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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밀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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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램
작품등록일 :
2021.07.26 10:21
최근연재일 :
2021.11.30 21:00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2,616
추천수 :
311
글자수 :
291,439

작성
21.08.16 21:00
조회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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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20화

DUMMY

“각성자님!!”


싱크홀의 커다란 구멍에서 당황한 준명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2초전까지만 해도 준명의 통신에 답하던 태현이 밑바닥에 착지하자마자 외마디 비명과 함께 답신이 끊어져서이다.


동시에 현장에 있는 모두가 지닌 무전기에서 준명을 찾는 목소리를 내뱉는다.


“팀장님!”


미동도 없는 밑바닥의 영력이 움직임을 보인다면 곧바로 보고하라고 지시해둔 감지팀의 팀장이 준명을 애타게 찾는다.


싱크홀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빈 터, 중장비가 여러 대 서있다.


시야가 탁 트여 어렵지 않게 시야를 확보할 수 있던 곳에서 몇 걸음 뛰지 않아 준명이 도착했다.


“이것 좀.. 보셔야겠습니다..!”


감지팀의 팀장은 자신의 앞에 서있는 3m정도 크기의 조립식 감지 장비에 달린 소형 모니터를 떼어서 준명에게 건네며 말했다.


전선으로 본래의 장비와 연결되어있는 소형 모니터는 설치해둔 수십개의 센서로 읽어낸 싱크홀 내부를 이리 저리 얽힌 청록색의 선들로 그렸다.


우웅.. 우웅..


모니터는 싱크홀 밑바닥의 영력은 구분을 두기 위해 짙은 청록색으로 표현했는데, 그것이 마치 파도 같이 일정하게 일렁였다.


그리고 그 청록색의 그림 중간엔 깜빡거리는 빨간 점이 한개 있었다.


“김태현 각성자가 착지하자마자 일정하게 흐르던 영력이 큰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어떤 반응을..?”


“자세한 것은 확인이 불가능합니다만.. 김태현 각성자의 마력 신호가 끊겼습니다.. 영력에 의해 공격을 당하고 기절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


말없이 화면을 바라보는 준명.


그는 이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의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였다.


준명은 태현을 국민을, 나라를, 세상을 위협하는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적할 수 있는 힘보다는 생명을 가진 한 사람의 목숨으로 보고 있었고, 무거운 책임감이 그의 어깨를 짓누르는 지금,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빠르게 판단해야했다.


“... 내가 직접 내려간다.”




···


삐익! 삐익!


청와대 비서실.


늦은 밤이지만 비서실의 불은 꺼질 일이 없다.


“네. 청와대 비서실장 유대영입니다.”


끝없는 업무에 지쳐 감기는 눈을 꾹꾹 눌러가며 전화를 받은 대영.


얼마 전, 계약자 상대를 위해 대한민국에서 고용했었던 임시 용병, 일본의 하세가와 타즈미.


그가 이 나라의 무고한 국민에게 저지른 끔찍한 만행이 소현에 의해 밝혀진 것부터 시작해서, 일본의 허가 없이 한국의 각성자와 전투가 있었던 것, 그리고 최종적으로 그가 중죄인의 신분으로 재판에 서는 것까지. 대영에겐 커다란 일거리가 생겼다.


물론 불만은 없었다.


오히려 대영은 소현과 태현에게 감사했다.


무고한 8세의 여아를 그녀의 아버지 앞에서 무참히 살해한 후 무고하고 정의로웠던 사람을 인간의 틀에서 벗어나게 한 것, 공식적인 자리에서 무례하다 못해 선을 넘는 언행을 한 그를 국가적 차원에서도, 개인적으로도 용서할 수 없었지만 정작 입도 뻥긋 할 수 없는 자신의 입장이 한스러운 그였기 때문이다.


몸이 지칠 때마다 그것을 상기하며 또 고마움을 느끼고 다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에 임하는 대영이었다.


그러던 와중, 4시간 전 업무 중인 대영이 받은 군의 긴급 보고의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요컨대, 계약 용의자와 다른 곳에서 계약자 둘이 동시에 출현. 타즈미와의 싸움에서 부상을 얻은 김태현 각성자님께서 용의자에게, 차소현 각성자님께서 특수부대 B(베타)팀을 이끌고 계약자 둘에게.. 계약 용의자는 최소 2급 이상의 천신의 계약자로 판명. 하지만.. 모종의 이유로 인간에게 비적대적이다..’


대영은 이 소식을 접한 지 4시간이 지난 지금도 완전히 믿을 수가 없었다.


‘반면 반대쪽은, 사실 B(베타)팀 최환용 팀장이 최대 2급 마신의 계약자였다.. 현장의 계약자를 처리하기 위한 작전 도중에 정체를 드러내고 B(베타)팀을 전원 전투 불능 상태로 만들고 차소현 각성자님을 둘이서 공격.’


이 소식을 듣자마자 대영은 기행부대에게 B(베타)팀의 부상 치료 후 사상, 영력 검증을 당부해놓았다.


얼핏 보면 차갑고 매정하기 짝이 없었지만, 전혀 틀린 것 없는 당연한 판단이었다.


‘황우주라는 이름의 계약자가 김태현 각성자님을 도와 차소현 각성자님을 구출, 마신은 최환용 팀장의 육체를 버리고 부활을 암시. 기행부대가 도착해 차소현 각성자님은 병원으로 황우주라는 계약자는 현재 청와대 대 인외존재 수용소에 투옥, 김태현 각성자님은 전투 후 작업에 협조 하시는 중인 것인가.’


대영은 4시간 전 전화선을 넘어 들었던 보고가 이 나라에서 아니, 전 세계에서 한 번도 있던 적이 없던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음을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히 2급 계약자는 방해가 없다면 이틀 안에 대도시를 멸망시킬 수 있는 힘을 지녔다.


그런 계약자가 출현한 것인데 마력을 전부 소진하고 기절한 차소현 각성자 외에는 전혀 부상자가 없다는 것이다.


대영뿐만 아니라 현장의 특수부대원들도, 관리국의 상층부도. 모두 이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하지만 지금 대영이 받고 있는 전화는 그것을 무참히 깨버렸다.


“예?”


대영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것이 진짜입니까..? ... 알겠습니다. 지금 제가 바로 움직이죠.”


전투에서 생긴 싱크홀 내부에 진입한 태현의 마력 신호가 갑자기 잡히지 않는다는 내용의 관리국 상층부의 보고.


‘큰일이군.. 김태현 각성자님이 영력을 삭제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것은 보고를 들어 알고 있다만.. 어떻게 된 것이지..’


처리해야할 업무가 많은 대영이 이 소식을 듣자 직접 움직일 준비를 한다.


따르릉! 따르릉!


이번엔 아까 보고를 듣고 내려놓았던 책상에 설치되어있는 업무용 전화가 아닌 대영의 주머니 속 핸드폰이 알림음을 냈다.


“네. 청와대 비서실장 유대영입니다.”


사적인 대화가 허용되는 개인의 핸드폰이지만 저장이 되어 있지 않은 전화번호는 항상 업무용 전화를 받을 때와 같은 대사를 하는 대영.


일의 생활화의 예시 중 하나였다.


“UNAS 본부입니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만..”


대영의 핸드폰에 걸려온 전화는 UNAS의 본부로부터의 발신이었다.


“지금 말씀입니까? 네. 알겠습니다. 제가 전달하도록 하죠.”


대영은 급하게 옷을 갖춰 입으며 본부의 용건을 확인했다.


그리곤 직속부하인 비서를 불러 급한 심부름을 하나 시킨 후 대기 되어있던 차량으로 이동했다.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각성자님 멀쩡해주시길..’


부아아앙-!


조급한 대영의 마음을 읽은 건지 차량은 여느 때보다 큰 배기음을 내며 빠르게 나아갔다.




···


‘윽.. 여긴.. 어디지..?’


분명 방금 전 10개가 넘는 촉수에 꿰뚫린 배는 멀쩡하고, 있으나 없으나 똑같지만 조그마한 달빛 한 줄기 정도는 들어오던 싱크홀의 밑바닥이 아닌 새카만 어둠 속에서 눈을 뜬 태현.


주위를 둘러보며 이 상황을 파악해본다.


소현의 <일루전>을 처음 경험했던 순간에 보았던 깜깜한 암흑 속과 같았다.


발을 대고 있던 돌무더기도, 발목을 감싸던 검은 연기도, 착지하자마자 자신을 공격한 촉수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던 사이, 갑자기 태현을 감싸고 있던 어둠이 강한 진동을 냈다.


드드드드드..!


“어? 뭐야..?”


마구 흔들리는 어둠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이리 저리 휘청거리던 찰나, 어디에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깨어났는가.”


밀폐된 공간이라서 그런지 소리의 근원지를 특정하기 쉽지 않았다.


치이이이익...!


새까만 칠흑 속에서 어렴풋이 빛나는 보랏빛 점.


무언가 불길한 소음을 내며 점점 야구공의 2배 정도 되는 크기의 보랏빛 화염으로 변모했다.


“하찮은 미물이여..!”


그것은 누군가의 목소리를 내뱉을 때마다 소리의 크기에 따라 화염의 크기도 커졌다가 원래대로 돌아오는 듯 했다.


화륵!


태현이 그것을 보고 빠르게 오른손을 오른쪽으로 휘두르며 쭉 뻗자 그에 반응하듯 손바닥에 불꽃이 지펴졌다.


“누구냐. 그 마신이냐?”


불타는 손을 오히려 뒤로 쭉 빼고 멀쩡한 손을 뻗어 손바닥으로 세로로 세워 보랏빛 화염구의 바로 옆에 갖다 댔다.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불 주먹>의 준비 자세였다.


남이 보기엔 동작이 크고 불필요해 보이지만 확실하게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 조준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파악!


말을 하는 도중에 갑자기 불꽃이 1초동안 4배정도 크기가 커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퍼엉-!!


주시하고 있던 대상이 갑작스러운 변화를 보이자 태현은 당황하지 않고 준비하고 있던 <불 주먹>을 쏘았다.


끝없는 칠흑의 통로를 가르고 나아가는 커다란 불기둥.


슈우우우.. 타닥.. 타닥..


이어지는 불기둥속에서 오른손을 빼내자 힘없이 사라지는 화마.


불꽃이 검지, 중지손가락과 손등에 남아있었지만 금세 기세가 죽었다.


하지만..


일렁이는 아지랑이 너머로 보이는 끝없는 어둠도, 보랏빛 화염구도 전혀 변화가 없었다.


“크큭..”


“.....”


탕! 탕!!


불꽃의 총탄을 쏴보아도 마찬가지였다.


“크크크큭...! 소용없다.”


“.....”


푸쉬이이..


태현의 불꽃은 힘없이 꺼지는 반면 보랏빛 화염구의 기세는 죽을 일이 없었다.


“나는 바나로브의 의지를 담아 만들어진 사념체다.. 감히 인간 따위가 어떻게 하지 못할 지어다!”


화아아악!!


보랏빛 화염구가 빛을 발하더니 거센 열풍을 내뱉었다.


휘오오오오오-!


“크으윽!”


바람도 거셌지만 열풍의 온도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뜨겁다..! 내 불꽃으로도 이 온도는 버티기 힘들어.. 크으윽!!’


휘오오오오오오-!!


태현이 저항하면 할수록 열풍은 더욱 더 힘을 얻었다.


“크으윽.. 흐으아아아아아악!!”


퍼엉!


기합과 함께 거세지는 열풍에 맞서 폭발하는 화염을 전개.


그러자 열풍에 맞닿아있던 그의 전신에서 나오는 불꽃이 의지에 반응하듯 열풍을 천천히 소멸시켰다.


휘유우.. 화르륵..


바람과 불꽃이 동시에 힘을 잃자 사념체가 말을 했다.


“꽤 성가신 능력이군. 너의 그 불꽃은 말이야..”


“하아.. 여긴 어디야. 원하는 게 뭐고.”


“나는 바나로브의 사념체. 사용하는 힘, 생김새만 다를 뿐 의지는 공유한다. 내가 원하는 것 말이더냐? 당연히 너와 그 짜증나는 여자, 그리고 그의 죽음이다.”


“그? 황우주를 말하는 거냐..? 내가 그렇게 둘 것 같냐?”


“그가 빙의한 인간의 이름이던가.. 큭큭큭큭.. 하찮기 짝이 없군,,그래.. 그가 나에게 죽을 뻔한 그 여자와 너를 구한 목적이,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


정곡을 찔린 태현이 조용히 입을 다문 반면, 사념체는 달리지도 않은 입을 나발 나발 거리듯 계속 말을 이었다.


“그가 인간들의 세상에 인간의 몸을 빌려 현신한 이유, 아무래도 상관없는 인간의 생사에 관여한 목적, 그리고 나와의 관계. 이것들 외에도 그에 대한 것들 중 무엇 하나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 적어도 너 같은 새끼를 믿는 것보다는 그를 믿는 것이 틀리지 않아 보인다만?”


“크크크크.. 크흐흐흑..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


“.....”


조그마한 크기에 비해 굉장히 호탕하게 웃는 사념체. 웃음을 멈추고 다시 불꽃을 번쩍이며 말했다.


“그래.. 좋다..! 그렇다면 내가 알려주마..!!”


키이이이잉-!


사념체가 전과는 다른 밝기의 보라색 빛을 내뿜더니 이내 깨져버렸다.


그러자 태현을 감싸던 칠흑이 쓰러지는 천막처럼 힘없이 흘러내려 새하얀 속살을 드러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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