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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케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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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모노케로스
작품등록일 :
2020.05.14 12:56
최근연재일 :
2020.09.11 08:10
연재수 :
1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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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
글자수 :
708,088

작성
20.07.0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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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올드 톰(27)

DUMMY

책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생토니스가 신경을 곤두세우며 주변을 경계했다. 그를 중심으로 수풀과 나무 사이를 무언가 재빠르게 움직였다. 그가 책을 덮자 그것들이 사내를 향해 뛰쳐나왔다.


검은 늑대 세 마리가 각기 다른 방향에서 나타났다. 생토니스는 들고 있던 총을 쏘며 책을 놓고 손을 품속으로 집어넣었다. 오른쪽에서 나온 늑대는 세 발을 맞고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는 왼손으로 총을 뽑으며 등 뒤를 노리는 늑대를 향해 난사했다. 그러나 왼편에서 나온 늑대 한 마리를 향해 쏜 총알은 모두 빗나갔다.


그는 침착하게 왼손의 총을 버리고 새로 뽑았다. 늑대는 사내의 머리를 향해 입을 들이밀었지만 생토니스는 늑대의 입을 향해 오른손을 뻗었다.


거대한 늑대의 입으로 팔목까지 손이 들어갔다. 그는 이를 악물며 왼손의 총을 세게 쥐었다.


늑대가 물자 어금니가 무자비하게 손등을 찍었다. 오른손에 쥐고 있던 총을 떨어뜨렸다. 늑대의 앞쪽 송곳니는 판초와 리볼버에 막혔다.


그가 고통에 신음하며 왼손의 총을 늑대의 몸에 난사했다. 검은 늑대가 입을 열며 괴로워했다.


다른 늑대들은 한 번에 세 마리가 죽은 걸 보고 즉시 물러났다. 그가 늑대의 입에서 손을 빼자 피가 흘러내렸다. 늑대와 그의 피가 바닥을 적셔갔다.


그 사이 생토니스는 가방에서 갈색 헝겊을 꺼내 손등에 대고 왼손으로 힘겹게 묶었다. 그동안 붉은 책과 흙은 피를 머금었다.


늑대의 배에서 흘러내리는 피가 십자가 길을 따라 퍼져갔다. 길쭉한 세로 길을 채우자 불그스름한 빛을 내기 시작했다.


가로의 양 끝에 도달하자 피가 곡선을 그리며 숲속으로 사라졌다. 그가 응급처치를 끝내고 일어섰다. 사방이 핏빛에 감싸였다.


숲에서 갑작스레 바람이 몰아쳤다. 그는 눈을 뜰 수 없었다. 왼손으로 모자를 누르고 바람에 날아가지 않기 위해 몸을 숙였다.


일순간 바람이 줄어들며 청량했던 숲속의 공기가 사라졌다. 바닥에 무성히 자라있던 잡초들이 사라졌다. 가장 먼저 맞은 냄새는 바싹 익힌 베이컨의 냄새였다. 그가 의아한 표정으로 일어섰다.


풀 한 포기 없는 황무지가 펼쳐졌다. 저 멀리 칼 손잡이와 같은 모양의 산맥이 보였다. 그 위로 검은 태양이 보였다.


생토니스가 냄새를 따라 뒤로 돌아섰다. 광장 분수에 조각되어 있던 괴물이 보였다. 창과 같이 긴 왼팔은 모닥불의 빛이 반사되었다. 눈은 붉은빛이 서렸고 온몸은 갈색 털로 뒤덮였다. 인간의 두개골보다 가늘었다.


입은 앞으로 튀어나왔고 눈은 거대했다. 피부는 질겨 보였다. 오른손 손에 달린 네 개의 손가락이 모닥불 위에 올려둔 프라이펜을 쥐고 있었다.


손등과 손목 사이에 둥근 무언가가 달려 있었다. 괴물은 가방을 걸어둔 나무 의자에 앉아 있었다. 생토니스는 반사적으로 총을 꺼내 들자 괴물이 말했다.


”겁 내지마. 용케 여길 찾았네?“


생토니스는 침을 삼키고 말했다.


”너는 누구고 여긴 어디지.“


”여긴 교차로고 나는 폴카야.“


괴물이 자신의 기다란 왼손으로 프라이펜을 두드리고 말했다.


”좀 먹을래?“


긴 창으로 늑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리고 저건 나주면 안 될까?“


생토니스는 폴카의 머리를 조준하고 입을 다물었다. 믿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폴카는 프라이펜을 꺼내 바닥에 내려놓고 천천히 일어섰다.


의자에 걸어둔 가방에서 포크를 꺼내고 자리에 앉았다. 포크로 베이컨을 찍어 입으로 가져가자, 턱이 옆으로 벌어졌다. 턱 안쪽에 둥글게 둘러앉은 이빨과 침이 고인 혓바닥이 보였다.


이빨을 이용해 베이컨을 한입에 집어넣고 포크를 빼자 턱이 닫혔다. 그것이 우물거리며 말했다.


”음, 끝내줘. 이러니까 악마의 음식이라고 불리지.“


그가 음식을 전부 먹을 때까지 총잡이는 계속해서 총을 겨눴다. 폴카는 베이컨을 모두 먹고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별로 사교적인 사람은 아닌가 보네. 그럴 수 있어. 여기 찾아오는 녀석들은 뭔가 하나씩 삐뚤어지거나, 뭔가 빠져있거든.“


그는 네 개의 손가락으로 자신의 턱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그래 10년 전에 왔던 아가씨는 다리가 한 짝 없었어. 남편이 외도하지 말라고 총으로 쐈는데, 치료를 못 하게 해서 상처가 썩어들어서 다리를 잘랐댔어. 그리고 또 엄청 많은데··· 내가 기억력이 꽝이라서.“


생토니스는 침을 삼키고 말했다.


”어제 찾아온 자는 없었나.“


”어제? 조용했어. 대부분 여긴 못 오거든. 들리는 말론. 지침서에 그 내용이 빠져 있다고 들었어.“


의아하게 생각하며 생토니스가 늑대의 시체를 보고 말했다.


”거짓말을 한다면 이건 주지 않겠다. 답해라.“


폴카는 붉은 눈으로 바닥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진짜야. 어제 온 사람은 없어. 대부분 십자가에서 직선으로 걸어가거든. 그러면 거기에 만든 마을에 도착해.


“그 마을엔 무엇이 있지.”


“핏빛 기사군. 우린 그렇게 불러. 옛날에 우리 모두를 통합했던 분이 붙여준 이름이야.”


폴카는 오른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두 번 두드리고 말했다.


“이렇게 생겼어도 디아스포라로 향한 여섯 번의 출정식에 모두 참가했었는걸. 전부 실패했지만. 그래도 덕분에 이렇게 자리잡고 살게 됐지.”


“디아스포라?”


“아, 우린 너희가 사는 세상을 그렇게 불러. 그곳은 우리가 사는 곳에 비해 축복받았으니까. 천국이나 다름없지.”


“그렇군.”


생토니스는 그가 위협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총을 집어넣고 바닥에 떨어뜨렸던 총을 집어 원래 장소에 집어넣었다. 늑대의 입속에서 리볼버를 꺼내 들었다.


늑대의 피에 젖은 리볼버를 그가 왼손으로 털어내자 폴카가 그것을 유심히 지켜봤다. 생토니스가 총을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


“늑대는 가져가라.”


그 뒤 그는 붉은 책을 들어 올렸다. 그것을 보자 폴카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리는 길며 허벅지에 근육이 튼실했다. 그가 빠르게 걸어오며 왼손을 위로 올렸다.


그 모습은 흡사 마창 시합에서 무승부를 위해 기사가 창을 들어 올린 채 걷는 것과 같았다. 폴카가 늑대 시체를 뒤로하고 그에게 다가와 책을 보며 말했다.


“이거 길잡이 책이잖아. 가져오면 안되는데.”


폴카는 가방 안을 슬쩍 엿보며 말했다.


“가져온 건 어쩔 수 없지. 안에 뭐가 있는지 봐도 돼?”


“거절한다.”


“음, 알았어.”


폴카는 천천히 팔을 내려 허리의 반동을 이용해 늑대 사체를 찔렀다. 생토니스가 소리에 반응하며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총을 뽑아 들었다. 폴카가 말했다.


“가만히 있어. 다시 돌려 보내주는 거니까.”


폴카의 왼손은 늑대의 허리와 척추를 끊고 정확히 땅에 박혔다. 그것을 다시 뽑자 창끝에서 핏방울이 떨어졌다. 폴카는 그것으로 생토니스 주위를 돌며 십자가를 그렸다. 그다음 십자가 주위에 두 개의 뿔을 그렸다.


그 뒤 다시 시체를 찔러 피를 묻히고 십자가 안에 피를 뿌렸다.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폴카는 오른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했다. 생토니스가 눈을 감자 그는 빠르게 살아졌다.


폴카는 늑대시체를 자신의 옆으로 가져왔다. 가방에서 칼을 한 자루 꺼내며 혼잣말했다.


“저게 설마 그 붉은 총은 아니겠지?‘


폴카가 32년 전을 떠올리며 어깨를 떨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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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집(2) 20.07.08 23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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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올드 톰(33) 20.07.06 22 0 8쪽
93 올드 톰(32) 20.07.04 2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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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올드 톰(30) 20.07.03 20 0 8쪽
90 올드 톰(29) 20.07.03 25 0 8쪽
89 올드 톰(28) 20.07.02 21 0 7쪽
» 올드 톰(27) 20.07.02 24 0 8쪽
87 올드 톰(26) 20.07.01 25 0 7쪽
86 올드 톰(25) 20.07.01 26 0 8쪽
85 올드 톰(24) 20.06.30 24 0 7쪽
84 올드 톰(23) 20.06.30 21 0 7쪽
83 올드 톰(22) 20.06.29 23 0 7쪽
82 올드 톰(21) 20.06.29 23 0 7쪽
81 올드 톰(20) 20.06.27 26 0 7쪽
80 올드 톰(19) 20.06.27 21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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