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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아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만 동료 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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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아
작품등록일 :
2021.09.26 17:14
최근연재일 :
2021.10.14 08:3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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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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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수 :
125,029

작성
21.09.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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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02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1)

DUMMY

정서윤이 나를 보며 되물었다.


“뭐?”

“아까 자기소개에서 우주인, 미래인, 초능력자만 찾아오라며. 용사는 안 되냐고.”

“그게 왜 궁금해? 네가 용사라도 돼?”

“응, 세상을 구할 용사.”

“......사람 놀리니까 재밌니?”


정서윤은 조금 얼굴을 붉히며 답했다. 그리고는 휙 시선을 돌려 버렸다.

아니, 난 사실을 말한 것뿐인데?

특이한 존재들은 찾아오라며?

뭐라고 대꾸하려고 하는데, 다음 수업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나 이후로도 정서윤에게 말을 걸어오는 애들은 많았다.

정서윤이 굉장한 미인인건 사실이니 그녀와 친해지고 싶어 하는 남학생들이나, 참견하기 좋아하는 여자애들 말이다. 하지만, 모두 나처럼 정서윤과 한 번 대화 해보고는 두 번 다시 말을 걸지 않았다.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정서윤은 사라졌다.

안경원이라는 녀석과 같이 점심을 먹는데, 정서윤에 대한 화제가 나온 게 그때였다.


“너 아까 정서윤한테 말 걸었지? 혹시 걔한테 관심 있냐?”

“말 걸면 다 관심 있는 거냐? 무슨 초등학생도 아니고.”


안경원은 삶은 계란을 입에 던져 넣고 우물거리며,


“걔가 예쁜 건 인정하지만, 그만 둬라. 좀 특이한 애 같던데. 내가 살아보니까 그런 애랑 엮이면 피곤해.”

"아니, 애초에 어쩔 생각이 없다니까."


녀석은 마치 수십 년은 산 노인 같은 소리를 지껄였다.

그리고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솔직히 우리 반에서 제일 괜찮은 건 쟤지, 유아린.”


안경원이 턱을 치켜 올리며 가리킨 곳에는 여자애들 무리가 사이좋게 책상을 맞대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1학년 여자애들 중에서는 확실하게 베스트 5 안에 들 거야.”

“벌써 1학년 여자애들을 다 체크했어? 미쳤네.”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대충 대답을 피하긴 했지만, 사실 유아린에 대한 안경원의 평가에는 동의한다.

유아린은 미인이다. 항상 웃는 모습이 보기 좋다.

두 번째로, 지난 삶에서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분명히 성적도 상위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세 번째로, 모두에게 인기가 있다. 지금도 새 학기가 시작하자마자, 벌서 반 여자애들의 중심이 되어 있었다.

이상한 소리나 해대는 정서윤과 비교한다면 여자 친구로는 당연히 이쪽이 낫다고 나도 생각한다.

물론, 당사자는 전혀 그래줄 생각이 없겠지만.


안경원과 점심을 먹은 후, 창밖을 보며 쉬고 있었다.

오늘은 구름이 많구나, 비가 오려나. 일기예보에서는 안 온다고 했었는데. 대체 기상청은 왜 있는 거야? 라든 등의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저기, 혹시 서윤이 어디 갔는지 알아?”


갑자기 여자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쾌한 소프라노.

올려다보자 긴 생머리의 미녀 여학생, 유아린이었다.

그녀가 어색한 미소를 띤 채 나를 보고 있었다.

솔직히 조금 놀랐다. 아까 안경원이랑 얘기했던 애가 갑자기 말을 걸어올 줄은.

딱히 험담을 했던 건 아니지만, 괜히 찔렸다.

근데 얘가 정서윤을 왜 찾아왔지?

어쨌든 정서윤이 어디에 갔는지는 나도 모른다.


“모르겠는데.”


유아린은 난처한 기색으로,


“그렇구나. 할 얘기가 있었는데......”

“그러면 이따가 쉬는 시간에라도 다시 오면 되지 않아?”

“아, 나도 아직 정리가 안돼서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어쨌든 고마워!”


유아린은 그렇게 횡성수설하고는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결국, 점심시간이 끝날 때가 돼서야 정서윤은 자리로 돌아왔고, 유아린은 학교가 끝날 그 이후에도 정서윤을 찾아오진 않았다.

학교의 가파른 언덕을 내려와서 익숙한 도로를 걸었다. 자동차 경적 소리와 근처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거칠게 귀를 두드렸다.

인상을 찡그리고, 이어폰을 낄까 고민하고 있는데,


[지나게 이어폰을 사용하면 난청이 생길 수 있어요!]


한동안 조용하다 싶었더니, 넌 또 시끄럽게 구는구나.


[저는 보조자니까요. 공부도 열심히 하시고, 청춘을 즐기고 계신데 방해하면 안 되잖아요?]


어이쿠, 그러세요? 아주 대단한 AI나셨네요.


내가 큐로와 티격태격하며 걷고 있는데, 저 멀리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보통은 친구들과 함께 가던데, 어째서인지 오늘은 혼자였다. 평소보다 기운도 없어 보이고.

아까 학교에서 잠깐 대화를 나눴던 것에 용기를 얻어서일까? 평소라면 결코 하지 않았을 행동을 해버리고 말았다.

그녀에게 다가가며 말을 걸었다.


“유아린, 집에 가는 중이야?”

“아, 한일이구나.”


유아린은 아까처럼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회답했다.

어디가 아픈 듯이 안색이 좋지 않았다.


“보통은 친구들이랑 같이 가지 않았어?”

“응, 원래는 바로 학원 가야하는 데, 오늘은 몸이 좀 안 좋아서.”


그래서 오늘 그렇게 힘이 없어보이던 건가.

유아린이 평소와 달리 혼자 하교하고 있는 것도 이해가 됐다.


“근데 아까 정서윤은 왜 찾은 거야? 할 얘기 있으면 쉬는 시간에라도 와서 하지.”

“아, 그게......”


유아린은 무언가 말하려다가 말고 깊게 한숨을 쉬었다. 내가 뭔가 말실수를 한 건가 싶어서 되새겨 봤지만, 딱히 실수 한 거 같진 않았다.

그녀는 한참을 주저하다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한일아, 너는 매일 같은 악몽을 꿔 본 적 있어?”

“악몽?”

“응, 좀 애매한데......”


그녀는 그러고는 잠시 말을 멈췄다.

나는 보채지 않고 가만히 기다렸다. 하고 싶은 말이라면 언젠가 하겠지. 곰곰이 생각해봐서 하면 안 될 말 같으면 안 할 테고.

지금 유아린과 나의 거리는 딱 이 정도다.

행운인지, 불행인지 그녀와 집 방향이 같아서, 그 기다림의 시간은 제법 오랫동안이나 지속됐다. 그 침묵이 불편하다고 생각될 즈음, 그녀가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조금 정리가 됐는지, 아까보다는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최근에 매일 똑같은 악몽을 꾸고 있어. 처음에는 ‘하루, 이틀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벌써 일주일째야. 아니, 이게 사실 악몽인지도 잘 모르겠어. 확실한 거는 매일 똑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거야.”

“똑같은 꿈?”

“응, 웃지 말고 들어줘.”

“응.”


유아린은 가방끈을 강하게 움켜쥐며, 몸을 부르르 떨고 입을 열었다.


“보름달이 뜬 날에, 나는 분홍색 프릴이 달린 마법소녀 같은 드레스를 입고, 어느 건물 옥상에서 떨어지는 거야. 내 주위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카드들이 휘날리면서. 나는 내가 떨어질 거라는 걸 알지만, 꿈속에서는 그걸 멈출 수 없어.”

“아, 그래서 정서윤이랑 얘기해보려고 했구나.”


특이한 존재라면 환장을 하는 녀석이니까. 뭔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지도.


“솔직히 별로 도움은 안 될 것 같은데.”

“응, 큰 도움이 못 될 거라는 건 아는데. 그래도, 혹시나 해서...... 가족이나 친구들한테도 아직 말 못했거든. 괜히 걱정 끼칠까봐. 이제는 잠드는 게 무서워......”

“......”


그녀는 양팔을 감싸 쥐며 덜덜 떨었다.

어떻게 위로해 줘야 할까 잠깐 동안 고민해봤지만,

전혀 모르겠다.

애초에 여자애랑 대화해 본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고.

괜히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것도 오지랖인 거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도와준다면 대체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 거야?

우리 집 근처에 도착했을 때, 유아린이 내게 말했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말하고 나니까 좀 후련하네. 나는 여기 아파트 살아. 오늘 데려다 줘서 고마워.”

“데려다 준 게 아니라 우리 집이 여기야.”


나는 유아린의 아파트 단지 건너편에 있는 빌라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유아린은 내 말을 듣고 멈칫했다.

그리고 잠시 후 얼굴을 붉혔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녀에게 짧게 말했다.


“그럼 난 들어간다. 조심히 들어가.”

“잠깐만!”


내가 돌아서 걸어가려는데 그녀가 나를 불렀다.

무슨 일이냐며 뒤돌아 봤을 때, 그녀가 내게 휴대폰을 내밀고 있었다.


“혹시, 연락처 좀 알려줄 수 있어?”

“응?”

“아, 다, 다른 의미는 없어! 그냥 이렇게 가까이 사는 애의 번호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좀 안심이 될 것 같아서......”


유아린은 뭔가 횡설수설하며 말을 했다.

나는 그녀의 휴대폰을 받고 툭툭 번호를 쳐서 돌려줬다.


“악몽 때문에 잠이 안 오면 언제든 연락해. 받아줄게.”


유아린은 눈에 띄게 기뻐하며 나를 봤다.


“진짜? 진짜 그래도 돼?”

“어. 그럼 난 간다~”


팔을 흔들며 그녀와 헤어지고 집으로 향했다.

고요한 집안에 혼자 남으니 좀 생각이 정리가 되는 것 같다.

나는 오늘 죽었다.


그리고 회귀했다.


그래, 오늘 이 자리에서 죽었었지.

그 이상한 괴물에게.


그 아무것도 못하고 덜덜 떨던 그 순간이,

그 순간의 무력감과 공포가 뼈에 사무치듯이 아팠다.


주먹을 불끈 쥐며 결심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평온한 일상을 지켜내겠다고.


우우웅.


얼마나 잤을까? 휴대폰 진동음에 잠에서 깼다.

아니, 근데 언제 잠든 거지? 아까 수학 책을 폈던 것 까지는 기억나는데.

형광등 불은 꺼져 있었다.

창문 밖을 보니, 대충 새벽인 것 같았다.


우우웅.


내 휴대폰에 전화가 오고 있었다. 액정에 떠 있는 시간은 00:12.

실화냐?

이 시간에 전화라고? 애초에 나한테 전화를 걸 사람이라곤 엄마와 보험 판매원 밖에 없었지만, 이 시간에 전화를 할 사람은 더더욱 없다.

심지어 번호도 모르는 번호다. 인상이 찌푸려졌다.

욕이나 한 사발 박아 넣고 전화를 끊을까 하다가, 아까 유아린과 전화번호를 교환했던 게 떠올랐다.


우우웅.


휴대폰은 계속 울리고 있다.

뭐가 됐든 일단은, 받는 게 좋겠다.


“여보세요?”


자다가 일어나서 쉰 소리가 났다.

큼큼 거리며 목을 가다듬는데, 전화기 너머로 경쾌한 소프라노의 목소리가 들렸다.

역시 유아린이었다.


“......한일아 자?”

“아니, 또 악몽 꾼 거야?”


그녀가 잠깐 주저하다가 말을 이었다.


“저기, 정말 미안한데. 혹시 잠깐 나올 수 있어?”

“응? 지금?”


12시가 넘었는데?

번호를 주면서도 연락이 올 거라고 생각 안했고, 설령 연락이 오더라도 이렇게 빨리 올 거라곤 예상 못했다.

그녀가 말했다.


“아, 그게...... 설명하자면 복잡한데. 혹시 아무것도 안 묻고, 나 좀 도와줄 수 있어?”


“너 괜찮은 거 맞아?”


지금 상황이 뭔지는 몰라도 지금 유아린이 절박하다는 것만큼은 알겠다.

유아린이 떨리는 목소리도 작게 말했다.


“응, 갑자기 연락해서 도와달라니까 당황스럽지? 혹시 부담스럽거나 그러면, 그냥 내가 알아서......”

“아, 아니야. 어디로 가면 돼?”

“우리 아파트 단지 정문으로 와줄 수 있어?”

“바로 갈게.”


그걸로 통화는 끝났다.

대충 뜬 머리만 정리하고 빨리 나가자.

내 방 형광등 불을 키려고 했다.


틱. 틱.


“응? 이거 왜 안 들어와?”


[한일씨, 긴장하세요.]


“뭘?”


몇 번을 불 키려고 해봐도 마찬가지였다.

형광등이 고장 났나?

화장실로 뛰었다.


틱. 틱.


여기도 마찬가지다.

아예 집 전체의 전기가 나간 것 같다.

화장실만이 아니라, 거실 불도 켜지지 않는다.

대충 머리를 누르고, 집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엄마도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다, 이 시간에 어디 나가실 분이 아닌데.

큐로가 통보하듯이 말했다.


[지금 우리는 고유결계 내부에 들어온 상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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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제25화 _ 월야환담 진월희. (1) 21.10.14 42 0 11쪽
24 #제24화 _ 공룡의 시대! (3) 21.10.13 40 0 13쪽
23 #제23화 _ 공룡의 시대! (2) 21.10.12 45 0 11쪽
22 #제22화 _ 공룡의 시대! (1) 21.10.11 41 0 11쪽
21 #제21화 _ 웹툰 작가 오동훈군. 21.10.10 43 0 11쪽
20 #제20화 _ 괴담 동아리. (4) 21.10.09 41 0 11쪽
19 #제19화 _ 괴담 동아리. (3) 21.10.08 50 0 11쪽
18 #제18화 _ 괴담 동아리. (2) 21.10.07 41 0 11쪽
17 #제17화 _ 괴담 동아리. (1) 21.10.06 42 0 11쪽
16 #제16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3) 21.10.05 41 0 11쪽
15 #제15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2) 21.10.04 44 0 11쪽
14 #제14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1) 21.10.03 41 0 11쪽
13 #제13화 _ 비 오는 날, 교회에서. 21.10.02 55 0 11쪽
12 #제12화 _ 두근두근 첫 데이트! 21.10.01 43 0 11쪽
11 #제11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4) 21.10.01 42 0 11쪽
10 #제10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3) +2 21.09.30 44 0 11쪽
9 #제09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2) 21.09.30 43 0 11쪽
8 #제08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1) 21.09.29 45 0 11쪽
7 #제07화 _ 각성! ???F 스킬. 21.09.29 51 0 13쪽
6 #제06화 _ 데이지 향이 나는 방. (2) 21.09.28 54 0 11쪽
5 #제05화 _ 데이지 향이 나는 방. (1) 21.09.28 67 0 11쪽
4 #제04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3) 21.09.27 59 0 11쪽
3 #제03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2) 21.09.27 61 0 11쪽
» #제02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1) +2 21.09.26 80 0 12쪽
1 #제01화 _ 용사는 안 되냐? 21.09.26 12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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