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

국가기밀 초능력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별그램
작품등록일 :
2021.07.26 10:21
최근연재일 :
2021.11.30 21:00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2,454
추천수 :
306
글자수 :
291,439

작성
21.08.04 14:00
조회
328
추천
8
글자
12쪽

10화

DUMMY

태현은 그를 떠올렸다.


그는 태현과 같은 불을 다루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호탕한 성격에 범접할 수 없는 전투력, 그리고 무엇보다 멋있었다.


그리고 그의 주력기이자 광역기이며, 간판기. 기술명을 자신의 호칭으로 사용했었을 정도로 유명한 기술. 그 기술을 떠올려냈다.


태현이 이미지를 구상하자, 모아뒀던 커다란 불꽃이 점점 형태를 잃더니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리고선 불꽃을 거둬들여 생긴 마력을 오른손에 집결시켰다.


태현은 타오르는 화염의 마력이 흘러넘치는 오른손을 조심스럽게 꽉 쥐어 주먹을 만든 후,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빠르게 쇄도하는 <신풍창>을 노리고 타오르는 주먹을 냅다 뻗었다.



···


‘포기한 것인가? 움직이질 않는군.’


타즈미는 자신이 쏜 궁극의 기술은 아니지만 적중한다면 절명할 수 있는 공격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체념한 듯 눈을 감고 있는 태현을 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태현은 타즈미의 말을 듣고 곧바로 이행해낸 것이다!


그것만 해도 대단한 수준의 재능이었다. 하물며 크기 또한 거대했다.


퍼어어어어어엉-!!


오른손의 주먹에 집결해있던 방대한 양의 보이지 않는 마력이 주먹을 내지르자 거대한 폭염이 되어 터져나갔다.


“그 기술은..! <히 켄>(불 주먹)..!”


마력을 태우는 성질을 가진 거대한 화마가 <신풍창>을 집어삼키고 직선 경로의 타즈미를 노렸다.


타즈미는 정신을 차리고 마력을 사용해 피하려고 했지만, 이미 너무 늦은 순간이었다.


“큭! 크아아악!”


방어하기엔 늦었다고 판단한 타즈미가 각성자의 신체를 이용해 회피를 시도했지만 태현의 공격은 타즈미를 보기 좋게 직격했다.


쾅-!!


맹렬한 불꽃이 폭발하며 타즈미는 벙커의 벽에 불꽃과 함께 쳐 박혔다.


“하아.. 하아.. 기술명은 쪽팔려서 못 외치겠다..”


처음 시도해보는 기술의 구현과 사용에 마력의 양을 제어하지 못하고 전부 소진해버린 태현은 제자리에 주저앉아 숨을 골랐다.


태현은 연기가 자욱하게 깔려 보이지 않는 타즈미를 확인하려했다.


하지만 노력도 무색하게..


쾅!


불타버린 전신, 연기가 피어올라오는 옷가지들, 만신창이가 된 타즈미가 거세지만 비틀비틀한 발걸음으로 걸어 나왔다.


마력을 이용해 피해를 던 모양이었다.


“크으으윽! 미천한 조선인이 잘도 일본의 기술을 구현했구나!!”


화아아악!


순식간이었다.


타즈미의 분위기가 싸하게 변했다.


기감을 느끼고 있던 태현은 타즈미의 안에서 순식간에 방출되는 방대한 마력을 보았다.


전신이 오싹해지고, 숨이 턱턱 막혔다.


방출된 마력을 드러내듯 타즈미의 동공이 어두운 초록빛으로 빛났다.


동공을 보고 있자니, 그 위압감은 이전에 상대했던 계약자와 비교할 수 없었다.


‘X병났네.. 마력이 다 떨어졌는데..’


가누기도 힘겨운 몸을 일으켜 타즈미의 앞에 서보았지만,


휘오오오오오오오!!


타즈미가 양 팔을 들어 올리자 벙커 속에서 폭풍이 몰아쳤다.


점점 커져가는 폭풍 속에 다리에 힘을 준 태현은, 위압감은 둘째 치고 한계를 맞이한 체력에 폭풍을 견디지 못하고 금방 쓰러졌다.


“생각이 바뀌었다. 죽여주지. 억울하게 생각하지 마라. 목숨을 노리던 선공은 그 쪽이 먼저고, 지켜본 사람도 있을 테니.”


타즈미는 말을 끝내자마자 오른손을 태현에게 겨누고 <신풍창>정도의 아니, <신풍창>보다 더 날카롭고 많은 바람을 모았다.


‘X됐다..’


찌릿 찌릿 몸을 찌르는 위압감과 점점 모여드는 바람의 마력이 창의 형태를 잡아가는 그때였다.


창을 빚던 타즈미가 갑작스럽게 3초간 얼어붙더니 공중에 붕 떠올랐다.


“뭐냐? 크윽!”


집결시키던 바람의 마력은 흩어진지 오래, 공중에 떠오른 것도 자신의 의지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거기까지.”


목소리의 주인공인 소현이 벙커의 철문을 열며 진한 분홍빛 동공을 번쩍이며 들어왔다.


“니 짓이냐!? 정신의 각성자!”


타즈미가 공중에서 허우적거리며 천천히 다가오는 소현에게 소리쳤다.


하지만 소현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진한 분홍빛의 눈으로 타즈미를 노려볼 뿐이었다.


그때,


“하세가와 타즈미! 마력을 해제하고 무릎을 꿇어라!”


검은색의 완전무장한 특수부대원 5명이 들이닥쳤다.


곧바로 진형을 잡은 그들은 공중에서 서서히 내려오는 타즈미를 향해 총을 겨누고 말했다.


“손을 머리 뒤로 옮기고 무릎을 꿇어라! 움직임을 보이지 마라!”

그들이 쓰고 있는 특수한 투시경은 흔히 게임에 나오는 야간투시경과 외견이 같았지만, 그것은 마력의 흐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투시경이었다.


“큭! 무슨 짓이냐!”


타즈미는 분한 듯 입술을 꽉 깨물었지만 특수부대원들이 시키는 대로 손을 머리 뒤로 옮기고 무릎을 꿇었다.


마력의 방출을 상징하는 동공의 어두운 초록빛과 주변을 감싸는 날카로운 바람을 거두고 나서야 소현이 입을 열었다.


“4일 전, 한국의 부름을 받고 용병으로서 입국함과 동시에 정부의 눈을 피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것이 하루 전. 이게 계약 위반이라는 것을 알 텐데? 물론 계약을 위반한다면 어떻게 되는지도 알 테고.”


“나는 이 나라 전체에 숨어있는 인외의 존재를 찾으러 다녔다! 저 놈을 데리고 놀고 있는 너를 대신해서 말이야!”


타즈미가 태현과 소현을 번갈아 흘겨보며 발끈해 소리를 질렀다.


“아무리 인외의 존재를 처리한다는 명목이라도, 대략적인 위치를 통지하는 등 계약한 국가와의 소통은 필요하다. 그것이 니가 저지른 계약 위반죄다.”


소현은 듣는 것만으로 얼어붙을 정도로 차갑게 말을 끝냈다.


“고작 그것 때문에 이런 난리라면 일본의 각성자 관리국을 호출해라! 배상을 해주던, 나를 처벌하던, 그것은 일본 정부의 몫이다!”


“당연히 고작 이것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지.”


소현은 문을 열고 들어올 때부터 손에 들고 있던 밀봉된 종이봉투를 타즈미에게 건넸다.


“열어봐.”


타즈미는 조심스럽게 봉투를 받아들어 밀봉을 풀고 내용물을 확인했다.


“... 이게 뭐냐?”


타즈미가 손에 쥔 것은 손바닥만한 사진 여러 장이었다. 하나하나 넘겨가며 사진을 살펴본 타즈미가 입을 열었다.


“이상하다 싶었어. 이 넓은 한국 땅에, 그것도 서울에, 길을 가고 있는 각성자에게 갑자기 눈앞에 계약자가 나타난다니.”


“......”


어느새 태현은 극으로 치닫는 타즈미와 태현의 싸움에 안절부절 못해 하던 벽 너머의 연구원들의 부축에 힘겹게 몸을 겨누며 소현에게로 걸어가고 있었다.


“이유가 뭐냐?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런 짓을 한 거야?”


“......”


“누구 명령이야? 명령이 아닌가? 이런 걸 시키는 새끼도 정신 나간 새끼지. 안 그래?”


“.....”


이야기의 맥락을 잡을 수 없는 태현이 타즈미의 흔들리는 동공을 내려다보았다.


“가난함에 찌들어 힘겹게 사는 가족의 가장에게 권한 천신의 달콤한 계약 제안을 거절한 올바르고 정의로운 사람에게 계약 제안으로 인한 영력의 흔적이 남아있는 걸 확인하고, 그의 딸을 눈앞에서 죽여서 딸을 살리고 싶다는 욕망을 생기게 하고 한번 거절했던 천신과의 계약을 성사시켰어.”


소현은 담담하게 태현에게 이야기했지만 진하게 빛나는 분홍빛 동공을 보기만 해도 그녀가 얼마나 분노한지 알 수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의 이유가 새로운 한국의 각성자를 처리하기 위해서지? 쟤는 아직 힘을 제대로 각성하지 못했고, 나는 비전투계 각성자니까, 쟤가 잘못되면 나도 당할 거라 생각했나보지?”


“.....”


소현의 말에 답하지 못하는 타즈미는 손을 부들부들 떨더니 사진을 꽉 쥐어 구겨지게 만들었다.


“이런 X친 X라이 새끼가!!”


동시에 연구원들의 부축을 받아 이야기를 듣고 있던 태현이 뛰쳐나가며 타즈미에게 주먹을 휘두르려했다.


하지만 금방 무장하고 있던 특수부대원들에게 제압당했다.


“놔봐... 놔봐!!”


아무리 초인이라지만 이미 힘이 빠질 대로 빠진 태현이었다.


등 뒤에서 일어나는 큰 소란을 잠시 지켜보던 소현이 타즈미에게 이야기했다.


“네 계획에 틀리게 쟤가 힘을 각성해서 계약자를 처리했으니, 결국 니가 죽인 불쌍한 여자 아이는 하나뿐인 아빠는 물론이고 자기 자신도 삶을 잃었어. 너 때문에.”


“.....”


흔들리는 동공과, 분한 듯 몰아쉬는 숨, 여전히 유지하는 침묵에 소현은 타즈미의 머리카락을 쥐어잡고 자신의 진분홍빛 동공을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니가 무고하다 못해 정의로운 사람 둘에게 준 고통을 10분의 1, 아니 100분의 1이라도 맛봐라!’


타즈미의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소현의 목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고 있는 타즈미에게 다방면에서 여러 개의 날카로운 검이 꽂혔다.


푹! 푹! 푹! 푹! 푹!


“끄아아아아아아아악!!!”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는 타즈미, 양 손은 각자의 방향으로 어딘가에 묶여있었다.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타즈미에게 꽂힌 검이 쑥 빠지고, 다시 한 번 타즈미를 동시에 찔렀다.


타즈미는 또 한 번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질렀지만 아무도 들을 수 없었다.


현실 속 타즈미는 기절한 채로 특수부대원들에게 체포되어 어딘가로 끌려갔기 때문이다.


소현의 정신 조작 기술 중 하나인 <할루시네이션>이다. 흔히들 환술이라고 알고 있는 그것.


상대의 정신에 끔찍한 고통을 주어 정신적 데미지를 주고, 현실에선 물리적 움직임과 정상적인 사고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군중제어기, CC(Crowd Control)기였다.


“괜찮아?”


연구원들에게서 태현을 넘겨받은 소현이 태현을 부축해주며 말을 걸었다,


“사실이야?”


“아까 확인할 게 있다고 했지? 이거였어. 몰래 살펴보니까 맞더라고.. 회의장 안에서 능력을 사용했으니, 징계는 좀 받겠지만.”


“.....”


부축을 받던 태현의 걸음이 멈추자 소현이 물었다.


“걷기 힘들어?”


“그 아저씨.. 사는 게 지쳐 보이는 눈이었어.. 근데 내가..”


“... 잘한 거야. 그 지친 사람이 인간을 죽이고 세상을 파괴하기엔 무리가 있잖아?”


소현은 죄책감을 가지려하는 태현에게 위로를 건네줬다.


“큭큭.. 그건 맞네.. 힘을 더 키우는 수밖에 없겠어. 아직 너무 부족해.”


“아까 봤는데 너 지금만 해도 대단한 재능 가지고 있는 거야. 저 놈 저래보여도 아시아 톱이라니깐? 물질계 각성자만 할 수 있는 구상화.. 아무나 못한다고 들었는데..”


“그게 사실.. 그냥 얼떨결에 쏜 불기둥이랑 다를 게 없어..”


소현의 자존심을 높여주는 말에 기분이 좋은 태현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나 그거 알아. 어떤 만화에서 나오는 기술이잖아. 그것도 대단한 거야. 그리고 만화는 좋은 예시지. 너처럼 만화 기술 따라하는 사람도 여럿 있어.”


“근데 방금은 너 눈이 좀 진한 분홍색이었어. 이번엔 왜 색깔이 변해?”


“어??”


갑작스러운 태현의 말에 소현은 굉장히 당황했다.


UNAS 연구에 의하면 각성자의 마력에 반응해 변하는 동공의 색깔은 각성자 자신의 감정 변화에 따라 색깔이 진해진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타즈미의 만행을 보고 분노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태현을 죽이려는 타즈미를 보고 무의식중에 화가 치밀어 오른 모양이다.


‘왜 저래?’


태현은 별 것 아닌 질문에 굉장히 당황하는 평소 같지 않은 소현을 보며 생각했다.


둘이 연기가 자욱하고 벽과 바닥이 부서지는 등, 멀쩡하지 않은 벙커를 나서는 중에 누군가가 태현을 불렀다.


작가의말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국가기밀 초능력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8 28화 21.09.04 104 3 11쪽
27 27화 +1 21.09.01 119 4 13쪽
26 26화 21.08.23 113 4 12쪽
25 25화 21.08.21 130 5 13쪽
24 24화 21.08.20 121 6 12쪽
23 23화 21.08.19 134 5 12쪽
22 22화 21.08.18 140 5 12쪽
21 21화 21.08.17 139 4 11쪽
20 20화 21.08.16 157 5 12쪽
19 19화 21.08.14 174 5 13쪽
18 18화 21.08.13 184 5 12쪽
17 17화 21.08.12 189 6 12쪽
16 16화 21.08.11 215 6 11쪽
15 15화 21.08.10 239 7 11쪽
14 14화 +1 21.08.09 255 9 11쪽
13 13화 21.08.07 260 9 13쪽
12 12화 21.08.06 284 8 12쪽
11 11화 +1 21.08.05 309 10 12쪽
» 10화 +1 21.08.04 329 8 12쪽
9 9화 21.08.03 324 8 11쪽
8 8화 +1 21.08.02 355 9 13쪽
7 7화 21.08.01 398 9 11쪽
6 6화 21.07.31 455 11 12쪽
5 5화 21.07.30 521 13 13쪽
4 4화 +1 21.07.29 609 14 12쪽
3 3화 21.07.28 820 22 13쪽
2 2화 +1 21.07.27 1,357 30 13쪽
1 1화 21.07.26 2,402 39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