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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밀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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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램
작품등록일 :
2021.07.26 10:21
최근연재일 :
2021.11.30 21:00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2,457
추천수 :
306
글자수 :
291,439

작성
21.08.10 14:00
조회
239
추천
7
글자
11쪽

15화

DUMMY

화악!!


휘몰아치는 검은 폭풍이 형태를 잃자 폭풍의 눈에 있던 바나로브가 나타났다.


그가 지배하는 인간, 최환용의 육체는 이미 한계였다.


잘려버린 왼쪽 팔의 단면과 금이 가있던 왼쪽 얼굴이 형체를 유지하지 못하고 천천히 검은 연기로 산화하기 시작했다.


자괴하던 육체와 우주와 태현의 합공덕분이었다.


“꼴이 말이 아니군.”


신음소리를 내며 비틀 비틀 걷는 그에게 우주가 말을 걸었다.


“그렇군... 수백년 전 그 날이 생각나는군.. 난.. 아직도 그 날을 잊을 수 없다..”


“.....”


태현은 서로를 아는 듯한 둘의 대화 속 무거운 분위기를 느끼고 조용히 지켜보았다.


“크크크큭.. 그 때와는 서있는 위치가 다르지만 말이야..”


“...구차하게 목숨을 연명하려하지 마라. 뭐 이미 방도가 없는 것 같기는 하다만.”


바나로브의 회상이 싫은 것인지 말을 돌리려는 우주였다.


“크크큭.. 크하하하하! 니가.. 니가 나에게 할 말은 아닌 것 같군..”


슉.. 슈슈슈슉...


바나로브의 주위를 맴도는 영력은 불안정하다 라는 표현이 잘 어울릴 만큼 불규칙하고 무질서하게 일렁였다.


그리고 검은 연기로 산화하던 전신이 오른쪽 눈을 남기고 전부 검게 물들었다.


“그래.. 이 육체는 이미 한계를 맞이했다. 하지만..”


슈아아아아아아악!!


셋이 서있던 광장의 바닥에 어느샌가 검은 연기가 나타났다.


마치 무대 위의 드라이아이스처럼 빠르게 광장의 바닥을 검은 연기가 매웠다.


“뭐야 이건?”


순간 당황했지만 빠르게 주위를 둘러보며 상황을 파악해보는 태현과 우주.


그런 둘을 본 바나로브가 둘을 비웃으며 오른손을 들어올리고 주먹을 꽉 쥐었다.


콰아아아앙-!!!


태현과 우주의 등 뒤에 있던 분수대를 바닥에서 올라온 검은 연기가 감싸고 이내 꽉 쥐어짜 무너뜨렸다.


“어??”


“이건..”


맥없이 무너져버린 분수대를 쳐다보며 황당해하는 태현과 바나로브를 쳐다보는 우주.


“크하하하하하하!! 이 몸이 이대로 혼자 자멸하길 기대한 것이냐! 웃기는 소리! 나는 마계의 1군단 부군단장이다! 이대로 혼자 소멸하진 않겠다!”


파아아악!


태현이 신고 있던 신발의 밑창 즈음에 맴돌던 검은 연기가 붙어 올라 정강이까지를 감쌌다.


마치 빨려 들어가는 늪 같이 전혀 움직임을 취할 수가 없었다.


“윽! 움직일 수가 없어!”


걸음을 옮기려하던 태현이 움직임을 막는 검은 연기를 만져보려 하지만 손에 잡히지 않았다.


“다 같이 죽을 셈이냐!”


태현의 정강이까지 오는 검은 연기는 비교적 키가 작은 우주의 하반신을 덮은 후였다.


화아아악!


황금빛 영력을 손에 모아 검은 연기에 비춰보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큭큭큭큭.. 나는 죽지 않는다. 이 육신은 소멸할지 몰라도 말이다!”


“크윽! 그게 무슨 말이지? 빙의한 육체가 사망한다면 너도 소멸할 텐데!?”


콰아앙-!


광장에 놓여있는 벤치가 분수대와 같이 허무하게 산산조각 나자 바나로브가 답했다.


“나에겐 이 육체를 대신할 다른 예비용품들이 있다.”


“...!!”


“이런 X발!! 곱게 안 죽고 또 무슨 헛소리야!”


“큭큭큭... 꼴사납게 죽는 모습을 지켜보지 못하는 것이 한이구나..”


분에 찬 태현이 소리쳐보지만 바나로브는 그를 비웃을 뿐이었다.


“그 여자에게 전해두어라.. 삶을 곱게 끝내진 못할 것이라고..!”


샤아아아아아악!!


마지막 한 마디가 끝나자 최환용의 육체가 검은 재가 되어 어딘가로 날아갔다.


“X병 났네!”


태현의 다급한 목소리는 육두문자를 담기에 적합한 듯 했다.


“침착해라..!”


허리를 에워싼 검은 연기를 차근 차근 관찰하던 우주가 태현에게 말했다.


“침착하게 생겼냐? 당장 쥐어짜져서 뒤지게 생겼는데..”


“바나로브가 우릴 죽일 수 있었다면 왜 우리는 저 분수대와는 다르게 멀쩡하지?”


“...?”


“영력이 부족해서이다! 붕괴하는 육체를 회복시키는 것, 우릴 향한 공격, 공격을 막을 방어. 육체의 붕괴를 막지 못한 것이지!”


콰아아앙-! 쩌저저적!!


검은 연기로 뒤덮인 광장의 바닥이 균열이 가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큭! X됐다. 이거 무슨 방법이 없나?’


다급하게 살아남을 방도를 찾는 태현과 현 상황을 타개할 열쇠를 찾는 우주.


‘소유주가 온전치 못한 영력은 최악의 경우엔 소멸하기도 한다.. 즉, 몸을 속박하는 이 연기도 어느 부분에서 약화되었다. 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파앙-!


경쾌한 소리와 함께 찬란한 황금빛 검이 번쩍거리며 우주의 손에 쥐어졌다.


“하압!”


촤앙-!


기합과 함께 발 밑의 연기를 노리고 검을 휘두른 우주.


퍼억-!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둔탁한 소음과 함께 발밑을 감싸던 연기가 썰려 나갔다.


‘역시.. 추측이 맞았군. 시간이 없다. 빨리..’


쩌저저저적-!


바나로브가 서있던 광장의 절반은 이미 무너져 내리고 그 반대편의 태현과 우주가 서있는 곳에도 균열이 점점 다가오기 시작했다.


“후으읍..!”


촤아아아앙-!


우주가 기합을 넣자 황금빛 영력이 어디선가 모여들어 손에 쥐고 있던 것과 같은 십자가 형태의 검이 3자루가 빚어졌다.


촤앙-! 퍼억-! 퍽! 퍽! 퍽!


손에 쥔 검을 자신의 발 앞에 내리꽂자 공중에 떠있던 황금빛 검 3자루가 뒤따라 힘차게 바닥에 꽂혔다.


우웅! 우웅!


X자를 그리며 사선으로 꽂힌 검들이 강한 진동과 빛을 냄과 동시에 검은 연기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우주의 움직임이 가능해지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이제 저 인간을..’


바닥의 검은 연기를 밟아도 문제 없도록 상반되는 영력을 발에 전개한 후 태현을 도우려는 그 때..


콰아아아앙-!!


거리가 벌어진 태현과 우주의 사이의 거대한 균열이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순식간에 꺼져버린 땅, 무너져 내리는 건축물.


강도 높은 지진이 일어난 것만 같았다. 검은 연기만 빼면 말이다.


‘X랄 났네.. 움직여지지도 않고.. 금방 땅이 꺼져버리겠네..’


쾅!!


“포기하지 마라!”


그렇게 체념하는 태현의 두 발 사이에 무너진 균열 너머의 우주가 던진 황금빛 검이 날아와 대리석 바닥에 꽂혔다.


황금빛 검이 내뿜는 진동과 빛의 파장은 검은 연기에 에워싸여 옴짝달싹 하지 못하는 태현의 움직임을 한 단계 편안하게 만들었다.


‘그래.. 여기서는 못 죽는다. 그것도 이렇게 허무하게.. 말이야!’


“흐아아아아아아압!!”


태현은 우주의 격려와 도움에 힘입어 강한 기합과 함께 마력을 방출했다.


펑! 화르르르르르륵!!!


그러자 정강이부터 허벅지, 옆구리, 넓은 등판, 팔의 뼈가 있는 부분, 심지어 머리카락까지. 온 몸에 불이 붙었다.


그리고 그 불꽃은,


화르륵!


하체를 에워싼 검은 연기를 모조리 태우고 태현의 주변에 넓게 퍼져있는 검은 연기도 불이 붙기 시작했다.


‘저 불꽃.. 영력을 태우는 힘을 가진 것인가..?’


태현을 도우려 집어던질 검을 만들어내던 우주가 이를 보았다.


‘하지만 도착했을 때의 불기둥과 아까의 불꽃 장벽을 제외한다면 모든 공격이 영력을 태우지는 않았다..’


놀라울 정도의 눈썰미와 기억력이었다.


‘정작 본인은 사용은커녕 그런 능력의 존재 자체도 모르는 것인가.’


사실이었다.


정작 능력의 주인인 태현은 어렴풋이 느끼고만 있었지, 실제로 자각하고 있지는 못 했다.


그 근거로는 타즈미와의 싸움에서도 그렇고, 심지어 방금 전과 같은 경우라고 볼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순전히 우연이라도 필요한 순간에 적절하게 그 능력을 사용한다는 것.


쩌적!! 저저저적!!


또 한 번 크게 균열이 생긴 광장.


균열을 본 태현이 우주의 뒤에 있는 광장의 출구를 가리키며 침착하게 얘기했다.


“일단 각자 출구로 나갔다가 다시 모이자!”


“알았다!”


우주의 말이 끝나자 둘은 각자의 등 뒤에 있는 출구를 향해 뛰었다.


쿠르르르르릉... 콰아아아아앙-!!


둘이 광장에서 벗어나자 기다렸다는 듯 커다란 굉음과 함께 무너져 내려 아름다웠던 공원이 거대한 싱크홀로 변했다.




···


“후우.. 후우..”


공원의 출구로 나와 대기하고 있던 A(알파)팀과 합류한 태현.


A(알파)팀은 2시간 전, 우주가 기절시킨 팀원들을 데리고 현장에 도착해 소현과 합류하여 대기하고 있었다.


팀장 유준명이 숨을 헐떡이는 태현에게 다가와 물을 건넸다.


꿀꺽.. 꿀꺽..


받아든 물을 마시며 숨을 돌리고 있는 그에게 휴식을 취하고 있던 소현이 물었다.


“어떻게 됐어? 처리한 거야?”


“후우... 아니 못 했어.. B(베타)팀 팀장의 육체는 소멸했어..”


태현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A(알파)팀의 팀장 유준명의 표정이 굳었다.


“소멸하기 직전에 무슨 예비품이 있다고 하던데. 아마 인간의 몸을 얘기 하는 거겠지..”


이어진 태현의 이야기를 듣고 놀란 소현이 눈을 꽉 감고 지끈 지끈한 머리를 부여잡고 말했다.


“그건 또 무슨.. 아까 너랑 같이 온 그 계약자만 해도 대형 사건인데.. 자꾸 스케일이 커져가네..”


2급 이상의 계약자가 나타난 것부터가 UNAS 연구팀이 발칵 뒤집힐 일인데,


현재로서 비슷한 수준의 강함을 가진 계약자가 나타난 것도 모자라 인간의 편에 선 것,


사실인지 확실하진 않지만 2급 계약자의 손에 또 다른 인간의 육체가 들려있다는 것.


세간을 뒤흔들 이 모든 것들이 단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규모였다.


“그러게..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네.. 근데 걘 아직 안 온 거야?”


“나를 말하는 것인가.”


태현과 소현이 주저앉아 있는 거리의 반대편에서 만신창이인 우주가 걸어오며 말했다.


“그래 너 말이다 너.”


철컥! 철컥!


우주가 2시간 전 기절시켰던 A(알파)팀의 팀원들이 총구를 걸어오는 우주에게 겨눴다.


“아군으로 확인되었다. 경계를 멈춰라.”


“몇 시간 전 나의 추태에 대해 사과하지. 마신이 힘을 발산한다면 천신인 나는 무의식적으로 영력이 흘러나오거든.”


그들을 말리는 준명을 보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가 굳은 그의 얼굴을 본 태현이 한숨과 함께 다시 고개를 숙였다.


“후... 두 분은 친구였나 보죠?”


태현의 힘없는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는 여전히 땅바닥을 쳐다본 채였다.


“네? 네.. 그렇습니다..”


본래 환용과 준명은 입대할 때부터 같은 부대 소속으로 서로에게 서로의 등 뒤를 맡기고 불가능한 작전까지도 해냈다.


사람을 이끄는 힘, 통솔하는 힘이 뛰어난 준명은 A(알파)팀의 팀장을.


급박한 상황에서 나오는 순발력과 재빠른 상황판단능력을 가진 환용은 준명을 보좌하는 A(알파)팀의 행동 대장이자 부 팀장을 맡았다.


하지만 그가 달라진 것은 2년 전이였다.


“지금 느끼기에 그는 저에 대해 알게 모르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나 봅니다.. 그냥.. 언행뿐이라도 느낄 수 있었죠. 그래서 각자의 팀을 꾸려서 갈라서게 되었습니다.”


“.....”


“.....”


“.....”


태현과 소현, 심지어 우주까지도 둘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준명을 빤히 쳐다보았다.


“...조금.. 부담되네요.”


묘한 3명의 시선을 느낀 준명이 헛웃음을 터트리자 자신들이 준명에게 부담을 주고 있음을 느낀 셋이 헛기침을 하며 조금 뒤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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