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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밀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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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램
작품등록일 :
2021.07.26 10:21
최근연재일 :
2021.11.30 21:00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2,460
추천수 :
306
글자수 :
291,439

작성
21.07.31 14:00
조회
455
추천
11
글자
12쪽

6화

DUMMY

학교가 끝나고 오늘 저녁식사의 메뉴를 고민하던 둘에게 무언가가 빠른 속도로 날아왔다.


“슈아아아아악!”


태현과 소현은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곧 바로 소현이 소리쳤다.


“피해!”


소현이 태현을 향해 오른손을 뻗고 달려와 태현을 안고 뛰어 올랐다.


“펑!”


정체불명의 투사체가 날아와 방금까지 두 사람이 걸어가던 곳이 폭발했다.


다행히 둘은 무사한 듯 했다.


“안 다쳤냐?”


소현이 자신의 밑에 깔려서 어쩔 줄 몰라 하는 태현 대신 투사체가 날아온 곳으로 추정되는 곳을 노려보고 있었다.


“크흠.. 나 혼자 피할 수 있었거든.. 아 얼른 나와! 무겁다고!”


“우이 씨! 너 이따가 봐.”


태현은 본능적으로 움츠러들었다.


“근데 무슨 일인데?”


“모르겠어. 아마 계약자겠지?”


“대치하는 건 처음인데, 대타로 용병 각성자 불렀다며?”


“쉿, 온다.”


어느새 연분홍색 눈을 뜬 소현이 처음 마주쳤을 때 같은 진지한 얼굴을 하고 연기가 자욱한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군가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있던 태현의 머릿속에서 소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단, 지금 저 쪽의 능력 탓인지 아까 전부터 사람들이 안보여, 무슨 결계 비슷한 거겠지?’


태현은 소현의 날카로운 눈썰미에 새삼 놀라며 생각했다. 불꽃이 일어났을 때 부터였을 거다. 사람이 전혀 안 보이고 둘 이외에는 인기척이나 소리도 안 났다.


‘오히려 더 좋아. 일반인들 신경 안 쓰고 싸워도 상관없다는 거니까. 내가 커버 쳐줄 테니까 저기 걸어오는 쟤랑 싸워봐.’


‘뭐? 안돼. 나 지금 못해. 불도 맘대로 컨트롤 안 되는데 무슨 저런 거랑 싸워?’


‘니가 잘못 돼도 쟤는 내가 처리할 테니까 뒷일은 걱정은 하지 말고. 딱 보니까 지금 막 계약한 샌님 같은데 지금의 너로는 좋은 상대가 될 거야.’


소현이 태현의 엉덩이에 두 볼기짝을 밀쳐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계약자를 향해 밀려 나가게 했다.


“저 싸가지 저 저, 말하는 것 좀 봐.”


소현은 자신을 아니꼽게 노려보며 혼잣말하는 태현을 향해 미소를 지어 주었다.


‘후, 일단 살아남고 생각하자. 저 싸가지는 일단 나중이다.’


태현은 그렇게 생각해놓고 본능적으로 소현을 돌아보았다.


표정을 보니 생각을 읽고 있지 않았던 듯 했다.


다행이었다.


“내가 펴낸 결계 속으로 들어 올 수 있다니. 그것도 둘이나. 감각이 뛰어난 인간들이로구나.”


폭발이 일어난 곳에서 연기 속을 걸어 나오는 풀어 헤쳐진 정장의 일반 회사의 회사원처럼 보이는 중년인이 노란색으로 빛나는 눈을 뜨며 이야기했다.


아니, 정확히는 그 회사원의 몸을 가진 인외의 존재가 이야기했다.


소현에게 샌님이었던 그 천신족의 계약자는 태현에겐 달랐다.


노랗게 빛나는 눈에서 위압감이 느껴졌다.


태현은 강한 위압감에 움찔했지만 뒤로 물러서진 않았다.


‘크윽.. 일단, 어서 힘을..’


태현은 오른손을 앞에서 걸어오는 계약자가 보이지 않게 등 뒤로 숨기며 주먹을 꽉 쥐었다.


하지만 원하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 안 필요할 때는 잘만 나오더니 정작 필요할 때는 불똥도 안 튀네.’


“하찮은 인간이여, 결계를 뚫고 들어온 너 자신을 원망하라.”


계약자는 주먹을 쥔 손을 폈다. 손바닥에서 빛의 덩어리가 생기더니 팔을 쭉 뻗어서 빛의 덩어리를 태현을 향해 쏘았다.


빛의 덩어리는 꽤 빨랐다.


태현은 기감을 사용하여 그것을 피했다. 태현의 기감은 수준급이었다.


‘영력을 다루다니, 꽤 강한 놈인가.’


‘영력?’


‘설명 안했었나? 천신과 마신은 우리 각성자들이랑은 다른 힘을 쓰거든, 영력이라고 불러. 보통 인간의 몸에 완전히 적응해야 다룰 수 있거든.’


대답을 하려는 순간 40대 회사원으로 추정되는 계약자가 말했다.


“쥐새끼처럼 재빠르구나, 인간!”


계약자는 태현을 향해 빠른 속도로 몸을 날려 태현의 코앞까지 날아와 주먹을 날렸다.


주먹엔 미약하지만 분명하게 황금빛으로 빛나는 영력이 실려 있었다.


팔을 X자로 올려 주먹을 막은 후에 난타전을 벌이기 시작한 둘. 막상막하였지만 조금씩 계약자가 밀리기 시작했다.


능력은 아직 발동하지 못하지만 이미 신체능력의 발달도 수준급으로 진행되었고 기감은 물론, 마력을 순환시켜 신체를 강화시킨 태현이었다.


‘저건? 하는 방법을 안 알려준 건데.. 능력은 사용하지 못하지만 나와의 달리기 시합에서 대충 눈치 채고 벌써 따라할 정도까지 마력을 다루다니..’


나름 예리한 눈썰미로 살펴보고 그것을 스스로 연습하여 사용할 정도의 경지가 된 태현이 소현은 놀랍고 대견스러웠다.


이미 신체능력은 인간의 수준이 아닌 태현은 이제 막 인간과 계약한 천신이 적응도 안 된 상태에서 받아내기엔 어려움이 있었지만..


‘왼쪽으로 날린다. 숙여서 피하고 오른손으로 후려. 아래가 비었잖아. 바로 자세 낮추고 왼쪽 다리를 걷어차.’


기감으로 눈을 강화한 소현이 멀리서 싸움을 지켜보며 조언을 해주는 것이 컸다, 태현은 그것을 그대로 이행했다.


‘아까 그 마법은 지금 못 쓰는 건가? 바로 바로 쓸 수는 없는가보지? 약간 게임 속에 스킬 쿨타임 처럼 말이야.’


태현의 예리한 추측에 놀란 소현이었지만 답을 늦추지 않고 곧 바로 태현과 소통했다.


‘그런 것 같아. 우리한테 처음 쏜 후에 여기까지 걸어오고 한 번 더 쏘기까지가 대략 20초, 20초 정도 텀이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아.’


태현은 마력과 기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영력을 이용한 계약자의 공격은 기감을 이용해 회피하고 신체를 강화시킨 자신은 유효타를 넣고 다시 거리를 벌리는 히트 앤 런의 전투 방식을 택했다.


이미 태현이 승기를 잡아가던 와중에, 얻어맞던 계약자가 거리를 벌렸다.


분해서 씩 씩 대고 있는 건지 힘이 부쳐서 헉 헉 대는 건지 온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그러자 눈에서 나오는 노란 빛이 아까보다 더 강해지더니 이번엔 전보다 더 큰 황금색 영력 덩어리를 손에 모았다.


“이익.. 하찮은 인간 주제에 기어오르지 마라!”


‘뭐!? 아직 8초도 안 지났는데? 몸에 적응을 한 건가? 아까랑은 비교도 안 되는 힘이야. 위험해!’


소현은 당황한 듯, 얼른 태현에게로 뛰어갔다.


계약자가 그 빛 덩어리를 주먹으로 꽉 쥐었다. 무엇인진 몰라도 무엇을 하기 직전이었다.


‘너무 안일했다.. 상대는 인외의 존재, 평범한 생각으로써 상대하기엔 무리가 있는 거였어..’


태현은 주먹을 꽉 쥐며 생각했다. 부들부들 거리기만 할 뿐이지, 아무 이변도 일어나지는 않았다.


계약자가 쥐었던 손을 펴 손바닥이 태현을 향하도록 했다.


그러자 큰 마을버스를 다 덮을 정도의 크기를 가진 황금 빛 레이저가 번쩍거리며 발사 되었다.


“죽어라! 인간!”


‘저건 피할 수 없다. 시전속도도 훨씬 빠르고 아까까지의 공격과는 격이 다른 크기야.. 큭.. 차소현이 처리를 하면 민간인의 피해는 없겠지?’


태현이 눈을 감고 주먹을 꽉 쥐었다.


펑!!!


“김태현!!”


계약자가 손을 내리자 쐈던 레이저가 연기처럼 사라졌다.


슈우우우우..


계약자의 손에 뭉쳐있던 영력은 힘을 잃은 듯 크기가 작아지며 소멸했다.


소현은 눈앞에서 태현이 사라진 것을 보고 다리에 힘이 풀려 태현 서있던 자리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계약자는 적응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많이 썼는지 거친 숨을 몰아 쉬었지만 멍하니 서서 눈물을 머금은 소현에게 향했다.


“나를 너무 원망하지 말라. 그리고 울지도 말거라. 너도 그 자와 같이 보내줄 터이니.”


그 순간이었다.


태현이 서 있던 곳에 조그마한 불꽃이 일더니 빠르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손에서 빛 덩어리를 만들고 있던 계약자와 눈물을 닦고 일어나던 소현이 동시에 그 불꽃을 쳐다보았다.


불꽃은 맹렬히 타오르며 사람의 신체를 형성했다. 그리고 그 불꽃 중간에서부터 태현이 입고 있던 교복이 만들어지더니 곧바로 검은 머리를 휘날리는 태현이 나타났다.


어느새 힘차게 타오르던 불꽃은 사그라들고 태현이 이를 대신했다.


태현의 양 손과 양 발과 같은 신체의 끄트머리엔 아직 불꽃이 이글거렸다.


계약자는 그것을 보고 이를 빠득 갈며 빛 덩어리를 잡고 있는 손바닥의 방향을 소현에서 태현으로 옮겼다.


“이 인간, 되살아났나? 크윽.. 하지만 다시 이 몸 앞에 서서는 달라질 것이 없다!”


계약자는 소리치며 이번엔 양 손을 모아 좀 전과는 비교도 안 되는 크기의 영력을 모았다.


태현은 빠르게 비교적 자신의 왼쪽에 서있는 계약자를 향해 아직 불꽃이 남아 타오르는 왼손을 들어 올려 마찬가지로 손바닥을 그에게 향하게 했다.


동시였다.


쾅!


계약자가 쏜 거대한 영력 덩어리와 태현이 쏜 맹렬한 불꽃의 덩어리가 맞부딪히며 큰 소리와 폭발을 불러왔다.


마력과 영력의 충돌로 인한 엄청난 충격파가 일대를 휩쓸었다.


일반인이 아닌 소현이었지만 이 충격파를 버티기는 쉽지 않았는지 다리에 힘을 주고 겨우 견뎌냈다.


‘능력에 의한 무의식 상태인가? 무의식 상태에서 능력을 개화한 것도 모자라서 저 커다란 영력을 비교적 소량의 마력으로 잘 맞받아치네. 뛰어난 마력 분배다. 지금 저 상태라면.. 지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야.’


충격파를 견뎌낸 계약자는 생각에 잠긴 소현을 빠르게 흘겨보았다.


계약자는 자신의 공격이 먹히지 않을 것을 짐작하고 있었던 건지, 빈틈투성이인 소현으로 목표를 바꾸고 똑같은 영력의 덩어리를 쏘았다.


“이 몸을 앞에 두고 빈틈을 보이다니! 죽어라! 하찮은 미물이여!”


그것을 본 태현의 신체가 빠른 속도로 불꽃에 휩싸이더니 당황하여 몸을 움직이지 못한 소현과 날아오는 빛 덩어리의 사이로 순간 이동했다.


슈욱-!


단 1초도 되지 않는 순간에 약 7m의 거리를 이동한 태현이었다.


온 몸에 불꽃이 타오르는 채로 마찬가지인 오른손을 뻗어 빛 덩어리를 잡아서 꽉 쥐었다.


퍼엉... 피슉..


작게 터지며 맥없는 소리를 낸 영력 덩어리가 태현이 핀 손바닥에서 조각이 되어 떨어지다 재처럼 사라졌다.


‘저 눈의 초점, 저건 무의식 상태다. 지금 이건 태현이 하는 것이 아니야. 힘이 깨어나며 눈앞의 위기를 타파하려는 의지를 갖고 무의식 속에 몸을 맡긴 거다.’


태현이 고개를 돌려 소현을 쳐다보았다. 자신의 머릿속을 읽고 있는 것을 눈치 챈 모양이었다.


시선은 옮기지 않은 채 왼손만 손바닥이 하늘을 향하도록 들었다.


그러자 손바닥에 불꽃이 타오르며 둥실 둥실 떠다니는 자신의 키보다는 조금 작은 불꽃의 송곳을 만들었다.


소현은 넋을 놓은 표정이었지만 유심히 보고 있었다.


태현은 공중에 떠있는 불꽃의 송곳 바로 아래에 있는 왼손의 주먹을 쥐었다가 모든 손가락을 피며 계약자를 향해 내밀었다.


슈아아아아아악-!! 퍽-!


그러자 불꽃으로 이루어진 송곳은 빠르게 쇄도하여 계약자에게로 날아가 흰 와이셔츠위의 검정색 넥타이의 정중앙에 꽂혔다.


“크헉.! 크아.. 크아악!”


커다란 불꽃의 송곳이 가슴에 꽂히자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른 후에 계약자가 무릎을 꿇었다.


계약자는 불꽃의 송곳을 잡아 뽑아 보려했지만 불꽃은 잡히지 않았고 오히려 불꽃으로 인해 손바닥이 뜨겁게 타올랐다.


“크아아아아악!!”


슈우우우우..


강렬하게 마지막 비명을 내지르며 수증기 같아 보이는 황금색 영력이 일반 직장인의 신체에서 소멸하고 늦지 않게 그 직장인의 신체도 소멸해갔다.


계속 소현과 눈을 마주치고 있던 태현이 계약자가 사라지자 눈이 빠르게 감기더니 기절한 듯이 쓰러졌다.


결계의 주인이 소멸하며 결계가 풀린 듯 어디선가 나타난 사람들이 보였다.


행인들이 쓰러진 태현과 그를 안고 있는 소현을 쳐다보았다.


남들이 보기엔 이상한 그림이었기에 소현은 얼른 태현을 엎고 집으로 향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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