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

국가기밀 초능력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별그램
작품등록일 :
2021.07.26 10:21
최근연재일 :
2021.11.30 21:00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2,453
추천수 :
306
글자수 :
291,439

작성
21.07.29 20:00
조회
608
추천
14
글자
12쪽

4화

DUMMY

소현은 태현을 꼬마들이 타지 않고 있는 미끄럼틀 출구의 끄트머리에 태현을 앉히고 안대를 내밀었다.


소현에게 안대를 넘겨받은 태현은 뭘 하는 건지 궁금하지만 묻지 않고 소현이 시킨 대로 안대를 썼다.


‘허리를 쭉 피고 지금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각에 집중해.’


머릿속으로 소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현은 소현이 했던 말대로 시도해보았다.


‘지금부터 너의 6번째 감각을 깨울 거야. 좀 많이 어지러울 수 있어. 그래도 참아. 세상에서 나만 해줄 수 있는 특별 수련 같은 거니까.’


휘잉, 퍽!


“아! 뭘 던진 거야! 아프잖아? 안대 씌워놓고는 사람 놀리냐?”


태현이 이마에 딱딱한 무언가를 얻어맞고는 발끈해서 소리를 지르며 안대를 벗어 이마를 강타한 물체를 확인해보니 단순한 테니스공인 듯 했다.


휘잉, 퍽!


“아! 그만 던지라고! 딱딱해서 머리에다 던지면 아프다고!”


“감각을 곤두세워. 넌 아직 힘이 발현하지 않았지만 각성자는 각성자라 일반인들을 가뿐히 뛰어넘을 신체능력도 생겼을 테고 이미 기감도 발달하기 시작했을 거야. 이 흘러가는 공기를 느끼고 공기 중에 실려 오는 물체를 느끼란 말이야. 그럼 눈으로 보지 않아도 느껴질 거야.”


소현의 말이 맞았다. 낮에 학교에서 체육활동을 할 때 미미한 차이로 평소보다 훨씬 쌩쌩하고 오래 운동해도 힘들지 않았다.


“크윽..”


태현은 다시 자세를 다잡았다. 아픈 이마를 조금 쓰다듬고 나서.


“됐어. 다시 던져봐. 좀 살살 던져 아프니까.”


“엄살은, 알았어.”


소현은 태현이 했던 살살 던지라고 한 말을 듣고 흘려버렸다.


무심코 전보다 조금 쎄게 던진 테니스공이 태현의 미간을 향해 날아갔다. 순간..


태현은 무언가를 느꼈다. 안대를 쓰고 있지만 분명히 테니스 공이 날아가고 있는 것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마치 자신이 테니스 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점점 가까이 오고 있었다.


‘뭐지 이 감각은? 몸을 둘러싼 공기가 흐르는 게 느껴져’


저 멀리 뛰어다니며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목소리도 옆에서 이야기 하는 것처럼 선명하게 들렸다.


점점 가까이 오는 테니스공을 느낀 태현은 얼떨결에 오른팔을 쭉 뻗어서 그것을 잡아냈다.


태현은 안대를 벗고 뻗은 오른손에 있는 테니스공과 놀란 소현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순간이었다.


“욱!”


태현이 올라오는 무언가를 참지 못하고 얼른 가지고 온 비닐봉투에 구토했다.


“오! 그래! 그거야! 방금 니가 느꼈던 그 감각, 그걸 기감이라고 하는 거야. 아직은 익숙하지가 않겠지만 능숙해지면 이런 공 피하기 정도는 아주 쉬울 거야.”


들뜬 소현이 태현에게 이야기했다. 말이 들렸을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었다. 온 몸의 힘이 어딘가 한 지점으로 쏠리는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처음 느껴봐서 그런지, 올라오는 무언가를 참지 못했다.


‘말로만 설명했는데.. 당일에.. 그것도 시작한지 10분도 안돼서..’


다 해결한 듯했지만, 표정이 썩어있는 태현이 눈을 꽉 감았다가 다시 뜨며 자세를 잡았다.


“한 번 더 던져봐. 이번엔 2개 연속으로.”


“할 수 있겠어? 아직은 2개 연속으로 던지면 반응하기 힘들지도 모르는데..”


태현은 안대를 쓰며 대답했다.


“할 수 있을 것 같아. 지금 아니면 감 잃어. 바로 던져봐.”


소현은 태현의 말에 자세를 잡고 공을 던졌다. 2개를 연달아서.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니 오히려 더 느낌이 더 선명했다.


이번엔 정확한 크기와 공이 회전하는 방향까지 느껴졌다.


첫 번째 공은 태현의 기준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회전했다.


그것을 알아차린 태현이 고개를 살짝 왼쪽으로 꺾어 피하고 빠르게 날아오는 두 번째 공은 아까 전처럼 오른손으로 잡아냈다.


안대를 벗으니 아까보다 더 놀란 표정의 소현이 태현을 넋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은 못할 줄 알고 대충 설명만 하려 했는데.. 바로 해버렸네. 이제 더 나와?”


“하.. 하.. 먹은 게 없으니까.. 약간 어지럽기는 해. 아까 다 나와서 배도 고프고..”


“오늘은 이쯤하고 갈까?”


둘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먹을거리가 없던 집을 비워두고 동네에 맛있는 파스타 집으로 갔다.




···


남들이 보기엔 영락없는 커플이었다. 굉장히 잘 어울리는.


태현은 키가 큰 편이고 머리는 태어날 때부터 밝은 갈색이었다. 거기에, 이목구비가 오똑했다.


물론 소현도 마찬가지다. 여성들에 비해서 큰 키에 찰랑거리는 은발머리, 바라만 봐도 베일 것 같은 턱선과 높은 콧대, 그녀를 모르는 사람에게 현직 아이돌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외관이 화려한 둘은 남들이 봐도 굉장히 잘 어울렸다.


그런 둘은 지나가던 행인 5명 중 3명이 쳐다보고 지나가는 시선을 느끼지 못한 채 걸어갔다.


“아 맞다. 너 내일 학교는 몇 시에 가?”


“그건 왜?”


“그냥. 궁금해서.”


둘은 각자의 그릇을 아르바이트생에게서 건네받고 먹기 시작했다.


배고팠는지, 태현은 자신 앞에 있는 파스타 그릇을 손에 들고 국밥먹 듯이 먹다가 소현의 질문을 까먹어 버렸다.


“천천히 먹어라.. 배고프면 더 시켜줄 테니까..”


안 들리는 태현이었다.


소현은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자기가 시킨 크림 파스타를 한 젓가락 먹으며 생각했다.


‘계승한지 이틀도 안 됐는데. 기감이 저렇게나 발달했다니. 나는 5일 만에 처음 기감을 발동시켰었는데.. 사람마다 능력을 받아들일 시간의 차이가 있다는데, 재능이다 이건가.’


곰곰이 고민하던 소현은 뭔가를 떠올린 것 같았다.


들고 있던 파스타를 다 먹고 소현을 멀뚱멀뚱 쳐다보는 태현을 확인하고 한숨을 쉬었다.



···


“그렇게 몇 그릇 먹었냐? 4그릇은 더 먹었나? 내 돈이 얼마나 니 배로 들어간 줄 알기나해?”


집에 가는길, 계산을 하고 골목에 들어선 소현이 카드를 보여주며 이야기했다.


“배가 고픈 걸 어떡해. 나중에 돈 줄게.”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한 태현을 쳐다보는 소현,


“왜? 지금은 돈 없어.”


“그거 말고, 대충 소화 됐으면 나랑 달리기 경주하자. 이기면 돈은 안 받을게.”


“웬 달리기? 아무리 너가 각성자라도 나도 똑같은 각성자에다가 남자인데?”


“됐고, 뒤쳐지지만 마. 여기서부터 집까지, 길은 알지?”


“당연하지, 하나, 둘, 셋 하면 가는거야. 하나, 둘..”


“셋!”


동시에 태현과 소현은 빠르게 뛰어나갔다.

하지만 시작부터가 달랐다.


소현은 굉장히 빨랐다. 그냥 빠른 것이 아니라 완급조절도 뛰어났다.


바로 앞에 장애물도 부드럽게 피해서 태현과의 거리를 벌렸다.


소현의 아름다운 은발이 휘날리고 늘씬한 다리가 쭉쭉 뻗어 나갔다.


“큭..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라, 그렇다면!”


태현은 소현의 뒤를 열심히 달리다가 아까 봤던 지름길로 방향을 틀어 달리기 시작했다.


“세상은 잔혹하단다. 하하! 먼저 간다!”


‘니가 아무리 발악을 해봐라, 지금의 너로는 날 못 이겨. 벌써 기감이 개화했다면 신체능력도 마찬가지일 터, 일단 차이를 느껴봐라.’


소현은 태현의 특별한 재능에 승부욕이라는 날개를 달아줄 생각이었다.



···


“헉, 헉, 하 힘들어, 왜 이렇게 빨라? 육상선수 뺨치겠네.”


태현이 바닥에 주저앉아 거친 숨을 내뱉으며 그래도 힘은 들었는지, 양 손을 양 무릎에 두고 상체를 숙이고 헉헉 대는 소현을 보며 이야기했다.


“그래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잘 따라오네?”


“생각을 어떻게 했길래.. 너 능력 쓴 거지? 나한테 썼던 것 말고 안 보여준 능력이 더 있는 거지?”


“아직 너한테 안 보여준 것들은 있어도, 애초에 난 정신의 각성자라고. 그 정반대인 신체 능력이 있겠냐?”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아무 반박도 못한 태현이었다. 둘은 아파트 현관을 열고 대화를 이어갔다.


“아직 이틀도 안됐는데 벌써 기감을 느끼고 지름길로 왔다지만 생각보다 빨리 온 너가 대단한 거야. 능력이 전부 발현하면 아마 전 세계의 각성자 중에서 톱 급이겠지?”


“톱 급? 그건 무슨 기준으로 나누는데?”


“기준? 애초에 일반인들이 우리들의 뭘 평가하겠어? 당연히 전투 능력이지.”


“음.. 그러면 너는 하위권이야? 정신의 각성자잖아.”


그렇게 대화하다보니 엘리베이터가 8층에 도착했다는 안내메시지가 흘러나왔다.


소현은 현관문의 비밀번호를 누르며 말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 근데 그건 뭘 몰라서 하는 소리지.”


“뭘 모르는데?”


“이런 거?”


소현이 눈을 깜빡인 순간 눈이 빛나는 연분홍색으로 변해있었다.


태현은 움찔하며 본능적으로 팔을 들어올리고 x자로 만들어 얼굴을 가리려 했다. 하지만..


‘응? 뭐야, 왜 이러지? 몸이 안 움직여.. 신체능력에 부작용 같은 게 있는 건가?’


“땡! 아니야. 아직 완전히 개화도 안 했는데 부작용이 있겠어? 애초에 그런 건 있지도 않고.”


“윽.. 그럼 뭐야? 너가 한 거야?”


“정답.”


소현이 말을 꺼내는 순간 태현은 신발을 벗고 걸어가서 소파에 앉았다.


자신의 의지로 한 것이 아니라 몸이 자동으로 움직였다.


“잘 생각해봐. 난 정신의 각성자라고. 생각을 읽을 뿐만이 아니라 지배할 수도 있거든. 생각이란 곧 뇌고, 뇌를 지배한다면 움직임을 지배할 수 있는 거지.”


소현의 연분홍색 눈이 일렁였다. 그리고 그녀는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


“뭐 하려는 거야? 그게 뭐든 간에 하지마..”


태현은 무서움에 떨며 소현에게 이야기했다.


“뭐래. 땀나서 나 먼저 씻을 라니까 거기 그대로 앉아있어. TV 틀어줄까? 그대로 앉아 있으면 심심할 텐데.”


그러자 태현의 오른팔이 멋대로 뻗어 나가 책상 위에 있던 리모콘을 집고 전원 버튼을 눌렀다.


“크윽.. 하지마! 풀어줘! 아무 것도 안했는데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큭큭큭. 귀엽기는. 그래. 너 보고 싶은 거 보고 있어. 나 씻는데 건들면 죽인다?”


그렇게 말하고 눈을 깜빡여 원상태로 되돌린 소현이 갈아입을 옷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태현의 몸이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게 가능해졌다.


태현이 팔을 휘두르며 이를 갈았다.


“크윽.. 차소현.. 내가 반드시 복수할거야!”


‘뭐? 다시 얼려달라고?’


소현의 목소리가 태현의 머릿속으로 들려오는 동시에 몸이 굳어버렸다.


“아 알았어. 내가 미안해. 가만히 있을게.”


‘샤워 하고 있어도 다 들리니까 그렇게 크게 얘기 하지마. 아 속으로 생각해도 들리는 건 같은가? 큭큭큭’


빠득빠득 이를 갈고 있는 태현이 눈을 꽉 감고 생각을 비웠다. 생각이 읽히는 것에 대한 대항방법은 이미 터득한 듯 했다.




···


5분주기로 울리는 알람이 6번이나 울리고 깨어난 태현은 급하게 물을 마시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문득 소현의 닫혀있던 방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보았다.


가까이 가서 보니 소현은 방에 없었다. 아니, 집에 없었다.


하지만 어제 같이 쪽지 같은 것은 남겨두지 않고 집을 나간 것 같았다.


‘무슨 일이 또 있는 건가? 뭐 아무렴 어때. 얼른 학교나 가자. 지금 당장 출발하면 지각은 아닐거야.’


그렇게 생각하고 학교 갈 준비를 마친 태현이 교복을 입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늦게 나와서 현우를 마주치지 못했다. 마주쳐도 어제처럼 여유롭게 대화하며 갈 상황은 되지 못하지만.


얼른 뛰어서 학교에 도착한 태현은 숨을 고르고 계단을 뛰어 올라가려 하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태현에게 소리쳤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국가기밀 초능력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8 28화 21.09.04 104 3 11쪽
27 27화 +1 21.09.01 119 4 13쪽
26 26화 21.08.23 113 4 12쪽
25 25화 21.08.21 130 5 13쪽
24 24화 21.08.20 121 6 12쪽
23 23화 21.08.19 134 5 12쪽
22 22화 21.08.18 140 5 12쪽
21 21화 21.08.17 139 4 11쪽
20 20화 21.08.16 157 5 12쪽
19 19화 21.08.14 174 5 13쪽
18 18화 21.08.13 184 5 12쪽
17 17화 21.08.12 189 6 12쪽
16 16화 21.08.11 215 6 11쪽
15 15화 21.08.10 239 7 11쪽
14 14화 +1 21.08.09 255 9 11쪽
13 13화 21.08.07 260 9 13쪽
12 12화 21.08.06 284 8 12쪽
11 11화 +1 21.08.05 309 10 12쪽
10 10화 +1 21.08.04 328 8 12쪽
9 9화 21.08.03 324 8 11쪽
8 8화 +1 21.08.02 355 9 13쪽
7 7화 21.08.01 398 9 11쪽
6 6화 21.07.31 455 11 12쪽
5 5화 21.07.30 521 13 13쪽
» 4화 +1 21.07.29 609 14 12쪽
3 3화 21.07.28 820 22 13쪽
2 2화 +1 21.07.27 1,357 30 13쪽
1 1화 21.07.26 2,402 39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