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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밀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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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7.26 10:21
최근연재일 :
2021.11.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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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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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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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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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8화

DUMMY

갑자기 움찔하는 태현. 생각이 읽혔나 싶어서 앞서 걸어가는 소현을 보았지만 뒤를 돌아보지도 않는 소현은 생각을 읽지 않은 듯했다.


‘다행이다.. 저게 은근 성가시단 말이야. 앞으로는 좀 조심해야겠어..’


“근데 진짜 어디 가는 건데?”


“청와대.”


소현은 단호하게 태현의 물음에 대답했다.


어느새 뒤돌아서서 보지 않아도 뻔한 태현의 표정을 읽은 듯 소현은 말을 이었다.


“한국의 새로운 각성자가 능력이 발현했으니까 UN 소속 특수 기관 UNAS(United Nations Awakener Supervisor)에 보고가 올라가야해 그리고 오늘이 1, 2년에 한 번 있는 UNAS 회의 날이거든.”


“유나쓰? 그건 또 처음 듣는 건데?”


“유나쓰? 뭐 부르고 싶은 데로 불러. 대초자연현상 UN소속 특수기관이야. 당연히 국제기밀기관이고. 각성자를 보유한 나라는 달에 한번 같은 날에 회의를 진행해.”


“각성자 관리국 뭐 그런 건가? 영화에 나오는 그런 거?”


“그래. 그런 건데 각성자만 관리하는 게 아니라 전에 말했던 계약자들의 발생이나 동선을 확인하는 일을 하는 요원들도 다 UNAS 소속이야.”


“근데 어제는 갑자기 습격 받았잖아.”


“그건 그 순간에 계약자가 된..”


소현은 뭔가 이상한 것을 느낀 듯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


‘뭔가 이상해. 일본의 용병 각성자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동 중일 거고, 그 전에 UNAS 소속 직원들이 동선을 파악해서 근처에 머무는 나에게 보고는 해줄 텐데.. 내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결계 같은 것을 설치하고 영력의 탄을 쏜다.. 아무리 상위 천신이라도 인간의 신체에 적응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해. 그리고 우연히 각성자인 우리가 지나갈 때 천신과 계약을 했을 확률도 현저히 적어.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소현은 상황을 판단하는 힘이 뛰어났다. 예리하게 추리를 시작한지 0.7초만에 수상함을 느낄 만큼.


하지만 태현은 수상함을 느끼지 못한 듯 했다. 말을 끊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조용히 뭔가를 생각하는 소현을 가만히 내버려둘 태현이 아니었다.


“뭔데? 혼자만 생각하지 말고 나도 알려 줘봐.”


태현이 말을 끝내기 무섭게 소현의 눈이 연분홍색으로 물들었다.


태현은 곧바로 움찔했다.


‘저거.. 저게 문제야.. 내 입을 다물게 만들겠지.’


하지만 태현의 짐작과는 다르게 소현은 아무 말 하지 않고 다시 학교로의 걸음을 재촉했다.


소현의 능력에 의해 몸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게 될 줄 알았던 태현은 손을 이리저리 움직여보고 그제 서야 자신을 향해 능력을 쓴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소현은 정신의 각성자이다. 말 그대로 정신을 통제하거나 읽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지금껏 태현에게 사용한 것은 남의 정신을 통제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익스트림 포커싱>.


소현은 자신의 정신을 극한까지 집중해 보고 듣고 느끼고 냄새를 맡고 있지만 동시에 오감을 차단한 것과 같은 효과를 받고 있었다.


단순히 정신을 집중시켜줬지만 사용하기 상황에 따라 적재적소로 사용한다면 큰 득을 보는 기술이다.


‘결론은, UNAS의 감시체계가 멈출 만한 큰 일이 터지거나 일본에서의 용병 각성자에게 뭔가 문제가 생긴 것.. UNAS가 창설된 후 49년이 지나고 한 번도 UNAS의 감시체계엔 전혀 문제가 없었다. 2번의 경우가 현재로선 타당..’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소현의 날카로운 추리였다,


그리고 실제로 절반 정도는 정답이었다.


걷다 보니 어느새 학교 앞 횡단보도까지 도착한 둘. 골목길에서 번화가로 나오니 행인들도 많았다.


소현의 날카로운 추리로 결론이 났고, 아까부터 눈앞에서 거슬리게 자신을 불러댔던 태현을 노려보며 능력을 해제했다.


“왜 자꾸 눈앞에서 호들갑이야?”


“불러도 대답도 안하고 무시하니까 그렇지! 그리고 사람도 많은데 너 보면 어떡하려고?”


“그렇게 이상해보여?”


“평범한 사람들은 눈이 번쩍 번쩍 거리진 않으니까 이상해보이겠지.”


듣고 보니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던 소현은 아무 말 하지 못했다.


“근데 넌 능력 쓰면 눈 색깔이 연분홍색으로 변하잖아. 왜 연분홍색이야?”


“글쎄, 나도 몰라. 어릴 때 내가 제일 좋아하던 색이 연분홍색이었어. 아마 연관이 있지 않을까?”


둘은 잡다한 이야기를 하며 학교 계단을 올라 교실로 들어가서 각자의 자리에 앉았다.




···


“그래서 둘이 무슨 사인데? 언제 알려줄 거야?”


수업이 끝나고 함께 계단을 걸어 내려가는 소현과 태현을 현우가 뒤따랐다.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 듣냐?”


답하기 애매한 질문이기도 하고 자꾸 끈질기게 따라오며 캐묻는 현우가 귀찮았던 태현은 딱 잘라 이야기했다.


하지만 겨우 태현의 말로는 어림도 없었다.


“거짓말 하지마. 내가 그딴 정성도 없는 거짓말에 속을 것 같아?”


“우리 진짜 아무 사이도 아니야. 친구야 친구. 현우야.”


“그래 임마, 가서 너의 그녀나 챙겨. 우리 가야할 곳 있다니까.”


현우는 1층과 2층 사이의 계단에 서서 이야기하며 현관을 걸어 나가는 둘을 지켜보았다.


“거 봐. 아무 사이도 아니긴..”


하지만 현우가 생각했던 둘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태현은 긴장되어 보이는 얼굴이었고 소현도 마찬가지였다.


“근데 어떻게 가는 거야? 걸어가는 것도 능력 써서 날아가는 것도 좀 그림이 뭐하지 않나?”


“당연하지. 방금 한심했던 그 말 자체도 국제기밀사항인데. 근처로 호출했으니 금방 픽업이 올 거야.”


둘은 학교 정문 앞 삼거리에 서서 픽업을 기다렸다.


한 3분 정도 지났을까, 반대편 차도에 검은 리무진이 한 대 세워지고 소현의 주머니에 있던 조그마한 리모컨 같은 물건이 삑삑거리며 울리기 시작했다.


“왔네. 가자.”


소현은 호출기의 버튼을 눌러 더 이상 소리가 안 나오도록 한 후 검은 리무진을 향해 횡단보도를 건넜다.


태현도 잔뜩 긴장한 듯한 얼굴로 소현의 뒤를 따라갔다.


“후.. 이런 거 처음인데..”


태현이 아스팔트를 보며 혼잣말을 하는 사이 검은 리무진에서 검은 정장을 입고 검은 선글라스에 귀에는 이어폰형식의 무전기를 끼고 있는 경호원 둘이 차에서 내려 태현과 소현이 탈 자리의 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었다.


소현은 은발을 찰랑거리며 차에 올라탔고 태현은 문 옆에 서있는 경호원에게 고개를 살짝 숙이고 소현의 옆자리에 탔다.


리무진 안의 좌석은 특이하게 디귿자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한 번 돌린 듯한 모양으로 되어있었다. 그 앞은 운전을 하는 앞좌석이었다.


문 옆에 서있던 경호원이 뒷자리에 탑승하고 리무진이 출발했다.


“UNAS 회의장으로 출발하겠습니다. 새로운 각성자이신 김태현님께서는 상황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십니까?”


미리 리무진 안에 타있던 다른 경호원이 깍듯이 태현에게 물어왔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이미 설명을 들어서요.”


리무진이 도착하기 전 소현은 태현에게 이 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다.


“리무진이 도착하면 타고 회의장으로 출발할거야. 회의는 UNAS 연구팀이 발견한 새로운 사실들이나 타국의 각성자나 계약자들에 대한 중요한 이야기 등을 주제로 해. 회의가 끝나면 UNAS 파견원들이 너의 능력을 확인하고 몇 가지 검사들을 실행할거야. 이 2가지 과정이 잘 끝난다면 돼.”


소현에게 들었던 설명을 상기한 태현의 대답에 경호원이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질문을 했던 경호원이 대답과 함께 많이 긴장되어 보이는 둘에게 물병을 건넸다.


태현은 창밖을 바라보며 건조한 목을 축였지만, 반면 소현은 받아든 물병은 쳐다도 보지 않은 채 무언가 잠잠히 고민 하고 있었다.


그렇게 수십분이 지나 목적지인 청와대에 도착하자, 맞은편에 앉아있던 경호원이 안대와 귀마개를 건네며 입을 열었다.


“국내의 UNAS회의장은 청와대의 벙커 안에 위치해있습니다. 국가기밀사항이기도 한 동시에 인외존재의 습격과 폭주등의 가능성을 고려해 위치나 규모를 확인하실 수 없습니다. 각성자께서는 감각이 뛰어나시니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시각과 청각을 차단함을 알려드리며, 협조 부탁드립니다.”


경호원의 정중한 요구에 태현과 소현은 안대와 귀마개를 한 후, 경호원의 안내에 따라 별 일 없이 회의장으로 향했다.


“도착하셨습니다. 자신의 성함이 적힌 좌석에 착석해주시면 됩니다.”


안내를 마친 경호원이 태현의 귀마개를 뽑고 이야기했다.


가로는 짧게, 세로는 길게 뻗은 책상이 전부인 어두운 방, 착석해있는 자국과 타국의 UNAS 관계자들.


둘은 나란히 이름이 적힌 마지막 두 자리를 채웠다.


“제 94회 대한민국 UNAS 회의를 시작합니다.”


소현과 태현이 착석한 곳과 반대편의 가로줄에 앉아있던 깔끔한 정장의 중년인이 일어서서 회의의 시작을 알렸다.


“이런 저런 서론을 떠나, 오늘 회의에서는 한국이 차소현 각성자를 얻고 9년이 지나 나타난 새로운 각성자에 대한 이야기부터 하려합니다.”


회의를 주도하고 있는 중년의 남성이 태현을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


“이름, 김태현. 차소현 각성자와 같은 18세, 고등학교 2학년생으로 현재 폭주대비와 능력의 발현을 위해 같은 학교, 같은 교실에 배정하고 같은 집에 살고 있습니다. 어제까지의 보고를 본다면 이미 며칠 전 인간을 뛰어넘는 신체능력과 감각을 얻었고 작일엔 귀갓길에 계약자를 마주쳐 처리함과 동시에 자신의 능력인 불을 다루는 힘을 깨우쳤습니다.”


태현의 이야기가 오차 없이 회의장을 떠돌고 있는 와중에, 한국인이 아닌 타국의 요원들은 각자 귀에 꽃은 통역기로 알아듣고 있었다.


“새로운 각성자의 감시가 불필요해진 바. 이로 인해 차소현 각성자의 빈자리를 채웠던 일본의 용병 각성자 하세가와 타즈미씨와의 계약을 종료합니다.”


회의를 이끌어가던 중년의 남성과 비슷한 나이대의 남성이 말했다.


그러자 세로줄에 앉아있던 일본의 각성자, 타즈미가 자신의 뒤에 서있는 통역가에게 통역을 듣고 일본어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했다.


타즈미의 말을 듣고 있던 한국인 통역가는 표정이 굳어 머뭇거리다가 타즈미의 말을 전했다.


“타즈미씨가 말하길.. ‘미천한 나라에 더는 머물고 싶지 않았는데 잘 되었다.’ 라고 말하셨습니다.”


정적이 흘렀다.


태현과 소현은 물론, 회의를 주도하던 한국 정부의 대신자도, 통역기를 꽃은 UNAS 관계자들도.


정작 타즈미는 이 정적을 즐기듯 킥킥거리며 한국인들을 둘러보며 비웃었다.


‘저 새끼가..’


주먹을 꽉 쥔 태현이 한 마디 하려고 하는 순간 소현이 태현의 머릿속에 말을 걸었다.


‘그만. 일단 멈춰. 분하지만 어쩔 수 없어. 용병으로 온 다른 나라 각성자에게 싸움을 걸면 더 이상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야. 국가적 차원의 문제가 될 거야.’


소현의 말을 듣고 화를 삭이며 주먹 쥔 손을 피는 그때였다.


타즈미가 태현을 뚫어져라 보고 있다가 일본어로 크게 고함을 쳤다.


흐르는 정적 속에서 갑작스러운 고함에 모두가 놀라는 그때, 통역가가 떨면서 이야기했다.


“‘거기 한국의 새로운 각성자.. 불만이 있으면 표정 말고 주먹으로 드러내라.’라고 하십니다..”


몇 초 전과는 다르게 회의장이 크게 술렁였다.


태현은 타즈미의 도발에 소현의 말은 까마득하게 잊은 채 그를 노려봤다.


‘먼저 저렇게 나오면 또 얘기가 다르긴 한데.. 일단 시선 좀 끌어봐 사람들이 나를 보지 못하게.’


‘뭐하려고?’


‘좀 확인할 게 있어서.’


소현은 혼란스러운 상황을 틈타 눈을 감고 몸을 의자에 뉘었다.


‘회의장에선 능력 사용 금지 아니었어?’


능력을 사용하는 각성자를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회의장은 이미 아수라장이였다.


‘그래서 시선 좀 끌어 보라는 거 아니야. 근데 웬만해선 안 싸우는 게 좋을 거야. 저래보여도 강하거든. 하세가와 타즈미, 바람의 각성자로 동양에선 거의 톱이야.’


지금 이 순간에도 타즈미는 입가의 미소를 지우지 않고 태현에게서 시선을 옮기지 않고 있었다.


물론 태현도 마찬가지였다. 그에 응수하듯 기죽지 않고 타즈미를 쏘아봤다.


“그 무례한 언행에 대해 사과해라.”


태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통역가가 태현의 말을 전해주자 타즈미의 미소는 더욱 커졌다. 그리고선 자신의 통역기를 빼서 태현에게 던져주었다.


태현이 통역기를 착용하자 통역된 타즈미의 말이 귀로 흘러들어왔다.


“일어나서 덤벼라. 미천한 조선인의 후손.”


타즈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태현과 타즈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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