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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케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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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모노케로스
작품등록일 :
2020.05.14 12:56
최근연재일 :
2020.09.11 08:10
연재수 :
1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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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382
글자수 :
708,088

작성
20.07.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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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10)

DUMMY

4일째 되는 날 그가 침대에서 일어서자 다리가 후들거렸다. 지팡이를 구해 짚고 다녀야 했다. 다음 날이 되어서 한 시간을 걸을 정도로 호전됐다.


마법의 첫 단계에 의하면 이 모든 게 마법으로 인한 근육통이라 말했다. 죽기 싫으면 매일 조깅과 체력 단련을 게을리해선 안된다 덧붙였다.


토드 트리스는 몸을 혹사할 생각은 없었기에 연금술로 눈을 돌렸다.


화학의 어머니! 시작은 나일강에 자리 잡은 이집트에서 시작됐다. 금을 만들기 위해 시작되었단 얘기가 있지만, 그것은 인간의 욕심이 와전시킨 거짓말이었다. 물론 금을 만들겠다며 귀족들의 투자를 끌어모은 사례는 존재했다.


그들 모두가 실패했다. 왜냐하면 연금술은 단순히 금을 위한 학문이 아니었다. 본래의 취지는 사람들에게 깨우침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자를 위대한 자로 바꾸는 것. 흙과 같이 아무것도 아닌 삶을 금과 같이 불변의 것으로 격상시키기 위한 학문이었다.


그것이 연금술의 핵심이었다. 주술과 변화의 학문. 그 끝은 인간의 숭고한 목적이 존재했고 어머니는 아이를 낳게 되었다.


바로 화학이었다. 그리고 슬프게도 아들은 어머니의 거짓을 모두 까발렸다. 그런데도 마법사들은 연금술을 고집했다. 그리고 아주 조금씩 자신들의 일부분으로 만들었다.


금지된 사랑의 물약이 존재했고 활력을 되찾아주는 기괴한 물도 있었다. 만약 저 광물이 마법과 연금술이 뒤섞인 다른 학문의 산물이라면? 그들은 지금까지 헛물을 켠 셈이었다.


토드는 즉시 동료들을 불러 자기 생각을 얘기했다. 두 사내는 미신에 휘둘리지 말자는 의견을 냈고 남은 셋은 염산을 붓고 아무 일도 없으면 손을 떼겠다 선언했다. 토드가 왜냐고 묻자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내가 지금까지 배운 모든 게 부정당하는 기분이요.“


다른 사내가 말했다.


”공작의 눈에 띌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했는데···이건 미친 짓입니다. 이젠 저 광물을 쳐다볼 때마다 소름이 돋습니다. 지금까지 말을 안 했지만 저기서 종종 뭔가 속삭이는 소리도 들립니다.


광물을 귓가에 대면 어떤 작은 구멍도 없는데 바람이 빠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 온다 구요. 철을 녹여서 부은 걸 기억하십니까? 그날 밤새도록 뭐에 씐 듯 악몽을 꿨습니다.“


모두가 그의 말을 듣고 각자 시선을 피했다. 그것을 보며 토드 트리스가 말했다.


”뭡니까? 그런 기괴한 일이 있었으면 진작에 알려줬으면 됐잖습니까. 대체 말을 안 한 게 얼마나 됩니까?“


네 사람이 헛기침했다. 토드 트리스가 탁자를 내려치며 말했다.


”그럼 지금까지 진전이 없던 게 아니라. 자기가 발견한 걸 숨긴 겁니까?“


머리끝까지 화가 난 그는 즉시 일어나며 소리쳤다.


”이런 꼴을 보면 공작께서 뭐라 하겠습니까!“


네 명의 사내는 그에게 한 마디도 못 했다. 토드가 일어나며 공작에게 알리겠다. 엄포를 놓자 다른 이들은 그를 말렸다. 그리고 자신들이 몰래 작성한 보고서를 하나씩 보여주었다. 그것을 보며 토드가 말했다.


”겪었던 이상한 일들의 대해서도 보고서를 쓰십시오. 난 모두 간추려서 공작님께 보고하겠습니다.“


그는 모든 보고서를 읽어봤다. 광물은 물과 철이 닿을 때마다 조금씩 흔들렸다. 그는 다음 보고서를 곁눈으로 보며 생각했다.


왜 물과 철이지? 물이나 철에 닿은 직후 광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길게 이어진 검은 줄 사이로 아주 미세하게 붉은빛이 보인다고 적었다. 빛의 세기는 너무나 미약해 맨눈으로 관찰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두 달 가까이가 되어가는 데 알아낸 게 적었다. 보고서 한 페이지를 채우지도 못했다. 다음 날은 모두가 겪은 이상한 일들을 확인했다.


붉은빛이 감지되고 혼자 있는데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람 한 점 없는 곳임에도 광물 주위로 조금씩 바람이 흔들거렸다. 꿈속의 악몽은 처음엔 고요했지만 무언가 비명을 지르며 쫓아오는 꿈이라고 했다.


그것을 제외하고 별반 특이한 것은 없었다. 토드는 공작에게 두 장짜리 보고서를 제출하고 말했다.


”무언가 크게 알아낸 건 없습니다. 차라리 마법사나 연금술사를 부르시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토니스는 간략한 보고서를 모두 읽고 말했다.


”그들은 자기 배 속을 채우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할 게 분명하다. 너희가 완벽히 실패한다면 그때 고려해 볼 테니. 일을 계속하거라.“


그 뒤로 보고서는 토드가 직접 작성하게 되었다. 그는 다른 화학자들보다 공작과 독대하는 일이 늘어났다. 다른 화학자들은 자신들이 공작의 눈 밖에 난 게 아닐지 걱정했다.


더 나아가 토드가 일을 독식한다며 불평했다. 토드는 일을 하는 한편으로 마법에 대해 계속해서 공부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파티 날이 되었다.


성의 파티장에서 파티가 시작됐다. 작은 악단이 피아노와 첼로 바이올린을 이용해 분위기를 띄웠다. 온갖 산해진미를 즐기며 각자 면식있는 이들이 인사를 하고 덕담을 나눴다.


때로는 혼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로브나와 헤르만은 처음으로 만나 인사를 했다. 헤르만은 양쪽에 첩과 부인을 낀 채 인사하고 다녔다.


젊은 귀족들이 로브나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먼저 다가왔다. 그녀의 쉬어버린 목소리는 호감을 얻지 못했으나, 언변은 그들의 마음을 휘어잡았다.


파티의 분위기가 무르익어갔다. 생토니스는 붉은 정장을 입고 나타났다. 허리춤에 달린 총집에서 붉은 페퍼박스가 흔들렸다.


공작이 나타나자 귀족들이 앞다투어 인사했다. 모두의 인사를 받는데 한 시간이 걸렸다. 생토니스가 샴페인 잔을 높이 치켜들며 말했다.


”올해가 저물어가는구나. 어떤 이에게는 실망스런 한 해가 되었을 것이다. 이 파티에서 만회하고 내년에 그 이상으로 잘되기를 바란다. 왕을 위하여.“


모두가 그를 따라 말했다.


”왕을 위하여.“


모든 이가 들고 있던 술을 한 번 마셨다. 그 뒤로 시시콜콜한 대화를 진행했다.


파티 날도 화학자들은 일에 몰두했다. 일을 진행할수록 미궁에 빠진 이들은 가장 강력한 물질에 담가보기로 했다. 그들은 황산을 제조해 담가봤으나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이번엔 염산을 제조했다.


그들은 멀찍이 떨어져 은 솥 안에 담가둔 검은 돌을 지켜봤다. 그동안 한 사내는 은솥에 염산을 채우기 위해 플라스크 병에 담가 조심스레 옮겼다.


그러던 중 카펫에 발이 걸려 그가 앞으로 넘어졌다. 대화를 하던 네 사람이 소리를 질렀다.


넘어진 사내는 플라스크를 놓고 사방으로 손을 휘저었다. 그는 가까스로 벽에 손을 짚었다.


그곳에는 날카로운 부지깽이가 있었다. 그는 힘차게 부지깽이를 잡은 탓에 손바닥이 찢겼고 미끄러졌다. 양손으로 솥의 입구를 부여잡았다. 머리는 솥 안으로 떨어질 뻔했다.


그의 눈앞에서 솥 안에 든 염산이 출렁였다. 급하게 뒤로 물러섰다. 그의 손바닥의 피가 솥의 입구에 묻었다. 넘어질 뻔한 사내는 땀을 닦아내고 손바닥에 상처를 지혈했다.


그 사이 솥 안으로 핏방울이 떨어졌다. 흰색의 투명했던 염산이 붉어졌다. 붉어진 염산은 출렁이며 검은 돌의 허리춤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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