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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케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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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모노케로스
작품등록일 :
2020.05.14 12:56
최근연재일 :
2020.09.11 08:10
연재수 :
194 회
조회수 :
13,545
추천수 :
382
글자수 :
708,088

작성
20.06.2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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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올드 톰(19)

DUMMY

전보상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한 사내가 아침부터 졸고 있었다. 그를 깨우고 전보를 보내야 하자 그는 글을 쓰라며 자리를 내주었다.


책상에 앉아 더치가 최대한 간결히 썼다. 앤의 아들 갈 예정. 더치보냄. 그는 짧은 내용을 보고 누구에게 보낼지 되물었다. 제국 동부에 존 오거스터라고 말했다. 전보상의 주인은 잠시 기다리라 말하고 의자에 앉았다.


그가 중얼거리며 전보를 모스 부호로 보냈다. 그는 검지를 이용해 빠르고 규칙적으로 때로는 길게 띄었다. 1분의 시간도 걸리지 않고 끝내고 전보상 주인이 일어나 요금을 요구했다. 더치는 돈을 주고 잘 지내라 말하고 밖으로 나왔다.


아직 햇빛이 화창했다. 그는 거리를 돌아 열기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오늘도 사람으로 북적였다. 그들 중에 자비르가 보이자 그가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그녀는 미소를 보이며 화답했다. 더치가 그녀에게 물었다.


“곳 잡화점 열 시간 아닙니까?”


“오늘은 일요일이잖아요. 오후에 열거라서 괜찮아요.”


그녀는 수줍은 듯 옆으로 돌아서며 말했다.


“같이 타실래요?”


“영광이죠.”


더치가 손을 내밀자 자비르가 손을 잡았다. 둘은 처음으로 열기구에 탔다. 주말임에도 사냥에 열심인 사람들이 보였다.


앞에서 한 사람이 말을 타고 달리며 놈들이 포물선을 거리며 달리게 했다. 왼편에서 두 사람이 소총을 난사했다.


소들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한 무리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그들을 제외하고 초원에 남은 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앞에 사내가 손짓하자 그들은 소 무리에서 떨어졌다.


사람들은 그 광경이 신기로운 듯 계속해서 쳐다봤다. 자비르도 넋을 잃고 봤다. 더치는 나이 차이가 있는데 자신이 먼저 다가가도 될지 고민했다. 자비르가 말했다.


“저거 봐요. 아, 저 남자분 본 적 있어요. 매실주를 다섯 개나 사신 분인데.”


그녀의 손가락을 따라가자 울프와 닮은 사내가 보였다. 더치는 두 병을 함께 나눠마셨다고 했다.


그녀는 다음엔 자기랑 마시자고 말하곤 웃어 보였다. 그렇게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오전이 지나갔다.


워든의 여관에서 스몰란은 혼자 머리를 감싸고 고민했다.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하지? 만약 슬픈 이야기라도 하는데 사과를 하면 어쩌지? 그의 머릿속은 불안으로 가득했다. 심호흡을 하며 앉아 있자 워든이 직접 맥주를 한잔 가져다주며 말했다.


“뭔 고민인지 모르겠다만. 어제 더치한테 잡혀간 일은 잘 끝난거냐?”


“네.”


그는 짧은 말을 끝으로 다시 고민에 휩싸였다. 알코올과 탄산은 그의 근심을 조금씩 갉아먹기 시작했다.


정신을 잃지 않으려 애썼지만 달콤한 근심을 먹어치운 술이 그를 잠의 여신의 포옹 속으로 밀어 넣었다. 꿈도 꾸지 않은 그는 불현듯 찾아온 불안감에 정신을 차리며 벌떡 일어났다.


시간이 흘러 밤이었고 사람들은 술에 취해있었다. 누군가 트림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곳을 보자 생토니스 공작이 술에서 쓴맛이 느껴진다며 물을 찾아다니다 결국 바닥에 구토했다.


그 광경을 보며 웃어대는 카발디가 보였다. 그녀의 술잔은 갈색의 액체가 자리 잡고 있었다. 술이 덜 깬 스몰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다시 큰 트림을 하고 쓰러지는 자신의 제자에게 다가가 일으켜 세우고 엉덩이를 걷어차며 가서 잠이나 자라고 소리쳤다.


그를 2층으로 올려보내고 그녀는 탁자에 등을 붙이고 주위를 둘러봤다. 구석에서 조용히 카드 게임을 즐기는 사내들이 보였다.


그들은 게임에 열중한 탓에 시선을 느끼지 못했다. 다른 사내들은 술에 정신을 못 차리거나 잠들었다.


그들 중 한 사내가 잔도 들지 않고 입가에 묻은 침도 닦지 않고 걸어왔다. 카발디는 아직 덜 취했기에 그가 누구인지 명확히 보였다. 그녀는 속으로 이 꼬맹이라고 웅얼거리며 술을 들이켰다.


그는 다시 정신을 잃을까 두려운 나머지 자신의 볼을 세게 두드렸다. 그 모습을 보자 카발디가 조금씩 웃었다. 사내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다시 한번 두드렸다. 붉어진 그의 볼 따귀를 보며 카발디가 말했다.


“바보같이 뭐하는 거야?”


그녀는 말을 끝내고 웃었다. 스몰란이 말했다.


“정신, 차리려고!”


“그래. 잘됐다. 이리와 앉아봐.”


그녀가 직접 의자를 빼자 사내는 엉기적거리며 다가와 힘들게 앉았다. 그 광경을 보며 바텐더 자켓이 기타 치기를 멈췄다. 그들 앞에 다가가 말했다.


“뭐 더 드릴까요.”


“이놈 맥주나 줘.”


자켓이 빠르게 새 잔을 가져와 맥주를 채웠다. 그 사이 카발디가 말했다.


“넌 왜 나한테 창녀라고 그랬냐?”


스몰란은 말했다.


“멍청해서?”


카발디가 그의 등을 세게 때렸다. 그러자 스몰란이 휘청였다. 욕이 나오려했지만 그는 참았다. 카발디가 낮게 웃으며 말했다.


“자기를 멍청하다는 놈이 다 있네.”


그녀가 탁자를 두드리며 소리쳤다.


“바텐더! 바보한테 술 줘!”


그녀는 그 행동이 즐거운 듯 자켓이 나타날 때까지 반복했다. 자켓이 술을 가져다주자 카발디가 잔끼리 부딪히자며 술잔을 들어 올렸다.


유리와 유리가 부딪히며 소리를 내며 내용물이 넘실거렸다. 둘은 그 뒤로 맥주를 세 잔을 더 마셨다. 스몰란은 자신의 몸이 뜨겁게 느껴질 정도로 마셔댔고 카발디도 잔을 든 손이 조금씩 꺾였다. 그녀가 자러 가야 된다고 중얼거리며 일어서자 스몰란이 말했다.


“죄송합니다.”


자켓이 스몰란을 쳐다봤다.


“나쁘게 말해서 죄송합니다.”


그는 말을 똑바로 하고 고개를 떨궜다. 그 말을 듣고 카발디가 자신의 이마를 두들겼다. 그녀가 뒤로 돌아서며 말했다.


“사과는 똑바로 서서 해야지.”


그녀가 자는 스몰란을 강제로 깨우며 같은 말을 반복했다. 스몰란은 후들거리는 다리로 서서 연거푸 사과를 하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걸 보고 술에 취한 카발디가 흡족한 미소와 함께 자러 갔다.


아침이 되어 카발디가 볼에 묻은 침을 닦아내고 격렬한 두통에 사고를 치지 않았는지 되돌아봤다. 여관에 도착해서 다들 뻗어버릴 때까지 술을 먹은 건 확실히 기억했다.


그 멍청이랑 술을 먹었는데···얼굴을 떠올리려 했지만 공백이 차올라 기억하지 못했다.

오늘 하루 사냥은 없었다. 말들을 쉬게 해줄 요량이었다. 그녀는 세수를 하고 머리를 빗질하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총기를 손질하느라 오전을 모두 보내고 점심이 되어서야 방을 나섰다.


스몰란은 눈을 뜨자 자신의 방이었다. 그는 배를 긁다가 이내 정신을 차렸다. 숨쉬기가 쉽지 않았다.


코를 틀어막은 무언가가 박혀 있었다. 그것을 뽑자 굳은 피가 함께 떨어져 나왔다. 자신이 어떻게 이곳에 왔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두통과 안면에 고통이 찾아왔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 떠올리지 못했다. 돈이 든 가방은 보이지도 않았다.


그는 서둘러 일어나 방을 뛰쳐나왔다. 그러나 방으로 되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와 워든의 여관으로 향했다.


그곳에 도착하자 바텐더 존이 그에게 가방을 돌려주었다. 돈은 그대로 있었고 책은 조용했다. 그는 자리로 돌아가 가방에 대고 말했다.


“야, 어제 무슨 일 있었는지 기억해?”


“멍청이가 멍청이라고 하던데.”


“뭔 소리야?”


책이 낄낄거리며 말했다.


“어제 목소리 좋은 누님이 그러더라고 왜 자기한테 창녀라고 욕했냐고 물었는데. 넌 그렇게 대답했어.”


책은 그를 놀리며 계속해서 멍청한 놈이라고 불러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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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올드 톰(29) 20.07.03 25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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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올드 톰(25) 20.07.01 26 0 8쪽
85 올드 톰(24) 20.06.30 24 0 7쪽
84 올드 톰(23) 20.06.30 21 0 7쪽
83 올드 톰(22) 20.06.29 23 0 7쪽
82 올드 톰(21) 20.06.29 24 0 7쪽
81 올드 톰(20) 20.06.27 26 0 7쪽
» 올드 톰(19) 20.06.27 22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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