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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밀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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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7.26 10:21
최근연재일 :
2021.11.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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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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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화

DUMMY

소현의 좀 전까지 미소를 띄던 얼굴은 굳은 표정으로 변했고 곧 입을 열었다.




“미리 말해두는데 이 모든 게 기밀사항이야. 사람들이 알아서 좋을 게 없으니. 그리고 뭐 하나 알려주자면 우리 같은 각성자들에 대해 아는 거의 모든 이들의 시선은 좋지 않아.”




소현은 무표정으로 남은 아이스티가 들어있던 빈 컵을 아쉽다는 듯이 만지작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말했듯이 군대가 와도 어떻게 못하는 초자연적인 존재를 상대하는 우리도 똑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아니니까. 일루전 속에서 얘기했던 정부소속 요원들 얘기 기억나지?”




태현은 혼란스럽던 상황을 정리하고 소현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끄덕인 태현을 본 소현이 말했다.




“그 요원들의 임무는 오직 수상한 사람을 찾고 조사하는 것이 아니야. 오히려 주된 임무는 각성자의 동선이나 행보를 파악하는 거야.”




소현의 굳은 표정을 보고 의문을 가졌던 태현이 궁금증을 풀었다.




그리고 태현이 입을 열었다.




“각성자들이 계약자들처럼 일반인을 해치기라도 할까봐?”




“맞아. 정부는 그게 두려운 거지. 물론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지만 팔자가 좀 춥긴 하지. 근데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들은 대우가 다른 듯 했어. 어떤 나라는 반대로 정부가 굽신거리기도 하던데.”




소현의 표정은 보기 안쓰러웠다. 태현도 표정이 안 좋아지는 건 마찬가지였다.




“인간은 이해하기 어려운 건 두려워하니까..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해야해 지금부터?”




태현이 정적이 흐를 뻔한 상황에 먼저 입을 열어 소현에게 질문했다.




“우선, 힘이 발현할 때까지 기다려야해. 평균적으로 한 3,4일 정도 걸려. 그 후에.. 아 아니다. 니가 가진 힘은 무려 불이니까..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소현은 턱을 쓰다듬으며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방법이 이것밖에 없는 것 같은데.. 음.. 그럼 내가 지켜볼 수 있게 당분간은 내 집에서 생활해.”




소현의 답을 기다리던 태현은 굉장히 당황하며 되물었다.




“으..응? 뭐라고? 이 집에서? 너랑?”




“왜? 싫어? 싫어도 어쩔 수 없어. 너도 모르게 갑자기 힘이 발현돼서 집이든 학교든 다 태우면 어떡하게? 그리고 너는 기감을 느끼는 방법이나 계약자들을 상대할 힘을 훈련해야해.”




“훈련은 그렇다고 치는데, 학교는 어떡하라고? 오늘 개학첫날이었던 학교를 가지 말라고?”




태현은 그렇게 물으며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서 잠금화면 에 적혀있는 날짜를 소현에게 보여주었다.




‘3월 3일 화요일 오후 1시 46분’




“음, 정 가겠다면 학교 정도는 괜찮아. 너희 학교는 여기서 가깝기도 하고 여차하면 다른 방법도 있으니까. 그리고 너 집이 여기서 가까워? 이 시간엔 막차도 끊겼을 텐데?”




소현의 말을 들은 태현은 내밀었던 핸드폰을 다시 가져오며 말했다.




“응? 왜 시간이 몇 시인.. 어!? 지금 시간이 왜 이래!?”




아마 소현이 보여준 일루전이 생각보다 훨씬 시간을 잡아먹은 모양이다. 당황한 태현을 본 소현이 얘기했다.




“내 말대로 해. 싫든 좋든 어쩔 수 없어. 니 가족들이나 학교 친구들 위험하게 만들지 말고.”




소현의 말이 맞았다. 그리고 태현은 사심이 1퍼센트도 첨가되지 않은 귀로 소현의 말을 듣고 그게 옳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상당히 떨렸다. 오늘 처음 보는 은발의 미소녀와 동침이라니.




생각을 읽지 않고 표정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알 것 같은 태현을 보고 소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태현은 한숨소리를 듣고 반자동적으로 눈을 꽉 감고 방금까지 하던 생각을 멈추려 노력했다.




“안 읽었거든. 니 표정만 보고 있었거든. 넌 소파에서 자. 이불은 줄게.”




태현을 쳐다보며 자리에서 일어난 소현은 아이스티가 들었던 자신의 컵과 태현의 컵을 들고 부엌으로 향했다. 태현은 따라 일어나서 화장실로 향했다.




그러자 소현은 컵을 씻으며 되돌아보고 태현에게 말했다.




“음 일단 여분의 옷이랑 속옷 정도는 가져와야겠네. 일단 오늘은 우리 아빠 옷으로 갈아입어. 안 버리고 냅두길 잘했네. 내일 학교 끝나면 짐 챙겨서와. 어머니한테는 친구네 집에서 며칠 자고 온다고 하고. 안된다고 하셔도 어떻게든 둘러대.”




“나 부모님 안 계셔.. 나 혼자 사는데?”




“아...”




어쩐지 기억을 읽었을 때 태현의 가족들이 8살의 기억 후에는 보이지 않았다.




숙연해진 소현이 깨끗해진 컵을 내려놓고 자신의 옷을 꺼내주었다. 옷을 받은 태현이 화장실 문을 열며 소현에게 말했다.




“타이밍이 많이 늦었긴 한데.. 내 이름은 김태현이야.”




그렇게 말한 태현은 쑥쓰러운 듯 얼른 화장실 문을 열었다.




소현은 많이 늦은 태현의 자기소개에 피식 웃으며 이불을 꺼내 소파에 올려두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태현은 씻고 소현에게 받은 옷으로 갈아입은 후에 아침부터 내내 입고 있던 교복을 잘 접어서 소파 아래 바닥에 두고 소파에 누웠다.




참 길었던 하루였다. 현재 자신의 상황을 되짚어보고 소현에게 들었던 모든 것을 상기시켰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내가 잘못 되는 건 둘째 치고 사람들을 구하지 못한다면..’




‘내가 옆에서 도울 거야. 힘들고 어렵겠지만 두 명이 된다면 할 수 있겠지. 안자? 내일 학교 가겠다며?’




머릿속 에서 소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현이 가진 능력의 일종인 듯 했다.




부끄러워진 태현이 방문을 닫은 소현에게 들리도록 소리쳤다.




“생각 좀 마음대로 읽지마! 사람 부끄럽게.”




그걸 듣고 소현은 혼자 조그맣게 웃었다.




‘항상 혼자여서 조용하고 외로웠는데, 뭔가 동질감도 느껴지고. 애초에 사람이 있으니 느낌이 다르네. 반응이 귀여워. 놀려먹기 재밌네.’




그렇게 생각한 소현은 곰곰이 떠올렸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고, 각성자가 되고나서부터 늘 혼자였다.




때문에 웃을 일도 없었고, 하루하루가 외로웠다. 하지만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웃어보기도 했다.




소현은 기분 좋게 웃으며 금방 잠이 들었다. 반대로 태현은 내일 아침에 일어날 핸드폰 알람을 맞춰둔 후에 혼란스러운 상황을 정리하며 뒤척인 후에야 잠이 들었다.








···




아침 7시 30분, 맞춰둔 알람이 울려 태현은 잠에서 깼다. 기지개를 피고 나니 소파 앞에 있는 탁상에 소현이 남겨둔 듯한 쪽지가 있었다.




‘급하게 볼 일이 있어서 먼저 나가. 학교 끝나면 집에 들렀다가 곧 바로 여기로 돌아와. 혹시 무슨 일 생기면 연락해. 010-xxxx-xxxx’




‘어쩌다보니 번호를 땄네?’




뭔가 순서가 뒤바뀐 것 같았다. 그야 동침 아닌 동침을 하고 나서 번호를 받다니.




피식 웃은 태현은 얼른 학교를 갈 준비를 하고 소현의 집에서 멀지 않은 학교로 출발했다.




어딘가 익숙한 이 길을 걸어가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태현은 멀리서 달려오는 익숙한 실루엣을 발견했다.




“뭐야 태태? 왜 여기있어? 너네 집이랑 반대편 방향이잖아?”




태현의 별명을 부르며 현우였다. 어쩐지 길이 익숙하더라니 소현의 집과 현우가 사는 아파트는 가까웠던 모양이다.




“그게.. 만날 사람이 있어서,”




대충 둘러댄 태현이었다. 그야 어제 처음 본 또래 여자애의 집에서 살게 됬다는 얘기를 하면 골치 아파질 것 같아서였다.




“뭐야? 이 이른 아침에 만날 사람? 여자라도 생긴 거야? 잘 되면 언제 한번 소개라도 시켜줘.”




“뭐래. 여자 아니거든.”




현우를 툭 치며 대답한 태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보니 학교의 정문까지 도착해있었다.




그 후로부터는 지겹도록 반복되는 일상이었다. 사실 알고 보면 굉장히 똑똑하지만 공부는 하고 싶지 않은 태현, 옆에서 책상에 엎드려 자는 친구가 있는데도 열심히 받아 적는 현우였다.




4교시였던 체육시간에 평소보다 약간 쌩쌩했던 것만 빼면 특별할 것 없이 지나가는 학교생활이었다.




“우리 반에 내일 전학생이 온다는 소식이 있다.”




종례 시간, 담임 선생님의 한 마디에 여학생과 남학생 할 것 없이 선생님에게 물었다.




“여자에요, 남자에요? 쌤?”




기대가 가득한 찰나였다.




“여학생 이랬던 것 같은데?”




담임 선생님의 대답은 아까 전의 한 마디와는 다른 결과를 불러냈다.




여학생들의 대부분은 한숨을 쉬고 남학생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물론 태현과 현우도 마찬가지였다.








···




“어? 왜 그 쪽으로가?”




기분 좋게 하교하던 태현에게 현우가 물었다.




“집 갈라고, 왜? 오늘은 피시방 못가.”




“아니 그 여자 보고 가야지. 안 보고 가도 괜찮은 거야?”




“여자 아니라고..”




아니라고 말해도 듣지 않을 현우였기에 태현은 더 이상 힘을 빼지 않았다.




태현의 대답을 들은 현우는 웃으며 태현에게 내일 보자는 인사를 건네고 집으로 갔다.




태현은 소현이 시킨 대로 집으로 가서 옷과 필요한 것들을 챙겨 나오며 생각했다.




‘근데 언젠가는 내 주변 사람들도 알게 될 수 있고 그게 현우일 수도 있을 텐데.. 그때엔 어떻게 얘기를 해야하려나..’




그렇게 고민하다 소현의 집에 도착한 태현은 당황했다. 소현이 집에 없어서이다.




‘볼 일이 있다더니 아직 안 끝났나. 집 비밀번호를 모르는데..’




태현은 그렇게 문 앞을 맴돌다가 소현이 남겨둔 쪽지에 적혀있던 번호에 메시지를 보내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물었다.




소현은 메시지의 답장을 보낸지 20분이 지나서야 알려주었다. 많이 바쁜 모양이었다.




문 앞에서 서성이던 태현은 집 안으로 들어와 어제처럼 교복을 개어놓고 거실의 한 구석에 자신의 캐리어를 풀어 놓았다.




마음이 편해진 태현은 화장실로 들어가서 자신의 화장실 용품도 들여놓았다.




그리고 들어가서 샤워를 하고 나와서 뉴스를 한창 보고 있을 때였다.




“속보입니다. 캄보디아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이죠. 앙코르와트 근처 건물에서 원인 불명의 큰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1명의 사망자를 낸 이 사고는 근처를 지나다니던 행인들도 부상을 입혔다고 합니다. 그 중에는 한국인 관광객이 1명···”




원인 불명의 폭발 사고, 분명 어제 소현이 보여주었던 일루전 속 대화 타워의 폭발사고를 진실을 모르는 세간에서 부르던 말이다.




태현은 추측했다.




‘저만한 폭발사고에 사망자는 1명, 계약자가 발생하고 그 계약자를 근처의 각성자가 처단, 그리고 사망자 처리를 한 것이라면..’




‘혹시.. 계약자인가?’




확실하진 않았지만 전혀 억측이 아니었다.


사실 자신이 정부의 고위 간부였어도 그렇게 했을 것 같았다.




태현은 저것과 비슷한 사고의 숨겨진 진실 속에서 사람들을 구하고 그 원인이 되는 계약자를 처리하는 것, 그것이 자신이 해나가야 할 일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다시 느꼈다.




그 후에 몇 십분 정도 뉴스를 더 보고 있을 때였다.




“삑,삑,삑,삑 드르륵 탁!”




현관문이 열렸다. 소현이 온 것이다. 태현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서 더웠는지 은색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기는 소현을 보았다.




그녀의 오른쪽 팔과 왼쪽 손에는 쇼핑백 같은 것들이 여러 개가 있었다. 쇼핑을 하고 온 모양이었다.




“보지만 말고 이거 좀 들어줘. 무겁다고.”




소현이 그렇게 말하자 태현은 소현에게 다가가 양팔에 있는 쇼핑백을 들어다가 소현의 방에다 옮겨주었다.




소현은 손을 씻고 화장실에서 나와서 태현에게 물었다.




“밥은? 아직 안 먹었어?”




“아직 6시니까 별로 배고프지도 않고 집주인 없는 집에서 혼자 밥 먹을 수 있냐.”




태현은 화장실에서 나오면서 묻는 소현에게 소현의 방에서 나오며 대답했다.




“잘 됐다. 엄청 토할 텐데..”



“뭐? 못 들었어. 다시 말해봐.”




“아냐. 옷 입고 나와 갈 데 있으니까.”




태현은 뭔가 느낌이 쎄했다. 방금 뭔가를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들은 것 같았다.




태현은 거부감이 들었지만 어느새 생각을 읽은 소현이 태현을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에 겁이 난 태현은 얼른 옷을 입고 소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




“그래서 어디 가는 건데.”




“멀리 안가. 이 앞에 놀이터 갈 거야.”




“엥? 뜬금없이?”




소현의 뜬금없는 놀이터 타령에 태현은 머리를 긁적였다.




얼마 안 가자 소현의 집 앞에 있는 놀이터에 도착했다. 아직 저녁 6시밖에 돼지 않았던 터라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의 시끄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서 뭐하려는 건데?”




“음. 수련이라고 해야 하나? 일단 여기 앉아서 이거 써봐.”




소현은 태현을 미끄럼틀의 출구에 앉히고 무언가를 내밀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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