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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케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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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모노케로스
작품등록일 :
2020.05.14 12:56
최근연재일 :
2020.09.11 08:10
연재수 :
194 회
조회수 :
13,511
추천수 :
382
글자수 :
708,088

작성
20.07.0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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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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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올드 톰(25)

DUMMY

핸드릭스는 몰려오는 졸음을 참으며 자신의 방에서 소식을 기다렸다. 하녀가 문을 두드리고 더치가 돌아왔다고 알렸다. 그는 서둘러 밖으로 나가 더치를 환대하는 한편, 총잡이들에게 빠른 시일 내로 보상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부상자들은 의사에게 향했다. 일부 사내들은 이렇게 위험한지 몰랐다고 항의했다. 아침에 모여서 갔어야 한다며 그들이 아우성치자, 핸드릭스가 말했다.


“그렇게 위험한 곳에 사람이 혼자 들어갔다오. 그렇기에 서두른 거요. 보상은 넉넉하게 준비할 테니 노여움을 푸시게.”


사내들은 보상이 짜면 두고 보자며 술집으로 향했다. 더치는 자신의 부하 셋에게 돈을 주며 한 잔 마시고 자러 가라 했다.


더치는 쓸쓸히 돌아가는 사내들의 등을 보자 죄악감이 들었다. 이 모든 일이 나의 말 한마디로 비롯되었다. 그는 힘들게 발견한 피투성이 천 쪼가리를 보여주며 말했다.


“말 머리뼈와 이거밖에 못 찾았습니다.”


핸드릭스는 천 조각을 보자 다리가 풀려 휘청였다. 더치가 손을 뻗어 그를 받았다. 그러나 왼쪽 무릎에서 몰려오는 고통에 그도 함께 넘어졌다. 두 사내는 질척이는 진흙에 주저앉았다.


더치는 목발을 짚고 다시 일어섰다. 그 뒤 핸드릭스를 일으켜 세우고 말했다.


“정신 차리세요. 아직 시신은 못 찾았으니, 살아 있을 가능성은 있을 겁니다.”


그럴리 없었다. 뛰어난 총잡이도 아니고 야생에서 살아남는데 도가 튼 놈도 아니었다. 더치는 그렇게라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 했다. 핸드릭스가 말했다.


“그렇다면 좋겠네.”


핸드릭스가 저택으로 돌아가며 말했다.


“내일 아침 일찍 생토니스란 사내를 불러주게.”


“갑자기 무슨 말씀이신지.”


“나중에 알려주겠네. 내일 아침 언제든 부탁이네.”


더치는 워든의 여관으로 향했고 핸드릭스는 아직 잠들지 않은 크라수스를 대동하고 저택의 지하 창고로 향했다. 그는 오래전 보관해둔 사냥용 소총을 꺼냈다. 창고 한구석에 넣어둔 소총을 꺼냈다. 개머리판 왼쪽에는 뿔이 달린 말이 새겨져 있었다.


반대편에는 하트 안에 이니셜이 보였다. 핸드릭스는 크라수스에게 오늘 자기 전 이 총기를 새것 같이 닦아놓으라고 했다.


늙은 영주는 힘들게 잠을 자러 갔다. 크라수스는 레버 액션 소총을 분해하고 말끔히 닦아놨다.


더치는 바텐더 자켓에게 핸드릭스가 할 얘기가 있다고 전언을 남겼다. 아침 일찍, 자신과 같이 가자고 덧붙였다.


더치는 힘들게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주방에서 술을 가져와 잠들 때까지 마셔댔다. 그러나 스몰란이 걱정됐다. 정말 늑대나 다른 맹수들에게 잡혀가서 시체도 찾지 못하면 어쩌지? 그는 자신을 자책하며 잠들었다.


아침이 되자 전언을 받은 생토니스가 찾아왔다. 더치는 그를 집으로 들이고 기다려 달라고 했다. 옷을 갈아입고 둘은 핸드릭스를 찾아갔다.


늙은 영주는 모든 준비를 끝내고 생토니스를 응접실로 안내했다. 가는 도중 핸드릭스가 말했다.


“더치 자네는 미안하지만, 밖에서 기다려주게.”


보안관은 늙은 영주에 말에 따라 밖에서 대기했다. 하녀가 차를 가져다 놓고 방을 나서자 생토니스가 말했다.


“무슨 일로 나를 보자고 했지.”


핸드릭스는 그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 보지 못했다. 보면 볼수록 32년 전 본 사냥꾼 울프이자 공작 불 모노케로스와 닮았다. 그러나 스몰란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핸드릭스는 자신을 다독였다.


“전 당신이 누군지 알고 있습니다. 모노케로스 공작님.”


그가 눈썹을 들썩이며 말했다.


“그런가.”


“한가지 청이 있습니다.”


“난 이곳에 공작으로 온 게 아니다. 일개 사냥꾼이지.”


늙은 영주는 그것을 신경 쓰지 않고 말했다.


“공작님의 물건을 돌려 드릴 테니, 제 아들을 되찾아 주십쇼.”


생토니스는 어젯밤 들은 소문을 떠올렸다. 핸드릭스 톰의 서자 스몰란이 검은 숲으로 갔다. 그를 찾기 위해 실력이 뛰어난 총잡이들을 찾고 있다는 얘기였다. 생토니스가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미안하지만 사람을 잘 못 봤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크라수스였다. 그의 손엔 사냥용 소총이 들려 있었다. 생토니스는 처음에 그 물건과 자신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몰랐다. 핸드릭스가 총을 받아 탁자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개머리판에 그림을 잘 보시죠.”


생토니스는 그곳에 새겨진 동물을 보고 혼잣말했다.


“모노케로스.”


선조가 길들인 괴물 말 모노케로스. 그러나 이런 것쯤 실력이 있다면 누구든 조작하기 쉬웠다. 생토니스가 말했다.


“이게 나와 무슨 상관이지.”


핸드릭스는 크라수스를 방에서 내보내고 말했다.


“32년 전 이곳에 허니문을 온 부부가 있었습니다. 이름을 울프라고 댔죠.”


“그 사내의 이야기라면 알고 있다. 이 도시를 구해줬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그분이 당신의 아버지란 사실도 알고 계시겠군요?”“


생토니스는 눈썹을 찌푸렸다. 정말 아버지가 맞단 말인가. 어째서 한 번도 이곳에 관해 얘기를 해주지 않으신 거지.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핸드릭스가 말했다.


”모르시는 거라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그분은 불법 사냥으로 잡혀 오셨지만, 본인이 누군지 한 번도 밝히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이 문양을 보고 추측한 끝에 정체를 알아냈죠. 자신들이 어디로 여행을 가셨는지 세상에 알리고 싶지 않으신 듯했습니다. 그래서 전 그분을 반쯤···“


늙은이가 침을 삼켰다. 자신의 입으로 죄를 낱낱이 밝히는 것이 불안하고 두려웠다. 그러나 스몰란을 위해선 앞뒤 상황을 가릴 때가 아니었다.


”협박했습니다.“


”뭐라고 했느냐.“


생토니스가 늙은 영주를 노려봤다. 그의 살기에 핸드릭스는 오금이 저렸다. 32년 전에도 그의 아버지는 핸드릭스를 뚫어질 듯 노려봤다. 늙은 영주는 그때를 떠올리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절대 먼저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 생토니스의 눈을 쳐다보며 핸드릭스가 말했다.


”협박했습니다. 당시엔 그 방법뿐 이었습니다. 도시에 입은 피해가 막심했습니다. 그분의 구호 물품이 없었다면, 도시는 와해 됐겠죠.“


”인제 와서 나에게 사과라도 하겠다는 것이냐.“


”원하신다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이 총도 돌려드리겠습니다.“


핸드릭스가 무릎을 꿇고 생토니스 공작의 손을 잡으며 애원했다.


”제발 숲에 들어간 제 자식을 찾아주십시오.“


생토니스가 그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이런 뻔뻔한 놈!“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들어줄 이유가 없었다. 생토니스는 격양되는 기분을 심호흡하며 진정시켰다. 핸드릭스는 어느새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발···“


그는 다시 공작의 손을 잡았다.


”생사는 상관없습니다. 죽었다면 시신이라도 보고 싶습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젊었다면 죽음을 불사하고 숲에 뛰어들었을 겁니다.“


늙은 영주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생토니스는 그가 흘리는 눈물을 보고 차마 손을 뿌리칠 수 없었다. 죽어가는 어미 옆에 있던 붉은 소와 파다라고 외치던 세로 눈의 괴물이 겹쳐 보였다.


불경죄로 때려죽여도 시원찮을 판에 그의 마음이 흔들렸다. 핸드릭스는 눈물을 훔치며 생토니스를 쳐다봤다. 그는 아까와 같이 단박에 끊지 못했다.


이대로 밀어붙여야 한다며 핸드릭스가 다시 한번 눈물을 짜냈다. 그는 계속해서 손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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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집(2) 20.07.08 23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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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올드 톰(33) 20.07.06 22 0 8쪽
93 올드 톰(32) 20.07.04 23 1 11쪽
92 올드 톰(31) 20.07.04 21 0 9쪽
91 올드 톰(30) 20.07.03 20 0 8쪽
90 올드 톰(29) 20.07.03 24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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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올드 톰(27) 20.07.02 23 0 8쪽
87 올드 톰(26) 20.07.01 25 0 7쪽
» 올드 톰(25) 20.07.01 26 0 8쪽
85 올드 톰(24) 20.06.30 24 0 7쪽
84 올드 톰(23) 20.06.30 21 0 7쪽
83 올드 톰(22) 20.06.29 23 0 7쪽
82 올드 톰(21) 20.06.29 23 0 7쪽
81 올드 톰(20) 20.06.27 25 0 7쪽
80 올드 톰(19) 20.06.27 21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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