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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밀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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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램
작품등록일 :
2021.07.26 10:21
최근연재일 :
2021.11.30 21:00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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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68
추천수 :
306
글자수 :
291,439

작성
21.08.06 14:00
조회
284
추천
8
글자
12쪽

12화

DUMMY

쐐애애액!


온 몸의 화염과 함께 밤하늘을 날아다니는 태현이었다.


사람들은 밝게 타오르는 불덩이가 빠르게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지 알지 못했다.


웬만한 스포츠카보다 2,3배는 더 빠른 태현이었기에 일반인들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저기다.’


계약용의자가 체포되어있다는 인근의 경찰서가 보이기 시작했다.


화르르륵!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골목에 안전하게 착지한 태현.


몸의 불꽃을 지우고 곧장 경찰서로 직행했다.


“김태현 각성자님 되십니까. 호출기 좀 확인하겠습니다.”


경찰서의 문 앞에 서있는 정장차림의 특수부대원들이 앞길을 막아서며 신원을 확인하려했다.


태현이 내민 대한민국의 각성자밖에 지니고 있지 않은 호출기를 확인한 특수부대원들이 길을 터서 태현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좌우전후방면에서 한 남자아이에게 권총을 겨누는 특수부대원들이 보였다. 원래 이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경찰들은 보이지 않았다.


“도착하셨습니까. 저는 한국 각성자 관리국 소속 특수부대 A(알파)팀의 팀장 유준명입니다.”


그들을 지켜보고 있던 유준명 팀장이 태현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하십니까. 혹시 상황이 어떻게 됩니까?”


태현이 간단한 인사와 함께 질문하자 소대장은 난감한 표정과 함께 대답했다.


“그게.. 조금 특이합니다. 저 남자아이가 용의자인데. 직접 경찰서로 와서 자백했다고 합니다.”


“네?”


믿을 수 없었다.


보통 인간의 몸을 지배하는 인외의 존재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다른 욕망이 강한 인간을 찾아 계약을 성사시켜 자신과 같은 계약자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태현이 며칠 전 만난 계약자는 그에 비해 특별한 경우였다.


눈 앞의 딸이 비참하게 살해당하여 삶의 의욕을 잃고 육체를 넘긴 것이다.


“오늘 오후 3시경, 자신이 직접 이 곳에 찾아와 천신과 계약했다고 말했답니다. 그것을 들은 이 경찰서의 한국 각성자 관리국 요원이 특수부대를 호출하고 이 경찰서를 폐쇄한 것입니다.”


‘자신이 직접 경찰서로 찾아와 자백했다?’


이런 경우는 처음 들어본다. 소현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태현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태현은 총을 겨누고 있는 특수부대원들에게 위협을 거두라는 의미로 손짓했다.


특수부대원들이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는 않지만 총을 내리자, 태현은 남자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꼬마야. 이름이 뭐니?”


그러자 남자아이는 한 치의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태현을 보며 대답했다.


“이 육체가 가진 이름을 묻는 것인가? 아니면 나의 이름을 묻는 것인가.”


나이대를 엿볼 수 있는 여린 목소리였지만 말투는 이전에도 경험했듯이 영락없는 인외의 존재였다.


특수부대원들은 곧바로 총을 들어 올려 다시 남자아이를 조준했다.


태현은 다시 한 번 총을 내리라는 손짓을 했지만 특수부대원들은 흔들림이 없었다.


이를 보고 있던 소대장이 손짓하자 특수부대원들은 그제서야 총을 내렸다.


“이 육체가 가진 이름은 황우주다.”


남자아이는 눈앞의 총구를 보며 피식 웃고 자신을 황우주라고 소개했다.


“목적이 무엇이냐. 뭘 바래서 이곳에 찾아와 스스로 계약자임을 밝혔지?”


“쓸 데 없는 걱정하지마라. 싸움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니. 그 증거로 영력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있지 않느냐.”


‘말 그대로다. 영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곳에 오기 전부터 기감을 느끼고 있던 태현은 우주에게서 한 줌의 영력도 느껴지지 않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지금 이 시간부로 너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나는 계약자라 판단하고 처리할 수도 있다. 대답해라. 목적이 무엇이지?”


“큭큭큭.. 재미있구나. 나의 목적 말이더냐? 나는 왕의 알현을 원한다. 나를 너희 인간들의 왕에게 안내해라.”




···


계약자가 포착되었다는 하남 미사의 번화가.


소현은 인근 경찰서에서 접선한 한국 각성자 관리국 소속 특수부대 B(베타)팀과 함께 계약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처리에 나섰다.


“현재 위치파악 가능하십니까.”


특수부대원들의 채널에 맞춰져있는 이어피스 너머로 위치를 묻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재 위치 황동타워 2층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기감을 사용해 영력을 감지해낸 소현.


비전투계 각성자인 소현은 태현과 다르게 현장에 나가지 않고 기감을 이용한 빠르고 정확한 위치파악으로 특수부대원들이 계약자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왔다.


평범한 인간은 영마력투시경과 같은 물건의 도움은 받을 수 있었지만, 각성자가 동반하는 작전엔 전혀 효용성을 발휘하지 못했다.


영력은 천신이나 마신의 자원으로서 마력과는 차이를 둘 뿐더러 영력을 지닌 계약자는 인간과 적대적이며 사망하면 흔적도 남기지 않고 소멸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연구가 불가능했지만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여 영력에도 효력을 발휘하는 인간의 과학이었다.


“위치 확인 되었습니다. 2번 기동타격작전 수행합니다.”


현재 건물의 구조 상 건물의 내부에 침입해 소위 ‘어그로’를 끄는 1팀. 은밀히 건물의 외벽을 타고 직접 저격하여 처리하는 2팀으로 나눠 타격하는 것이 이상적이었다.


그리고 2번 기동타격작전이란 그것을 가리킨다.


“타깃 록 온.”


2팀의 팀장이 말했다.


“1팀 포인트 도착 완료.”


1팀의 팀장도 곧바로 작전수행지점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렸다.


“작전 속행.”


두두두두두두두!!!


소현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발사된 무수한 총알들이 황동타워 2층을 벌집처럼 만들었다.


이제 빗발치는 총알을 멈추기 위해 사격 중지 명령을 내리고 소현이 영력을 확인하면 되는 순서이다.


“사격 중..”


펑!!!


소현이 입을 떼려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벌집이 된 황동타워 2층에서 거대한 소리의 폭발과 함께 검은색과 보라색이 섞인 화염이 솟구쳤다.


“크아아아아악!!”


폭발에 근접해 피할 수 없었던 특수부대 1팀과 2팀의 팀원들이 동시다발적인 끔찍한 비명과 함께 나가떨어졌다.


황동타워 앞 사거리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지휘하던 소현은 황급히 근처에 쓰러져있는 특수부대원들을 일으켜 세워봤지만..


“끄으으윽..”


끔찍한 화상과 추락으로 인한 데미지가 그들을 일어설 수 없게 했다.


‘어떻게 된 거지..’


너무 갑작스러워서 장점인 빠른 상황판단이 작동하지 않는 소현이었다.


하지만 그런 노력도 무색하게..


“크윽.. 우매한 것들답구나.. 공격도 무식하게 하다니..”


활활 타는 보라색 화염을 뚫고 어두운 영력이 느껴지는 성인 여성이 총상을 입은 왼팔을 감싸며 걸어 나왔다.


“니 짓이냐? 우매한 인간.”


영력의 방출로 동공이 검은 보라색으로 반짝이는 여성이 쓰러져있는 특수부대원 사이로 홀로 서서 자신을 노려보는 소현을 향해 이야기했다.


“그래서 미리 얘기했잖아. 방어 안하고 그대로 맞은 니 잘못이지 뭐. 어차피 다 죽을 목숨인데.”


대신 대답이라도 하듯 또 다른 누군가가 보라색 화염을 뚫고 나와 대답했다.


그를 본 소현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물었다.


“당신이..! 당신이.. 어떻게!?”




···


“왕이라고 물었나?”


“그렇다. 나라를, 세상을 지배하는 현시대의 왕이 있을 것 아닌가.”


우주는, 아니 우주의 육체를 가지고 있는 천신은 말투는 그렇지 않았지만 하는 생각은 영락없는 초등학생 같았다.


“천계는 어떤지 몰라도 여긴 왕 같은 거 없다. 있다 해도 만나게 해주지도 않을 거고.”


“왜냐! 멍청한 인간 놈. 내가 여기서 힘만 개방해도...”


이번엔 특수부대원들의 경계뿐만이 아니라 태현도 마력을 해방하고 우주를 노려보았다.


“크윽.. 알겠다. 힘을 거두어라.”


태현은 특수부대 알파팀의 소대장에게 이야기했다.


“계약자는 맞는 것 같지만 전혀 싸울 의욕이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왕을 만나게 해달라는 말을 하던데?”


“네. 일단 알겠습니다. 일단 각성자 관리국에 데리고 가야겠군요.”


그렇게 대화하던 둘이 특수부대원이 겨눈 총구를 신경질적으로 쓰다듬는 우주를 쳐다보았다.


그때, 태현이 가진 호출기와 알파팀의 소대장이 착용 중인 이어피스가 삑 삑 거리기 시작했다.


둘은 곧바로 각자 자신의 것을 눌러 호출을 받았다.


“네. 김태현입니다. 무슨 일입니까.”


“단결. 특수부대 알파팀 팀장 유준명.”


그리고 둘은 굳어가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때였다.


탕! 탕! 탕! 탕!


4번의 총성이 들려온 곳은 우주가 앉아있던 곳이었다.


슈우우우우우!


하지만 우주의 몸에서 새어나오는 황금빛 영력은 총알을 한 발도 빠짐없이 막아냈다.


빛나는 황금빛의 영력을 내뿜는 우주에게 총을 쐈던 특수부대원 4명은 오히려 쓰러져있었다.


툭! 투둑! 툭!


영력을 조작하여 공중에 떠있는 총알을 바닥에 떨군 우주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르르륵!


주먹에 불꽃을 태우고 다가가는 태현.


“무슨 짓이냐! 분명 싸울 생각 없다고..!”


“진정해라. 저리 두지 않으면 계속 쏠 것 같아서 기절시켜둔 것 뿐이다.”


“그러니까 그 짓을 왜 했냐고!”


흥분한 태현이 타오르는 불꽃과 함께 달려들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물었다.


“여기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서 마신들의 영력이 느껴졌다. 천신과 마신은 모순된 존재. 그들이 발산한 힘을 느낀다면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영력이 잠깐 흘러나온다.”


우주의 말이 맞았다.


방금 호출기 너머의 관리국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은 소현이 있는 하남의 계약자 이야기였다.


‘기동타격작전 실패. 특수부대 B(베타)팀 전멸. 차소현 각성자 혼자 2급, 3급 마신의 계약자 둘과 전투 중. 현재 위치의 상황이 종료되었다면 급히 지원 바람.’


계약자는 포착과 동시에 등급을 매긴다.


4급은 계약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


3급은 계약한 인간의 육체에 적응해가는 단계.


2급은 적응이 끝나 본래의 60%~70%의 힘을 이끌어낼 수 있는 상태.


1급은 자신의 세계에서 본래 힘을 온전히 되찾은 상태를 말한다.


흥분을 삭히지 못하고 거친 숨을 몰아쉬는 태현에게 우주가 펄펄 풍기는 영력을 죽이며 이야기했다.


“진정하고 화염을 거둬라. 그 뒤도 흉물스러운 그것 좀 내리고.”


태현이 화염을 거두며 숨을 고르고, 유준명 팀장이 분을 참아가며 총구를 바닥으로 향하게 할 때 우주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 육체의 주인, 황우주는 178일전, 사망했다. 사망하기 전 나는 나의 뜻을 전하고 본인에게 허락을 구해 죽기 직전에 계약을 성립해 이 육체를 얻었다.”


본래 몸의 주인의 이름을 밝혔을 때, 호출기를 통해 함께 듣고 있던 관리국이 신원조사를 마쳤고,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나는 이 인간의 육체에 적응이 끝난 상태이다. 천계에서의 나에겐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말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왕을 만나 나의 말을 전하는 것이다.”


태현과 준명이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음을 확인한 우주는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넌 나에 대한 믿음이 없는 탓인지, 왕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다.”


“아니 그게 아니라.. 믿음이 없긴 한데.. 그게 아니라..”


“그래서. 너희가 나를 신뢰하게 만들기 위해 이 몸이 직접 나서서 역겨운 마신들을 처리하는 것을 도우마.”


“.....?”


태현과 준명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우주를 쳐다보았다.


“왜, 내가 돕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더냐?”


“......”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둘이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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