거의 구 하나만한 크기예요.]


대충 예상하긴 했지만 정말 엄청난 넓이다.

이 결계 내에서 지금 우리가 있는 아파트 단지는 정말 일부에 불과했다.

그럼 여기서 빠져 나가려면?


[일단 알파카드의 위치가 파악됐어요! 이곳에서 보이는 가장 높은 빌딩 근처예요!]


“아까 그 거대한 괴물이 있던 곳......”

“거대한 괴물?”

“아, 못 봤나보구나. 아까 내가......”


내가 봤던 거대한 괴물에 대해 아린에게 설명했다.

내 말을 끝까지 듣고서는 아린이 말했다.


“그 말대로 라면, 그 괴물이 알파카드인 건 확실해. 그걸 봉인해야만 이 결계가 풀릴 거야. 근데 그런 걸 우리가 어떻게 쓰러뜨려?”

“그러게...... 아무리 봐도 내 골프채로 쓰러뜨릴 수 있는 비쥬얼이 아니던데.”


큐로. 뭐 방법 없냐?


[방법이야 있죠. 전에 제가 했던 말 기억나요? 한일씨가 레벨3이 되기 전까지는 물리적으로 도울 수 없다고 했던 거요.]


응, 그 때 피에로 만났을 때 말이지? 그런 얘기를 했던 거 같기도......

어? 나 지금 3레벨이잖아.


[네, 그래서 이제 한일씨를 도울 수 있어요!]


어떻게 도울 수 있는데?


[잠시만요!]


우우웅.


그런 소리와 함께 나와 아린이 사이에 얼음으로 된 새의 깃털 같은 게 떨어졌다.

아린이 그걸 보며 나한테 물었다.


“한일아, 이게 뭐야? 되게 예쁘다.”


[나중에 알파카드와 만나게 되면 저 깃털을 들고 ‘큐로베로스!’라고 외치세요. 그 다음 5분 동안 공격받지 않으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어요.]


“내가 전에 말했던 큐로라는 애 기억나?”

“아, 네가 회귀한 이후로 널 돕고 있다던?”

“응, 걔가 그러는데 그게 거대한 괴물을 이길 수 있게 해주는 아이템이래.”

“아, 정말?”

“응, 거짓말하는 얘는 아니니까 믿어보자.”

“근데 그 괴물에게 어떻게 다가가지? 저 좀비들을 뚫고?”


아린이는 지상에 우글거리는 좀비 떼를 보며 몸을 떨었다.

거대 괴물만이 아니라, 이들을 뚫고 도심까지 가는 것도 문제였다.

내가 말했다.


“일단 오전까지 기다려 볼까? 보통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좀비들은 낮에는 둔해지거나, 활동이 적어지더라고.”

“그래?”

“응, 그게 아니더라도 여길 나가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모르니까 좀 쉬다가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고.”

“그러자, 그럼.”


그 후로도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간단하게 토의했다.

나는 아린이에게 말했다.


“일단 좀 쉬자. 안방 천장에는 구멍이 뚫려 있으니 닫아두고, 그래도 방이 두 개 남으니까 각자 하나씩 쓰면 되겠네. 어느 방이 좋아?”


나는 현관문 근처에 있는 방문을 열어 봤다.

그곳의 침대는 날카로운 것에 의해 갈기갈기 찢겨져 있었고,

벽은 붉게 물들어 있었으며, 사람의 손처럼 보이는 것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


거실 구석에 앉아있던 아린이 주저하며 말했다.


“그냥 같이 있으면 안 돼?”

“......응, 그냥 거실에 같이 있자.”


그나마 이 집 안에서 거실은 제법 깨끗한 편에 속했고, 가구들에 먼지가 많이 쌓여있는 것만 빼면 일반 가정집과 큰 차이가 없어 보였으니까.

나는 아까 안방에 두었던 배낭을 가져와서 거실에 두었다.

그리고 각 방에서 비교적 상태가 좋아 보이는 이불과 베개를 꺼내왔다.


“일단 아침까지는 쪽잠을 자거나, 먹을 거를 챙겨먹으면서 쉬고, 해가 뜨면 도심으로 출발하는 걸로 하자.”

“응, 근데 솔직히 이런 무서운 분위기 속에서는 잠이 안 올 거 같아.”

“그러게 말이야.”


좀비에 둘러싸인 정체불명의 공간에서 맘 편히 잠을 자는 게 가능할까?

라는 생각이 무색할 만큼 바로 잠이 들어 버렸다.


눈을 뜨고, 처음 본 건 아침 햇살이었다.

아, 이런 곳도 해가 뜨긴 뜨는 구나.

생각보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쳤던 거 같다.

결과적으로는 매우 잘 잤다. 컨디션 최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린 쪽을 봤다.

그녀도 무방비한 자세로, 베개에 침 까지 흘리며 자고 있었다.

창밖을 보니, 지상에는 좀비들 몇 마리가 보이긴 했으나, 어제처럼 수백 마리는 아니었다. 조금 무리하면 충분히 뚫고 나갈 수는 있어 보인다.


꼬르륵.


위기 상황이든 아니든 배꼽시계는 일정했다.

내가 배낭에서 초코바 하나를 꺼내서 입에 넣었을 때, 아린이도 잠에서 깼다.


“으으음, 츄룹.”


그녀는 눈을 비비며 이불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는 어색하게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 생각보다는 잠이 잘 오네.”

“그러게, 나도 눈 감자마자 골아 떨어졌어. 배낭에 먹을 것들 있거든? 챙겨먹어.”

“응, 고마워.”


배낭을 뒤적거리던 서윤은 계란과 생수를 꺼내먹었다.

아린이 계란을 먹던 걸 보고, 나는 배낭에서 비누, 샴푸, 수건, 치약, 칫솔을 꺼내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내가 다 씻고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아린은 황당하다는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응? 왜?”

“대체 어떤 것들을 챙겨 온 거야?!”

“아, 지금 드라이기도 챙겨올 걸 그랬나하고 후회 중이야. 너도 씻어.”


나는 그렇게 말하며, 배낭을 뒤적거려서 일회용 칫솔과 수건 하나를 건넸다.


“자, 다른 것들은 다 화장실에 있어.”

“......고마워.”


아린이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칫솔과 수건을 받아서 화장실에 들어갔다. 잠시 후, 그녀도 다 씻고 나왔다.

촉촉하게 젖은 머리가 은근히 섹시...... 난 이런 상황에서도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고개를 저으며 잡생각을 걷어내고, 소리쳤다.


“그럼 출발해볼까!”

“좋아, 실은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

“좋은 생각?”

“응, 혹시 운전할 줄 알아?”


우리는 1층까지 어제처럼 바닥을 뚫고 이동했다.

그리고 계단을 이용해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섰다.

지하 1층 주차장에 들어서면서, 주위를 살폈다.

주차장에는 좀비가 열댓 마리 정도 있었다.


“그어어어!”


우리를 발견한 한 놈이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주위의 좀비들이 놈의 괴성을 듣고, 이쪽으로 뛰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가장 가까이까지 접근 한 놈의 머리통을 골프채로 부쉈다.

그 때, 아린이 나를 불렀다.


“한일아, 이리로!”

“응!”


나는 위협적으로 골프채를 휘두르며, 그녀에게 달려갔다.

아린은 검은색 중형 외제 세단 앞에 서 있었다.

그녀가 차의 유리창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한일아! 이 차 유리창 깨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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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제19화 _ 괴담 동아리. (3) 21.10.08 51 0 11쪽
18 #제18화 _ 괴담 동아리. (2) 21.10.07 41 0 11쪽
17 #제17화 _ 괴담 동아리. (1) 21.10.06 43 0 11쪽
16 #제16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3) 21.10.05 41 0 11쪽
15 #제15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2) 21.10.04 44 0 11쪽
14 #제14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1) 21.10.03 41 0 11쪽
13 #제13화 _ 비 오는 날, 교회에서. 21.10.02 55 0 11쪽
12 #제12화 _ 두근두근 첫 데이트! 21.10.01 43 0 11쪽
11 #제11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4) 21.10.01 43 0 11쪽
10 #제10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3) +2 21.09.30 45 0 11쪽
» #제09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2) 21.09.30 44 0 11쪽
8 #제08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1) 21.09.29 4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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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제05화 _ 데이지 향이 나는 방. (1) 21.09.28 67 0 11쪽
4 #제04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3) 21.09.27 59 0 11쪽
3 #제03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2) 21.09.27 62 0 11쪽
2 #제02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1) +2 21.09.26 80 0 12쪽
1 #제01화 _ 용사는 안 되냐? 21.09.26 13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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