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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아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만 동료 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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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아
작품등록일 :
2021.09.26 17:14
최근연재일 :
2021.10.14 08:3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297
추천수 :
1
글자수 :
125,029

작성
21.10.0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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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19화 _ 괴담 동아리. (3)

DUMMY

......정신 차리자.


방금 나와 샬롯 선배가 본 게 뭔지는 몰라도, 확실한 건 ‘인간’은 아닐거다.

좀비의 세계에서 봤던 ‘ㅂㅐㄱㅗㅍㅏ’를 외치던 괴물이나, 샬롯 선배와 퇴치한 천사 석고상에 더 가까운 존재겠지.

내가 정신을 가다듬고, 골프채를 쥐었을 때, 선배가 다시 초인종을 눌렀다.


[띵~ 동~ 띵~ 동~]


꾸욱, 꾹.


[띵~ 동~ 띠이이이...... 지이이익......]


갑자기 지익 늘어지는 소리와 함께 소리가 끊기는 초인종.

그리고는 다시 눌러도, 아예 고장 났는지 소리가 나지 않았다.

샬롯 선배는 초인종을 누르는 대신 노크를 하기 시작했다.


똑똑, 똑똑똑.


“선생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똑똑똑.


“안 열어주실 건가요?”


똑똑똑.


“......”

“......”


흐르는 정적.


샬롯 선배는 조금 더 기다리다가 손잡이를 잡아당겨 보았다.


철컥-


당연하게도 잠겨 있는 현관문.

내가 앞으로 나섰다.


“선배, 부수고 들어갈까요?”

“어.”


샬롯 선배는 그렇게 말하며 비켜섰다.

콘크리트 벽이나, 철근도 한 방에 부술 수 있는 게 내 골프채인데, 현관문 정도 부수는 건 일도 아니다.

나는 현관문을 향해 힘껏 골프채를 휘둘렀다.


콰앙!


“어?”


현관문에는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나는 조금 자존심이 상하는 것을 느끼며, 몇 차례 더 시도했다.


쾅! 쾅! 쾅!


“허억, 허억......”

“그만하면 됐어. 이 문도, 전에 석고상처럼 무적 판정인 것 같네. 생각보다 거물을 만난 거 같은데?”


샬롯 선배는 손으로 턱을 괴고 곰곰이 생각에 잠기셨다.

이 404호 내부에 있는 괴담의 원인을 제거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당장에는 들어갈 방법이 없다.

내가 선배에게 건의했다.


“선배, 옥상을 통해서 내려가면 어떨까요?”

“옥상?”

“네, 옥상에서 점프하면 그대로 난간으로 뛰어내릴 수 있을 정도는 될 거 같아요.”

“그래? 일단 가보자.”


나는 마지막으로 흘깃 404호를 쳐다본 후 옥상으로 가는 계단을 올랐다.

세입자들이 아무렇게나 방치해 놓은 자전거, 항아리 따위가 가득한 옥상 출입구.

우리는 조심조심 장애물을 피해 옥상 철문을 열었고, 다행히도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끼익-


그렇게 캄캄했던 빌라를 열고 바깥 풍경을 기대하며 옥상으로 나갔지만, 굽이진 골목이라 그런지 딱히 보이는 것은 없었다.

이곳은 어디 하나 불이 켜진 곳 없는 캄캄한 빌라촌.

천천히 옥상을 짚으며 근처를 둘러봐도 ‘임대’ 따위의 현수막이 걸린 불 꺼진 가게, 빌라뿐.

밖은 빌라 내부와는 또 다른 으스스한 느낌이 있었다.

우리는 건물의 구조를 되새기며 한곳의 끝으로 몸을 내밀었고, 그곳에는 정답이라는 듯 건물 밖에서 본 404호의 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잘 보니까, 난간이 아니라 거의 발판 수준인데요?”


가까이서 보니, 우리가 착지할 난간은 생각보다 굉장히 작았다.

가만히 그걸 들여다보던 샬롯 선배가 말했다.


“에어컨 실외기 놓는 공간이네. 어쨌거나, 저 집으로 들어갈 방법은 저 에어컨 실외기 난간으로 착지해 들어가는 것뿐인 것 같아.”


그리고 아까 잠깐 봤던 정체불명의 존재를 만나러 가는 거다.

실종된 2학년 4명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


나는 주먹을 몇 번 쥐었다 폈다 한 후 조심스레 옥상 끝에 발을 걸쳤다.

잘못 착지하면 그대로 4층 높이에서 추락해 버린다.


“제가 먼저 가볼게요.”


내가 건의한 위험한 일을 샬롯 선배에게 먼저 시킬 순 없다.

나는 휴대폰 플래시를 비춰서 몇 번이나 내가 착지할 난간 바닥을 재확인한 후 드디어 폴짝, 아래로 떨어졌다.


“흐으읍-!”


덜컹-!


제대로 착지했지만 충격에 순간 난간이 기운다.


끼이이이익......


소름 끼치는 소리를 내며 드드드 떨리는 좁은 난간.

나는 급히 뒤돌아 404호로 들어가려 창문을 열었다.

순간 마네킹처럼 얼굴이 새하얀 여자가 쑤욱 열린 창문에서 내게로 고개를 내민다.


“으아악!!!”


-탕!


총성이 울리고, 머리가 터져나간 ‘그것’이 나를 스쳐 지나가며 지상으로 떨어졌다.


“한일아, 괜찮아?”


옥상에서는 선배가 이쪽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지상에 떨어진 ‘그것’의 정체를 확인했다.


“하아, 하아, 마, 마네킹?”


나는 더듬더듬 바닥을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때, 난간의 한쪽 나사가 풀리며 끼이익 바닥이 기울고 4층 높이의 찬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드드득.


“우, 우왓!”


나는 재빨리 창문으로 몸부터 밀어 넣었다. 난간은 떨어져 나가진 않았지만, 누가 봐도 위태로워 보였다.


“선배, 이거 너무 위험해 보이는데요!”

“비켜봐.”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주저 없이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고는 마치 고양이처럼 부드럽게 난간에 착지하고, 내가 있는 집 안으로 들어왔다.

눈으로 보고 믿기지 않는 묘기를 보여준 그녀에게 물었다.


“......선배는 대체 못하는 게 뭐예요?”

“나? 자전거랑 수영.”


선배는 대충 대답하며, 한 손에는 총을 들고, 한 손에는 휴대폰 플래시를 켜서 방을 확인했다. 마치 첩보 영화의 주인공 같은 전문성이 느껴졌다.

그곳은 휑한 방이었는데, 침대도 뭣도 아무것도 없었다.

있는 것이라고는 좁은 책상 하나와 의자뿐.


달칵, 달칵.


내가 근처의 스위치를 눌러 봤으나 역시나 불은 켜지지 않았다.

우리는 휑하고 아무것도 없는 방을 플래시로 비추며 천천히 거닐어보았다.

책상이나 의자에 먼지가 자욱하다.

어떻게 봐도, 누가 살던 흔적은 전혀 없다.

그럼 아까 내가 봤던 ‘그것’은 뭐였을까.


나는 숨을 몰아쉬며 천천히 고개를 돌려 이번엔 방의 문을 비춰보았다.

굳게 닫혀 있는 방문.


“......”

“......”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골프채를 다시 강하게 쥐고는 플래시를 비추며 천천히 방문으로 다가갔다. 아마 아까 ‘그것’은 여기 있을 것이다.

나는 천천히 방문을 열었다.


끼이이익......


“......”


마침내 보이는 404호의 거실.

이곳도 휑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나는 그렇게 방문 앞에 서서 잔뜩 움츠러든 채 주위를 둘러보다, 천천히 말했다.


“혹시, 누구 없나요?”


순간 너무 조용한 가운데 울려 퍼지는 내 목소리에 흠칫 놀라고.

나는 좀 더 소리를 죽여서는 다시 한 번 말했다.


“저기, 혹시......”


쿵. 쿵.


순간 화장실에서 쿵쿵하는 소음이 들리더니, 문이 벌컥 열리고 거꾸로 매달린 여자가 천장에서부터 머리를 들이민다.

그리고는 기분 나쁘게 웃으며 우리를 보고 있었다.


“으, 으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 쳤다.


탕!


그것과 거의 동시에 샬롯 선배가 총으로 여자를 쐈지만, 여자는 휙 하고 사라졌다.

그리고 쿵, 하고 화장실 문이 닫혔다.

샬롯 선배가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나랑 해보자 이거지?”


저벅- 저벅-


샬롯 선배는 그대로 당당하게 화장실 쪽으로 걸어가더니,

문을 뻥하고 차버렸다.


쾅!


우리가 화장실 안에 들어서니, 아무것도 없었다.

혹시나 해서 욕조 안까지 슬며시 고개를 내밀어 비춰 보았지만, 역시나 그 안에도 사람은 없었다.

아까 분명히 이 안에 있었는데.

거구로 매달려 있다가 머리가 쏙 들어갔었는데.

거꾸로?


나는 스윽 고개를 위로 들어 천장을 비춰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천장의 점검구는 열려 있었다.

집집마다 다 있는 화장실 뚜껑이라고도 불리는 작은 사각형 점검구.

그게 45도 각도로 비틀어져 열려 있었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천천히 손을 위로 뻗어 플래시를 비춰 보았다.

그러자 보이는 각종 파이프와 기물들 사이로, 살짝 흘러내려 있는 긴 머리카락 몇 가닥.

나는 샬롯 선배의 팔을 잡으며 그녀의 귀에 작게 속삭였다.


“......선배, 저기 위쪽에 있는 거 같아요.”


선배가 고개를 들자, 순식간에 머리카락이 사라락 움직이며 천장 위로 사라졌다.

이미 비스듬히 열려 있는 화장실 천장 뚜껑.

나는 골프채로 그걸 완전히 치워 버렸다.

그리고 뛰어올라서 고개를 내밀고 안을 둘러보았다.


“콜록! 콜록......”


순간 풍기는 먼지에 기침을 했다.

확실히 그 위는 사람이 전혀 들어갈 일이 없는, 어둡고 습한 기분 나쁜 공간이었다.

나는 숨을 멈춘 후 휴대폰 플래시를 비춰 보았다.

각종 파이프와 어지럽게 얽혀져 있는 선들이 보인다.

나는 그대로 천장 위로 올라섰다.


“후욱, 후욱.”


이곳 천장 위는 불 꺼진 집 안보다도 훨씬 더 어둡고 고요했다.

샬롯 선배도 나를 따라 위로 올라오셨다.


“콜록, 콜록...... 여긴 대체 뭐야?”


우리는 진흙 속을 해치는 것처럼 암흑 속에서 플래시를 비추며 엉금엉금 기어가 보았다.

분명 플래시를 최대 밝기로 비추고 있음에도 전혀 앞이 보이지 않는 짙은 어둠.

그렇게 한참을 버둥대며 나아가던 나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벌써 집의 넓이보다 한참을 더 기어온 것 같은데?


이 정도 거리면 복도도 넘어선, 거의 반대편 옆집 거리.

나는 천장을 더 기어가 보았다.

더, 더, 더.


“......”


나는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자리에서 우뚝 멈춰 섰다.

너무 한참을 이동했다.

그럴 수 있는 게 이상했다.

이곳은 기껏해야 한 층에 두 가구 밖에 안사는 작은 빌라였으니까.


“......콜록.”


작게 기침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보이는 것은 없었지만 뭔가 이상했다.

나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멈추고는 자세를 바꿔 뒤로 돌아섰다.

그러자 내 뒤를 기어오던 샬롯 선배와, 샬롯 선배의 뒤에서 턱을 괸 채 기어 오고 있는 여자가 보였다.


“허어억- 샤, 샬롯 선배! 뒤에!”


탕!


샬롯 선배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총을 쐈다.

붉은 눈의 여자는 기분 나쁘게 웃으면서 그녀의 총을 피했다.

좁은 공간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게, 이미 인간의 움직임이 아니었다.


“꺄핫...... 꺄하핫......”


샬롯 선배는 곧 바로 몸을 돌리며 계속 해서 총을 쐈다.


탕! 탕! 탕!


건물 벽이 부셔지고, 파이프가 박살났지만, 붉은 눈의 여자에게 유효타는 없었다.

여전히 기분 나쁜 웃음만을 흘리며 총알을 피해댔다.


“꺄하하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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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제23화 _ 공룡의 시대! (2) 21.10.12 46 0 11쪽
22 #제22화 _ 공룡의 시대! (1) 21.10.11 41 0 11쪽
21 #제21화 _ 웹툰 작가 오동훈군. 21.10.10 43 0 11쪽
20 #제20화 _ 괴담 동아리. (4) 21.10.09 42 0 11쪽
» #제19화 _ 괴담 동아리. (3) 21.10.08 52 0 11쪽
18 #제18화 _ 괴담 동아리. (2) 21.10.07 41 0 11쪽
17 #제17화 _ 괴담 동아리. (1) 21.10.06 43 0 11쪽
16 #제16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3) 21.10.05 41 0 11쪽
15 #제15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2) 21.10.04 44 0 11쪽
14 #제14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1) 21.10.03 41 0 11쪽
13 #제13화 _ 비 오는 날, 교회에서. 21.10.02 55 0 11쪽
12 #제12화 _ 두근두근 첫 데이트! 21.10.01 43 0 11쪽
11 #제11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4) 21.10.01 43 0 11쪽
10 #제10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3) +2 21.09.30 45 0 11쪽
9 #제09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2) 21.09.30 44 0 11쪽
8 #제08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1) 21.09.29 46 0 11쪽
7 #제07화 _ 각성! ???F 스킬. 21.09.29 51 0 13쪽
6 #제06화 _ 데이지 향이 나는 방. (2) 21.09.28 54 0 11쪽
5 #제05화 _ 데이지 향이 나는 방. (1) 21.09.28 67 0 11쪽
4 #제04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3) 21.09.27 59 0 11쪽
3 #제03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2) 21.09.27 62 0 11쪽
2 #제02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1) +2 21.09.26 80 0 12쪽
1 #제01화 _ 용사는 안 되냐? 21.09.26 13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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