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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밀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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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7.26 10:21
최근연재일 :
2021.11.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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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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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5화

DUMMY

쿠릉.. 쿠르릉..


천둥이 끊이지 않고 울리는 마계의 빨간 하늘 밑, 그곳엔 거대하고 적막한 칠흑의 성 한 채가 있었다.


항상 스산하고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는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 바람엔 셀 수 없이 많은 이들의 끔찍한 단말마가 함께였다.


쿠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


다방향, 다각도, 다수의 태산만한 검기가 우주를 중심으로 각자의 길로 퍼져나가 대지를 가르고 나아갈 때마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악!!!”


순식간에 전장으로 변해버린 마게 곳곳에서는 그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쿠콰콰콰콰콰콰콰-!!


하얀색과 황금색이 섞인 누런 검기는 보기만 해도 눈을 즐겁게 했다.


슈우우우우우우,,


소멸하는 모습조차 깊은 여운과 흔적을 남기고 희미하게 색을 잃어갔다.


‘저것을 본다면.. 아까 전 바나로브의 전투에선 진심이 아니었다는 건가.. 굉장한 힘이야. 아까 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끄으으윽..!! 끄으아아아아!!!”


태현이 우주의 엄청난 저력에 감탄하고 있는 한편, 피아식별이 되지 않은 무차별적인 공격에 이곳저곳에서 흘러나오는 비명과는 마계의 잿빛 땅에 남은 커다란 흔적의 중앙엔 여전히 고통에 몸부림치는 우주가 있었다.


그의 의지와는 다르게 갑작스럽게 생겨나 미동도 없이 그의 머리를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 왕관과, 하얗게 물들어버린 초점 없는 눈.


누군가가 본다면 흰자와 검은자가 구분되어 있지 않아 징그럽기 짝이 없는 그의 눈이었지만 또 다른 관점에선 신비하고 아름다운 색을 가진 눈이었다.


그가 자아를 가지지 않고 무차별적인 공격을 행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가 전대 왕에게서 계승한 것은 단순한 힘뿐만이 아니다.


왕의 사상, 기억등 정신적인 부분의 파편까지 물려받은 것이다.


그리고 지금, 현재 그의 정신은 왕의 기억을 엿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로 인해 잠시 정신을 잃은 육체는 그저 강력한 힘에 지배되어 피아가 식별되지 않은 무차별적인 학살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재 전장에서 그의 아군이라고 볼 수 있는 자는 그 누구도 없었지만.


여전히 거친 숨을 몰아쉬며 깨질 것 같은 머리의 왕관을 붙잡고 고통을 참고 있을 때였다.


틱! 티딕..!


우주의 머리를 붙들고 끔찍한 고통을 남기던 밝은 색의 왕관.


왕관의 앞, 이마 부분을 장식하던 마름모 꼴 황금장식 중 하나가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쩌저저적-!!


우주의 기준으로 가장 왼쪽에 있으며, 가장 크기가 작은 장식이 산산조각 나버렸다.


장식이 완전히 부서지고 그 속의 하얀 테두리를 드러내려는 찰나,


챙-!! 스파아아앗-!!


왕관 전체가 금이 가더니 곧바로 찬란한 빛을 내며 무로 돌아갔다.


스스스스스슥..!!


그에 따라 우주의 눈동자를 잠식하고 있던 하얀 안개가 서서히 사라지고 일렁이는 황금 눈동자를 가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허억.. 허억.. 어떻게 된 거지..?”


정신이 돌아온 우주는 거센 숨을 몰아쉬며 자신이 무의식중에 저지른 모든 것들을 기억해보려 했다.


촤아앙-!!! 슈아아아악..!


힘을 모두 소진한 우주가 한쪽 무릎을 꿇고 힘겨운 몸을 지탱하기 위해 지팡이처럼 짚고 있던 날카롭고 아름다운 황금빛 검이 먼지가 되어 소멸했다.


“하아.. 하아..”


자신을 중심으로 반경 250m 내외는 이미 쑥대밭이었다.


곳곳의 땅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거대한 검격의 자국, 어떤 연유에선지 자신을 중심으로 모든 것이 날아 가버린 흔적, 그리고 쓰러져 있는 천신과 마신들과 누군가의 소멸을 알리는 검은, 밝은 수증기들.


“크윽!!”


우주는 지금 그것들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 것도 있었지만 정신을 잃었던 그가 방금 보았던 것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단편적인 왕의 기억이었다.


아직 그의 지식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사실들이었지만 지금의 그는 이해는커녕 몰려오는 두통에 그것을 잊어먹기 까지 해버린 상태였다,


한편,


우주의 뒤를 잡아 목을 치려했고 실제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던 순간이 2번이나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던 군단장은 현재의 상황파악에 집중했다.


“현재.. 잔존하는 병력은?”


먼저, 영력의 풍압에 떠밀린 군단장들과 합류한 후, 대체적인 인원파악을 우선시했다.


하지만..


한때 군단장들과 비슷한 수준의 무력을 가지고 있던 자가 반쪽짜리 아니, 반쪽도 안 되지만 왕의 힘을 가진 자의 폭주를 견딜 수 있는 일개 천신은 몇 개체 되지 못했다.


“... 서른.. 아니, 곧바로 전투가 가능한 수는 우리, 군단장 넷을 포함해서 스물도 되지 못한다.. 사실상 전멸에 가깝지.”


다른 군단장들은 물론, 누구나 듣기만 해도 힘이 빠지는 말투와 내용이었다.


“크윽!!!”


쾅-!!


한 군단장이 애꿎은 땅을 내리치며 분을 표출했다.


“그렇게나 많은 동료들이 목숨을 잃었단 말인가..”


이를 잠자코 듣고 있던 또 다른 군단장이 자신의 투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러한 무자비한 학살이 일어나기 전, 이들은 현재 자신들이 명백히 적이라고 여기고 있는 천신의 전 군단장이자 지금은 왕의 힘을 계승한 우주와 함께 전대 왕의 구출을 위해 마계를 기습한 군단의 책임자였다.


천계 최후의 병력이었던 20군단 중 5개의 군단.


이 다섯 군단장과 일부 병력은 마계로 넘어와 칠흑의 성을 기습, 그들의 왕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직감하고 있었다.


‘주군은 한계를 맞이하셨다.’


어떠한 편법을 썼더라도 마신의 왕을 쓰러뜨린 천신의 왕도 멀쩡할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세의 균형을 유지하며 하나의 세상을 다스리는 이들의 강대한 힘에 조그마한 차이도 없을 것이다.


방도는 모르겠으나 마신의 왕을 소멸시킨 천신의 왕도 이미 숨의 한계를 직감하고 있었고,


이를 구출하는 군단장들도 이를 모를 만큼 아둔한 자도 없으리라.


아니나 다를까.


“헛수고들 말거라.. 짐은 이미 한계이니라.. 알고 있지 않은가.”


터벅 터벅.


영력을 제한하는 사슬에 속박 당하던 피폐해진 육체를 부축 받으며 칠흑의 성을 빠져나오는 그들의 왕이 이야기했다.


“.....”


“마지막.. 으로 한 마디하고 싶구나.. 왕명이 아닌 부탁으로서 말이다..”


절대적인 권능으로 근처의 그 누구도 없음을 이미 알고 있던 그가 이야기했다.


모두가 각자의 부축, 걸음을 멈추고 그의 말에 귀 기울였다.


“수백, 수천년의 세월동안 나는 나의 백성들에게 말하지 않은 수많은 비밀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지금 이야기할 왕의 권능의 양도이다.”


“.....”


성 내부의 모두가 조용해졌다.


“이 강대한 권능을 지니고 견딜 수 있는 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나는 이 힘을 올바르게 다룰 수 있는 이에게 힘의 일부와 나의 일부를 쪼개어 건네려 한다.”





···


그렇게.. 주군의 힘과 사상, 기억의 일부를 물려받게 된 우주는 곧바로 몰려오는 마신을 홀로 상대하며 다른 이들을 천계로 돌려보낼 시간을 벌어주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희생에 돌아온 것은..


왕의 유산을 차지한 우주를 시기, 질투하여 자신을 베기 위해 남은 병력을 모두 끌고 온 동료들이었다.


개중에는 본래 자신의 군단 소속 병사들도 있었다.


자신이 아끼던 부하들이 부당한 명령에 따라 자신을 향해 달려든 것이다.


천계에 남아있는 본래 자신의 군단 모두가 배반자의 부하라는 명목으로 목숨을 잃으리라..


빛의 기둥이 떨어지고 천계의 수백의 병력이 당도했을 때 우주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목숨의 소중함과 지금 이 사태의 부당함을 알고 있었던 우주는 자신만의 자비로서 그들의 목숨은 붙여둔 채 모조리 제압하려는 의도였다.


그렇게 된다면 천계에 남아있던 소중했던 부하들도, 애꿎은 동료의 목숨도 구할 수 있으리라 믿는 우주였다.


하지만 하늘도 무심하게 주군의 기억을 엿보며 한눈이 팔린 자신의 정신덕분에 무의식에 육신을 맡긴 그는 천신과 마신 가릴 것 없이 모두를 학살하고 만 것이다.


‘터무니없이 위험하다..’


태현이 이런 우주를 보고 내린 판단이다.


“폭주는 둘째 치더라도, 왕의 힘을 노릴 천신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 불똥은 인간들에게 튀겠지.”


바나로브가 태현에게 이야기했다.


“.....”


태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바나로브의 말은 단 하나도 틀릴 것이 없었다.


“그렇다고 인간들이 그를 처리할 수 있을 것 같나. 주민 전원이 간단한 전투가 가능한 천계와 마계와는 다르게 인계는 그렇지 않다고 알고 있는데? 너 같은 능력자들이 수십, 수백이 모여도 그를 감당하기 힘들 판인데 말이다.”


바나로브가 초조하고 조급해 보이는 태현의 속을 긁었다.


“크윽!!”


콰앙-!


자신의 신세에 대한 한탄스러움과 옛 부하들에 대한 미안함 등 복잡한 감정의 우주와 여전히 분을 참지 못하는 군단장이 마치 맞추기라도 한듯 동시에 땅을 내려쳤다.


“... 후퇴한다.”


“.....”


“아무도 반박할 수 없을 것이다.”


바나로브가 입을 연 순간.


슈우우우우우우..


태현에게 참 깊고 많은 여운을 남긴 마계의 전장이 사라지고 배경이 검게 변했다.


‘맞다.. 나 갇혔었지..’


바나로브의 기억을 탐험하던 태현이 그렇게 된 연유를 늦게나마 상기했다.


화르륵!!


곧바로 태현의 눈앞엔 자신만한 키의 검은 갑주를 입은 바나로브 대신 불타는 보랏빛 화염구, 그 사념체가 나타나 다시 말을 이었다.


“그 후, 그는 영겁의 세월 동안 도망자의 신세로 천계, 마계를 떠돌며 2, 3번 정도 또 다시 자아를 잃고 폭주를 한 후, 천계, 마계 둘 중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왕은 무언가 개인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자신이 왕의 권능에 적응한 후 인계를 눈독 들였다.”


원래 같으면 이곳에서 탈출하기 위해 발악을 했을 태현이었지만, 그는 뭔가 생각이 많아 보였다.


“그리고 인계의 시간으로 수십년 전, 황우주라는 이름의 인간과 거래 끝에 육신을 얻은 것이지.”


“... 뭐?”


생각에 잠겨 바나로브의 설명은 듣는 듯 마는 듯 했던 태현이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 눈을 크게 뜨고 그에게 되물었다.


“뭐라고? 몇년전?”


“아마 인계의 시간으로 대강 20년이 조금 넘었을 것이다. 뭔가 문제라도?”


사념체는 얼굴의 표정이 없었지만 그의 말투에서 웃음기가 묻어 나오는 것은 태현도 알 수 있었다.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20년이..”


“그리고 그가 황우주라는 인간의 육신에 강림하는 순간..”


사념체는 멍해진 태현의 혼잣말을 끊고 이야기했다.


“폭주하고 말았지.”


“... 뭐..?”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한 태현의 표정.


마치 눈이라도 달려 태현의 얼굴을 본 듯 사념체는 태현을 비웃는 것처럼 기분 나쁘게 웃기 시작했다.


“크크크큭.. 크하하하하하하하!!”


화르르르르륵!!


터질 것 같은 분노를 겨우 겨우 참고 꽉 쥔 양 주먹엔 유난히 맹렬한 불꽃이 타올랐다.


“똑바로 말해.. 어떻게 된거야..! 분명히..”


“크크크큭..! 이제 시간이 없군.. 오늘.. 나는 너에게 사실만을 말했을 뿐.. 판단은 너의 몫이다. 명심해 두어라!”


“혀가 너무 길어.. 빨리 불기나 해!!”


퍼엉-!!


태현의 <불 주먹>이었다.


어차피 바나로브의 생각이나 사상이 만들어낸 사념체에 불과할 뿐더러 태현의 공격은 눈앞의 사념체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분노한 태현은 본능적으로 주먹을 내질렀다.


하지만..


푸화아아아악-!!


태현을 감싼 어둠이 꿈틀거리더니 개화하는 꽃처럼 태현의 발아래에 펼쳐졌다.


“???”


자신이 쏜 불기둥이 보랏빛 화염구와 깜깜한 어둠을 가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태현은 시야에 들어오는 돌무더기들에 놀랐다.


퍼엉-!!


그리고 기세 좋게 날아가던 불기둥은 이리 저리 갈라져있는 돌의 벽을 강타했다.


‘...? 뭐지?’


화아아아아악-!!


어리둥절하는 태현의 발밑에 피어난 어둠의 꽃잎이 회오리치더니..


스윽..! 스스스슥-!!


마치 먹이를 노리는 뱀처럼 구불거리며 일어서는 어둠의 꽃잎들.


“김태현 각성자님!!”


11m 위, 영력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달려온 준명이 싱크홀 밑바닥의 태현을 향해 소리쳤다.


화아아아아아아아악-!!


태현의 발밑, 삼방향에서 꿈틀대던 어둠의 꽃잎 아니, 아가리가 없고 얼굴이 꽃잎처럼 뾰족한 뱀 3마리가 높게 솟아오르더니 이내 다시 아래의 태현에게로 빠르게 쇄도했다.


“유팀..!!”


그리고 태현이 대답을 하려는 찰나..


슈아아아아아아아악-!!!


마치 진공청소기 앞의 먼지같이 태현의 몸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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