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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밀 초능력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별그램
작품등록일 :
2021.07.26 10:21
최근연재일 :
2021.11.30 21:00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2,475
추천수 :
306
글자수 :
291,439

작성
21.08.07 14:00
조회
260
추천
9
글자
13쪽

13화

DUMMY

“당신이.. 당신이.. 어떻게!?”


보라색 화염을 뚫고 걸어 나오는 자의 모습을 확인한 소현이 당황하며 물었다.


“대한민국 각성자 관리국 소속 특수부대 B(베타)팀 팀장 최환용..”


소현은 떨림을 멈추고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크크크.. 그 이름은 이 육신의 주인의 이름이다. 하찮은 인간의 이름이지.”


환용은 대답과 함께 불타버린 특수부대원 전용 마스크를 벗어던졌다.


“...언제부터였지..?”


황동타워 2층을 태우는 검은 보라색의 화염을 맨손으로 아무렇지 않게 어루만지며 환용이 물었다.


“언제부터였냐고? 무엇이 말이냐? 최환용이 계약을 받아들인 것? 내가 이 육신의 주도권을 잡은 것?”


“모두 말이야!”


화르르륵!!


“곧 죽게 될 년이 쫑알쫑알 말은 많구나!”


둘의 이야기를 잠자코 지켜보고 있던 성인 여성의 육신을 가진 또 다른 계약자가 영력을 사용해 근처의 보라색 화염을 모아 쏘았다.


펑!!


황동타워 2층을 터트린 폭발엔 비교도 되지 않지만, 영력을 이용한 공격은 인간에게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기감을 이용해 공격을 피한 소현, 폭발이 만들어낸 연기에 몸을 감추고 생각했다.


‘침착하자. 최환용이 애초부터 계약자였다면 나의 전투 스타일을 대강 확인 했을 터. 애초에 2대 1의 구도를 혼자 타개할 순 없어.’


황동타워 근처의 한 상가에 들어가 호출기로 간단한 상황설명과 지원요청을 마친 소현이었다.


“여기 있구나!”


쾅!!


환용은 손날에 검은 보라색의 영력을 두르고 마력이 느껴지는 벽 너머를 빠르게 찔렀다.


하지만 그것은 소현이 의도적으로 흘려놓은 보이지 않는 마력의 조각이었다.


화아아아악!


그리고 마력의 조각에 걸어 두었던 <일루전>에 당한 환용.


“큭.. 쥐새끼 같은 년..”


“한심하긴..”


또 다른 계약자가 환용을 한심하게 쳐다보았지만 수초도 지나지 않고 환용은 보란 듯이 환영을 깨내고 곧바로 소현을 찾기 시작했다.


‘저 여자는 못해도 3급, 최환용은 최대 2급이다. 위험하다. 이렇게 시간 끌면서 지원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어.’


소현은 기척을 죽이고 요청한 지원 병력이 빨리 도착하길 바라며 재빠르고 영리하게 도망 다녔다.




···


슈우우우우웅!


공기를 가르는 파공성과 함께 밤하늘을 나는 태현과 우주.


특수부대원이라지만 일반인인 준명에겐 특수하다 못해 예의 경우가 없는 현재의 상황을 보고하고, a(알파)팀의 팀원을 깨워 데리고 현장에 오라고 태현이 지시해두었다.


저녁 9시, 아직 사람들이 많이 붐볐지만 그들의 눈으로는 태현과 우주를 볼 수조차 없었다. 그저 불빛이 번쩍였다라고 인식할 만큼.


“쯧쯧..”


우주가 자신의 왼쪽을 날고 있는 태현을 보며 혀를 찼다.


또 무언가 맘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


“뭐가 또 불만이실까?”


태현은 출발할 때부터 이따금 혀를 끌끌 차고 이유는 이야기해주지 않는 우주가 슬슬 짜증났다.


“몰라서 묻는 것이냐?”


“알면 내가 물어보냐?”


“그것부터가 문제다..”


“이 새끼가 진짜..”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자꾸 약을 올리는 우주에 열이 받은 태현은 우주의 목소리라도 피해보려는지 속력을 올렸다.


“저것을 보아라.. 쯧쯧. 자신의 힘을 제대로 다룰 줄도 모르지 않느냐.”


앞서 날아가는 태현을 가뿐하게 추월하며 말하는 우주.


“고작 목적지로 날아가는 데만 힘을 쓸 데 없이 많이 쓰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안 쓰면 속력이 안 나와. 지금 한 시가 급한 상황이라고.”


태현은 조급해져가는 표정을 애써 감추며 상황을 말했다.


“보아라. 난 지금 니가 사용하는 힘의 총량의 절반도 사용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도 속력은 내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 않은가.”


“넌 마력이 아니라 영력을 쓰니까 다른 거 아니야?”


“아니. 그것과는 상관없다. 애초에 너희 인간들의 힘과 영력은 해방하였을 때의 성질 자체는 비슷하다. 구조와 구성 물질 자체는 전혀 다르지만.”


손바닥에 반짝이며 황금빛을 내는 영력을 보여주며 설명하는 우주.


“힘을 모아봐라.”


태현은 우주의 말을 듣고 그와 같이 손바닥에 불꽃의 마력을 모았다.


화르륵!


조그맣지만 밝게 빛을 내는 타오르는 화염.


그것을 본 우주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너는 힘을 모아보라는 나의 말에 손바닥에서 마력이라는 것을 방출해냈다. 그렇다면 마력이라는 힘은 손바닥에서 밖에 방출 할 수 있는 것이냐?”


“아니. 그렇지 않아.”


그렇지 않다.


굳이 손을 쓰지 않아도 바람을 방출하던 타즈미도, 일상생활에서 능력을 자주 사용하지만 손을 쓰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소현도, 지금 온 몸에서 불꽃을 내뿜는 자신도.


물론 손이 마력의 형태를 잡거나 공격하기에 편하기 때문에 주로 사용하지만 마력은 다른 곳에서도 방출이 가능했다.


“그래? 그렇다면 인간들은 어딘가로 이동할 때 주로 어느 신체 부위를 사용하는가?”


“그야 하체지.”


“그렇다면 어디론가 이동하는 지금과 같은 경우엔 굳이 다른 신체부위보다는 하체에서의 마력 방출을 신경 쓰면 되지 않겠느냐?”


그 말을 듣고 기감을 사용해보니 황금빛 영력은 주로 우주의 다리나 발과 같은 하체에서 방출되고 있었다.


“.....”


태현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상체의 불꽃을 죽이고 하체에 불꽃의 마력을 집중시켰다.


금방 붙는 속력에 우주의 속도를 얼추 따라잡자 우주가 이야기했다.


“그래서 한심하다는 것이다. 마신의 역겨운 힘이 느껴지는 곳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쓸 데 없이 힘을 소비하고 있으니.”


그때,


파앙-!!


초인적인 감각을 가진 둘에게만 들리고, 느껴지는 엄청난 충격파.


목적지에 거의 다 와간다는 뜻이었고, 그 만큼 소현이 위험에 쳐해 있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크윽!”


“역하지만 강한 힘을 가진 놈이 있군!”


그것을 온 몸으로 느낀 태현과 우주는 동시에 서로를 쳐다보았다가 긴급한 표정으로 더욱 더 속도를 높였다.




···


“하아.. 하아..”


체력과 마력이 거의 바닥을 보이는 소현은 불이 꺼져 달빛 한 줄기가 들어오는 건물에 몸을 숨겼다.


인간의 틀에 적응하다 못해 벗어나기 시작하는 단계의 계약자는 적응하지 못한 계약자와는 차원이 달랐다.


배로 불어나는 영력은 물론, 영력의 보다 세밀한 통제, 기본적인 상태 이상 내성과 초월적인 감각.


이 모든 것들이 2급 계약자와 3급 이하 계약자의 차이를 눈에 띌 만큼 벌어지게 만들었다.


저벅.. 저벅..


숨어있는 소현의 기척을 감지해낸 성인 여성의 계약자가 천천히 소현에게로 걸어갔다.


“잘도 도망 다녔지만 이제 한계인 것 같구나!”


쾅!!


길거리에 세워져있는 커다란 트럭을 뒤집어엎으며 소현이 듣도록 소리쳤다.


‘요청한 지원 병력은 아직 인가.. 하지만 특수부대만 투입된다면 애꿎은 일반인만 죽어. 저 쪽에서 별 탈 없다면 김태현도 와줘야 할 텐데..’


절망적인 소현의 상황 속에서 그나마의 희망은 물질계 최강이라고 볼 수 있는 불꽃의 각성자 태현이었다.


하지만 소현의 걱정과는 다르게 상상도, 기대도 할 수 없는 커다란 힘이 되어 줄 의외의 인물이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


어쩌면 현재의 태현보다도 훨씬 든든하고 힘이 되는 존재.


그것이 바로 2급 이상이라고 추정되는 천신의 계약자 우주였다.


계약자가 인간을 돕는 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힘들다 못해 전 세계에서도, 역사 속에서도 전무후무한 특수한 상황이었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심지어 아까는 어떤 인간에게 막간을 틈타 간단한 강의를 해주기도 했다.


지금의 소현은 이 모든 사실을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소현의 눈앞에 절망적인 상황이 더욱 그렇게 만들었다.


쾅-!!!


드드드드...


굉음과 함께 흔들리는 건물.


계약자 둘이 전개한 영력이 건물 전체를 잡아 흔들었다.


‘큭.. 이대로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다. 이 방법밖엔 없어. 그렇다면!’


챙그랑-!


곧바로 달려 나가 창문을 깨고 뛰어내린 소현.


멋있게 착지한 위치는 영력을 전개하는 중인 3급 마신의 계약자 앞이었다.


“이 년이 궁지에 몰리더니 제 발로 기어 나오는구나!”


“하아아아아앗!!”


성인 여성의 육체를 차지하고 있는 마신은 공격을 시도하려했지만..


1초.


건물을 무너뜨리려 산개해둔 영력을 공격을 위해 다시 집결시키는 것에 단 1초가 걸렸다.


그리고 소현은 그 1초를 놓치지 않았다.


<마인드 컨트롤링>.


시전한 상대의 정신을 통제할 수 있는 소현의 비장의 기술 중 하나였다.


‘2급으로 추정되는 계약자 최환용도 내 <일루전>에 당한다면 약 10초 동안은 활동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더 낮은 등급의 계약자인 저 여자는 최환용보다 훨씬 상태이상에 내성이 없다는 것. 저 여자를 노린다.’


소현은 2급 계약자인 환용이 자신이 미끼로 쓴 마력의 조각에 심어둔 <일루전>에 당하고 10초도 안돼서 곧바로 정신을 되찾았던 것을 대수롭지 않게 보는 하수가 아니었다.


날카로운 눈썰미와 뛰어난 상황판단 능력.


각성자. 차소현의 장점이었다.


“꺄아아아악!”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정신을 잃는 계약자.


힘이 풀리는 눈과 함께 그대로 쓰러지는 듯 했지만 곧바로 자세를 잡았다.


“정신을 지배하는 그 기술인가. 역시 까다롭군.”


이것을 지켜보고 있던 환용이 다가오려 하다가 조종당하는 다른 계약자를 보고 거리를 벌렸다.


퍽!


거리를 벌린 환용에게 달려든 건 풀린 눈의 계약자였다.


소현에게 정신을 지배당하여 자신도 모르게 같은 편에게 주먹을 날린 것이다.


“큭! 정신 차려!”


빛나는 연분홍색 눈을 크게 뜬 소현이 빠르게 눈동자를 굴렸다.


<익스트림 포커싱>의 발동이었다.


극도의 집중력으로 조종당하는 같은 편 계약자를 어쩌지 못하고 밀리기만 하는 환용의 빈틈을 노리고 빠르게 공격했다.


“으윽!”


오른쪽 옆구리.


퍽!


빠르게 날아오는 주먹을 막으려다가 생긴 좌측 상단의 빈틈.


퍽!


얻어맞아 자세가 흐트러지자 생긴 하반신의 빈틈.


이런 순간의 빈틈을 소현이 놓칠 리가 없었다.


“으아아아악!”


분에 찬 환용은 기합과 함께 영력을 발산해보지만 속수무책이었다.


“하.. 하아..”


수차례 이어진 공격을 전부 허용하고 쓰러진 환용을 확인한 소현은 이미 한계였다.


털썩!


소현은 밀려오는 현기증에 바닥에 주저앉아있었지만 <마인드 컨트롤링>에 당한 여성 계약자는 환용의 곁에 서서 그를 경계했다.


자신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어서이기도 했지만 곧 있으면 도착할 같은 편에게 마무리를 부탁하기 위해 바닥을 보이는 마력에도 정신 지배를 멈추지 않았다.


“아무나 빨리 좀 와라.. 이거 붙들고 있기도 힘든데 이제..”


소현이 힘없는 혼잣말을 하며 숨을 고르고 있는 그때..


푹!!


“끄아아아악!”


눈 깜짝할 새에 정신을 차리고 벌떡 일어난 환용이 근처에서 경계 중이던 여성의 명치를 손으로 꿰뚫었다.


“미안하다.. 너의 복수는 내가 잔인하고 가차 없이 해주마..”


이미 보랏빛 영력과 함께 소멸해가는 여성의 신체에 혼잣말을 하며 소현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환용.


“그거 아나? 저 인간과 계약했던 마신은 나의 오랜 친우이다. 등 뒤를 맡긴 전우이기도 했지.. 넌 오늘 그 목숨의 값을 배로 되갚게 될 것이다..!”


계약자의 몸에 들어간 인외의 존재는 계약자가 사망한다면 본래의 존재 자체도 소멸한다. 그것은 마신도, 천신도 마찬가지였다.


화아아아아아아악!!


쎄한 분위기와 함께 온 몸이 찌릿 찌릿 오싹해진다.


검은 보랏빛의 눈동자는 소현을 위축되게 만들었다.


같은 색의 짙은 영력이 환용의 몸을 휘감아 뿔 달린 악마와 같은 형상을 만들어냈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


영력이 만들어낸 악마의 얼굴인지, 그 안의 환용인지, 인간의 성대로 나올 수 없는 크기와 걸걸한 목소리가 끔찍한 비명을 질렀다.


드드드드드드-!!


그 비명을 듣자 마치 공간 자체가 떠는 듯 거세게 흔들렸다.


털썩!


이미 저항할 힘도 없는 소현이었지만, 온전한 상태였어도 아득히 느껴지는 거대한 힘과 단순한 소리만으로 공간을 뒤흔드는 끔찍한 비명은 버티지 못 했으리라.


커다란 검은 보랏빛의 악마의 얼굴은 형체를 잃어가며 그 안의 환용이 나타났다. 아니, 이미 그는 인간의 모습을 잃은 후였다.


보랏빛 영력이 환용의 이마에 뿔의 형태를 잡고 온 몸의 피부는 괴사하듯 검게 물들었다. 그의 목소리는 인간이 낼 수 없고, 듣기도 거북한 마치 영화 속 괴물의 목소리였다.


자신의 친우였던 다른 마신과는 질이 다른 영력과 함께였다.


“하찮은 미물이여.. 마계의 1군단 부군단장 바나로브가 나의 이름을 걸고 너에게 직접 죄를 사하노라!!”


마신으로서의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손을 뻗은 환용.


쐐애애애액!


마치 촉수 같은 짙은 보랏빛의 영력이 빠르게 솟아 나갔다.


“죽어라! 인간!!”


소현은 저항은커녕 일어나지도 못하고 날아오는 공격을 쳐다보며 체념하고 있었다. 그때..


퍼엉-!!!


쓰러진 소현의 뒤에서 커다란 불기둥과 황금빛 십자가 형태를 가진 2자루의 검이 날아와 검은 보랏빛의 촉수와 함께 폭파했다.


마력과 영력이 뒤섞인 형형색색의 폭발이 만들어낸 자욱한 연기 속에서 천천히 모습이 드러나는 두 사람.


우주와 태현이었다.


“늦어서 미안.”


작가의말

이상한 부분에 대한 피드백, 심심치 않은 응원의 말씀들 항상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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