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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케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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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모노케로스
작품등록일 :
2020.05.14 12:56
최근연재일 :
2020.09.11 08:10
연재수 :
1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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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47
추천수 :
382
글자수 :
708,088

작성
20.06.3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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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올드 톰(24)

DUMMY

도망친 사내들은 사방으로 퍼졌다. 두 사내는 미세하게 빛이 보이는 곳으로 뛰어갔다. 그들은 다른 사람이 있을 거라며 안도했다. 사내들이 살려달라 고함치며 다가갔다.


갑자기 들린 소리에 움츠러든 사내들은 그들의 소리에 놀라 사방에 총을 쏴댔다. 도망쳐온 두 사내 중 한 명이 어깨에 총을 맞았다. 누가 맞췄는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은 다친 사내들 데리고 온 길을 되돌아갔다.


남쪽으로 향한 이들은 굵직한 나뭇가지에 아름답게 수놓은 흰 선과 만났다. 겹겹이 둥글게 수 놓은 흰 줄에 온갖 곤충들이 붙어 있었다.


검은 껍질을 두르고 망치와 같은 불을 가진 곤충이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빠져나오려 몸을 틀었다. 그럴수록 흰 선은 늘어나며 검은 곤충의 몸에 흰색을 덧칠했다.


날개에도 흰 줄이 붙어 움직임이 봉쇄되자 원의 중심에서 그것을 지켜보던 거미가 재빨리 움직였다.


거미는 손바닥을 가릴 정도로 크기가 거대했다. 두 개의 송곳니 사이로 늘어지는 반투명한 액체를 검은 껍질에 바르기 시작했다.


검은 곤충의 발이 격렬하게 흔들렸다. 망치 같은 뿔을 휘두르며 행동을 저지했으나 거미는 행동을 무시하고 앞발을 이용해 껍질에 액체를 묻혔다.


그것을 지켜보던 사내가 대열에서 떨어지자 그는 빠른 걸음으로 쫓아갔다. 빛이 사라지자 으득거리는 소리가 났다.


뒤늦게 대열에 합류한 사내는 주변 나뭇가지에 유독 거미줄이 많이 보인다고 생각했다. 잎사귀에 가려진 어두운 곳에서 안광을 뽐내는 생물들도 보였다. 횃불에 관심이 있는 듯 그들이 멀어질 때까지 유심히 지켜봤다.


한 사내가 앞으로 걸어가자 먼 곳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사내들은 숨을 참으며 주위를 둘러봤다. 이상한 낌새는 없었으나 긴장한 탓에 풀이 흔들릴 때마다 계속해서 총구를 겨눴다.


바람이 불자 횃불이 흔들렸다. 그림자도 그와 같이 춤을 췄다. 한 사내가 멈추라고 소리쳤다. 그는 수풀 사이로 무언가 움직였다며 자세를 낮추고 총을 겨눴다.


오른쪽에서 수풀이 들썩였다. 횃불을 비췄다. 눈에 보이는 건 없었다. 이번엔 반대편에서 소리가 났다. 계속해서 그들의 주위에서 수풀을 스쳐 지나가는 소리가 났다.


가까워질수록 무언가 땅을 밟는 소리가 들렸다. 규칙적으로 주변에서 소리를 내며 접근했다. 이상한 낌새에 그들은 모두 작은 나무에 등을 맞대고 주변에 총을 겨눴다.


바람에 빛이 흔들리자 신호를 맞춘 듯, 사방에서 검은 물체가 그들을 향해 튀어 올랐다. 네 마리의 늑대가 튀어나왔다.


정확히 사람의 얼굴을 향해 거대한 입을 벌리고 달려들었다. 사내들이 총을 쐈다. 빠른 기습에 각자 한 발밖에 쏘지 못했다.


두 마리가 쓰러지자, 더욱 가까이 접근한 늑대들이 튀어나왔다. 한 사내는 당황한 탓에 달려드는 늑대의 입으로 총구를 들이밀며 총을 쐈다.


그는 늑대의 덩치에 밀려 등을 맞댄 나무를 흔들며 주저앉았다. 다른 사내는 늑대를 맞추지 못했다.


날아든 늑대의 얼굴을 피하려 몸을 틀었으나 옆에 붙은 사내의 조준을 흩트릴 뿐 피할 곳은 없었다.


늑대의 이빨이 사내의 얼굴에 박혔다. 그가 소리를 내질렀다. 그러나 늑대의 거대한 입은 굳게 닫혀 바깥으로 비명이 조금 새어 나올 뿐이었다.


입을 다문 늑대는 그대로 사내를 끌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사내들이 정신을 추스를 시간도 주지 않고 늑대들이 공격했다.


이번엔 수풀을 헤치고 나와 발을 물고 넘어뜨리는 한편, 계속해서 수풀 사이로 움직이며 시선을 교란하는 놈도 존재했다.


그 탓에 당황한 사내가 횃불을 떨어뜨렸다. 한 사내는 횃불로 늑대를 때렸다. 횃불에 맞은 늑대 중 한 마리에 몸에 불이 붙었다. 녀석은 괴성을 지르며 도망쳤다.


늑대가 발 물기에 성공하자 거침없이 잡아당겨 넘어뜨렸다. 넘어진 사내는 욕을 하며 손을 휘둘렀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늑대가 얼굴을 물고 동시에 어둠으로 끌어들였다.


반사적으로 손을 뻗은 옆 사내는 늑대에게 손을 물렸다. 총을 겨누기도 전에 몸이 급격히 앞으로 쏠렸다. 다른 녀석이 합류해 사내를 끌고 갔다.


남은 이들은 침착하게 총을 쐈다. 긴장한 탓에 횃불을 휘두르던 사내가 횃불을 놓쳤다. 그는 횃불을 놓친 것을 두려워하며 비명을 질렀다.


떨리는 손으로 조준했지만, 한 발도 맞추지 못하자, 그는 대열을 이탈했다. 그는 다섯 걸음도 가지 못하고 늑대에게 목을 물렸다.


남은 이들이 돕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늑대들은 남은 네 사람의 주위를 빠르게 돌 뿐 공격해오지 않았다. 뛰쳐나간 사내가 앞으로 고꾸라졌다.


남은 네 사람은 횃불을 휘두르며 총을 재장전했다. 늑대들은 어둠 속에서 흰 이빨을 드러냈다. 입을 굳게 다물자 어둠과 분간 할 수 없었다.


사방으로 퍼지는 소리가 들렸다. 발소리가 멀어지더니 이내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어안이 벙벙해진 사내들은 움직일 수 없었다.


바닥에 떨어진 횃불 하나가 잎사귀에 옮겨붙더니 불이 번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서둘러 베이스캠프가 있는 방향으로 뛰기 시작했다.


등을 훤히 드러낸 채로 멀찍이서 지켜보던 늑대들이 다시 그들을 사냥했다.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사내는 한 명뿐이었다. 그는 공포에 어깨를 떨며 중얼거렸다.


“분명 넷이서 뛰었는데··· 넷이서.”


그는 충격에서 벗어날 때까지 그 말을 반복했다.


서쪽으로 향한 이들은 사방에서 발포와 비명, 피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하자 주위를 경계하며 이동했다. 그들이 앞으로 갈수록 진한 피 냄새가 났다.


총격이 줄어들고 고요해지자, 파리가 모여드는 소리를 또렷이 들렸다. 그곳을 향해 걸어가자 바닥에 말머리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사방에 피가 튄 흔적이 역력했다. 머리에도 가죽도 성한 곳이 없었다. 귀도 씹어먹은 흔적이 보였다.


눈은 어디론가 사라졌고 둥근 코뼈가 그대로 드러났다. 파리들은 그 머리에 촘촘히 들러붙어 빠르게 돌아다녔다. 굳어가는 피 웅덩이에 천 쪼가리가 보였다.


한 사내가 헛구역질을 했다. 그는 비위가 상한다며 얼굴을 찡그렸다.


다른 흔적을 찾기 위해 그들은 주변을 샅샅이 뒤졌으나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한 시간을 걸어가자, 그들은 숲 한가운데 작은 공터를 발견했다. 인위적으로 벌목을 하고 나무 밑동까지 뽑은 곳이었다.


그곳을 관찰하기 위해 사람들이 퍼졌지만, 남쪽 숲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모든 사내가 그것을 쳐다봤다. 검은 연기를 뿜어내며 화염이 치솟기 시작하자 모두 베이스캠프로 후퇴했다.


북쪽과 남쪽에 들어갔던 이들 중 살아 돌아온 사람은 반 절도 되지 않았다. 서쪽으로 간 이들이 마지막으로 돌아왔다. 더치가 시계를 꺼내 쳐다봤다.


이제 겨우 저녁 11시 30분 이었다. 그곳에서 30분을 쉬고 마을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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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올드 톰(31) 20.07.04 22 0 9쪽
91 올드 톰(30) 20.07.03 21 0 8쪽
90 올드 톰(29) 20.07.03 25 0 8쪽
89 올드 톰(28) 20.07.02 21 0 7쪽
88 올드 톰(27) 20.07.02 24 0 8쪽
87 올드 톰(26) 20.07.01 25 0 7쪽
86 올드 톰(25) 20.07.01 26 0 8쪽
» 올드 톰(24) 20.06.30 25 0 7쪽
84 올드 톰(23) 20.06.30 21 0 7쪽
83 올드 톰(22) 20.06.29 23 0 7쪽
82 올드 톰(21) 20.06.29 24 0 7쪽
81 올드 톰(20) 20.06.27 26 0 7쪽
80 올드 톰(19) 20.06.27 22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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