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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아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만 동료 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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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아
작품등록일 :
2021.09.26 17:14
최근연재일 :
2021.10.14 08:3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321
추천수 :
1
글자수 :
125,029

작성
21.09.2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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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제05화 _ 데이지 향이 나는 방. (1)

DUMMY

“내가 아무리 말을 걸어도 아무런 대답도 없던 서윤이를 어떻게 하면 이야기하게 만들 수 있는지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는 거야?”

“아니야, 진짜로 별 얘기 안 했어.”

“흐음, 그래. 이따 약속은 기억하지?”

“응, 당연하지.”

“그럼 이따 봐.”


유아린은 데이지 같은 미소를 던지고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안경원은 약간 얼빠진 채로, 내게 물었다.


“야, 너 오늘 유아린이랑 약속 잡았냐?”

“아, 그런 게 있어.”

“한일아, 우리 친구지......?”

“갑자기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아니, 갑자기 네가 멀게 느껴져서.”


나는 놈에게 피식 웃어주고는 다음 수업 준비를 했다.

계속 조용히 있던 큐로가, 하교할 때 쯤 되어서야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한일씨, 오늘 하루도 잘 보내셨어요?]


아까 부를 때는 무시하더니, 네가 말 걸고 싶을 때만 말 거는 거냐?


[그렇게 말씀하시다니, 서운하네요! 저도 놀고 있는 게 아니라구요. 다른 업무들도 얼마나 많은데요!]


큐로랑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 보니 학교가 끝났고, 유아린과 함께 하교했다.

하물며 지금은 아린이네 집에 간다.

뭇 남학생들이 부러워할 상황이었다. 안경원이라면 날 죽이려고 했을지도 모르지.

물론, 나도 전혀 설레거나 긴장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들어와.”


신축 아파트 702호의 문을 열고, 유아린이 나를 보고 웃었다.

주저하면서도 설렘과 긴장을 품고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신발을 벗고 한 발 앞으로 나서자 뒤에서 문이 닫혔다.


“안으로 가자. 아무도 없어.”


라고 말하며 다리를 한 번 휘둘러 자기 신발을 벗었다. 집은 어렴풋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컸다. 40평정도 될까? 환하게 밝은 불빛이 넓은 거실을 서늘하게 밝히고 있었다.

거실을 통과해서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 문 안으로 들어서자, 고급스러운 데이지 향이 났다. 방 안이 온통 분홍색인 게, 되게 공주님 취향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방 가운데에는 더블 사이즈는 되어 보이는 프릴 달린 분홍색 침대가 있고, 오른쪽에는 고급스러운 나무로 된 책상이 있었다.


“아, 마실 것 좀 가져올게. 커피? 아니면 녹차?”

“커피로 부탁할게.”

“응, 알았어. 금방 올게.”


그리고 그녀는 방에서 나갔다가 마실 것을 가지고 금방 돌아왔다.

그렇게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가진 후에, 그녀에게 물었다.


“어제는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거야?”

“그러니까 도중에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게 생기면 물어봐.”

“알았어.”

“사실, 나 마법소녀야.”

“대충 짐작하고 있긴 했는데......”


그녀는 커피 한 잔을 마신 후에 다시 이야기를 꺼냈다.


“이 은하를 통과하는 정보통합사념체에와 계약한 C급 마법재앙 알파카드 담당 마법소녀 유아린. 그게 나야.”

“......”


오늘 대충 황당한 얘기를 들을 거라고 마음의 준비는 하고 왔지만, 시작부터 내 기대치를 한참 넘겨주셨다.

고맙기도 하지.


[유아린 ‘카드캡터’가 ‘동료’가 되었습니다! ‘동료 도감’이라고 외치면 동료들의 상태 확인이 가능합니다.]

[‘동료 1명’이상 조건을 충족하여, ‘동아리’ 기능이 해금됩니다.]


이제는 익숙한 글자가 떴다.

이렇게 동료를 모아 가는 건가?

유아린의 알아듣기 힘든 말들 중에서도, 가장 신경 쓰이는 단어가 있었다.


“마법재앙?”


문득 지난 생의 마지막에 봤던 마왕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것도 마법재앙이라는 걸까?

유아린이 말을 이었다.


“개중에는 별것 아닌 사소한 것들도 있고, 인류를 멸망시킬 정도로 위험한 것도 있어. 정보통합사념체는 그 마법재앙 각각에 위험도를 부여해서 관리하는데, 지난주에 내가 실수로 B등급 마법재앙 ‘알파카드’의 봉인이 풀어버렸어. 그 때부터 이 일을 하게 된 거고.”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지.”


아린이는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사실 내 잘못보다는, 책의 봉인 자체가 약해져 있던 것 때문이라고 하더라고. 근데 너도 어제 경험해봤잖아? 그것들은 매우 위험해. 그리고 마력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는 생명체는 그 공간으로 강제로 끌려가 버려.”

“어제 내가 끌려 들어간 것처럼?”

“응, 그리고 그렇게 생명을 흡수하며 강해진 카드 들은 결국 현실에도 영향을 미치게 돼.”

“......”

“그래서 내가 그 카드들을 다시 모으기로 했어. 카드캡터가 되어서.”


이걸로 유아린의 얘기는 끝난 모양이다.

나는 커피 한 잔을 마시고, 한숨 돌린 후에 입을 열었다.


“그렇구나. 그럼 이제 내 얘기를 해줄까?”

“응? 네 얘기?”


나는 유아린에게 지금까지 내가 겪은 일들을 설명했다.

지난 생에 마왕을 만난 얘기, 세상이 멸망한 얘기, 회귀한 얘기, 그리고 지금 보이는 상태창과, 앞으로 해내가야 할 일들까지.

내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유아린이 말했다.


“정말 믿기 힘든 얘기네. 그렇게까지 강한 마법재앙이라고? 회귀라는 것도, 시간 선에 간섭하려면 어느 정도 수준의 마법일지 감도 안 오고......”

“그럼 못 믿겠다는 거야? 사실, 증명할 방법이 없긴 해. 상태창도 나한테만 보이고, 내 기억도 꺼내서 보여줄 수는 없으니까.”


유아린은 무슨 얘기냐는 듯이 손을 저었다.


“아니, 아니. 못 믿겠다는 게 아니라. 너무 큰 얘기라서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나 고민 중이었어. 그렇게까지 강한 마법재앙이 나타나면 내가 뭘 할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고.”

“그럼 내 말을 믿어주는 거야?”

“응? 당연하지. 넌 내 생명의 은인이잖아.”


나를 보며 웃는 유아린과 눈을 맞췄다가, 괜히 민망해져서 시선을 피했다.

갑자기 방이 더워진 것 같다.

잠깐의 침묵.

그리고 거실에서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빠 왔다~”

“......!”

“......!”


우리 당황한 눈으로 서로를 봤다.

아린은 눈썹을 찡그리며, 엄지손가락을 깨물었다.


“아빠가 왜 벌써......! 한일아, 내 침대에 숨어있어!”

“침대에?”


나는 주저하며 선뜻 움직이지 못했다.

저 금남의 구역에 내가 함부로 들어가도 되는 걸까?

들어가 보고 싶다는 마음과, 그러면 안 된다는 마음이 팽팽하게 맞서서 싸움을 시작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내 고민은 금방 끝났다.

문 밖에서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린아, 친구 왔니? 못 보던 신발이네. 남자애 신발 같은데.”

“......그냥 나가자.”

“......어.”


그렇게 우리는 방에서 나왔다.

거실에는 험악한 인상의 근육질 아저씨가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아저씨는 나를 위아래로 한 번 훑어보고는 억지 미소를 띠우셨다.


“하, 하하...... 우리 딸이 집에 친구를 데려왔구나.”

“아, 안녕하세요! 아린이랑 같은 반인 강한일이라고 합니다!”

“이름은 매우 남자답군. 그런 놈 치고 제대로 된 놈이 없는 데 말이야.”

“......네?”


내가 당황해서 되묻는 데, 아린이가 옆에서 소리 질렀다.


“아빠!”

“큼큼......”


나를 노려보던 아저씨가 헛기침을 하시며 한 걸음 물러났다.

아린이의 아버지는 조직에서 활동하시는 분인가? 포스가 장난 아니다. 저렇게 우람한 근육을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다.

아저씨는 한숨을 내쉬고서는, 부드럽게 말씀하셨다.


“나는 아린이 아빠야. 초면에 불쾌했으면 미안하다. 아린이가, 처음으로 집에 남자친구를 데려와서 좀 당황했어.”

“우, 우린 그런 사이 아니야!”


아린이가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아저씨는 성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그럼 그렇다고 치자.”


아저씨는 아린의 말에 대충 대답을 하셨다.

아린이 발끈해서 뭐라고 부연 설명을 하려는데, 아저씨가 나를 보셨다.


“저녁은 먹었니?”

“아니요, 아직 못 먹었어요.”

“그럼 저녁 먹고 갈래?”


오늘 엄마가 늦는다고 하셨으니 집에서 혼자 먹어야 하긴 했다. 저녁 차리기도 귀찮고 해서 대충 라면으로 때우려고 했었는데.

아린이 내 옆구리를 툭툭 쳤다.


“그냥 먹고 가. 우리 아빠 요리 되게 잘 해.”

“그럴까?”

“그럼 금방 준비하마. 저기 소파에서 기다리렴.”


내가 어색하게 소파에 앉아있는데, 아린이도 내 옆에 한 칸을 띄어서 앉았다.


“TV 볼래?”

“그럴까?”


그녀는 소파 근처를 뒤지면서 리모컨을 찾다가, 보이지 않는지 아저씨 쪽으로 부엌 쪽으로 돌리며,


“아빠, 리모컨 어디 있는 지 알아?”

“거기 소파 근처에 없어? 잘 찾아봐~”

“안 보이는데......”


그리고는 TV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TV 전원 버튼을 찾아 한참을 헤맸다.

그녀는 머리를 긁적이며, 내 쪽을 돌아봤다.


“근데 이거 어떻게 켜지?”


나도 그녀 옆에 앉아서 TV 전원 버튼을 찾아봤지만, 정말로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나도 집에서 TV를 안 보긴 하는데......”


그렇게 같이 전원버튼을 찾아 한참을 헤매다가, 내가 말했다.


“그냥 보지 말까?”

“그럴래?”


잠깐 동안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던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웃음을 터트렸다.

아린이가 내 팔을 툭툭 치면서 다시 소파에 앉았다.


“솔직히 요즘에 누가 TV를 봐~”

“그러니까. 나보고 우리 집 TV 켜보라고 해도 나도 못 킬 거야. 요즘 TV는 약간 가정용 장식품 같은 느낌이지.”

“맞아. 휴대폰으로 유튜브든, 넷플릭스든 다 볼 수 있는데. 굳이 TV로 안 보게 되는 것 같아.”

“어? 아린아 너도 넷플릭스 봐? 그럼 혹시 스위트홈 봤어?”


아린이가 난처한 얼굴을 하며 손을 절레절레 저었다.


“나, 그런 거 진짜 못 봐. 괴물 나오는 거지?”

“응, 근데 막 무섭거나 하진 않은데.”

“귀신, 좀비, 괴물. 이런 거 다 진짜 싫어. 그런 거 보면, 꿈에 나온 단 말이야.”

“그럼 놀이공원 같은 건? 그것도 무서워서 싫은가?” “그런 건 완전 좋아하지!”


아린이는 눈을 빛내며 대답했다.

얘는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정말 명확하구나.

하긴, 전에 거대한 새의 등에 매달릴 생각을 하는 거 보면, 고소공포증 같은 건 확실히 없는 것 같긴 했다. 나는 그렇게 못 매달릴 거 같은데.

이제 비행 카드를 얻었으니 하늘을 날 일도 많을 텐데, 그건 겁내지 않아서 다행이다.

아린이는 여전히 눈을 빛내며 내게 물었다.


“너는 어때? 놀이공원 같은 거 좋아해?”


내가 대답을 하려고 하는데, 그 때 또 현관문이 열렸다.

그와 동시에, 고등학생 정도의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다녀왔습니다. 어? 아빠 일찍 오셨네요?”


그리고 들어온 건 교복을 입은, 키가 큰 형이었다.

아린이에게 오빠가 있었구나. 근데 되게 잘생겼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옆에서 아린이 신기한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그기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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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제21화 _ 웹툰 작가 오동훈군. 21.10.10 44 0 11쪽
20 #제20화 _ 괴담 동아리. (4) 21.10.09 42 0 11쪽
19 #제19화 _ 괴담 동아리. (3) 21.10.08 53 0 11쪽
18 #제18화 _ 괴담 동아리. (2) 21.10.07 42 0 11쪽
17 #제17화 _ 괴담 동아리. (1) 21.10.06 44 0 11쪽
16 #제16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3) 21.10.05 43 0 11쪽
15 #제15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2) 21.10.04 45 0 11쪽
14 #제14화 _ 금발의 엑소시스트! (1) 21.10.03 42 0 11쪽
13 #제13화 _ 비 오는 날, 교회에서. 21.10.02 58 0 11쪽
12 #제12화 _ 두근두근 첫 데이트! 21.10.01 4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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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10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3) +2 21.09.30 47 0 11쪽
9 #제09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2) 21.09.30 44 0 11쪽
8 #제08화 _ 살아있는 시체들의 세계! (1) 21.09.29 47 0 11쪽
7 #제07화 _ 각성! ???F 스킬. 21.09.29 52 0 13쪽
6 #제06화 _ 데이지 향이 나는 방. (2) 21.09.28 55 0 11쪽
» #제05화 _ 데이지 향이 나는 방. (1) 21.09.28 69 0 11쪽
4 #제04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3) 21.09.27 60 0 11쪽
3 #제03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2) 21.09.27 62 0 11쪽
2 #제02화 _ 마법과 미소녀와 신비한 밤! (1) +2 21.09.26 81 0 12쪽
1 #제01화 _ 용사는 안 되냐? 21.09.26 13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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