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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케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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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모노케로스
작품등록일 :
2020.05.14 12:56
최근연재일 :
2020.09.11 08:10
연재수 :
194 회
조회수 :
13,528
추천수 :
382
글자수 :
708,088

작성
20.07.0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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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올드 톰(34)

DUMMY

다음 타자가 들어섰다. 문이 열리자 다시 한번 로데오가 시작됐다. 소는 육중한 몸으로 뛰어올랐다. 소 등 위 사내는 이를 다물었다.


소의 격렬한 허리 튕김과 함께 그의 몸이 들썩였다. 사람들은 숨죽여 보며 그가 언제 떨어질지 집중했다.


소가 빠르게 돌며 몸을 기타의 줄처럼 격렬하게 몸을 퉁겼다. 사내는 격렬한 리듬에 하나가 되려 했으나 소는 거부했다.


사내는 눈을 깜빡이자 몸이 떠 있었다. 오른손은 줄을 잡고 있었지만, 그의 몸은 소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손을 놓기 무섭게 줄이 풀렸다. 소는 갑작스레 앞을 가린 상대를 머리로 밀어 넘겼다. 그는 공중에 떴다. 소 등에 부딪히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준비하던 사내들이 뛰어나왔다.


소는 바닥을 구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소의 발이 바닥을 찍을 때마다 사내의 머리와 몸통을 지나쳤다. 그는 감히 일어서지 못했다. 소는 빠르게 다른 곳으로 뛰어갔다.


5초. 꽤 버텼군. 카를은 종이에 기록하며 다시 관중들에게 소리쳤다.


”멋진 묘기를 보여준 데이빗에게 환호 부탁드립니다.“


관객들은 고분고분 그의 말을 따랐다. 데이빗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사람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건네며 빠르게 사라졌다.


대기석에서 그 광경을 보던 카발디가 제자의 등을 손 등으로 치며 말했다.


”저거 봤어? 사람이 떠올랐어! 끝장나는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다음 사내와 소가 진입했다.


그는 첫 순간은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소가 몸을 흔들자 옆으로 기우뚱하더니 떨어졌다. 1초도 버티지 못했다. 그럼에도 갈채를 받았다. 많은 이들이 소의 왕좌를 거머쥐기 위해 도전했다.


모두가 5초도 버티지 못하고 하늘을 날거나 떨어졌다. 소의 발굽을 보며 죽을 순간을 넘겼다. 대회가 무르익어가던 중 블론 카발디가 불려갔다.


제자는 침을 삼키며 스승이 다치지 않기를 바랬다. 그녀는 생에 처음으로 소 등에 탔다. 근육질 덩어리 괴물의 목에 거대한 혹이 보였다. 그곳에 파리가 앉아 있었다.


그녀가 손을 흔들어 파리를 쫓아냈다. 그녀는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아 좁은 공간에서 소의 몸통에 묶은 줄을 힘껏 잡았다. 그녀가 잡는 걸 보고 휴스톤이 말했다.


”이런 건 처음 해보지? 손등이 소등에 닿게 집어넣어서 잡아. 안 그럼 힘이 잘 안 들어가거든.“


그녀는 휴스톤의 말을 따랐다. 소는 그녀의 장갑이 몸에 닿자 콧김이 나올 정도로 힘차게 숨을 쉬었다. 휴스톤이 그걸 보며 말했다.


”요놈 보소, 어지간히 마음에 안 드나 본데. 요령을 알려줄게. 몸을 마구 흔들 거야. 다리 꽉 조이고 이놈 움직이는 거에 반대로 무게를 잡아야 해. 힘으로 버티면 허리만 나가니까. 안 되겠다 싶음 그냥 내려. 떨어지고 나서 멍하지 있지 말고 소 눈치 보면서 나와야 돼. 언제든 준비되면 얘기해.“


카발디는 줄을 단단히 엮었다. 소의 등을 두 번 치자 소가 콧김을 두 번 뿜었다. 카발디가 말했다.


"축제의 피날레를 즐겨봐야지 안그래?"


휴스톤이 말했다.


”맞아 마음 껏 즐겨보라고 카우걸.“


휴스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이 열렸다. 그녀가 보는 세상이 격렬히 흔들렸다. 그녀의 모자는 중력의 변화를 버티지 못하고 목에 걸렸다. 그녀는 허리를 꼿꼿이 펴고 휴스톤이 조언대로 타보려 했지만 소 등 위에선 느긋할 수 없었다.


처음 본 광경은 관중석이었다. 눈을 깜빡이자 땅바닥이 보였다. 그 뒤 급격하게 바닥과 몸이 부딪혔다. 그녀가 젠장이라고 소리쳤다.


소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벽에 돌진했다. 휴스톤과 대기하던 사내들이 급하게 울타리로 뛰어 올라갔다. 소는 목표를 잃고 헤매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난 카발디가 머리를 흔들었다. 휴스톤은 소의 이목을 끌어 다른 곳으로 데려갔다.


3초, 처음 치곤 괜찮은 시간이었다. 관중들은 그녀가 퇴장할 때까지 갈채를 보냈다. 카발디는 대기석으로 들어와 제자에게 말했다.


”잠깐 탔을 뿐인데 온몸에서 땀이 난다 야. 말이랑은 다른 매력이 있어.“


그녀는 멋쩍은 미소를 짓고 몸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 남은 경기를 지켜봤다. 다들 비슷비슷했다. 집계하는 동안 작년까지 우승을 독식한 휴스톤이 소 등에 탔다.


그의 손은 다른 사람의 얼굴만큼 거대했다. 줄을 단단히 부여잡았다. 문을 열자 소가 격렬히 몸을 흔들며 뛰기 시작했다.


그는 소의 등위에서 묘기를 선보였다. 소가 엉덩이를 들어 올리면 몸을 완벽히 앞으로 들었고 왼편으로 비틀면 그도 반대로 비틀어댔다. 그는 10초가 넘어가는 시간 동안 등에 타며 즐겼다.


사람들은 떨어지지 않고 계속 붙어 있는 것에 놀라서 환호성을 질렀다. 소는 함성에 흥분해서 더욱 날뛰었다.


그러나 휴스톤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광경을 보며 카를이 혼잣말했다.


”저러니 대회에서 빼버리지.“


소는 전력을 다했으나 결국 지쳐서 옆으로 누웠다. 사람들은 놀라워했다.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신비한 광경이었다. 휴스톤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일어섰다. 카를이 외쳤다.


”저희의 자랑이자 대회의 모든 걸 총괄해주시는 휴스톤씨 였습니다.“


가장 큰 박수와 갈채를 받으며 그는 퇴장했다. 휘둥그레 눈을 뜬 카발디가 말했다.


”저게 되는구나. 진짜 장난 아닌데.“


”인생은 언제나 놀라움의 연속인가 봅니다.“


”그러니까 말이야.“


집계가 끝나고 카를이 경기장 중심에서 외쳤다.


”이제 축제에서 가장 열정적인 선수들을 소개해드릴 시간이군요.“


그는 소 사냥 팀에 들어간 이들의 이름을 모두 불렀다. 그리고 가장 많이 잡은 소의 숫자를 불러주며 말했다.


”놀라울 따름입니다. 160마리를 잡은 블론 카발디가 첫 승리를 따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가장 거대한 놈을 잡은 녀석도 있는데, 그···“


그는 가져온 종이를 쳐다보고 말했다.


”무게만 1,000kg에 달하는 엄청난 놈이군요. 다른 놈들은 고작 550kg밖에 안 하는 데 말이죠. 이것도 블론 카발디팀이 잡은 겁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멋들어진 뿔이 남았습니다. 놀라운 건 이것도 카발디 팀이 승리할 뻔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녀석의 뿔이 어마무시하게 크거든요."


그가 기침하고 말했다.


"하지만 활처럼 완벽히 휘어진 뿔을 보신다면 소 뿔에도 아름다운 매력이 존재할 수 있다는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겁니다. 마지막 뿔의 승자는 팔의 팀입니다.“


카를은 우승한 이들을 불렀고 그들은 모두 경기장으로 쏟아졌다. 각자에게 우승의 증표로 황동으로 도금한 소뿔을 주었다. 블론 카발디는 두 개를 받았다. 다른 이들은 한 개 뿐이었다. 그녀는 뿔을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그렇게 축제는 끝이 났다. 관광객과 시민들이 어우러져 술집들은 새벽녘까지 정신없이 바빴다.


워든의 여관에는 유독 사람이 더 많이 몰렸다. 두 개의 승리를 거머쥔 블론 카발디 때문이었다. 그녀는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술을 진탕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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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집(2) 20.07.08 23 0 7쪽
98 집(1) 20.07.08 22 0 8쪽
97 집(0) 20.07.07 23 0 9쪽
96 올드 톰(35) 20.07.07 23 0 9쪽
» 올드 톰(34) 20.07.06 22 0 7쪽
94 올드 톰(33) 20.07.06 22 0 8쪽
93 올드 톰(32) 20.07.04 23 1 11쪽
92 올드 톰(31) 20.07.04 21 0 9쪽
91 올드 톰(30) 20.07.03 20 0 8쪽
90 올드 톰(29) 20.07.03 25 0 8쪽
89 올드 톰(28) 20.07.02 21 0 7쪽
88 올드 톰(27) 20.07.02 23 0 8쪽
87 올드 톰(26) 20.07.01 25 0 7쪽
86 올드 톰(25) 20.07.01 26 0 8쪽
85 올드 톰(24) 20.06.30 24 0 7쪽
84 올드 톰(23) 20.06.30 21 0 7쪽
83 올드 톰(22) 20.06.29 23 0 7쪽
82 올드 톰(21) 20.06.29 23 0 7쪽
81 올드 톰(20) 20.06.27 26 0 7쪽
80 올드 톰(19) 20.06.27 21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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