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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밀 초능력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별그램
작품등록일 :
2021.07.26 10:21
최근연재일 :
2021.11.30 21:00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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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45
추천수 :
306
글자수 :
291,439

작성
21.07.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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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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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글자
11쪽

1화

DUMMY

2021년 3월 2일, 방금 고3이 된 태현은 개학첫날부터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고 있었다.


태현은 꿈을 꾸고 있었는데, 그 꿈속은 장관이었다.


주변에 있는 건물들은 전부 무너져 내렸고 불타고 있었다.


마치 전쟁중인 나라의 폭파당한 거리를 보는 듯 했다.


쓰러져있는 자신의 앞에는 오른 손에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색 빛으로 이루어진 검을 든 한 남자가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점점 다가오는 그 남자의 오른쪽 눈은 오른손에 들고 있는 검과 같은 색깔의 불꽃이 일렁이고 있었다.


똑바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힘이 빠진 태현은 흔들리는 초점을 다잡아보지만 보이지 않는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남자는 멈춰 서서 칼을 쥔 오른손에 힘을 주었다.


숨이 차올라 헉헉대는 자신의 목에 휘두를 것을 알아차린 태현이 힘겨워 하며 입을 열었다.


“왜.. 대체 왜 니가..”


태현의 말을 듣긴 한 건지, 남자가 점점 목에 가까워지는 칼날을 태현의 목젖 가까이에 멈추며 입을 열었다.


“미안하다..”


태현은 방금 전보다 언성을 높여 이야기했다.


“대체 왜 나를.. 분명 그 힘은 남은 두 개의 권능일 텐데.. 어떻게 ..”


숨이 찬 태현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지만 더 이상 할 말이 없는지 입을 닫고 조용히 그를 올려다보았다.


태현이 이야기하던 동안 남자의 찬란하게 빛나던 오른쪽 눈의 동공은 점점 불꽃이 사그라들다가 미동의 황금색 눈동자가 되었다.


남자는


“미안하다.. 사명을 이루려면 이 방법밖에 없었어.. 날 원망하며 잠시 잠들어라. 다시 깨어났을 때 내 죗값은 치르도록 할게..”




···


“딩동댕동 딩동댕동”


학생들이 모두 강당에 가서 교장선생님의 지겨운 훈화말씀을 들어야함을 알리는 종이 울렸는데도 퍼질러 자고 있는 친구를 본 현우는 태현의 책상을 두드리고 흔들어서 태현을 깨웠다.


“아.. 뭐야..? 뭐지 여긴..?”


“이 새끼 뭐래.. 정신 차려 임마.”


자신이 무슨 꿈을 꾸었는지 기억도 못하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태현을 데리고 현우는 교실을 나갔다.


커다란 강당의 좌석에 앉은 태현이 옆에 앉아있는 현우에게 이야기했다.


“아 꿈 꿨는데 뭔 꿈인지 기억 안 난다. 찝찝하네”


“뒤지는 꿈이라도 꿨냐? 어떻게 뒤지든?”


태현은 현우의 물음에 답하려 아직 몽롱한 정신을 붙잡듯 이마를 짚으며 이야기했다.


“몰라 기억 안나. 아니 근데 개학첫날인데 뭐 이렇게 하는 게 많냐? 집에 안보내주냐?”


그 말을 들은 현우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왜 그 말 안하나 했다. 어차피 집 가라 해도 집 안가고 놀러갈 거잖아.”


태현은 단호한 표정으로 현우의 말에 답했다.


“당연하지. 무려 학교에서 주는 여가시간인데 너도 똑같잖아.”


“그건 맞긴 하지.”


둘은 서로를 보고 웃었다.


태현과 현우는 중학교 2학년때 같은 반 학우로서 관계를 발전해 지금은 가장 친한 친구로서 별 탈 없이 항상 함께 다녔다.


그렇게 웃고 있는 둘을 뒤에서 쳐다보고 있는 한 사람이 혼잣말을 했다.


“여기 있었네.”


교복 와이셔츠위에 딱 맞는 후드 짚업을 입은 키가 160 후반대가 되어 보이는 갈색 빛깔이 맴도는 검은 긴 생머리의 귀여운 여학생이 다가와서 이야기했다.


“뭐가 그리 재밌으실까?”


이미 자신들에게 다가오고 있는 걸 알았다는 듯이 현우가 입을 열었다.


“몰라도 돼 임마, 저번에 나 여소해 준다며 왜 안 해주냐?”


장난스러운 말투로 여자를 소개시켜달라는 현우의 물음에 얼굴을 찌푸리고 현우를 노려보는 주아와 그걸 또 같이 노려보고 있는 현우를 번갈아 본 태현이 입을 열었다.


“니들 둘은 언제 사귀냐? 내 소원 중에 하나가 니들 둘 결혼식 가보는 건데.”


말이 끝나기 무섭게 현우가 시선을 태현에게로 돌리고 말했다.


“죽어도 얘랑은 결혼 안한다. 꿈도 꾸지마라.”


현우와 함께 태현을 쳐다보던 주아가 다시 고개를 현우에게로 돌리며 입을 열었다.


“내가 할 말이거든. 박현우 너 오늘 얘 따라서 피시방 갈 생각도 하지마.”


주아와 현우는 현우와 태현의 사이보다 훨씬 오래되었다.


둘은 8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친구여서 서로의 부모님도 친하셨기에 거의 남매나 다름없었다.


사실 둘은 인정하지 않지만 서로를 좋아하고 있었다.


이건 세상에 태현만 아는 비밀이었다. 정작 당사자들 둘은 어렴풋이 짐작만 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둘은 사뭇 잘 어울렸다.


화려한 외모에 키가 커서 인기가 많은 태현이 고급 레스토랑이라고 한다면, 잘생긴 동네 오빠처럼 친근한 이미지인 현우는 소수에게 알려져 있지만 후배나 동년배는 물론 선배들까지도 두터운 팬층을 소유한 동네 맛집이라고 볼 수 있었다.


물론 키는 태현보다 조금 작지만 그래도 182가 넘는다.


그리고 그런 현우와 잘 어울리는 주아였다.


“아 왜 우리 엄마한테 가서 꼰지르지 좀 말라고.”


현우가 억울하다는 말투로 주아에게 말을 건넸다.


그러자 주아가 입을 열었다.


“그건 너 하는 거에 따라서 다르지. 흥!”


주아는 신경질적으로 현우에게 말을 건넨 후 자신의 반의 지정 좌석으로 가버렸다.


그걸 본 태현이 걸어가는 주아를 쳐다보며 현우에게 말했다.


“삐졌나본데?”


“어.. 그런 거 같은데 큰일 났네. 쟤 달래주기가 제일 힘든데.”


현우가 골치 아프다는 듯이 얘기했다.




···


“얼른 집가서 더 연습하고 와라.”


“흥이다 임마. 내일 봐.”


저녁 9시, 둘은 개학식이 끝나고 피시방에서 게임을 하고 헤어져서 집으로 갔다. 태현은 분에 찬 듯했다.


‘감히 나 몰래 연습을 하고 와서 이겨 놓고는 자기가 위인거마냥 생색을 부려? 넌 사람 잘못 건드렸어 박현우.’


당연히 자신이 현우보다 위인 줄 알고 있는 태현이 속으로 다짐했다.


태현은 그렇게 걸어가던 중 자신의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는 한 사람을 보았다.


주아와 비슷해 보이는 키에 N사의 신상 츄리닝을 입고 얼굴을 가리듯 검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푹 눌러 쓴 검은색 모자와 대비되는 찰랑거리는 은발의 또래 여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태현은 속으로 생각했다.


‘예쁘다.. 머리 색깔 보니까 자퇴한 건가?’


어차피 지나치고 다신 보지 않을 사람이지만 익숙해진 주아외에는 오랜만에 보는 예쁜 사람이기에 좀 더 쓸 데 없는 관심을 가졌다. 그런데..


지나치려던 찰나, 은발의 여자아이는 태현을 불러 세웠다.


“저기..”


태현은 자신을 부르는 은발의 미소녀를 향해 몸을 돌리는 와중에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돌아보는 순간 심장이 쿵 쿵 대는 것 같았다.


“네?”


대답하며 돌아보는 순간 태현은 얼굴이 붉어지고 뒷걸음질 쳤다.


그 소녀가 손바닥을 가로로 눕혀 태현의 이마에 갖다 대려 하고 있어서이다. 얼굴이 가까웠다.


“잠시만요. 이마 좀 빌려주세요.”


“아.. 네..”


초면에 이마에 손바닥을 대게 해달라니 특이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태현은 얼떨떨하게 대답하며 허리를 숙여 이마를 내밀었다.


소녀가 손바닥을 이마에 갖다 대고 2초 정도 지났을까, 소녀가 손을 떼며 입을 열었다.


“역시..”


“네?”


“역시 너였어.”


영문 모를 말을 하는 소녀를 보며 태현은 갸우뚱했다.


‘초면에 갑자기 이마를 짚더니 저건 또 무슨 소리지?’


그런 태현을 보며 소녀가 혼잣말을 했다.


“근데 본인은 모르는 눈치네. 아직 발현을 안 한 모양이구나.. 그나저나 운이 좋네. 한 번에 찾다니.”


태현은 영문 모를 혼잣말을 하는 소녀와의 이 어색한 상황에서 벗어나 집으로 가서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눈앞의 미소녀는 바라는 바와 반대가 되는 말을 건넸다.


“너 잠깐 나 좀 따라와.”


순간 태현은 이 상황을 보고 저번 주에 현우와 같이 봤던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그 장면의 내용은 이랬다.


여자 친구와 헤어진 주인공이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고 있을 때 예쁜 여성이 선뜻 먼저 말을 걸어 함께 술을 마시게 되었다.


어쩌다보니 술에 많이 취해 길도 똑바로 걷지도 못하는 주인공을 부축하던 그 여성은 어느 골목에 들어서자 주인공을 놓고 골목에서 덩치가 큰 남성들에게 다가가서 그들의 대장 같아 보이는 한 남성의 오른팔을 껴안고 얘기했다.


“데려왔어. 돈 많아 보이는 사람. 적당 껏 하고 뺏어 아직 11시라 길에 사람들 많아.”


이 이후의 이야기는 뻔했다.


짧은 순간에 이 장면을 떠올린 태현은 떠올린 장면과 전혀 위화감 없는 현재의 자신의 상황에 당황해 땀을 흘렸다.


소녀는 갑자기 혼자 당황해 땀을 흘리는 태현에게 말했다.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 아니야? 나 그런 나쁜 사람 아니거든? 안 해치니까 따라오기나 해.”


태현은 어리둥절했다. 자신의 속으로 한 생각을 태연하게 읽어내고 대답한 것이 아닌가!


‘속으로 생각한 건데 들리기라도 했다는 건가?’


소녀는 멍하니 서서 자신을 쳐다보는 태현에게 언성을 높여 말했다.


“아 언제까지 그러고 서있을 거야? 얼른 따라오라고!”


자신의 생각이 읽히는 것보다 소녀가 화를 내는 것이 훨씬 더 무섭다고 느낀 태현이 소녀가 걸어가는 길을 얼른 따라서 걸었다.


“너 뭐야? 어떻게 한 거야? 그리고 어디 가는 건데?”


“그건 도착하면 설명해줄게. 우리 집으로 가는 거야.”


그러자 태현은 얼굴을 붉힐만한 생각을 했다.


‘모르는 미소녀의 집으로 함께 간다니.. 혹시 집에 누가 계신..’


거기까지 생각한 태현은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자신을 한심하게 쳐다보는 소녀였다.


아차 싶었던 태현은 뻘쭘해 하며 따라 걸었다.


소녀의 집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아파트 안에 들어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을 누른 소녀는 입을 열었다.


“대한민국의 귀중한 인재가 어찌 저리 타락했을까.”


태현은 뒷머리를 긁적였다. 자신의 이야기였다.


“바라는 대로 아무도 없긴 한데..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진 않을 거야.”


“뭐..뭘! 나 아무것도 안 바라고 있거든!?”


태현은 당황해하며 말했다.


말이 끝나는 동시에 8층에 도착했다는 엘리베이터의 안내음이 울리고 소녀와 태현은 소녀의 집에 들어갔다.


넓지도 않고 좁지도 않은 흔한 서울의 원룸이었다. 그녀 혼자 사는 듯 했다.


“일단 여기 앉아 있어봐. 마실 것 좀 줄게.”


그녀의 말을 듣고 방에 들어간 태현은 고분고분하게 책상이 펴져있는 바닥에 앉았다.


얼마 안지나 소녀는 복숭아 맛 아이스티를 2잔을 타서 조그마한 오른손에 컵을 두 개 들고 와서 태현의 반대편에 앉았다.


태현의 앞에 한잔, 자신의 앞에 한잔. 컵을 내려놓고 손을 귀 뒤로 가져가 쓰고 있던 마스크와 모자를 벗었다.


태현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예쁜 소녀의 얼굴을 보고 얼굴을 붉혔다.


그녀는 모자와 마스크를 책상 아래 자신의 옆에 내려놓고 입을 열었다.


“우선 자기소개부터 할게. 내 이름은 차소현. 나이는 너랑 동갑이고, 정신의 각성자야.”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으려는 태현의 말을 막듯 빠르게,


“그래.. 설명부터 해줘야겠지?”


소현은 서서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3초정도를 기다렸다가, 이내 두 눈을 부릅떴다.


그녀의 검은 동공은 언제 그랬냐는 듯, 연분홍색의 빛이 나고, 그 신비한 빛은 쉼 없이 일렁이고 있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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